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gressed and I'm the only one with infinite traits RAW novel - Chapter (43)
회귀했더니 나 혼자 특성 무한-43화(4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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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열쇠. 윤 가르데스의 초월격인 성 베드로의 신물. 이 아이템은 ‘간파’로도 파악할 수 없는 아이템이었다.
이걸 어디에 쓰라고?
당시 윤 가르데스로부터 ‘하늘의 열쇠’를 받았을 때 성식의 솔직한 심정이었다.
‘어디 성 베드로의 유적 같은 데 들어가는 필요한 열쇠인가?’
그 당시 성식이 내릴 수 있는 합리적인 추론. 보통 이런 아이템은 숨겨진 던전이나 이벤트 던전에 입장할 수 있는 열쇠로 많이 통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식의 예상이 빗나가기 시작한 건 얼마 전부터였다.
파천신검으로부터 ‘미래 예지’ 스킬. 만월의 룬으로부터 ‘빛의 파편’ 특성. 성식이 결코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스킬과 특성을 안겨주기 시작하였다.
‘도대체 이거 뭐야? 장난 아니네.’
뜻밖의 행운에 성식은 이런 아이템을 얻게 된 것이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하늘의 열쇠’가 [B랭크]바람의 상처와 공명하고 있습니다.
난처한 상황에 빠진 성식에게 다시 한번 들려온 알림 소리. 이번에도 그 시작은 ‘하늘의 열쇠’에서부터였다.
―특성―[EX랭크]파천무와 스킬―[B랭크]바람의 상처가 공명합니다!
―스킬―[B랭크]바람의 상처가 [S랭크](파천)바람의 상처로 진화가 가능합니다. 진화하시겠습니까?
이번에는 난데없이 ‘바람의 상처’ 스킬의 진화 여부를 물어왔다. 갑작스러운 일이었지만 이것은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예스.”
―[B랭크]바람의 상처가 [S랭크](파천)바람의 상처로 진화하였습니다. 축하합니다.
성식의 몸이 잠시간 빛나는가 싶더니 스킬창에 [B랭크]바람의 상처 대신 [S랭크](파천)바람의 상처가 생겨났다.
“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이적. 회귀 전에 이런 이적을 행하는 아이템이 있다는 소문은 결단코 들어본 적이 없었다.
‘도대체가… 나한테 원하는 게 뭐길래 이렇게 퍼주는 거지?’
이젠 이 반대급부에 대해서 걱정마저 들기 시작하였다.
‘고민을 해봐도 알 수가 없네. 일단 나중에 생각해 보자.’
일단은 이 던전을 클리어하는 것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다.
잠시간 손에 들린 ‘하늘의 열쇠’를 쳐다본 성식이 인벤토리에 하늘의 열쇠를 수납하고 새로 얻은 스킬을 확인하였다.
[S랭크](파천)바람의 상처―타입 : 액티브
―파천의 힘이 담긴 바람의 칼날을 다수 생성한다. 시전자의 의지에 따라 생성 개수를 조정할 수 있다.
―공격력 : 시전자의 마력 계수와 파천무의 달성 경지에 비례
―쿨 타임 : 없음
“!”
스킬의 내용을 확인한 성식은 깜짝 놀랐다. 기존의 바람의 상처와는 비교할 수도 없이 좋아졌기 때문. 일단 파천의 힘이 담겼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파괴력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증가했을 터다.
거기에다가.
“쿨 타임이 없어?”
쿨 타임이 사라졌다. 쿨 타임이 없다는 소리는, 즉 마력이 받쳐주기만 하면 파천무의 무공처럼 언제든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소리. 파천무의 힘을 받아오면서 파천무의 스킬로 분류된 듯하였다.
성식은 당장에 스킬을 사용해 보았다.
“바람의 상처.”
스킬을 사용하자 마력이 뭉텅이로 빠져나가는 느낌과 함께,
슈와왕―
파천의 힘이 담긴 바람의 칼날들이 쏘아져 나갔다. 빈 공간의 대기가 크게 할퀴어져 뜯겨 나가는 듯하였다.
타깃팅한 대상은 없었지만 성식은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엄청나게 파괴력이 향상됐다는 것을. 이 정도면 자이언트 땅벌의 외피를 썰어버릴 수 있겠다는 것을.
“…마력 소모가 크긴 하네.”
단점은 생각보다 마력 소모가 극심하다는 것이었다. 현재로서는 전력을 다해 펼치는 것은, 서너 번 정도 연달아 펼치면 마력이 고갈될 듯하였다.
“이 정도 범용성과 파괴력을 가진 스킬을 막 써대면 사기긴 하지.”
