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182)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 182화
심판의 눈
“대박!”
잠깐 휴식을 취하며 앉아 있을 때였나?
멀리서 권소예가 꽥 소리를 내질렀다.
“세, 세상에. 저분 혹시 뇌명 아니에요? 분명 TV에서 본 사람인데!”
입구 쪽에서 걸어오는 자들을 본 모양인데.
그곳에서는 세 헌터가 걸어오고 있었다.
인도자(引導者) 카푸.
절대무쌍(絶對無雙) 막시밀리언.
그리고, 뇌명(雷鳴) 플로아.
그들이 드미르 공방에 가입했다는 말은 이미 채팅창을 통해 전해 들었다.
‘의외네.’
특히 플로아 같은 경우는.
필요할 때, 소원권 개념으로다가 쓰려고 한 건데.
제 발로 돕겠다고 찾아와 주다니, 신기했다.
“으아아, 뇌명은 진짜 팬인데.”
권소예가 의외로 안절부절못했다.
드루이드(The Druid).
숲의 수호자이며, 땅에서 자라는 생명을 근원으로 하는 주술을 펼치는 자.
“세상에, 지원 온다는 분이 뇌명이셨다니.”
그녀와 임수진에겐 모든 상황을 설명해 둔 상태였다.
「고담」의 존재와.
그들이 얼마나 위험하고 악랄한 놈들인지에 대해서도.
돌아가도 좋다고도 말했는데, 그녀들은 기어코 거절했다.
이 또한 기회이니, 경험을 쌓고 싶다나?
“이 자식!”
파즈즈즉!
날 발견한 플로아가 전류를 튀기며 엄청난 기세로 내달렸다.
“오랜만이다?”
마치 시련에서.
날 직접 타격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속풀이라도 하듯.
콰아아아!
엄청난 속도로 주먹을 내질렀다.
나는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환영 인사가 거친데?”
플로아.
내가 유일하게 반말로 대하는 사람.
이제는 그냥 저런 모습도 정겹다.
화르륵!
나는 곧바로 신살(神殺) 지팡이를 바닥에 내려찍었다.
동시에.
투두두둑!
바닥에서부터 솟구치는 네 마리의 스켈레톤.
“태양이, 엘드린, 카덴, 다나.”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엘드린도 불렀다.
쟤한테 지는 건 나도 싫거든.
“으햐! 좋구나!”
플로아와의 거리가 좁혀들자, 나 역시 무기를 창으로 변형시켰다.
동시에.
쿠웅!
카덴이 사용하는 ‘베히모스의 뼈 방패’가 땅에 박혔다.
그 뒤로 다나가 위치했고.
타앗! 타닷!
엘드린과 태양이가 양옆으로 질주했다.
그리고 나는.
스윽.
그림자 속으로 몸을 숨겼다.
“뭐야?!”
플로아의 정면엔 오직 카덴의 방패만 있는 상황.
속도를 줄이지 못하며 당황하는 그녀의 양옆으로.
후웅!
태양이의 ‘태양연격’(太陽連擊)과.
슈슈슝!
엘드린의 ‘상급 연사’가 쏟아졌다.
“어, 어어? 잠깐?”
미안하지만, 얘네 보통 뼈다귀 아냐.
다 이세계 끝판왕까지 먹었던 절대자들이라고.
그것도 이젠 힘의 50%까지 사용할 수 있는.
그뿐인가?
다들 용뼈라 지독하게 단단하다.
하지만.
“멈출 필요 없어. 저 정도로 안 죽으니까 그냥 타격해.”
“명 받들겠습니다, 주군.”
후우웅! 후웅!
태양이가 플로아를 있는 힘껏 찔러댔고.
콰아아앙!
플로아는 그대로 카덴의 방패 위에 전속력으로 박혀 버렸다.
마치 전기 몬스터의 몸통 박치기를 보는 듯한 느낌?
“크흠?”
