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gressed and I'm the only one with infinite traits RAW novel - Chapter (41)
회귀했더니 나 혼자 특성 무한-41화(41/330)
* * *
“사진 잘 나왔네.”
손에 들린 한 장의 초인 등록증. 성식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등록증은 5성 초인을 뜻하는 파란색 테두리가 둘러져 있었고 가운데에는 월계수가 그려져 있었다.
그렇다. 성식이 들고 있는 것은 초인 등록증이었다. 그것도 무려 5성 등급의 등록증!
성식은 등록증을 바라보며 씩 웃었다. 회귀 전 처음 초인 자격증을 받았을 때가 떠올랐다.
모두가 초인 아카데미를 졸업하는 것조차 힘들 거라며 자신을 부정했던 시절. 우여곡절 끝에 초인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초인 자격증을 받았던 그때, 감격에 벅차올라 펑펑 울었던 것이 떠올랐던 터다.
“그때는 드디어 세상에 인정을 받은 것 같은 기분이었는데.”
그때와 비교하면서 묘한 기분이 들었다. 지금은 초인 자격증을 받아도 그저 덤덤하였기 때문이다.
‘그때는 참 순수했었지.’
세상의 쓴맛을 본격적으로 느끼기 전 마지막으로 순수했던 시절이다. 지금은 그런 순수함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지금이 훨씬 좋지.”
자신은 그때로 돌아가라고 해도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목표가 뚜렷한 지금, 그런 목표를 가지고 달리는 자신에게서 스스로가 살아있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잠시 감상에 접어들었던 성식은 이내 당장 목표한 바를 떠올렸다.
“좋아. 그럼 바로 볼까.”
* * *
곰 굴.
제주도 한라산 근처에 분포되어, 특정 괴수가 출몰하는 게이트가 나오는 지역을 일컫는 용어. 초인들 사이에서 은어로 곰 굴이라고 불리는 게이트 지역이었다.
곰 굴에서 알 수 있다시피 그곳은 ‘곰’이 나오는 게이트 지역이었다. 출몰하는 괴수는 바로 ‘그리즐리 베어.’ 일명 회색곰으로 불리며 곰과 매우 흡사하게 생긴 괴수였다.
그리즐리 베어는 강력한 근력을 바탕으로 날카로운 발톱과 입을 사용하는 것이 주공격 방법이었으며, 상대방을 끌어안아 등뼈를 부러뜨리는 베어 허그도 자주 사용하였다.
“단순 무식한 공격 방법이지만 꽤나 성가시긴 했었어.”
그렇다. 놈들의 공격은 일차원적으로 단순했지만 생각보다 질기고 단단한 피부와 저돌적인 공격 앞에 애를 먹는 초인들이 많았었다. 더군다나 일반 곰들과 달리 적어도 삼삼오오 무리를 짓고 돌아다니는 경향이 있기에 진형을 갖추고 상대해야 하는 골치 아픔도 있었다.
이래저래 제법 상대하기 까다롭기 때문에 기피될 법도 한 몬스터였으나.
“미래에서는 없어서 못 잡는 몬스터 중 하나였는데 말이야.”
그 이유는 간단했다. 바로 웅담과 곰 발바닥 때문. 둘 다 정력에 좋다고 소문난 곰의 부위였다. 정력에 좋다고 소문만 나면 미친 듯이 몰려드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웅담과 곰 발바닥은 높은 시세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런 쪽으로 큰 관심이 없던 성식으로서는 그런 사람들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당장 성식의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기회였다.
“한몫 단단히 챙겨야겠네.”
한동안 곰 굴에서 사냥하며 웅담과 곰 발바닥을 모으면 제법 많은 코인을 벌 수 있을 터였다. 빛 계열 속성의 스킬 구매를 위해 코인이 필요한 성식으로서는 경험치도 쌓고 코인도 벌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
제주도로 향한 성식은 게이트 키퍼들에게 초인 자격증을 보여주고 곰 굴 지역에 들어섰다.
한라산 초입 부근. 여기저기 곳곳에 파란 빛을 띠고 있는 게이트 포털들이 보였다. 이곳에서 파란 빛을 띠고 있는 게이트들은 모두 B급 게이트이자 그리즐리 베어가 출몰하는 게이트라고 보면 되었다.
