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gressed and I'm the only one with infinite traits RAW novel - Chapter (240)
회귀했더니 나 혼자 특성 무한-240화(240/330)
* * *
부우우우우웅.
마력이 공명하는 소리와 함께 다수의 마력 자동차들이 줄지어 이동했다. 창춘시에서 출발한 마력차들이 향하는 방향은 하얼빈시. 중국의 초인들이 마인 집단을 섬멸하기 위하여 이동 중이었다.
‘응?’
가장 선두의 차량에 탑승하고 있던 랴오린이 순간적으로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무슨 일이십니까?”
랴오린의 느닷없는 반응에 장홍식이 의아해했다.
“음.”
랴오린은 장홍식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다. 애매한 표정으로 계속 갸우뚱거리기만 했다.
“넌 방금 못 느꼈냐?”
“네? 무엇을…….”
느닷없는 랴오린의 반문에 장홍식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쯧, 이래서 저등급들은.”
랴오린이 장홍식의 민머리를 보며 혀를 찼다.
빠직.
장홍식은 랴오린의 느닷없는 비꼼에 속으로 분을 삭였다.
‘당신이랑 나랑 한 등급밖에 차이 안 나거든?’
장홍식도 어엿한 7성급 초인. 자신을 심해 구간의 초인 취급하는 랴오린을 보며 분노가 솟구쳤다.
그러나.
“제가 좀 허접하죠. 죄송합니다.”
분노한 속마음과는 다르게 굽실거리며 랴오린의 비위를 맞췄다.
“쯧쯧.”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다시금 창밖을 바라보는 랴오린을 보며 장홍식이 속으로 다짐했다.
‘내가 더러워서 8성에 오르고 만다.’
방금 랴오린의 태도는 훗날 중국의 고위급 초인을 탄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뭘 느꼈다는 거지?’
장홍식은 랴오린을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사실 랴오린도 헷갈려 하고 있었다. 조금 전 저 멀리 남쪽 방향에서 한순간 소름 돋을 만큼 강렬한 기파를 느꼈다. 그 순간은 찰나였다. 착각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짧은 순간이었다.
‘내가 착각한 건가?’
랴오린은 결국 의문에 대한 해답을 얻지 못했다.
저 멀리서 보이기 시작하는 하얼빈성. 당장은 마인 소탕에 집중할 때였다.
툭.
랴오린이 장홍식의 민머리를 살짝 후려쳤다.
“얼타지 말고 슬슬 전투 준비나 해, 새꺄.”
“네, 네.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민머리 사내 장홍식은 속으로 온갖 욕을 퍼부으며 다시금 깨달았다. 등급이 깡패라는 것을.
* * *
“여기가 하얼빈성이라고?”
마인 토벌대의 누군가가 얼빠진 소리를 내었다. 그것은 지켜보는 이들은 모두 같은 심정이었다.
엄청난 규모의 군락. 혹은 성채라고 해야 할까? 시스템상의 ‘성’이 아님에도 외관상 그와 엇비슷한 성이 떡하니 존재하고 있었다.
[와. ㅋㅋㅋㅋ 대박. 완전 요새를 지어놨네.] [이걸 설마 직접 지은 거냐?]└ㅇㅇ 그렇지 않을까? 마인들은 성주가 될 수 없다던데.
[와, 6백 명으로 여길 치는 거 가능해요? 족히 수천 명은 있을 규모인데. ㅋㅋㅋㅋ] [엌. ㅋㅋㅋㅋㅋ 랴오린 쉑 입 털더니 얼빠진 표정 짓고 있네요? 기가 질렸죠? 후퇴 각이죠?] [ㅋㅋㅋㅋㅋ 진짜 황당하겠네. 끽해야 수백에서 천 단위로 알고 왔을 텐데.] [그러니까. ㅋㅋ 랴오린은 분명 날로 먹으러 왔다가 지금 심히 당황했을 거야. ㅋㅋ 별것도 아닌 거 처리하고 내가 ~했제 ~했제 시전하려 했을 텐데. ㅋㅋ]채팅창에는 당황해하는 토벌대를 보며 신나서 떠드는 이들이 대거 등장했다. 이들은 랴오린에게 알게 모르게 반감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었다.
