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gressed and I'm the only one with infinite traits RAW novel - Chapter (272)
회귀했더니 나 혼자 특성 무한-272화(272/330)
파아아앗―!
성식이 ‘불굴의 갑주’를 포식하려고 하자 눈앞에서 잿빛의 휘광이 휘몰아쳤다. 성식의 몸에서 혼돈의 힘이 일부 빠져나가더니 눈앞에서 아른거리던 잿빛의 기운과 결합했다.
그러자 잿빛의 아지랑이 기운이 한곳으로 뭉쳐 들었다.
사아아.
그 기운은 한 가지 형상을 띠기 시작했다.
―오, 다시 갑옷의 형상을 갖추는구나.
파천의 말대로 그 기운들은 갈가리 찢겼던 ‘불굴의 갑주’의 형상을 띠기 시작했다. 완전히 소멸될 뻔했던 ‘불굴의 갑주’가 혼돈의 힘을 얻어 다시금 재구성된 것이었다.
혼돈의 힘을 통해 다시 재구성된 ‘불굴의 갑주’는 요사스러웠던 보랏빛이 사라지고 고고히 잿빛의 기운을 흘리고 있었다.
―‘불굴의 갑주’가 위대한 힘을 통해 재구성되었습니다.
―‘불굴의 갑주(혼돈)’를 ‘포식’합니다!
불굴의 갑주가 다시 재구성되자 곧장 ‘포식’을 진행한다는 메시지가 떴다. 그러더니 ‘불굴의 갑주’가 성식에게로 다가왔다.
성식은 다가오는 ‘불굴의 갑주’를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스스슷.
다가온 불굴의 갑주는 보자기처럼 확 펴지더니 성식의 상체를 휘감았다.
―‘포식’ 진행 중.
성식은 ‘불굴의 갑주’가 자신의 육신에 깃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신묘한 느낌이네.’
지금껏 쓰러뜨린 몬스터나 마인에게서 특성을 ‘포식’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자신의 육신에 ‘신기’라고 부를 수 있는 ‘불굴의 갑주’가 깃드는 것은 별개의 마력 기관이 생겨나는 느낌이 들었다.
―‘불굴의 갑주’를 포식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특성 ‘SSS랭크 불굴의 갑주’를 획득하였습니다!
―‘불굴의 갑주’와 호환되는 특성인 ‘금강불괴지신’을 발견하였습니다. 두 특성이 시너지를 발생합니다!
―방어력이 더욱 증폭됩니다. 타이틀 ‘세상에서 내가 제일 단단해’를 획득하였습니다! ‘?랭크―피해 면역’ 특성을 획득할 수 있는 부분 조건을 달성하였습니다!
―‘불굴의 갑주’ 특성의 ‘불멸의 회복력’ 옵션이 보유 특성 ‘초월 재생’과 연동됩니다!
―‘EX랭크―불사(不死)’ 특성을 획득하였습니다! 조건 미달로 인하여 ‘SSS랭크―조건부 불사(不死)’로 하향 조정됩니다.
―‘조건부 불사’를 달성하였습니다! ‘초월 재생’이 ‘조건부 불사(不死)’ 특성으로 편입됩니다.
―‘SSS랭크―조건부 불사(不死)’ 특성으로 인하여 ‘심장’이 파괴되지 않는 한 죽지 않고 되살아납니다.
수없이 울리는 알림.
성식은 메시지를 일일이 다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몸에서 느껴지는 변화로 ‘불굴의 갑주’를 포식하면서 얻은 힘을 깨달을 수 있었다.
―허… ‘불사(不死)’는 1티어로 구분되는 최상급 특성인데 이렇게 얻는다고?
파천의 경악한 목소리가 성식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파천의 놀람대로 ‘불사’는 그만큼 얻기가 어려운 특성이었다. 오죽하면 고위급 신들조차 ‘불사’의 특성을 탐내겠는가.
비록 성식이 얻은 ‘불사’는 조건부 불사였지만 그것만으로도 말도 안 될 정도로 대단했다. 게다가 조건부 불사는 반대로 말하면 조건만 채우게 된다면 언제든 완전한 불사의 권능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허…허허, 점점 말이 안 나오는구나.
파천은 기가 막힌다는 듯이 말했지만 내심 짐작이 가는 부분도 있었다.
―혼돈의 힘을 얻었으니…….