마력의 구애에서 벗어나 사용하려면 적어도 외부의 기와 공명하는 8성 경지엔 도달해야 가능할 듯싶었다.
시전자의 의지에 따라 생성 개수를 조절할 수 있다는 말에 바람의 칼날 개수를 줄여 사용해 보기도 하였다.
“나쁘지 않네.”
마나를 많이 잡아먹는 건 여전하였으나 범위와 개수를 조절한다면 전투 중 여러 차례 사용할 수 있을 듯하였다.
자신감이 붙은 성식은 이내 재정비를 하고 토굴을 나아가기 시작하였다.
얼마간 나아갔을 무렵 이내 마주친 자이언트 땅벌 무리. 이번엔 아홉 마리였다.
놈들이 성식을 둘러싸며 진형을 갖추기 전에 바로 선공을 취했다. 이전 전투에서 진형을 갖추기 전에 성공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바람의 상처.”
전력을 다해 쏟아낸 바람의 상처!
푸화확―
그 효과는 대단했다. 놈들의 단단한 외피가 두부처럼 잘려 나간 것. 전력을 다해 사용했기에 아홉 마리 모두가 바람의 상처 범위 안에 들어와 있었다.
“와, 실화냐.”
성식의 입에서 감탄이 쏟아져 나왔다. 그럴 만했다. 처음 상대했던 무리는 고생, 고생을 하며 잡았는데 이번에는 바람의 상처 스킬 한 방에 모두 갈려 나갔던 것. 누군가 보면 말도 안 된다며 소리칠 만한 광경이었다.
성식의 등급은 아직 5성+ 등급. 5성+와 6성의 벽은 분명한 간극이 존재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6성급의 괴수 다수를 일격에 참살한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해내지 못할 위업이었다. 이것은 11성좌여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아니지. 무황 그 아저씨나 검황은 가능할지도 모르겠네.”
EX등급의 특성을 가지고 있던 검황과 무황. 그 둘이라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몰랐다.
그 정도였다. 회귀 전 결코 11성좌의 그림자조차 밟아볼 생각을 못 했던 성식. 이제는 11성좌 중 최고를 논하던 검황이나 무황과도 비견할 정도가 되었다.
이렇다 보니 이번 사냥을 통해 격세지감이 몰려왔다. 이대로만 쭉 나아간다면 11성좌를 따라잡을 날도 머지않은 듯하였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전진한 토굴. 성식은 [S랭크](파천)바람의 상처 덕에 단 한 차례의 고배도 없이 쭉쭉 나아갈 수 있었다.
그러다 마주한 서른 마리가량의 땅벌 무리. 여태껏 만난 무리들 중 가장 많은 수였다.
그 무리중 선두에 있는 녀석의 생김새가 눈에 띄었다. 다른 벌들보다 체구가 크고 외피가 더 단단해 보였다.
‘간파.’
자이언트 땅벌 전사
―등급 : 6성+(★★★★★★)
―전투력 : A
―지하 속에 토굴을 파 거대한 군락을 이룬다. 단단한 갑주와도 같은 외피는 쉽사리 부서지지 않는다.
―자이언트 땅벌들을 통솔하는 전사이다. 주변 자이언트 땅벌들에게 사기 +30 효과를 부여한다.
‘네임드 몬스터.’
흔히 같은 종이라도 네임드의 몬스터가 있었다. 고블린 전사, 오크 투사 등등. 이번에 나타난 놈도 자이언트 땅벌의 네임드 개체인 듯하였다. 간파로 살펴본 놈의 능력치 중에 눈에 띄는 건 ‘사기 +30’ 효과. 주변 땅벌들에게 광역 버프를 걸어주는 효과를 가진 개체였다.
‘이런 놈들이 다수 있다면 꽤 골치 아프겠네.’
광역 버프기는 부대 단위 적과 상대할 때 가장 골치 아픈 요소였다. 사기 +30이라면 약간의 버서커 모드로 돌변하게 만드는 수치였다. 즉 일반 자이언트 땅벌들의 공격력이 눈에 띄게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 터였다.
하지만.
“바람의 상처.”
콰드득―
파천의 힘이 담긴 바람의 상처 앞에서 갈가리 찢겨 나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노다지네, 노다지야.”
자이언트 땅벌이 드롭한 아이템을 수거하면서 절로 노다지라는 중얼거림이 나왔다. 처음에 걱정했던 것이 무색할 만큼 ‘(파천)바람의 상처’를 얻고 난 뒤 난이도가 너무 쉽게 내려갔다. 이래도 되는 건지 걱정이 될 정도.