“공략 중인 게이트가 태반이네.”
제주도까지 와야 하는 번거로움과 상대하기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이미 게이트에 진입해, 닫혀있는 게이트들이 많았다.
성식은 이내 그 지역을 지나쳐 더 위쪽으로 들어갔다. 과거 게이트 브레이크가 발발하기 전 곰 굴로만 종일 사냥하러 다녔던 초인에게서 들었던 말이 있었기 때문이다.
“나보다 곰 굴을 많이 돌아본 초인은 없을 거야. 내가 한라산에 있는 모든 곰 굴 쥐 잡듯이 다니다 보니까 깨달은 게 한 가지 있는데 산 초입보다 중반에 존재하는 게이트들이 드롭률이 확실히 더 높더라고. 뭐? 그걸 어찌 아냐고? 그냥 감 아니냐고? 내가 인마, 다 세서 통계 내봤다. 엉? 아니, 진짜라니까?!”
회귀 전 들었던 이야기 중 하나. 그 당시엔 우스갯소리로 흘러듣긴 했지만 빈말은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에 초입을 지나 중반부까지 올라갔다.
“어디 보자. 이쯤이면 되려나.”
초입에 비해 확연히 공략 중인 게이트가 줄어든 산 중턱의 게이트들. 성식은 적당한 지점에 왔다는 생각이 들자 그 게이트들 중 한 곳으로 입장하였다.
팟―
게이트에 들어서자 밝은 빛과 함께 지형이 바뀌었다. 게이트 밖보다 더 우중충해 보이는 하늘에 산기슭 초반으로 보이는 산악 지형.
“역시나 했는데 산악 지대네.”
이런 지역은 산봉우리에 보수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흐음, 확실히 더 마나가 풍부하구나.”
파천무를 익히고 경지가 오름에 따라 성식은 마나에 더욱 민감해졌다. 확실히 게이트 밖보다는 이곳이 더욱 마나가 풍부한 게 느껴졌다.
‘그러고 보면 게이트 브레이크가 발생 후에 각성자가 늘어난 이유가 이게 한몫한 거 같네.’
게이트 브레이크가 발발하면서 쏟아져 나온 것은 몬스터들뿐만 아니라 풍부한 마나도 같이 쏟아져 나왔으리라. 대기 중 마나의 밀도가 올라간 게, 초인으로 각성하는 자들이 늘어난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크응?”
조금 걷다 보니 발견한 그리즐리 베어. 세 마리가 한곳에 뭉쳐있었다.
놈들은 성식을 발견하고는 이내 망설임 없이 달려들었다. 매우 호전적인 성향을 여실히 보여주는 행동.
보통 이런 호전적인 성향에 애를 먹는 초인들도 많지만 성식은 그 앞에서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어서 와라, 나의 웅담들아.”
그저 성식의 눈에는 웅담 보따리로밖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즐리 베어 세 마리가 성식의 근처에 근접했을 무렵.
“파천무 제삼초. 파섬.”
성식이 발검식의 기수식을 취함과 동시에 내지른 파천무 삼초.
슥―
발검과 동시에 들린 미세한 소리.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았지만 그 결과는 대단했다.
푸홧―
달려오는 그리즐리 베어 세 마리가 수평으로 그대로 일도양단된 것. 기세 좋게 달려오던 것과는 달리 허무한 최후였다. 단말마 비명조차 못 내지르고 그대로 산화해 버렸다.
누군가 이 광경을 보면 이렇게 말했을 터.
“최소 6성은 훌쩍 넘은 초인이 저등급 사냥터 와서 학살하고 앉았네.”
그렇게 생각할 만했다. 그리즐리 베어의 피부는 질기다 못해 억셌으니까. 일격에 세 마리를 일도양단한다는 것은 5성 초인으로서는 꿈도 못 꿀 공격력이었다.
그러나 성식은 규격 외 존재. 5성이되 5성이 아닌 존재였다.
성식이 쓰러뜨린 그리즐리 베어는 이윽고 가루가 되면서 아이템을 남기고 사라졌다
2,403Coin
[일반]웅담 1개 [일반]그리즐리 베어의 힘줄 2개“오, 첨부터 웅담이라 시작이 좋네.”
