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aise a Skeleton RAW novel - Chapter (523)
나는 스켈레톤을 키운다 523화
일곱 정수의 영령(3)
[금(金) : 운이 좋았다.]금이 말했다.
[금(金) : 하필 근처에 일레오르가 있었고, 또 그 일레오르가 하필 계약자를 후원하고 있었을 줄이야.]일레오르가 그렇게 대단한 존재인가?
[금(金) : 당연히 우리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그 역시 태초부터 존재했던 자다. 태초의 용. 그것도 수장 격의 드래곤이야.]프스스스……!
부드러운 창조룡의 기운이 주동훈의 몸을 아직도 감싸고 있었다.
이건…….
[금(金) : 일종의 인지 마법이다.]인지 마법?
자세한 설명 좀 해주실래요?
주동훈이 마음속으로 묻자, 금이 답했다.
[금(金) : 이제부터 창조룡 일레오르보다 약한 존재는 네 본 힘을 제대로 인지할 수 없을 거다. 정확히는 계약자뿐만 아니라, 계약자의 스켈레톤들과 천계의 대천사, 마계의 사도들까지 전부 건들고 갔어. 찬탈자들이 친히 외곽까지 순찰하지 않는 이상, 임시 조치 정도는 됐을 거다.]아아, 과연.
오랜 세월을 살아온 마법의 종주다웠다.
‘현재 내게 필요한 조치를 완벽하게 해두고 간 상태로구나?’
“그런데요.”
주동훈이 다시 물었다.
“일레오르보다 강한 존재가 오면요? 그땐 어떻게 되는 거죠?”
요컨대 신(神) 같은 존재.
그런 존재가 우릴 보는 순간 말짱 황 아닌가?
[금(金) : 그래서 이제부터 작업을 칠 생각이다.]작업이요?
[금(金) : 월(月)의 석상으로 가서 남은 정수를 모조리 흡수해라.]아.
그걸로.
[금(金) : 그래. 잔존한 일월(日月)의 힘을 합쳐, 인지 마법을 네가 강화하는 거다.]수는 말했었다.
이제부터 정수의 힘을 내 의지대로 쓸 수 있다고.
그 말은 일레오르의 인지 마법을 따라 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뜻.
[금(金) : 그 힘이라면……. 그들이 직접 눈앞에서 목도하는 게 아닌 이상, 들킬 일은 없겠지.]알겠어요.
주동훈은 곧바로 움직였다.
마계로 이동했고, 봉인지에 들어섰다.
이젠 굳이 사도들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주동훈 안에 있는 월(月) 자체가 열쇠이니까.
가자마자 석상에 있는 힘 모두를 흡수했다.
무리는 없었다.
뒤바뀐 육체의 그릇은 드넓은 바다를 연상케 했다.
이젠 이보다 더한 힘이 들어와도 충격 없이 받아내리라.
[목(木) : 인지 마법을 강화하고 나서도 너무 힘을 막 쓰면 안 돼요. 아시죠? 제대로 전쟁 준비가 끝나기 전까지 찬탈자들에게 들키지 않는 게 중요하니까요.]들키면?
[목(木) : 무모하지만, 그 상태에서 싸워야겠죠. 계약자가 잘하는 거잖아요?]그렇군요.
주동훈이 슬며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너무 세져서 그렇지.
원래 항상 모험을 즐기던 게 나였다.
상대가 아무리 강해도 쫄 거 없다.
최악의 상황이여 봐야, 죽음뿐일 테니.
[목(木) : 그렇게 쉽게 생각하면 안 돼요.] [수(水) : 맞다. 이제 계약자의 몸은 계약자만의 것이 아니야. 우리들의 염원이 네 몸에 담겨 있다고.]알지, 알아.
말이 그렇다는 거지.
물론, 죽음 문턱까지 가 본 경험이 많기에 살짝 무뎌진 감이 있다지만.
주동훈은 자신의 생명을 우습게 생각할 마음이 없었다.
[화(火) : 알아서 잘할 거다. 지난 경험을 둘러봐도, 계약자는 한 번도 자신의 목숨을 함부로 한 적이 없어. 그 어떤 순간에도, 최선을 다해 발버둥 쳤었지.] [수(水) : 그래도 불안한 건 맞아. 이 새끼 지금껏 하는 거 보면 그냥 적당히 미친 게 아니잖아?]젠장.
면전에 대고 미친놈이라니.
근데 왜일까.
마땅히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다.
“우선.”
강화부터 해보자구요.
할 거면, 한시라도 빨리해야 한다.
* * *
강화 의식을 치르기 위해, 주동훈은 수하 전부를 무릉도원에 소환했다.
드미르가 만든 옥좌에 주동훈이 앉았고, 그 왼쪽 아래에는 어르신이 앉았다.
