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gressed and I'm the only one with infinite traits RAW novel - Chapter (120)
회귀했더니 나 혼자 특성 무한-120화(120/330)
“허…….”
성식의 입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나왔다. 황당했기 때문이다.
‘[SSS랭크]스킬이 이렇게 얻기 쉬운 거였나?’
글쎄. 정답은 ‘전혀 그렇지 않다’였다. 스킬 자체는 애당초 얻기 어려웠다. 성식이 회귀한 후에 커뮤니티에서 스킬을 얻기가 더욱 수월해졌지만 그래도 [SSS랭크]나 되는 스킬은 여전히 구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계약한 환수가 이렇게 스킬을 부여할 수도 있었다고?’
지금껏 몰랐다. ‘텐릴’이 워낙 급이 높은 환수라서 가능한 것일지도 몰랐다.
그런 궁금증에 텐릴이 응답했다.
―‘빙의’ 스킬을 부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대가 지닌 특성 덕분에 가능했다.
텐릴의 말에 의하면 성식이 지나고 있는 ‘신수의 주인’ 특성 덕에 ‘환수 빙의’ 스킬을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하긴 원래 고등급 특성으로부터 스킬이 파생되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났으면 자연스레 ‘신수의 주인’ 특성에서 성식에게 ‘환수 빙의’ 스킬을 부여했을 것이다. 그런데 ‘텐릴’의 의지에 부합해 그 시기를 앞당긴 것뿐이었다.
사정을 대략 이해한 성식이 일단 얻은 스킬을 확인해 보았다.
[SSS랭크]환수 빙의―타입 : 액티브
―단계 : 1단계(MAX 3단계)
―환수를 사용자 신체에 빙의한다.
― 지속 시간 : ∞
―쿨 타임 : ×
―빙의한 환수의 속성력을 일부 가져온다.
―빙의한 환수의 수치를 일부 가져온다.
―빙의한 환수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단계가 올라갈수록 사용할 수 있는 힘이 늘어난다.
‘오호.’
전형적인 샤머니즘 스킬이었다. 초월격들이 사용하는 ‘강림’과 큰 차이가 없어 보였다. 스킬의 효력이 어떨지 궁금해졌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성식은 바로 스킬을 사용해 보았다.
‘환수 빙의.’
성식이 스킬을 사용하자 텐릴의 몸에서 하얀 빛이 쏟아져 나오더니 빛의 입자로 변해 성식의 몸으로 빨려 들어갔다. 주변에서 그 광경을 목격한 이들의 입에서 와, 하는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어렸을 적 보았던 판타지 영화 속 한 장면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기 때문이다.
‘환수 빙의― 텐릴.’
성식의 온몸에서 힘이 끓어올랐다. 그와 동시에 성식의 몸 주변으로 은은한 오라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빙(氷) 속성의 기운이었다. 새하얀 빛을 뿜어내는 오라는 성식의 분위기를 신비롭게 만들어냈다.
“와, 형! 그건 또 뭐예요?”
“성식의 속성력이 급격히 증가했어.”
옆에서 들려오는 플래처와 제니의 말을 뒤로하고 성식은 자신의 내부를 관조해 보았다.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구나.
확실히 그렇다. 빙의를 통해 텐릴의 무력과 성식의 무력이 하나로 합쳐지며 막대하게 강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한 차이는 있었다.
―빙(氷) 속성력이 +30만큼 증가했습니다.
―빙(氷) 저항력이 +30만큼 증가했습니다.
―근력 수치가 1단계 격상했습니다.
―민첩 수치가 1단계 격상했습니다.
―‘신수’ 텐릴이 사용하는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시스템이 성식의 증폭된 전투력을 수치화하여 표기해 주었다. 확실히 성식의 개인 전투력은 ‘빙의’ 전보다 크게 증가한 게 느껴졌다.
“오호…….”
성식은 몸에서 끓어오르는 힘을 느끼며 팔을 이리저리 움직여 보다가 옆의 빈 대지를 향해서 손을 쭉 뻗었다.
파스스슷.
성식이 내뻗은 손길을 따라 얼음 길이 생겨났다. 빙(氷) 속성을 다루는 것이 숨을 쉬듯 자연스러워진 것 같았다. 이것은 흡사 고전 명작 「겨울 왕국」에 나오는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얼음으로 이루어진 모든 신기를 이루어낼 수 있을 것만도 같았다.
“오, 형. 얼음 왕자가 된 거 같은데?”
안 그래도 빙의를 하자 눈썹과 머리색 일부가 하얗게 변해서 얼음 궁전의 왕자님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괜찮네.’
빙의 스킬을 사용한 성식의 평이었다.
마력 소모량도 ‘텐릴’을 따로 부릴 때보다 확연히 적었다. 이 정도면 빙의를 사용하고도 하루 반나절은 싸워도 거뜬할 것 같았다.