랴오린은 게이트 브레이크 전부터 거만하고 얍삽한 성정 때문에 많은 안티들이 있었다. 그래서 당황해하는 랴오린을 보면서 좋아하는 이들이 대거 출몰한 것이다.
“이거… 일단 회군하고 다시 병력을 모집해 와야 하는 것 아닙니까?”
“하아.”
장홍식의 말에 랴오린의 미간에 깊은 골이 파였다. 생각 외의 상황. 설마하니 규모가 이 정도로 불어났을 줄은 몰랐다.
‘보고가 잘못된 건가? 어떻게 단기간에 이 정도로 불어나지?’
분명 며칠 전 보고를 받았을 때만 해도 이 정도 규모의 ‘성’을 지었다는 말은 없었다. 보고가 잘못된 것인지, 그 짧은 새에 생겨난 것인지 혼란이 왔다.
‘돌아갈까?’
저 성의 규모만큼 마수와 마인들이 존재한다면 이 병력으로는 턱도 없었다. 자신이 제아무리 8성급에 올라섰다고는 하나, 천도 안 되는 병력으로 수천, 혹은 만 단위의 병력을 상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게다가…….’
성벽을 어스름히 감싸고 있는 불길한 마력. 저것은 마기(魔氣)가 분명했다. 그것을 보며 괜히 위험을 무릅쓰지 말자고 생각했을 때.
[랴오린 개쫄았쥬? 회군하자고 말하기 3초 전이쥬? 입 털더니 꼬리 내밀고 줄행랑이쥬?]채널의 채팅을 보자 꼭지가 돌았다. 수많은 자들이 주춤거리고 있는 랴오린을 보며 비웃고 있었다.
빠직.
‘이 잡놈들이?’
랴오린의 이마에 굵은 핏대가 섰다.
“…간다.”
“네?”
“시×, 못 들었어? 쳐들어간다고.”
랴오린의 거친 언성에 장홍식은 목을 움츠렸다. 갓 7성에 들어선 장홍식은 8성의 초인이 내뿜는 기세를 버텨내기에 벅찼다.
“바, 바로 준, 준비하겠습니다.”
장홍식은 랴오린의 심기가 안 좋아 보이자 얼른 고개를 숙이고 뒤로 돌아섰다.
[와, 이걸 쳐들어간다고?] [미친. 객기 부리지 말고 돌아서라.] [척 보기에도 심상치 않아 보이는데.] [아, 니들이 도발해서 저러는 거 아니야.] [;; 우리가 잘못했다. 돌아가.]성채를 향해 진격을 시작한 토벌대를 보며 다들 기함을 하였다. 설마하니 진짜로 쳐들어갈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그것은 토벌대에 속해있는 초인들도 마찬가지 심정이었다.
‘이거 지금 우리가 쳐들어가는 게 맞아?’
‘지읒 될 거 같은데. 하아, 진짜 탈주할 수도 없고 랴오린 저 또라이.’
‘미치겠다. 너무 불길해. 여차하면 튀어야지.’
그들은 랴오린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따랐다.
그러나 정작 상황은 그들이 생각한 것과 많이 달랐다.
“끼에에엑.”
“크아익.”
‘뭐가 이렇게 쉬워?’
그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성채 입구부터 등장한 마수들. 마인이 아니라 마수들이 성채를 지키고 있는 것도 우스웠지만 더 우스운 것은 마수들의 무력이었다.
“이놈들 진짜 약한데요?”
“이건… ‘놀’ 같은데.”
그들이 이곳에서 만난 태반의 마수들은 마기에 물든 ‘놀’이었다. 놀은 원래 1~2성밖에 안 되는 약한 개체여서 그런 것일까? 마기에 물들었음에도 무력은 별 차이가 없었다.
토벌대는 긴장이 탁 풀리면서 허탈한 감정에 빠졌다.
[이거 이래도 되는 거냐.] [왜 놀밖에 안 나와?] [ㅋㅋㅋㅋ 진짜 성채 크기는 허장성세였네.] [와, 저건 내가 가도 저렇게 쓸어버릴 수 있겠다.]└이건 인정.
