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gressed and I'm the only one with infinite traits RAW novel - Chapter (250)
회귀했더니 나 혼자 특성 무한-250화(250/330)
* * *
지잉.
성식의 몸에서 옅은 마력이 드넓은 충칭시의 전역을 훑어갔다.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범위의 탐색이었다.
막대한 양의 정보가 성식에게 쏟아져 들어왔다. 제아무리 초인이라도 이러한 정보의 홍수를 맞닥뜨리면 뇌가 망가져 버릴지도 몰랐다.
‘흐음, 마인이랑 마수의 숫자가 상당한데.’
하지만 성식은 그 정보의 홍수에서 필요한 정보를 뽑아내었다. 이것은 성식이 이제는 10성을 바라보는 초인이어서 가능하기도 했지만, ‘마법’이라는 이능을 섞었기 때문에 이토록 수월하게 탐지할 수 있었다.
“호오.”
그때 성식의 입에서 낮은 탄성이 나왔다.
“왜? 뭐가 있느냐?”
혼돈용이 궁금한 듯 물어왔다.
그 말에 성식이 혼돈용을 돌아보며 씩 웃었다.
“그 도망갔던 마선 있잖아.”
“……?!”
성식이 운을 떼자 혼돈용을 비롯한 일행의 얼굴에 설마 하는 표정이 떠올랐다.
“그놈이 여기 있는 거 같네.”
“……!”
* * *
“제기랄.”
마선 조고명은 성식과의 전투 후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있었다. 본디 신선의 육체는 인간을 초탈하였기에 부상을 입어도 도력만 충분하다면 바로 수복할 수 있었다.
“왜! 상처가 바로 치유가 되질 않는 거냐!”
조고명은 거칠게 소리를 질렀다. 성식에게 입은 상처가 바로 수복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너도 짐작하듯이 그 상처는 ‘혼돈’의 힘에 입은 상처이기 때문이다.
스산한 음성이 조고명의 귀에 울렸다. 조고명이 성질 나는 표정으로 목소리가 들려온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
드넓은 공간. 바닥에 거대한 기하학적 무늬의 마법진이 새겨져 있었고 그 한가운데는 마기의 구체가 떠있었다.
“이런 말은… 없지 않았느냐!”
―…나도 그곳에서 그 녀석을 조우할 줄은 몰랐다.
“크으윽.”
맞는 말이었다.
청룡을 ‘지배’하기 위해 작업 중인 그곳에 성식이 올 줄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게다가 성식이 ‘혼돈’의 힘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상상 밖의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너는 그 인간이 누구인 줄 알고 있었나.”
―…그래. 나 또한 얼마 전 그 인간 때문에 큰 손해를 입었다.
“……!”
조고명은 그 순간 떠올렸다. 목소리의 존재, 벨제불이 얼마 전 백두산에 있는 용을 ‘지배’하는 과정에서 어떠한 인간에게 저지당한 것을. 그리고 그 과정에서 큰 힘의 손실이 있었다는 것도.
‘그래서였군.’
처음에 마계의 군주인 벨제불이 인간 따위에게 당했다는 말에 쉬이 믿어지지 않았다. 인과율의 지나친 개입으로 그런 것인가 생각했었다.
하나 성식이 지닌 ‘혼돈’의 힘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었겠다고 납득이 갔다.
조고명이 성식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벨제불이 스산한 목소리로 말을 꺼냈다.
―하나 설욕의 기회가 온 듯하구나.
“…그게 무슨 말이지?”
―놈이 이곳에 도착한 듯하다.
“……!”
벨제불의 말에 조고명의 눈이 번쩍 커졌다.
* * *
성식은 조고명에게 곧장 달려가는 것보다 주변 상황부터 파악하기로 했다. 그러한 결정을 한 이유는 생각보다 이곳에 마인과 마수의 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마인과 마수가 이토록 많이 존재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수상했다.
“앞으로는 더욱 많은 마인들이 생겨날 확률이 높아요.”
그때 성식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려는 듯이 청룡이 입을 뗐다.
“……?”
성식이 의아한 듯 쳐다보자 청룡이 말을 이었다.
“차원 간의 동화가 많이 일어날수록 마인의 수가 늘어날 거예요. 특히 이 지역은… 유독 차원 간의 동화율이 높아 보이네요.”
청룡의 눈동자에 법식(法式)의 문양이 떠올랐다가 가라앉았다.
청룡은 사신수 중에서 특히나 도술에 능하였다. 그렇기에 이 지역이 차원 간의 동화율이 높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었다.
“그런 것도 보여요?”
청룡의 말에 성식은 깜짝 놀랐다. 차원의 동화율이라니 자신의 파천안으로도 볼 수 없는 것이었다.
‘10서클 마법인 반신안(半神眼)을 쓰면 보이려나?’