아무리 어르신이 수하라 해도, 본체는 스승님.
주동훈은 공경하는 마음으로 어르신을 대했다.
또한 오른쪽 아래에는 김진아를 앉혔다.
이미 그녀에게 모든 정보를 오픈한 이상, 중요한 회의에는 꼭 참석시킬 예정이었다.
똑똑한 김진아이기에, 앞으로의 의사결정에서 큰 도움이 될 거다.
그리고.
저 아래에 세 부류의 수하들이 있다.
대천사, 사도, 그리고 스켈레톤.
가장 왼쪽에는 7대 천사가 날개를 접은 채, 공손하게 앉아 있었다.
미카엘, 라파엘, 가브리엘, 우리엘, 사리엘, 라구엘, 라미엘.
실질적으로 천계를 이끄는 이들이다.
이들은 일(日)의 힘 80%의 영향으로 현재 초월자가 무색할 만큼 압도적인 기운을 뿜어낸다.
다만, 일레오르의 영향으로 다른 이들은 저들을 모두 최대 성운급으로 인지할 거다.
또한.
가장 오른쪽에는 다섯 사도가 있었다.
1사도 바알.
2사도 잭 스미스.
3사도 바사고.
4사도 가미긴.
5사도 마르바스.
이들 역시 월(月)의 힘 70%의 영향으로 기존보다 월등히 강해진 상태.
그들의 얼굴을 보니, 살짝 자존심이 상해 있는 것 같았다.
당연했다.
옆에 있는 대천사들이 자신보다 강한 힘을 뿜어내고 있으니까.
‘빨리 모아줘야지.’
월(月)과 일(日)의 힘을 100% 전부 다 모으게 된다면, 그제야 제대로 된 경쟁이 되지 않을까?
그때가 된다면.
길가에 다니는 마물 하나하나가, 일반 천사 하나하나가 모두 초월자 이상의 힘을 내어줄 것이다.
그때가 우주를 제 입맛대로 가지고 노는 현 신(神)들과 전면전을 펼치는 날이 되겠지.
그리고 가운데.
주동훈과 처음부터 함께했던 진정한 수하들이 앉아 있다.
뼈일이부터 뼈구까지.
아홉 스켈레톤이었다.
주동훈은 그들에게 모든 것을 설명했다.
자신의 몸 안에 들어있는 정수에 관한 내용부터, 우리의 주적이 누구인지까지.
앞으로의 목표와 그것을 위해 무엇을 감내해야 하는지 말했다.
“강화 의식을 치른 후, 앞으로 있을 전쟁에 대비해 최대한 힘을 숨기며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뜻이로군요. 인지했습니다.”
미카엘이 정리했고.
“모든 것이 마신의 뜻대로 이루어지리다.”
바알이 답했다.
그리고 시작된 강화 의식.
의식은 단순했다.
주술을 사용하던 것처럼, 일레오르가 썼던 마법의 흐름 위에 그저 자신의 기운을 더했다.
몸 안에 가득 담긴 정수의 힘이 인지 마법에 덧씌워졌고, 그것으로 끝.
“절대 들키지 마라.”
주동훈이 서늘하게 말했다.
이제 모든 수하는 자신의 아래다.
어르신과 김진아를 제외하고는 굳이 존대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빨리 들키면 들킬수록 전쟁의 승률은 낮아진다. 그리고.”
주동훈이 중앙을 바라봤다.
스켈레톤들이 보인다.
폴리모프로 각자 생전의 모습을 하는 수하들.
현재 천계와 마계가 너무 치고 올라와 이들의 균형이 맞지 않는다.
모두 노력해서 성좌급 이상이 되었음에도 말이다.
‘나는 스켈레톤을 다루는 네크로맨서.’
정수들의 계약자가 되었다지만, 본질을 잃을 생각은 없었다.
적은 기력으로 엄청난 효율을 내는 수하들이 약하다고 버리고 갈 순 없다.
약하면?
더욱 강하게 만들면 그만이고, 주동훈은 그럴 힘이 있었다.
– 네가 우리의 대리자인 이상, 넌 신과도 마찬가지야. 네가 하고 싶은 것. 만들고 싶은 것. 표출하고 싶은 것. 그 모든 것을 행할 수 있어.
수가 말했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아린, 태양창.”
“예, 교수님.”
“예, 주군!”
아린과 태양이가 벌떡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항상 앞장서 자신을 돕던 듬직한 그들에게 주는 선물.
“너희에게 화(火) 속성을 부여하겠다.”
태양의 근원은 화(火)이기에, 도움이 될 테고.