중계 채널을 통해 토벌대를 지켜보는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마인은 안 보이고 마수, 그것도 약한 ‘놀’들만 보이자 어리둥절하며 한시름 놓기 시작했다.
[어, 마인이다!] [드디어 마인이 나오는가.] [마인은… 세겠죠?]그때 등장한 마인을 보고 채팅창이 다시 요란해졌다. 긴장감이 흐르는 순간.
퍼어억.
토벌대의 선두에선 랴오린의 활약과 함께 마인들 또한 토벌대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마인들도 상대가 안 되네. ㅋㅋ] [쉽다, 쉬워.] [확실히 랴오린이 겁나 세긴 세네.]└ㅇㅇ 괜히 8성급 초인이 아님.
[8성급이면 세계 톱 클래스인데 당연한 거지. 무력으로는 흠잡을 데가 없지.]└이거 맞다. 인성이 빻아서 그렇지 ㅋㅋ 실력으로 깔 데가 없음.
토벌대의 압도적인 승리에 순식간에 달아오른 분위기. 특히 랴오린의 무력에 대한 인정이 끊이지 않았다. 마인들도 제법 강한 이들이 섞여있었지만 랴오린을 막아서기엔 역부족이었다.
랴오린은 검 한 자루를 들고 양 떼 속에 들어간 늑대처럼 마인들을 헤집고 다녔다. 조금 전에 랴오린을 비꼬던 이들조차 랴오닌의 무력은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그것을 확인한 랴오린의 입꼬리가 씨익 올라갔다.
‘봐라, 이게 바로 포스트 검황 랴오린이다.’
승리에 도취한 랴오린은 더 이상 거칠 것이 없었다. 폭주 기관차인 양 성의 중심부로 내달렸다.
도중에 슬슬 강한 마수들도 등장하기 시작하였지만 기세가 오른 토벌대를 막아내지 못하였다. 6백 명이 한곳에 모여 일점 돌파를 해버리니, 성 내에 흩어져 있던 마수와 마인들은 계속해서 각개 격파를 당하였다.
휘이이이익―
그때 성의 중심부에서 휘슬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휘슬 소리에 토벌대와 대치 중이던 마인과 마수들이 즉각 반응했다.
“크와왓―”
“후퇴해!”
마수와 마인들은 삽시간에 전장을 이탈하였다. 토벌대가 추격하며 상당수의 덜미를 잡았지만 알짜배기의 마인, 마수들은 이미 중심부로 내빼버린 상태였다.
“이제는 숨 좀 고르고 움직여야 하지 않을까요?”
전장을 둘러보던 장홍식이 랴오린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쟤들이 모인다고 뭐가 될 거 같아? 기세가 붙었을 때 밀고 가야 하는 거야.”
랴오린은 큰소리를 치며 바로 진군을 시작하였다. 근거 없는 자신감만은 아니었다. 8성에 다다른 자신의 기감에도 딱히 위협적인 존재가 잡히지 않았기 때문.
그렇기에 그는 믿어 의심치 않았다. 자신이 이끄는 토벌대가 이 원정을 성공적으로 끝마치는 것에 대해서.
* * *
고오오오오.
마신룡의 사체가 사라진 자리에는 잿빛의 여의주가 영롱한 빛을 띠며 공중에 떠있었다.
“이건…….”
성식은 눈앞의 여의주를 놀라운 눈으로 쳐다보았다.
―이름 : 혼돈의 여의주
―등급 : 신화.
―분류 : 보구
―혼돈의 씨앗을 담은 여의주. 씨앗이 제대로 개화한다면 상상 이상의 보주가 탄생할지도?
굳이 여의주에 대한 설명을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여의주에서 느껴지는 지고한 격(格)의 힘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였으니까.
“혼돈의 여의주.”
성식이 다가서서 혼돈의 여의주를 잡으려고 할 때였다.
“잠시만.”
“……?”
갑작스레 뇌신룡이 성식을 불러 세웠다. 성식은 의아한 눈빛을 띠며 뇌신룡을 돌아보았다.
“네게 부탁 하나만 해도 되겠느냐.”
“…뭔데?”