어쩌면 10서클 마법을 쓰면 보일지도 몰랐다. 결론은 그만큼 청룡의 도술은 대단해 보였다.
일단 마선이 있는 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마선이 있는 곳에서 강한 ‘바람의 정령력’이 느껴졌다. 목적지는 제대로 찾아온 것이었다.
‘흐음.’
성식은 고민하다가 잠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마인과 마수의 수가 생각보다 더 많아.’
이곳만 해도 수천 단위의 마인이 존재하는 것 같았다. 모든 이들을 전부 쓰러뜨리면서 가면 소란이 크게 벌어질 터였다.
―잘 생각했다. 또 놓칠 수야 없지 않더냐.
파천이 끌끌 웃으며 성식의 속마음을 대변했다.
얼마 전 놓쳤던 마선. 축지라는 신기의 도술을 몰랐기에 놈의 도주를 허용했지만 이번에는 결코 도망치지 못할 터.
‘그리고… 확인을 좀 할 게 있어.’
충칭시를 바라보는 성식의 눈이 가라앉았다. 마인인 자들에게서 익숙한 기운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 * *
“커억.”
잠행하던 도중 제법 고강한 마인이 있길래 몰래 제압해 왔다. 7성의 경지를 넘어선 마인이었다.
‘최면안 발동.’
성식은 즉시 마인의 두 눈을 바라보며 ‘최면안’을 바라보았다.
“끄으으으…….”
그래도 7성이어서 그런지 정신 방어가 제법 고강했다.
하지만 성식이 조금 더 힘을 싣자 놈의 정신 방어는 여지없이 깨어져 나갔다. 이렇게 강제로 정신 방벽을 부숴버리면 ‘최면안’이 끝난 후에는 백치가 될 확률이 높았지만.
‘어차피 박멸해야 할 놈들이니까.’
놈은 어차피 이 자리에서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거침없이 놈의 정신의 벽을 박살 내고 놈에게서 정보를 빼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결과,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레볼루션 나이트의 단원이었다고?’
이곳은 ‘레볼루션 나이트’의 본거지였던 것이다. 어쩐지 놈들에게 익숙한 마력의 향이 느껴지더니 레볼루션 나이트의 단원들이었던 것이다.
‘원래 마기를 지니고 있던 놈들이라… 더 빨리 마인이 됐구나.’
돌아가는 상황이 얼추 이해되었다.
‘그럼 티디안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거지?’
눈앞의 놈에게서 얻은 정보에 따르면 티디안은 오래전부터 자리를 계속 비우고 있었다. 그 시기는 공교롭게도 자신과 일전을 벌인 무렵부터였다.
‘설마… 그때 죽었나?’
성식은 의아했다.
푸얀의 섬에서 전투를 복기하며 깨달았었다. 티디안은 김호연의 육체를 빌린 상태였고 본신은 죽지 않았다는 것을. 그렇기에 푸얀의 섬에서 돌아올 때 했던 다짐 중 하나가 티디안을 찾아서 반드시 제 손으로 복수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티디안이… 사라졌다라.’
성식은 미간을 좁혔다.
이제 와서 느끼지만 놈의 힘은 결코 인간 따위의 것이 아니었다. 놈도 필시 마계라는 곳에서 고위급의 존재일 게 분명했다.
한데 그대로 사라지다니…….
―어쩌면 놈의 본체는 마계에 있었을 수도 있다. 김호연의 몸을 빌려서 일부나마 강림을 했던 것일 수도 있고.
그 당시 사건을 목격했던 파천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파천의 말대로 그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확실한 건 없었다.
‘좀 더 알아봐야겠네.’
성식은 눈앞의 마인을 처리하고는 다시 중심부로 향하였다.
* * *
충칭시의 중심에 가까워질수록 혼돈용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정말 대놓고 마기를 풀풀 뿌려대는군.”
―그러게요. 이 정도면 아예 이곳에 마계를 강림시키고자 하는 걸까요?
엘라임은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다. 굳이 기감을 일으키지 않아도 피부로 느껴지는 찐득한 마기는 이곳의 마기 밀도가 얼마나 높은지 말해주었다.
그때였다.
“으음.”
성식의 옆에 있던 청룡이 낮은 신음을 흘렸다.
“…무슨 일 있어요?”
“실피드의 영이… 느껴져요. 실피드가 이곳에 있어요.”
성식의 물음에 청룡이 눈을 이글거리며 대답했다.
청룡과 오랜 시간을 함께한 실피드. 놈들은 그런 실피드를 청룡에게서 강탈해 갔다. 말도 안 되는 권능이지만 그게 실제로 벌어진 것이었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정령왕을 그런 식으로 지배해서 빼내 갈 수 있다는 말인가.