아린의 경우에도 엘로이즈의 불꽃과 화(火)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내가 화(火)의 정수 파편을 모으면 모을수록 너희의 힘 또한 더더욱 강해질 거다.”
“감사해요. 소중히 다룰게요.”
“명 받들겠습니다.”
화르륵!
주동훈이 손아귀에 불꽃을 키웠다.
[화(火): 좋은 생각이다. 일월(日月)의 아이들처럼, 나의 아이들을 네 수하로 채울 생각이구나.]정답이었다.
이제 아린과 태양이뿐만 아니라, 그 수하들도 화(火) 속성을 두를 것이다.
지금보다 훨씬 강해지겠지.
“다음은 엘드린과 다나.”
“예, 주인님.”
“마스터시여, 부름에 응답했나이다.”
엘드린이 일어나 살포시 자세를 낮췄고, 다나의 경우 무릎을 꿇은 채 경건하게 두 손을 맞잡았다.
“너희는 목(木) 속성이다.”
파르르릇!
주동훈의 손아귀에서 푸르른 생명의 숨결이 내뿜어졌다.
엘드린은 숲의 종족.
목(木)이 적합했으며, 다나도 회복 관련이기에 목(木)이 어울린다.
“이건……. 정말 따듯한 기운, 마음에 쏙 들어요.”
“아아, 마스터의 은총, 감사히 받겠습니다.”
역시나.
두 수하는 만족했다.
주동훈은 그런 식으로 수하들에게 속성을 부여해 나갔다.
[백무흔 – 수(水)] [태양창 – 화(火)] [엘드린 – 목(木)] [카덴 – 금(金)] [아린 – 화(火)] [드미르 – 금(金)] [다나 – 목(木)] [무각 – 토(土)] [유이사 – 토(土)] [만술 어르신 – 수(水)]카덴은 튼튼하니 금(金), 드미르도 광물과 관련되어 있으니 금(金).
무각은 투박하게 싸우는 느낌이 강해서 토(土), 유이사 역시 정령계에 박혀 있던 게 토(土)이기에 토(土) 속성을 부여했다.
유이사의 경우 화(火), 수(水)도 지원해 주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겹치는 것보다 하나씩 담당하는 게 복잡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어울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게, 힘의 분배.
정수 하나당 스켈레톤 두 존재가 들어가야 딱이었다.
그렇게 되면 남은 것은 백무흔과 어르신인데.
둘 다 날카롭고 서늘한 검술을 주로 쓰기에 수(水)와 제법 어울렸다.
“이전에도 말했다시피 이는 과거 우주를 제패했던 신(神)의 힘이다. 잘못 다루면 고통스러울 수 있으니 혹독한 훈련으로 적응해야 할 것이다.”
주동훈은 과거를 떠올렸다.
몸에 화(火)의 힘을 살짝 담았던 것만으로 영혼 자체가 불타오르는 느낌을 받았었지.
물론, 수하들이 정수의 힘 그 자체를 사용하던 자신만큼 힘들진 않겠지만 그래도.
다루기 힘든 힘에는 분명했다.
하지만, 방법은 없다.
익숙해지는 것뿐.
“다음 리그까지. 뼈를 깎는 마음으로 수련해라.”
수하들이 수련하는 만큼, 주동훈 역시 기운을 더 세밀하게 다루려 노력할 것이다.
세상에 손쉽게 얻는 힘은 없다.
물론, 정수의 힘을 쉽게 얻은 건 아니지만.
끊임없이 노력하고 단련할 생각이었다.
‘상대가 진짜 신과 다름없는 놈들이니까.’
철저하게 준비할 생각이었다.
* * *
저 먼 우주 어딘가.
에메랄드 티어 베팅장.
그곳에 슬슬 매칭이 잡히고 있었다.
매칭하는 관리자들은 각 세계를 철저하게 분석하고 서사를 만든 후, 가장 흥미로운 상대를 붙이게 마련이다.
그래야 인기가 생기고, 베팅을 많이 해 많은 수수료를 거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
배치고사에서 수많은 명장면을 생성한 후, 플래티넘 리그에서도 상대를 압도하며 올라온 신흥 행성.
그 행성에 맞는 상대를 찾기 위해 관리자들은 다방면으로 노력했다.
그 결과.
[지구 vs 인베이그]대상이 선정되었다.
세계의 이름은 인베이그.
지구와 마찬가지로 배치부터 시작해 전승 무패로 에메랄드까지 올라온 신흥 세계.
[리그가 곧 시작됩니다.] [후원자들은 한도에 따라 각 행성의 랭커들을 후원할 수 있습니다.] [에메랄드 티어의 베팅 최소한도는 500개, 최대한도는 5,000개입니다.] [현재 배당률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초월자들은 마감 시간 전까지 베팅해 주세요.]초월자들이 술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