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gressed and I'm the only one with infinite traits RAW novel - Chapter (294)
회귀했더니 나 혼자 특성 무한-294화(29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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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식은 경악에 눈을 부릅떴다. 자신의 가진 힘의 비밀이 드러났기 때문.
“이럴 수가…….”
성식은 망연히 “이럴 수가.”만 되풀이했다. 눈앞의 장면은 그만큼 충격적이었다.
근원 포식자는 자신을 담을 새로운 그릇으로 ‘인간’을 택했다.
하나 근원 포식자는 바로 자신의 ‘영’을 인간에게로 옮길 수가 없었다. 지구는 ‘마나’라고는 눈곱만치도 없는 행성. 거기에 인과율의 비호 아래에 놓여있었다. 근원 포식자가 개입할 만한 게 없었다.
“방법이 있을 거다.”
근원 포식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끈덕지게 오랜 세월 간 지구를 관찰했다. 그리고 여러 루트로 지구에 관여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행운이었을까? 지구에서 대격변이 발생하였다.
“드디어…….”
근원 포식자는 드디어 자신이 개입할 만한 것을 찾았다. 곧바로 자신의 ‘영’을 인간에게 옮기려고 하였다.
하나 쉽지 않았다. 인간은 너무 나약했다. 자신의 ‘영’을 감당할 수 없었다. 게다가 인과율의 비호 아래 있었기 때문에 정상적인 루트로는 인간에게 자신의 ‘영’을 옮길 방법이 없었다.
“인과율의 눈을 속일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근원 포식자는 계속해서 고심했다. 그리고 얼마 뒤 한 가지 묘수가 떠올랐다.
“‘크로노스’의 권능…….”
근원 포식자는 눈을 빛냈다.
자신이 집어삼킨 대(大)신격, 시간의 지배자 크로노스. 그자의 권능을 사용하기로 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힘을 부여할 인간을 탐색했다. 가장 우선적으로 자신의 ‘근원 포식’ 권능을 소화할 수 있는 개체여야 했다.
“인간이란 이렇게… 무능한 것들인가.”
하나 쉽지 않았다. 자신의 ‘근원 포식’의 권한을 받아들일 만한 인재는 드물었다.
있긴 있었다. 하나 ‘근원 포식’ 말고 ‘크로노스’의 힘까지 동시에 받아들일 수 있는 자는 존재하지 않았다. 하긴 엔간한 반신조차도 버거운 일이었다.
그걸 필멸자이자 최하급 개체인 인간이 받아들인다?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어쩔 수 없군.”
근원 포식자는 할 수 없이 권한을 쪼갰다. ‘근원 포식’의 권한은 ‘포식’의 권한으로, ‘포식’의 권한을 다시 한번 쪼개어 ‘섭취’의 권한으로.
‘근원 포식’의 권능을 약화시키고 약화시켰다. 그래야지만 인간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단 단계별로 ‘성장’할 수 있는 배려는 꼭 해두었다. 그래야지 종국에는 ‘근원 포식’의 권능까지 성장할 테니까.
“저 인간이 좋겠군.”
근원 포식자는 자신의 권한을 받아들일 만한 적당한 인간을 발견했다.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나누고 나눈 ‘섭취’의 권한조차도 재능이 없는 이들은 받아들일 수 없었기에.
본래라면 다른 특성을 부여받아야 할 인간에게 자신의 권능인 ‘섭취’를 심었다.
“도박은 성공했다.”
근원 포식자가 만족한 듯이 웃었다. ‘섭취’를 심기까지 자신의 남은 신력과 육체를 대부분 불살라야 했다. 그래야지만 인과율의 가호 아래에 있는 인간에게 개입할 수 있었다.
어쨌든 첫 단추는 끼웠다.
그 광경을 지켜본 성식은 침음을 삼켰다.
“내가 가진 힘이…….”
자신의 힘의 원천의 비밀을 알게 된 성식. 속이 울렁거렸다. 저런 우주의 괴물 같은 존재의 힘이 자신의 몸에 심어진 것이었다니 더는 진실을 마주하기 싫었다. 두 눈을 감으려고 했다.
그러자 귓가에 대(大)신격 진실의 여왕, 아이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실의 여왕 아이샤가 원래 진실은 달콤한 꿀이 아니라 목에 걸린 가시와도 같다고 말합니다.
―진실의 여왕 아이샤는 당신이 어서 두 눈을 떠 남은 진실을 마주할 것을 권합니다.
―진실의 여왕 아이샤가 지금이 아니면 두 번 다시 진실을 마주할 기회가 없을지도 모른다고 외칩니다.
―진실의 여왕 아이샤가 애절하게 부탁합니다. 지금 진실을 마주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합니다.
‘…….’
두 눈을 감은 성식에게 아이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들렸다.