카덴이 버티기 힘든 듯한 소리를 내자.
그 위로 다나의 힐링이 퍼부어진다.
“야야야, 이건 반칙…… 다구리잖아!”
“그러게 누가 다짜고짜 달려들래?”
스슷!
그녀의 뒤에 나타난 나의 창이 그녀의 목덜미를 정확히 노렸다.
이거로 2:0인가?
“…….”
아마 더 싸우려 했으면, 더 할 수 있었겠지.
하지만, 그녀도 나도.
굳이 그러지 않았다.
내가 쿨타임이 아까워서 다나의 3초 무적기 ‘광휘’나 각종 뼈다귀의 버프 스킬들을 안 쓴 것처럼.
그녀도 굳이 모든 힘을 드러내지 않는 거다.
그야말로 가벼운 인사.
“……미친!”
그 광경을 지켜보던 권소예가 경악했다.
“우와, 이 모든 게 5초 만에. 이런 게 천상계의 전투예요?”
그래도 권소예는 저런 반응이라 차라리 다행이었다.
“……!”
옆에 임수진 같은 경우는 바짝 긴장한 채, 침을 꿀꺽 삼키고 있었으니까.
임수진뿐만 아니라, 아재 막시도 놀라서 검을 반쯤 빼 들고 있는 상태였고.
기소율은 아예 단검을 빼 든 채 살기를 주룩주룩 뿜어내고 있었다.
당황한 내가 상황을 빨리 마무리 지었다.
“야야, 네가 그러니까 사람들 놀라잖아.”
스윽.
창을 거두며 핀잔주자.
“아하하, 미안. 너무 반가운 나머지 흥분했어.”
플로아가 이제야 정신을 차린 듯, 파즉! 방출되는 전류를 내부로 숨겼다.
후.
저건 무슨.
볼 때마다 전기 뱀장어 같단 말이지.
“그래도 이해해 줘. 이때 아니면 언제 공격해 보겠어. 아마 금방 저 하늘 높이 떡상 할 텐데. 하하핫!”
머리를 긁적이며, 호쾌하게 웃는 플로아.
“후.”
나는 한숨을 내쉬며 헌터들을 한곳으로 모이게 했다.
서로 초면인 자들도 있을 테니.
인사시켜야겠지.
* * *
[공간술사(Spacian) : 저기, 팀장?] [공간술사(Spacian) : 혹시, 이담 식구들도 데려가도 되겠나?] [공간술사(Spacian) : 랭커들도 있고, 나름 쓸 만한 헌터들도 많다. 전쟁에 도움이 될 거야.] [스켈레톤 킹(Skeleton King) : 제가 뭐라고 막겠어요. 각자 원한이야 차고 넘칠 텐데. 오고 싶다는 사람 다 데려와요.]플로아, 카푸, 막시를 기점으로.
랭커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했다.
“저 왔어요. 다행히 일본 협회에서 별문제 없이 보내주더라고요.”
먼저 묘이 하나가 도착했고.
“이야, 훈! 나도 왔어요! 저 못된 놈들. 혼내주자고요!”
얼마 지나지 않아 올레나가 도착했다.
그녀는 오는 중 공항에서 심판창을 만난 모양이었다.
같이 사이좋게 들어오는 걸 보면.
후웅!
심판창이 창을 늘어뜨렸다.
“……이번 일은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된다.”
그는 변한 게 없었다.
그가 늘어뜨린 창날은 빨리 악당들을 내놓으라는 듯 살벌하게 번뜩였고.
“국가를 전복시킨 마피아라니. 내 창이 울부짖는군.”
그의 눈빛에도 살기가 넘실거렸다.
그리고, 마지막은.
“우와아아!”
“와아아!”
순간, 저 멀리서 엄청난 함성이 터졌다.
적어도 수천 명 이상이 내질러야 날 수 있는 소리였다.
‘왔네.’
국가 전복의 아픔을 겪은 시민들.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마피아가 되어야 했던 자들.