성식은 태초의 절대신 이후, 처음으로 ‘혼돈’의 힘을 얻고 그 혼돈을 완성해 가고 있는 존재였다. 혼돈의 힘의 권능은 제대로 밝혀진 게 없이 베일에 싸여있었으나, 애초에 혼돈은 ‘파괴의 권능’뿐만 아니라 ‘창조의 권능’ 또한 품고 있는 힘이었다. 만물이 혼돈 아래서 피어났으니 말해 무엇 하랴 싶었다.
―하긴 조건부 불사를 얻은 것도 이상하지.
오히려 현재 성식의 조건이라면 조건부 불사가 아니라 완전한 불사를 얻어도 모자랄 판이긴 했다.
“아직 혼돈의 힘이 완전하지 않아서 그런가 보지.”
성식은 파천의 생각에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대수롭지 않게 한 말이었지만 사실상 정답에 가까웠다. 성식이 완전한 혼돈을 갖추게 된다면 ‘불사’의 권능 또한 완전한 권능으로 탈바꿈하리라.
어찌 됐든 지금 조건부이긴 하나 불사의 권능을 얻은 것은 성식의 전투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었다.
―정말 안 그래도 동급 수준에서는 당할 자가 없었는데 이제는 상위격의 존재도 이길 수 있을지 모르겠구나.
파천의 말대로 정말 상위격의 존재도 이길 가능성이 생겨났다. 본래 모든 공격은 수비를 염두에 두고 공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인데, 성식은 그 수비를 신경 쓰는 것에서 상당히 자유로워졌다.
불사의 권능이 생겼기에 상대의 공격을 허용하더라도 나의 공격을 적중시킬 수만 있다면 승기를 가져갈 수가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고위급 신들조차 ‘불사’의 권능을 그토록 원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되면 파천무도 좀 더 스타일에 맞게 바꿔야겠는데?”
공수 밸런스가 완벽한 파천무였지만 이제는 수비를 다소 포기하고 공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식으로 초식을 전개해도 될 터였다.
다른 공격기들도 마찬가지였다.
성식은 자신의 공격기들을 하나하나 생각해 보면서 정말 자신의 전투력이 급상승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커뮤니티에서도 성식이 ‘불굴의 갑주’를 포식하면서 무엇인가 변화가 왔다는 사실을 어렴풋이 눈치챘다.
[헐, 지금 천존이 저 갑옷 같은 거 흡수한 거로 보이는데 내 눈이 잘못된 거냐?]└노노. 나도 그렇게 보임;; 진짜 흡수한 거 같은데?
└뭐지. ㄷㄷ 신기하네. 혹시 저거 아이템으로 드롭된 거 아닐까?
└이펙트는 아이템이 아닌 거 같기도 해요. 갑자기 회색빛이 돌더니 갑옷 형상이 생겨났는데 저게 아이템 얻을 때 발생하는 이펙트가 아닌 거 같기도 해요.
└나도 이분 생각에 동감. 아이템을 득템한 건 아닌 거 같음.
└그럼 도대체 뭔데?
└그야 나도 모르지; 너가 천존한테 가서 물어봐.
[뭐가 됐든 간에 천존님이 좀 더 강해진 거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이네요.]└2222
└33333
상황을 지켜본 사람들은 성식이 무엇을 얻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좀 더 강해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것은 성식이 ‘불사’의 특성을 얻으며 몸에서 뿜어낸 오라 때문이었다. 만약 이들이 지금 성식이 얼마나 대단하고 사기적인 권능을 얻었는지를 알았다면 완전히 난리가 났으리라.
그런데 그때, 커뮤니티는 다른 이유로 난리가 났다.
[헐, 모스크바에서 뭔 일이 터졌나 본데?] [왜, 뭔데?]└지금 게시판에 마구 글 올라오는 거 보니까 밤의 주인 상대하면서 무슨 일이 터졌나 봐.
바로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실피드와 엘라임에 관한 이야기였다.
다섯 번째 밤의 주인을 상대하던 와중에 갑작스레 엘라임이 실피드의 가슴을 꿰뚫은 것. 그 이야기가 점화되었다.
성식 또한 실피드에게 이상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성식은 실피드와 연결된 감각이 급격히 흐릿해지는 것을 느꼈다. 성식과 실피드는 정령 계약을 통해 서로 혼이 이어진 관계. 그렇기에 소환한 실피드에게 무엇인가 변고가 생기면 알아차릴 수 있었다.