혼란한 머릿속. 진실을 외면하고 싶었다. 진실을 들여다볼수록 자신의 존재가 부정당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성식이 쌓은 신성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히 깔려있었기에 이룩한 것이었다. 그런데 진실을 마주하자 순간이나마 그 신성이 흔들렸다.
‘이건 좋지 않다.’
성식이 두 눈을 감은 이유가 그 때문이다. 신성이 흔들린다는 것은 자신의 신위 또한 흔들린다는 소리. 자칫하다가는 지금까지 이루어놓은 ‘신격’을 잃고 영락할 수도 있는 문제였다.
사실 이것이 바로 근원 포식자가 가장 원하던 상황이었다. 그래야지 성식의 육체를 차지하기에 한결 쉬워질 테니까.
―진실의 여왕 아이샤가 그럴 일은 없다고 말합니다.
―‘아이샤’가 큰 결단을 내립니다. 자신의 신격을 일부 소모하여 당신에게 ‘아이샤의 가호’를 부여하고자 합니다. 받아들이시겠습니까?
그때 아이샤가 성식에게 ‘가호’를 부여하고자 했다.
‘음…….’
성식은 때마침 어느 정도 마음을 추스른 상태였다.
진실의 여왕의 가호라……. 진실의 여왕은 ‘선’ 계열의 신이었다. 가호가 무엇인지는 정확히 몰랐지만 자신에게 해가 될 리 없다고 판단했다.
성식은 ‘아이샤의 가호’를 받아들였다.
파아아아앗―
성식의 내면에서 광채가 터져 나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아이샤의 가호’가 적용됩니다.
[아이샤의 가호]―등급 : 신(神)
―설명 : 대(大)신격 진실의 여왕 ‘아이샤’가 부여한 가호. 진실은 세상의 그 어느 것보다도 쓰고 쓰라릴 수가 있다. 가끔 ‘진실’을 마주하여 정신이 무너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 모든 것은 ‘정신력’이 부족하기 때문. ‘아이샤의 가호’는 당신에게 세상에서 가장 추악하고 쓰라린 진실을 마주하여도 웃으며 넘길 수 있게 해준다.
―효과 : 정신 방어 +100+α(신격에 비례) 정신 방어가 대단히 증가합니다. 정신계 공격에 관하여 ‘면역’에 가까울 정도의 정신 방어력을 얻습니다.
‘아이샤의 가호’의 효과는 대단했다.
대(大)신격인 ‘아이샤’가 자신의 신성을 영구적으로 소모해서 부여한 축복. 비전투 계열이었지만 정신 계열에 한해서만큼은 ‘천적’으로 군림하던 아이샤였다.
그녀의 축복이 성식에게도 스며들었다. 이제 성식은 그녀와 같이 ‘정신계’ 계열의 존재들에게는 천적으로 여겨질 만큼 대단한 ‘정신 방어력’을 얻게 되었다.
“후… 감사합니다.”
성식은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이었다. 성식이 두 눈을 떴다. 그리고 저 멀리 어디선가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아이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진실의 여왕 아이샤가 당신을 따뜻한 미소로 바라봅니다. 두 손을 불끈 쥐고 힘을 내라며 파이팅의 포즈를 취합니다.
풋.
성식은 심각한 상황도 잊고 입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파이팅 포즈라니 생각보다 귀엽지 아니한가? 대(大)신격의 존재나 인간이나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스쳤다.
―진실의 여왕 아이샤가 볼을 부풀리고 실례되는 생각이라고 항변합니다.
계속되는 아이샤의 행동 메시지에 성식은 픽 웃으며 다시 진실을 마주하였다.
자신의 퍼스트 특성이자 근원 특성인 ‘섭취’. 그것은 근원 포식자가 자신에게 심어놓은 자신의 힘이었다.
그것뿐 아니었다.
“‘크로노스’의 힘까지 이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인데.”
근원 포식자는 마지막 전투에서 집어삼킨 ‘크로노스’의 힘이 대단하리만큼 뛰어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특히 성장적인 부분에 있어서 시간을 뛰어넘는 사기적인 능력을 보여줄 수 있었다.
그뿐이랴? 시간을 되돌릴 수도 있는 권능이 있었다. 대(大)신격 중에서도 수위를 다투던 시간의 지배자 크로노스. 그의 힘은 ‘사기’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한 번에 심지는 못해.”
아쉽지만 크로노스의 권능까지 성식에게 단번에 심지 못했다.
심으려면 심을 수도 있긴 했다. 하나 그렇게 되면 자신의 ‘영’의 조각을 성식에게 같이 심을 수가 없었다. 자신의 ‘영’을 성식에게 심지 못한다면 죽 쒀서 개 주는 꼴이 될 터였다.
“그건 아니 될 말이지.”
근원 포식자는 한 가지 더 도박을 감행했다.