웅담이 생각보다 드롭률이 안 좋다고 들었는데 처음부터 얻게 되자 기분 좋은 예감이 들었다.
“인벤토리 수납.”
아이템을 수거한 성식은 이윽고 계속해서 산의 정상까지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즐리 베어를 학살하다시피 한 성식은 웅담과 곰 발바닥을 꽤 모을 수 있었다. 간혹 등장하는 머시룸만 없었으면 정말 개꿀 게이트라는 생각이 들 정도.
“룸룸―”
아이만 한 크기의 버섯들. 머시룸이라고 불리는 이 괴수는 만만해 보이는 외양과는 달리 5성 등급의 괴수였다.
퍽―
성식에겐 그리즐리 베어든 머시룸이든 한 방이었지만 한가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요소가 있었다.
“저 가루 뿌리는 건 매번 성가시네.”
머시룸은 공세에 들어간 뒤에 바로 잡지 못하고 시간을 주면 몸에서 포자 가루를 뿜어내었다. 이 가루를 흡입하게 될 경우 마비되기에 꽤 위험한 능력 중 하나로 꼽히었다.
게다가 죽을 때도 마지막으로 포자 가루를 뿜어내고 죽는 놈들이었다. 그래서 초인들은 머시룸을 잡을 때 ‘똥 가루’ 뿌리고 가는 걸 조심하라고 하였다. 해치웠다고 방심했다간 그대로 포자 가루를 뒤집어쓰기 때문.
“파―”
이번에도 죽으면서 뿌린 똥 가루를 향해 장법을 사용하여 치워버린 성식. 성식은 포자 가루를 설혹 흡입하더라도 파천무의 기운으로 바로 몰아낼 수 있었지만, 마비 증세는 둘째치고 저 가루가 몸에 닿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다.
“찝찝하네.”
포자 가루가 몸에 닿으면 굉장히 찝찝한 기분을 선사했기 때문.
“하필 처음부터 머시룸이 나오는 게이트냐.”
머시룸은 산악 지형에서 가끔씩 등장하는 몬스터였다. 생각보다 흔하게 보기 쉽지 않은 몬스터인데 하필 성식이 들어온 게이트에 머시룸이 출몰했던 것.
처음에 바로 웅담을 획득하면서 기분 좋은 출발이라 생각했던 건 역시 개뿔이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계속 올라갔다.
다행히 머시룸의 개체 수는 많지 않았다. 성식은 빨리 처리하고 나갈 생각에 빠르게 치고 올라갔다.
그렇게 한 시간가량 만에 정상의 고지가 보였다. 이 역시 누군가 들었으면 그 속도에 몹시 놀라워했을 것이다. 고작 한 시간 만에 혼자서 보스 룸까지 올라간다는 건 상상치 못할 정도로 빠른 속도였기 때문에.
그렇게 산기슭 정상에 도달하자 넒은 공터가 보였다. 그곳에 한편에 웅크리고 있는 검은 흑곰.
“크르르.”
놈은 성식을 발견하고 육중한 몸을 일으켜 세웠다. 오면서 상대했던 그리즐리 베어보다도 족히 세 배이 상은 큰 거구였다.
“호오, 흑곰이네?”
그렇다. 보스는 새까만 흑곰이었다. 이 게이트에 오기 전 알아봤던 바로는 보통 보스 몬스터는 불곰이 나온다고 하였는데 흑곰이 나왔다.
‘간파.’
[Boss]용림큰곰등급 : 5성+(★★★★★☆)
전투력 : B+
―꿀을 무척 좋아한다. 벌침에 저항하기 위해 피부 가죽이 극도로 질기게 진화하였다.
놈의 스탯은 특이한 거와 다르게 평범하였다. 일반 보스와 마찬가지로 5성+ 등급이었던 것.
그러나 한가지 눈에 띄는 사항이 있었다.
“피부 가죽이 진화했다고?”
벌침에 저항하기 위해서 피부 가죽이 진화하였다는 문구. 그 문구를 보자 의하함이 먼저 들었다.
‘애당초 벌침이 쟤한테 통하나?’
애당초 벌들의 벌침이 5성급 괴수한테 통한다는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소리. 거기에 이곳에 오면서 벌집은 코빼기도 못 봤기 때문에 꿀을 좋아한다는 말조차 이해가 안 갔다.