러시아 헌터들이 거대한 해일처럼 밀려오고 있었다.
스슷!
그리고 내 옆에는.
공간술을 통해, 반가운 블라디미르의 신형이 나타났다.
“여, 팀장…….”
반가움, 고마움, 그리고 아픔이 뒤섞인 표정으로.
그가 나를 바라봤다.
내가 고개를 저었다.
“고맙다고 말하려는 거면 됐어요. 도와준 만큼 나중에 다 받아낼 테니까.”
그의 얼굴만 봐도 지금 상황이 얼마나 힘든진 알 것 같았다.
그런 자에게 괜한 말을 들을 필욘 없겠지.
스스슷! 스슷!
블라디미르의 뒤로는 덩어리 셋이 나타났다.
하나는 복스럽게 살이 쪄 있었고, 나머지 둘은 마치 형제처럼 금발에 은발이다.
‘저들이.’
블라디미르가 설명했던 형제들.
배신자일 수도 있다고 했었지?
“안녕하십니까, 형님!”
“형님의 친우를 봬서 영광입니다!”
얼씨구.
목구멍 밖으로 올라오는 웃음을 참았다.
‘블라디미르가 많이 힘들긴 한가 보구나.’
나도 경험이 꽤나 늘어서일까?
저들의 모습만 봐도, 어떤 생각을 하는지 훤히 보였다.
‘셋 다네.’
눈빛에 담겨 있는 불안한 감정.
배신의 향.
감각 훈련 덕인가?
오감을 제한하고 했던 훈련 덕에.
누군가의 감정을 파악하는 게 쉬워진 걸까?
왜 그런 말 있지 않은가.
경험 많은 어른들은 보면 딱 안다고.
내 심정이 그랬다.
근데 왜 블라디미르가 몰랐을까?
‘그럴 수 있지.’
어느 정도 눈치는 챘으면서도.
그냥 믿기 싫은 거다.
마치 사랑하는 연인의 외도를 믿기 힘든 것처럼.
“너희들…….”
하지만, 심판창은 그걸 두고 넘어갈 수 없는 모양이었다.
후웅!
장웨이가 살벌한 창을 녀석들에게 겨눴다.
“대량 학살에 의도적으로 가담했군?”
“……!”
흠칫!
블라디미르의 어깨가 떨렸다.
“그, 그게 무슨?”
“무슨 소리십니까!”
“가, 갑자기 초면에 그게 무슨 말이십니까? 저희가 대량 학살이라뇨?! 갑자기요?”
당연한 말이지만, 세 덩어리는 강경하게 부인했다.
“발뺌이라…….”
심판창의 눈매가 좁아졌다.
“첩자치고는 연기가 상당히 미숙하군.”
“…….”
저벅.
블라디미르가 조용히 심판창 쪽으로 걸어간 것은 그때였다.
덩어리들에게 등을 돌린 채.
지그시 감고 있는 눈이 떨리는 게, 감정적인 소용돌이를 어찌어찌 견뎌내고 있는 것만 같았다.
역시.
이미 예상하고 있었음일까?
“혀, 형님?”
“반응이 왜 그러십니까?”
“첩자라뇨! 그게 무슨 말입니까. 게다가 저희 능력으로 무슨. 대량 학살이 가당키나 한 일입니까?”
딸꾹!
그들 중 하나가 딸꾹질했다.
“흐읍!”
또 하나는 숨을 들이마신 채, 호흡을 멈추었다.
왜냐.
“…….”
“…….”
어느덧.
수천 「이담」의 식구들이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
“히끅! 무, 무슨…… 이렇게 많은 헌터가?”
“저희는 진짜 아무것도 모릅니다. 왜 이러는지, 진짜 모른단 말입니다.”
덩어리들이 계속 부인했지만.
후웅!
심판창은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오히려.
둘러싼 수천의 헌터들을 바라보며, 창으로 하나둘 선택하기 시작했다.