‘게다가 이게 1단계니까…….’
단계가 올라가면 더 강한 힘을 사용할 수 있을 듯싶었다. 어쩌면 3단계가 되면 텐릴의 힘을 그대로 융화시켜 엄청난 시너지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나중에 신수가 더 생긴다면 하나 정도는 빙의하고 나머지는 소환해서 싸워도 될 것 같았다.
‘혹시 이 상태로 ‘자연체’가 사용되려나?’
문득 든 생각. 그 생각에 성식은 오른손에 ‘부분 자연체’를 시도해 보았다.
츠츠츳.
갑작스럽게 막대한 마나가 소모되면서 동시에 현기증이 일었다.
“으윽.”
마나에 민감한 이들이 성식을 돌아보았다. 옆에 있던 제니와 플래처도 깜짝 놀라며 성식을 부축했다.
“형, 괜찮으세요?”
“안색이 창백해졌어.”
그들은 막대한 마나가 느껴지더니 성식이 휘청거리는 것을 보았다. 불현듯 무인의 특성을 가진 이들이 종종 걸린다는 주화입마가 온 게 아닌지 걱정될 정도였다.
“아, 아냐. 괜찮아. 잠깐 뭐 좀 실험하느라.”
성식은 빙의를 해제하고 텐릴을 돌려보내면서 진탕된 내부를 추슬렀다.
―방금은 위험했다.
파천의 말대로였다. 성식이 감당할 수 없는 힘이 몰려들었다. 이미 빙의가 이루어진 상태인데 자연체를 시전하려고 한 것은 지금의 성식으로서는 다룰 수 없는 힘이었다.
성식은 직감적으로 알아차렸다. 이것은 최소 9성의 경지에 도달해야 가능할 것이라고.
그렇게 짧은 해프닝 후에 팀 단위로 찢어지며 맡은 바 지역을 향해 따로 나섰다. 성식도 일부의 팀과 함께 움직였다. 게이트를 각기 공략한다고 하더라도 게이트가 몰려있는 지역의 방향은 같았기 때문.
거기서 같은 팀을 이룬 수십의 초인들은 텐릴의 무력을 지켜볼 수 있었다. 북부 쪽 게이트는 줄었지만 집단을 이룬 필드 몬스터가 많았다. 그 몬스터들을 다시금 소환한 텐릴으로 전부 쓸어버렸다.
그것을 목도한 초인들의 반응은 한결같았다.
“미친.”
“와씨…….”
“환수가 저렇게 강할 수가 있어?”
그들은 텐릴의 강력함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무리 봐도 그들이 알고 있는 환수와는 격이 다를 만큼 강했다.
그들이 알고 있는 환수는 결코 이렇게 강하지 않았다. 최상격의 초인 중에서 환수를 다루는 이가 없는 것은 환수 자체가 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들의 놀람은 더욱 컸다.
그렇게 성식의 환수에 놀라워하며 게이트 공략이 차질없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알래스카 지역의 게이트 청소는 성공적으로 마무리가 되었다.
“우와아아!”
게이트 공략이 끝나고 모두 한자리에 모였을 때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알래스카 지역의 게이트 폭주의 두려움이 완전히 걷히는 순간이었다. 모두가 기쁨에 휩싸였다.
* * *
알래스카 게이트 공략이 끝난 후 성식 일행은 모두의 환호 속에서 떠나게 되었다. 성공적으로 원정이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성식의 활약상이 삽시간에 퍼져 나갔다.
글/[천존이 일수로 수천의 오크 군단을 쓸어버렸다고? 에이, 거짓말도 적당히 하자.] [그래, 맞아. 오크 군단을 이겼다는 건 그럴 수 있어도 어떻게 한수에 쓸어버려?] [천존이 보여줬던 그 ‘묠디르’를 생각하면 어쩌면 불가능한 것만은 아닐지도?]
성식의 활약상은 순식간에 핫한 감자로 떠올랐다. 일수에 수천의 오크를 쓸어버렸다는 이야기는 특히나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믿기지 않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또 다른 소문이 떠돌았다. 성식이 환수를 소환할 수 있는데 그 환수가 무척이나 강하다는 이야기였다.
[뭐? 천존이 소환한 환수가 천존보다 강하다고?]└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자. 그게 가능해?
└진짜라면… 이제는 정말 천존이 검황과 무황을 넘어섰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검황도 새로운 경지에 올라섰다는 소문이 있던데?
하나같이 쉽게 믿기 힘든 소문! 성식이 일수에 수천의 오크를 쓸어버렸다느니, 소환하는 환수가 천존만큼 강하다느니 이런 말들은 루머에 루머를 낳았다.