‘크로노스’의 권능 중에서 가장 뛰어난 두 가지.
첫째, ‘한 번 더’라는 ‘시간 역행’의 특성.
둘째, ‘크로노스의 시계’라는 성식의 성장치를 가중시켜 줄 특성.
이 두 가지를 성식이 얻을 수 있게 안배를 하였다. 하나는 사람에게, 또 다른 하나는 물건에게.
그 와중에 ‘근원 포식’자가 삼켰던 최상급 신의 특성이 발동되었다.
‘확률 조작’, ‘우연의 일치’.
확률과 관련된 특성. 그것을 통해 성식이 저 ‘크로노스’의 힘을 얻게 하기 위해서 안배를 끝마쳤다.
이게 무조건 성공하리라는 보장은 없었다. 애먼 놈이 주워 갈 수도 있는 상황.
‘절대’에 가깝게 올라선 근원 포식자가 자신의 남은 신력을 모조리 때려 부은 덕택일까? 그것은 근원 포식자가 원하는 대로 성식에게 안배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근원 포식자의 개입은 너무나 지나쳤다. 인과율은 ‘누군가’가 개입한 정황을 포착하였다. 이대로라면 성식은 근원 포식자의 장기짝이 될 뿐이었다.
인과율은 성식에게 반대급부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부여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인과율은 성식에게 ‘파천무’를 비롯한 여러 상위급 신들의 ‘특성’을 얻을 수 있게 안배하였다.
‘신수의 주인’ 같은 잊혀야 할 특성을 성식이 얻을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그런 거였나.”
성식은 자신에게 발생한 상황을 받아들였다. 자신이 엄청나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이와 같은 사정이 있었다.
성식의 성장을 보며 근원 포식자는 무척이나 만족하였다.
“대단하구나, 기대 이상이야.”
자신의 특성을 부여받기도 했고 크로노스의 힘을 이용하여 ‘회귀’의 특전까지 부여하긴 했으나, 성식의 성장력은 놀라운 것이었다. 근원 포식자의 기대치를 훨씬 상회했다.
변변치 않은 자가 이러한 특전을 받았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상황에서도 성식만큼의 성장을 이루어내지 못했을 터다. 숟가락으로 떠먹여 줘도 못 받아먹는 자들이 있는 것처럼.
“설마하니 스스로 혼돈의 힘까지 얻을 줄이야!”
정말 놀라웠다. 근원 포식자는 성식을 보며 인간이 맞나? 의심할 정도였다.
최상의 상황이었다. 혼돈까지 담아내어 신격을 이루어낸 성식. 자신의 ‘영’을 담아낼 최상의 육체가 되었다.
“처음엔 혹여 픽― 하고 죽어버리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는데, 크하하하하.”
근원 포식자는 태어나 자아를 확립한 이래로 가장 크게 대소하였다. 자신의 도박은 성공적이었다.
만약 성식이 죽었다면 근원 포식자도 그대로 소멸했을 터다. 그러나 성식은 성공이 아닌 대성공을 이루어내었다. 이제 탐스럽게 열린 과일을 따 먹을 차례였다.
“크흐흐흐.”
웃음이 새어 나왔다. 자신이 힘을 되찾으면 가장 먼저 대(大)신격들의 모가지부터 따러 가리라. 놈들의 살로 배를 채우고 피로 목을 축이겠다고 다짐했다.
기나긴 인고와 수모의 시간이 끝났다. 이제 성식의 ‘영’만 자신이 찢어 먹고 나머지 혼돈을 완성한다면 우주에 자신을 막을 자는 그 누구도 없으리라 확신했다. 가장 걸림돌이 되었던 로토프와 멜레지 또한 결코 자신을 막아설 수 없으리라.
“허성식, 고생했다.”
근원 포식자가 고개를 돌려 성식을 바라보았다. 성식과 근원 포식자의 두 눈이 마주쳤다. 성식은 흉악하게 생긴 근원 포식자를 보며 두 눈을 찌푸렸다. 흘러내리는 거대한 살들은 아무리 봐도 적응이 안 될 정도로 역겨웠다.
씨익.
근원 포식자가 흉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 순간.
쩌저저저저적―
‘진실의 거울’의 공간이 깨어져 나갔다. 동시에 ‘영’의 상태였던 성식의 육체가 그려졌다.
“……!”
성식은 고개를 내려 몸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몸이 되돌아온 게 보였다. 몸 상태는 만전이었다. 몸에서 충만한 기운이 차올랐다. 동시에 앞에서 저릿저릿한 기세가 느껴졌다.
성식이 고개를 들자 흉악한 몸뚱이로 다가오는 근원 포식자가 보였다. 근원 포식자가 성식을 보며 웃었다.
“너를 영원히 잊지 않으마. 이제 죽어라.”
근원 포식자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압도적인 신력이 성식에게 짓쳐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