“너, 너, 그리고 너.”
마치, 수산시장에서 생선을 고르듯.
과연.
저게 다 첩자일까?
선택당한 자들은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왜 자신을 찍느냐는 표정을 짓는다.
‘흠.’
이쯤 되니 나 역시 신기했다.
저 덩어리들은 경험상 감각으로 느껴진다 쳐도.
다른 헌터들은 어떻게 자신 있게 골라내는 거지?
애초에 심판창 스킬 자체가, ‘살인’을 했을 때 그 동기가 나오는 것 아니었나?
고작 정보를 팔아넘겼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스킬에 걸릴 수도 있는 건가?
[심판창(審判槍) : 그러고 보니, 나 역시 말하지 않은 게 있군.] [심판창(審判槍) : 카푸가 그랬듯 나 역시 ‘심판의 눈’(SS급) 스킬을 한 단계 더 올렸다.] [심판창(審判槍) : 원래는 사람을 얼마나 죽였는지, 또 어떤 사유로 볼 수 있는 능력이었다면.] [심판창(審判槍) : 이제는 살인하지 않았어도, 그 가담 여부나 의도까지 파악할 수 있지.] [심판창(審判槍) : 굉장히 만족스러운 스킬이다.]‘미친.’
뭐 그딴 스킬이 다 있어?
거의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싹을 자르겠다는 미친 스킬이잖아?
‘거기다.’
더 놀라운 건 그거다.
‘SS급 선물 상자를 고작 ‘심판의 눈’에다 태운다고?’
나로서는 절대 상상할 수 없는 선택.
과연 심판창은 심판에 미친 사람인 것인가?
[물의 마녀(Water Witch) : 미친…….] [절대무쌍(絶對無雙) : 자네, 진심으로 그걸 올렸나? 랭킹보다 악인을 심판하는 게 더 중요한 게야?] [봄사도(春使徒) : 와, 상상 이상인데요?] [물의 마녀(Water Witch) : 이제 심판창 앞에서 나쁜 생각도 못 하겠네요. 혹시 막, 속마음도 읽고 그런 거 아니에요?] [심판창(審判槍) : 아쉽지만 그런 건 아니다.]어이.
뭐가 아쉬운데?
‘어쨌든.’
괴짜 같은 성격의 심판창 덕에, 상황이 편하게 흘러갔다.
하나, 둘, 셋.
…….
이십, 삼십, 사십.
심판창은 묵묵히 창으로 상대를 집어냈고.
“이, 이런.”
“미친?!”
찍힌 사람들의 얼굴이 푸르딩딩하게 질렸다.
왜 질릴까?
‘아는 거지.’
너무도 정확하게 집어내니까.
오히려 그게 증거가 되는 거다.
비록 모르는 사람도 많겠지만, 분명 저 많은 사람 중 첩자끼리 알아보는 자들도 있을 테니.
분위기상 무엇을 하는지 눈치챈 「이담」의 멤버들이 그들을 중앙으로 몰았다.
“……네 녀석도 배신자였냐?”
“이…… 씹어 먹을 새끼들. 악당 짓 하는 것도 모자라, 이젠 살아보려고 바둥거리는 시민들까지 못살게 굴려 해?”
“벌레 같은 놈들! 그러니까 벌레 왕을 따르는 거겠지?”
어느덧 악의로 가득 찬 공간.
중앙에는 총 50명의 헌터가 모여있었다.
‘수천 중에 50이라…….’
적은 걸까, 많은 걸까?
[공간술사(Spacian) : 고맙다, 심판창.]그 순간.
말없이 눈 감고 있던 블라디미르가 눈을 떴다.
[공간술사(Spacian) : 여기서부터는 내가 처리할게.]으득!
꽤나 큰 소리로 씹히는 이빨.
[공간술사(Spacian) : 제대로 싸우기 전에, 벌레들은 처리하고 가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