[속보요, 속보! 천존 허성식과 엘리멘탈 마스터 제니가 연인 사이래!]└ㅡ ㅡ 아무리 천존이어도 제니는 안 된다.
└와씨… 이게 제일 어이없는 소문이네.
심지어 성식과 제니가 연인 관계라는 뜬소문까지 떠돌았다. 그런 각양각색의 검증되지 않은 루머가 떠돌며 일각에선 성식의 활약상이 모두 거짓말이라는 말까지 나오기 시작하였다.
그때 성식에게 연락이 왔다.
―천존님, 제가 천존님의 활약을 찍은 영상이 있는데 올려도 될까요?
“예, 그럼요.”
누군가에게 성식의 활약을 찍었던 영상이 있었고 그것을 올리고 싶다며 연락이 온 것. 성식은 흔쾌히 수락했다.
그렇게 올라온 성식의 활약이 담긴 영상은 논란을 종식 시켰다.
[와… 미쳤다, 진짜.] [지금까지 못 믿겠다며 난리 치던 놈들 싹 들어갔죠?] [ 환수가 왜 저렇게 세 보이냐?] [아니, 근데 어떻게 환수까지 다루는 거임? 사기네, 진짜. ㅋㅋ]성식의 활약이 담긴 영상은 모두 놀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일수에 수천의 오크 군단을 쓰러뜨리는 것도 비현실적인 광경인데 저렇게 강력해 보이는 환수까지 다룬다니? 모든 이들은 성식도 성식이지만 환수가 얼마나 강할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천존이 만약 저 환수와 합공을 한다면 나도 그 합공을 감당할 수 있을 거라 장담하지 못하겠다.”
타오르는 떡밥에 장작을 던져 넣은 것은 무황의 한마디였다. 무황의 말이 퍼지면서 커뮤니티는 말 그대로 성식을 검황과 무황이랑 비교하는 글로 도배가 될 지경이었다.
사실 무황은 영상을 보자마자 성식이 보여준 환수가 가진 힘을 얼추 짐작해 냈다.
“오호, 저런 카드도 있었던가.”
무황은 성식이 자신을 상대로 생각보다 더 많은 힘을 숨겼다고 생각했다. 잠시간 대련으로 맞붙었을 때 성식의 전력을 유추해 보았던 무황은 자신이 확연히 우위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저 환수까지 보자 자신도 장담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던 것.
“최근의 작은 깨달음이 없었다면 고전했을 것 같구나.”
무황은 성식을 인정했다. 성식과의 대련 덕에 작은 깨달음을 얻어 한 단계 더 진일보한 게 아니었다면 성식이 자신을 뛰어넘었을 거라 생각했다.
“진정으로 한번 붙어보고 싶군.”
무황은 호승심이 들끓었다. 승부를 장담할 수 없는 강자와의 전투. 그런 승부를 늘 원해왔었다. 검황 아래로 자신에게 이런 호승심을 들끓게 한 존재는 없었다.
성식을 처음 봤을 때는 아직 덜 여문 감이 있었다. 언제고 좀 더 무르익으면 그때 성식과 진정으로 자웅을 겨뤄보고자 하였다. 그런데 잠시 못 본 사이에 벌써 이렇게까지 성장하다니!
처음부터 힘을 감춘 건지,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한 건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제 자신과 진정으로 자웅을 겨룰 만해졌다는 것, 그것이 중요했다.
“다음에 만날 날이 고대되는군.”
무황은 그날이 정말 고대된다는 듯이 즐거운 미소를 띠었다.
* * *
어둠이 짙게 내려앉은 공간. 그곳에서 한 존재가 눈에서 귀화(鬼火)를 뿜어내고 있었다.
“놈은 저희의 생각보다 더욱더 강했습니다.”
그 존재 앞에 오체투지를 한 사내가 떨리는 목소리로 보고를 했다.
“그게 지금 말이더냐?”
“티디안이시여… 송구하옵니다.”
구구궁.
그들이 존재하는 공간이 티디안이 내뿜는 막대한 기운에 의하여 숨 막히게 떨려왔다.
“티… 티디안이시여… 제, 제발…….”
부복해 있는 사내는 티디안의 막대한 기운에 짓눌려 숨을 헐떡거렸다.
“…후우, 되었다. 나가라.”
“허억, 허억. 감, 감사합니다.”
사내가 죽다 살아난 표정으로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벗어나려는 순간이었다.
“잠깐.”
티디안이 사내를 불러 세웠다.
“프로토―A를 준비하거라. 내 손으로 끝을 보겠다.”
“명, 명을 받들겠습니다.”
티디안은 결심을 했다. 자기 손으로 끝을 내자고.
그리고 그날, 실종되었던 빨간 머리 소년의 눈이 다시금 떠졌다.
“기다려라, 허성식.”
그 소년의 눈에서 짙은 귀화(鬼火)가 피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