‘뭐지? 실피드뿐만 아니라 엘라임도…….’
실피드만이 아니었다. 엘라임에게서 느껴지는 것 또한 평소와 달랐다. 갑작스레 안개가 낀 듯 엘라임의 존재가 흐려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무슨 일이 생겼다.’
다섯 번째 밤의 주인을 상대하면서 무엇인가 변고가 생긴 것이었다.
사실 실피드나 엘라임은 정령이기 때문에 현계에서 역소환에 가까운 타격을 입어 돌아간다고 할지라도 진짜로 소멸하는 것은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 언제든 다시 소환할 수 있기 때문에 실피드와 엘라임의 소멸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 느껴지는 감각은 단순한 역소환과는 무엇인가 질적으로 달랐다.
‘느낌이 좋지 않다.’
오랜만에 성식의 초감각이 비상 경종을 울리고 있었다. 성식의 표정이 딱딱히 굳었다.
―왜 그러느냐?
정령왕들의 상황을 알 수 없는 파천은 갑작스러운 성식의 태도에 의문을 표했다. 성식은 그 의문에 짧게 답하면서 곧바로 워프 게이트를 열었다.
“정령왕들에게 변고가 생긴 것 같아.”
―허…….
파천은 단번에 성식의 말을 알아들었다. 정령왕들에게 생겼다는 변고가 단순한 역소환이 아니라 존재에 영향을 줄 사안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둘 다 10성급의 힘을 발현할 수 있지 않았더냐? 게다가 실피드는 혼돈의 힘까지 얻었는데… 변고라니.
만약 둘이 합공을 해온다면 성식 또한 결코 쉬이 상대할 수 없을 것이다. 둘의 본질은 정령왕이었다. 본질은 신(神)급에 육박하는 존재들. 그게 바로 정령왕이었다.
성식이 제아무리 반신(半神)이라 불리는 10성급의 힘을 발현할 수 있게 되었다 할지라도 둘의 합공을 쉬이 받아내기란 어려웠다. 둘 또한 10성급의 힘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둘에게 동시에 변고가 생기다니? 다섯 번째 밤의 주인이 그토록 강한 존재였던 것일까? 정령왕들의 합공을 받아낼 만큼이나?
‘아니야.’
그렇지 않았다.
회귀 전 기억이 있는 성식으로서는 다섯 번째 밤의 군주가 그만큼 강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만약 상대가 여섯 번째 밤의 주인이라면 몰라도 다섯 번째 밤의 주인을 상대로 합공에 실패한 것은 아닐 터였다.
‘그럼 도대체 뭐지?’
성식은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모스크바 인근의 중국 도시에 워프 게이트를 생성했다. 모스크바는 아직 한 번도 가보지 못해서 게이트 좌표가 없었다.
‘진작에 전 세계를 돌면서 좌표를 구해놓는 것이었는데.’
안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 워프 게이트를 연 공간에서도 모스크바까지는 수 분이면 도착할 수 있을 터였다. 성식은 광속의 속도로 비행을 할 수 있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초 단위 시간이 아까울 만큼 급박했다. 그렇기에 아쉬움을 느낀 것이었다.
지이이이이―
성식의 급한 마음을 대변하듯이 워프 게이트도 평소보다 빠르게 생성되었다.
슥.
성식은 워프 게이트가 생성되자마자 곧장 게이트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 * *
슈아아아아아앙―
워프 게이트를 넘어오자마자 엘라임과 실피드의 기운이 느껴지는 방향으로 곧장 몸을 날렸다.
초음속을 돌파한 성식은 마하의 속도를 뛰어넘으며 광속으로 날아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형이 바뀌고 모스크바에 진입했다.
‘저건…….’
저 멀리서 엘라임과 실피드의 형상이 보였다. 그런데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성식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슈아아아아아.
탁.
하늘에 긴 비행운을 남기며 날아온 성식은 곧장 둘의 앞에 내려섰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둘의 상황을 보자 파천 또한 의문 어린 목소리를 뱉었다.
―어째서 엘라임이 실피드의 가슴을 꿰뚫고 있는 거냐? 게다가 이 얼음은 뭐고?
그렇다. 엘라임은 실피드의 가슴을 꿰뚫은 채로 그대로 얼어붙어 있었다. 실피드와 함께 둘은 그 상태로 얼음 동상이 된 것이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한 대지에 성식의 당혹스러운 음성이 울려 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