“크와―”
성식이 상념을 이어가기도 전에 놈이 성식을 향해 질주하였다.
“성질이 급하시네.”
상념을 접고 재빠르게 전투태세를 취한 성식이 놈을 향해 맞서 나갔다.
휙―
달려와서 휘두르는 앞발을 재빠르게 취한 성식이 무방비하게 드러난 놈의 옆구리를 향해 가볍게 칼을 휘둘렀다.
지익―
‘어라?’
두부처럼 잘려 나가야 할 피부가 살짝 생채기만 나고 그친 것. 생각보다 더 질긴 피부에 성식은 깜짝 놀랐다.
“크워어어어―”
자신의 공격을 피한 것도 모자라 상처까지 입자 놈은 극도로 흥분한 것처럼 보였다.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퍼붓는 흑곰. 요리조리 가볍게 놈의 공격을 피하던 성식이 이번엔 놈을 향해 검기 세례를 날렸다.
퍽― 퍽―
“크워억―”
놀랍게도 썰어버릴 생각으로 날린 검기를 고스란히 몸으로 받아내었음에도 멀쩡하였다. 단지 약간의 검상만 입었을 뿐이다.
“힘을 많이 안 싣긴 했지만 대단하네.”
성식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피부 가죽이 극도로 질기게 진화하였다는 게 빈말이 아니었다. 방어력 하나만큼은 6성급 몬스터의 끝자락에 다다른 것 같았다.
“크릉―”
놈은 성식의 공격에 기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었다. 아마 저런 방어력이면 살면서 이렇게 상처를 입어본 적도 거의 없었을 터.
“안 오니? 그럼 내가 간다.”
놈이 덤벼들 생각을 안 하자 먼저 달려든 성식. 달려오는 성식을 향해 놈이 아가리를 벌리고 물어뜯으려 하였다.
슥―
보법을 사용하여 간단히 공격을 피해낸 후 이번엔 제법 많은 힘을 담아 놈의 앞발을 향해 휘둘렀다.
스겅―
“크워어어엉―”
놈의 비명 어린 외침이 산 정상을 흔들었다. 성식의 공격으로 인하여 앞발과 어깻죽지 사이가 3분의 2 이상 절단난 것.
“헐―”
성식은 이번에 진심으로 감탄했다. 이 정도 힘이었으면 웬만한 6성급 몬스터도 그냥 잘려 나갔을 터. 그런데도 불구하고 놈의 앞발을 완전히 절단하지 못한 것이었다.
“가죽 진짜 질기네.”
성식은 내심 저 가죽으로 방어구를 만들어 입으면 몹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크워엉―”
앞발이 거의 절단 나 구슬픈 울음소리를 흘리고 있는 흑곰. 놈을 향해 한 걸음 다가섰다.
“이만 끝내자.”
그 말과 함께 파천무의 ‘파’와 ‘결’의 묘리를 사용해 검기를 내질렀다. 그것은 지금껏 가볍게 행하던 공격과 달리 놈에게 재앙과도 같은 공격이었다.
푸화왁―
“크… 크러럭.”
파천무의 묘리가 담긴 검기는 이전과 다르게 너무나 쉽게 놈의 허리를 일도양단해 버렸다. 흑곰은 이내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가루가 되어서 사라졌다.
―던전 핵이 등장합니다. 던전 핵을 파괴하세요.
보스를 처치하자 알림과 함께 나타난 드롭템.
15,380Coin
―[고급]흑곰의 웅담
―[고급]흑곰의 곰 발바닥
―[희귀]흑곰의 몹시 질긴 가죽×3
“오.”
흑곰이 남기고 간 아이템은 꽤 마음에 들었다. [고급]이 붙은 웅담과 곰 발바닥이 동시에 나온 것. 거기에 가죽까지 등장하였다.
“와, 저 가죽으로 옷이나 한번 만들었으면 한 걸 어떻게 알고 이렇게 또.”
기분 좋게 아이템을 수거한 성식이 던전 핵을 파괴하고 나가려던 참이었다.
“저게 뭐지?”
처음 흑곰이 웅크리고 있던 곳. 그 자리 뒤편에 놓여있던 거대한 바위 옆으로 하나의 통로가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