청룡은 그 사실이 처음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지만 결국엔 받아들였다. 그리고 청룡 자신도 그 존재에게 저항하면서 놈들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벨제불.’
마계의 군주 중 하나인 그가 바로 범인이었다. ‘지배’의 권능을 사용할 수 있는 군주. 때문에 벨제불의 군세는 마계 내에서도 최상급으로 꼽히고 있었다. 벨제불의 군세에는 지배를 당한 여러 초월적인 존재들조차 있었기 때문이다.
“설마 벌써 실피드가 지배당한 것은 아니겠죠?”
“그게…….”
청룡은 고개를 저었다. 자신도 거기까지는 모르겠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불길하게도 희미하게 느껴지는 실피드의 영에 마기의 기운이 스며들어 있었다.
“일단 빨리 가보도록 하죠.”
성식 일행은 좀 더 속도를 올렸다. 성식의 마법과 청룡의 도술이 일행의 기척을 없애고 엘라임이 대기의 수분을 지웠다. 그 상태로 이동을 하니 누구도 성식 일행을 발견하지 못하였다.
“저곳이에요.”
청룡이 가리킨 곳은 얕은 동산이었다. 동산 앞에는 넓은 장원과 건축물들이 있었고 거기에는 많은 마인들이 존재하고 있는 게 보였다.
“흐음.”
성식이 턱을 쓰다듬었다. 언덕 위, 저곳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졌다. 불안감이 커졌다.
‘거대한 기운 중 하나는 마선 조고명인데…….’
문제는 거대한 기운이 조고명뿐만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인상을 찌푸리고만 있어봤자 답이 없었다. 성식은 일행들과 두둥실 떠올랐다. 그리고 곧장 언덕 위로 쏘아져 나갔다.
슈아아앗―
“뭐야?”
“침입이다!”
“어디?”
“위! 하늘을 봐!”
장원에 산재하고 있던 마인들이 성식 일행을 그제야 발견했지만 의미 없는 발견이었다.
‘그라운드 오브 헬.’
성식은 장원을 지나치며 9서클 광역 마법을 하나 시전하였다.
푸화아아아아악―!
삽시간에 대지가 지옥의 불로 뒤덮였다.
“끄아아아악―!”
“끄으으으으.”
대다수의 미인들은 저항조차 하지 못하고 지옥의 불길에 휩싸여 녹아내렸다.
―융합률이 증가……!
귓가에 울리는 시스템 메시지를 뒤로하고 성식은 조고명의 기운이 느껴지던 언덕 위에 당도하였다.
“……!”
언덕 위에는 드넓은 공터가 있었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는 조고명이 이를 드러내며 웃고 있었다.
“어서 오너라, 천존.”
조고명은 갑작스러운 성식의 방문에 당황스러워하는 눈치가 아니었다. 오히려 성식을 기다리고 있던 모양새였다.
“너…….”
성식이 입을 열기도 전이었다.
푸화아아아아악―
조고명의 옆에서 검은 바람의 칼날이 성식에게 쏟아져 날아왔다.
지잉―
성식의 바로 앞에 마법 방패가 생겨나며 바람의 칼날을 모두 흡수하였다.
“…아아.”
그 광경을 보며 청룡이 탄식 어린 소리를 내었다. 조금 전 날아왔던 바람의 칼날을 보고 그런 소리를 낸 것이 아니었다.
고오오.
고고한 기세로 서있는 장발의 사내. 온몸이 새카만 바람으로 이루어진 그를 보고 탄식 어린 소리를 냈던 것이다.
“아아… 실피드… 결국…….”
“…….”
청룡이 안타까움에 말을 잇지 못하였다. 바람의 정령왕 실피드는 청룡의 안타까운 표정에도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볼 뿐이었다.
“쯧, 텄군.”
“…후우.”
혼돈용과 성식 또한 단박에 상황을 이해하였다. 설마 하며 가정했던 최악의 상황에 부닥친 것이었다.
―실피드…….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엘라임이었다.
엘라임과 실피드는 같은 정령왕으로서 서로 친분이 두터웠었다. 처음에 실피드의 ‘영’이 분리되었다고 했을 때도 이러한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다.
―정령왕은 비록 신격은 없지만, 하급 신(神)과 맞먹는 신위를 지닌 존재니까요.
정령왕 자체가 신위를 지닌 존재이기 때문에 누구에게 지배당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해보았다.
그렇기에 엘라임이 받은 충격이 가장 컸다. 자신 또한 저렇게 되지 말라는 보장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조고명이 준비한 것은 실피드뿐만이 아니었다.
“큭큭, 때마침 딱 좋은 타이밍에 왔구나.”
마선 조고명이 스산한 미소를 지었다.
딱.
조고명이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고오오오오오.
공터의 지면에서 마기가 올라오기 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