뇌신룡이 자신에게 부탁한 적이 있었나? 성식은 다소 놀란 눈으로 뇌신룡에게 반문했다.
“그 여의주, 내가 좀 봐도 될까?”
“그거야 상관없지.”
성식은 어느새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와 있는 뇌신룡에게 자리를 비켜주었다.
뇌신룡과 성식은 ‘신수의 계약’을 통하여 영혼으로 맺어진 사이. 혼돈의 여의주를 달라고 해도 흔쾌히 허락할 수 있는 게 뇌신룡이었다.
“…….”
뇌신룡은 혼돈의 여의주 앞에서 여의주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으음.”
그러다 이내 낮은 신음을 흘렸다.
“왜? 뭐 있어?”
“그게…….”
성식의 물음에 뇌신룡이 말끝을 흐렸다.
꿀꺽.
무슨 문제라도 생긴 걸까? 성식은 조마조마한 눈으로 뇌신룡의 대답을 기다렸다.
“…정말 미안하지만 이 여의주를 나에게 줄 수 없겠느냐?”
“…아.”
뇌신룡의 대답에 성식은 맥이 탁 풀렸다. 혹시라도 조금 전 벨제불의 잔재가 남아있다거나, 아니면 기운의 균형이 불균형하다거나. 오만가지의 불길한 상상이 순식간에 스쳐 지나가던 터였다.
그런데 뇌신룡의 대답을 듣자 맥이 탁 풀린 것이다.
“아무래도 어려운 부탁이겠지. 이해는 한다. 다만…….”
“아니, 아니.”
성식은 뇌신룡의 말을 딱 잘랐다. 자신의 맥이 풀린 모습을 보고 곤란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인 것 같았다.
‘여의주라 그런가. 뇌신룡에게 몹시 필요한 모양인데.’
성식은 뇌신룡의 혀가 이렇게 길어지려는 것도 처음 보았고. 저런 갈망의 눈빛을 띠는 것 또한 처음 보았다.
“이게 필요하다는 말이지? 좋아. 가져가.”
“…고맙다.”
선뜻 혼돈의 여의주를 내어주는 성식의 모습에 뇌신룡이 감동받은 듯한 눈빛을 보내왔다.
사실 혼돈의 여의주가 완성되어도 성식이 혼돈의 힘을 사용할 때 보조해 주는 역할이 전부였다. 그마저도 성식이 혼돈의 힘 융합률을 100% 완성한다면 더 이상 필요 없는 물건이 될 터였다. 물론 당장에 보조를 받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긴 할 테지만 말이다.
하지만 뇌신룡이 혼돈의 여의주를 얻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졌다. 뇌신룡의 전성기 때 힘은 하위급 신과 중위급 신의 사이에 있었다. 신수들의 왕인 황룡에게 조금 밀리는 정도.
뇌신룡의 여의주가 힘을 다 회복해도 뇌신룡의 포텐은 거기서 끝이었다.
그러나 혼돈의 여의주를 얻어 그 힘을 소화해 낼 수 있다면? 능히 그 이상의 포텐을 가질 수 있게 될 터였다.
혼돈의 힘은 그 뿌리가 태초의 절대신이 지녔던 힘. 때문에 정말 그저 한 단계 강해지는 것이 아닌 단번에 최상급 신격을 얻을지도 모르는 것이다.
“그렇다면 더욱 잘됐네.”
뇌신룡이 자신의 짐작을 말해주자 성식은 반색하였다. 뇌신룡이 강해진다는 것은 자신이 강해진다는 것과 같은 말이었으니까.
“정말 고맙다.”
뇌신룡은 그 말과 함께 ‘혼돈의 여의주’를 취했다. 뇌신룡이 꺼내 든 여의주와 혼돈의 여의주가 서로 맞닿자 여의주는 서로 공명을 시작하였다.
지이이이이잉.
그러더니 이내 두 여의주가 하나로 합쳐지기 시작하였다.
―뇌신룡의 ‘뇌전의 여의주’가 ‘혼돈의 여의주’와 융합을 시도합니다.
그 메시지와 함께.
파아아아앗―
뇌신룡의 몸에서 잿빛의 휘광이 휘몰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