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495)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 495화
월의 정수(2)
“그러니까…….”
잭이 심각한 표정으로 눈을 끔뻑였다.
“지금 축제까지 포기하고 온 마당에, 잡으면 고통스러울 수 있는 네 무기를 잡고 다시 들어갔다 오라는 건가?”
“으음…….”
주동훈이 미안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였다.
“심지어 방금까지 철퇴의 힘을 다스리느라 고통을 겪었던 내게 말이지…….”
후.
한숨까지 내쉬면서 처량하게 말하는 잭.
확실히 뼈가 있는 말이었다.
지금껏 구른 자에게 또 구르라는 말을 하다니, 서운할 수 있겠지.
주동훈이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영약 반띵.”
“응?”
잭이 고개를 슬그머니 들었다.
“아까 사도들한테 받은 영약 있잖아요. 그거 약존이 정제해 둔 거 저랑 반씩 나눠 먹는 조건은 어때요?”
영약은 다다익선이다.
평범한 인간의 몸일 때야 과유불급이지, 잭이나 주동훈같이 초월적인 육체를 가지고 있을 땐 넣으면 넣을수록 좋다.
그릇이 크기 때문이다.
‘원래 멤버들이랑 나누려고 했는데.’
주동훈의 신조에 따라, 도움받으면 도움을 줘야 했다.
참 불편한 성격이긴 하다.
맨입으로 부탁하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다니.
“끄응.”
잭이 오른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농담이었다, 주동훈. 왜 이리 심각하게 받아들이나.”
“예?”
“네 부탁이라면, 사실 더한 것도 다 들어줄 수 있다. 이 힘을 가진 게 다 네 덕인데, 뭘.”
잭이 표정을 풀며, 손을 건넸다.
무기를 내놓으라는 뜻.
그는 전쟁 내내 다짐했었다.
그가 자신을 사도로 만드는 순간.
그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순간.
주동훈에게 충성으로 보답하기로.
“네가 지닌 무기가 그 어떤 고통을 가져온다 해도 견뎌내겠다. 그러하니, 주어라.”
“고마워요, 잭.”
하지만, 그 말과는 별개로 영약은 진짜 줄 거다.
말을 저리 예쁘게 하니, 안 줄 것도 줘야지.
화르륵!
주동훈이 화(火) 속성을 끌어냄과 동시에 검의 형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조심스레 내밀었다.
‘남에게 주는 것은 처음인데.’
살짝 느낌이 이상하긴 했지만, 정수들이 확실하게 말했으니 걱정은 없겠지.
“그럼……. 받아 보겠다.”
잭의 눈이 무기를 훑었다.
고통이라는 말이 살짝 걱정되긴 했지만 각오했으니…….
어디 과감하게 잡아볼까?
잭이 결연한 표정으로 손잡이를 집는 순간이었다.
“커헉!”
손아귀로부터 저릿하게 느껴졌다.
이 무기 속에 담겨 있는 그 엄청난 힘이.
마치 한없이 깊은 무저갱 속에 빨려 들어가는 듯한 공포가 그의 몸을 잠식했다.
‘이건…….’
그래.
바알이 가진 힘을 봤을 때도 이런 느낌은 아니었다.
바알보다 끔찍하고도 순수한 엄청난 기운이 하나가 아니었다.
적어도 다섯 개 이상.
‘주동훈…….’
잭이 경악했다.
설마 여태 이런 무기를 들고 싸워왔던 건가?
이런 힘을 몸에 담아내는 것도 모자라, 밖으로 내보내기까지 했던 거야?
“크으으윽……!”
잭이 고개를 털어내며 견뎌냈다.
그는 알 수 있었다.
무기 안에 담긴 힘이 자신을 최대한 배려해서 이 정도라는 것을.
만약 그 힘이 자신을 적대했다?
무기를 잡는 것은 고사하고 홀라당 타버릴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괜찮아요, 잭?”
“끄으……. 괜찮지 않아도 해내야 하는 일이지 않은가.”
저벅.
잭은 아예 양손으로 무기를 꽉 부여잡은 채, 구멍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해낼 테니 걱정하지 마라.”
다짐하지 않았던가.
오히려 잭은 기뻤다.
자신이 받은 이 은혜를 보답할 수 있는 순간이 생각보다 빨리 와서.
“다녀와서 보자.”
이를 악문 잭은 그대로 구멍을 향해 몸을 던져 버렸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