‘날로 먹는다는 게 이런 건가.’
그렇게 손쉽게 몇 번의 무리를 더 격파하며, 중간중간 마나 회복을 위한 운공을 하며 전진하다 보니 어느덧 토굴의 끝에 다다랐다.
‘여기가 끝 지점인가.’
토글 끝을 빠져나오자 거대한 공간이 등장하였다.
“와, 이건 장관인데.”
눈앞의 전경을 확인한 성식의 눈이 화등잔만 하게 커졌다. 족히 수백 미터는 될 법한 거대한 절벽에 수많은 벌집이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 저 벌집에서 땅벌들이 모두 부화한다면 족히 수천 마리는 될 법하였다.
바꿔 말하면 이 던전의 현재 땅벌의 개체가 수천 마리는 될 수 있다는 소리였다. 실제로 지금도 이 거대한 공간에 떠있는 자이언트 땅벌만 해도 수백 개체는 되어 보였다.
‘처음 보았던 열일곱 개의 토굴이 여기로 연결되어 있는 거군.’
지형을 살펴본 성식은 처음 보았던 열일곱 개의 토굴이 다 이곳과 연결되어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여기서 보스를 어떻게 찾으라… 어라?’
여기서 보스를 어떻게 찾으라는 건지 암담해하던 찰나, 절벽의 벌집 중 가장 거대해 보이는 구멍이 보였다.
‘저기다.’
성식은 직감적으로 저곳이 보스가 머무르는 곳이라는 것을 예감했다. 우선 공중에 떠있는 수많은 자이언트 땅벌들을 피해 저곳으로 접근해 보기로 하였다.
성식이 나온 토굴은 다행히 열일곱 개의 토굴 중 제일 하단부에 있는 토굴이었다. 벽에 찰싹 붙어 토굴을 완전히 빠져나온 성식은 벽을 타고 자이언트 땅벌들의 감지 범위를 피해 움직였다. 몹시 긴장되는 상황이었다.
‘자칫하면 다 몰려오겠는데.’
실수로 몇 마리와 전투라도 벌어지는 순간에는 저기에 떠있는 수백 마리의 자이언트 땅벌을 마주해야 할 터였다.
다행히 여왕벌의 둥지로 추정되는 공간은 가장 우측 부근에 있었다. 우측 부근에서 중간 지점에 있긴 하였으나, 그 공간 인근에는 자이언트 땅벌들이 보이지 않아 몰래 접근이 가능해 보였다. 제일 위쪽 지점에 있지 않아서 천만다행이었다.
벽에 붙어 조심히 움직여 가는 찰나.
윙―
자이언트 땅벌 한 마리가 성식 쪽으로 날아왔다.
‘흡.’
급작스러운 상황에 성식은 숨도 멈춰가며 기척을 죽였다. 놈은 성식이 있는 곳의 두세 블록 앞쪽에 내려앉아서 더듬이를 움직이며 무언가를 찾는 듯하였다. 성식의 움직임을 느끼고 내려온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입술을 질끈 깨문 성식이 결단을 내렸다.
‘파천보―귀보.’
귀신 같은 발놀림으로 삽시간에 놈의 지척까지 접근한 성식. 놈은 그때까지도 성식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했다.
스겅―
‘파’의 힘을 담은 검기가 놈의 목을 가볍게 스치고 지나가자 툭― 하고 목이 떨어졌다.
놈의 신체가 급격히 기울어져 바닥과 충돌하려 하자 급하게 받아 들었다.
‘소리가 나면 안 되지.’
놈의 시체가 이윽고 가루로 흩날리며 사라졌다.
‘휴.’
한숨을 돌린 성식이 다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이번엔 더욱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찰나의 시간이 영원같이 길게 느껴지는 순간들이었다. 이윽고 다행히 별 탈 없이 벌집 입구까지 도착한 성식.
벌집들의 각 구멍은 2미터가량 되어 보였다. 그곳에는 일반 벌집에서 보아온 광경처럼 수많은 애벌레가 있었다.
‘아, 이놈들 다 잡으면 그게 다 경험치요, 코인인데.’
수많은 애벌레들이 징그럽다는 생각보다는 전부 경험치와 코인으로 보이는 성식이었다.
‘쩝.’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신 성식. 특히 이제 6성으로 등급 업이 정말 목전에 와있다는 것이 어렴풋이 느껴졌기 때문에 더욱 아깝게 느껴졌다.
미련을 떨쳐낸 성식이 파쿠르를 사용해 벌집을 타고 빠르게 올라섰다. 지금부터 속도전이었다. 성식의 현재 피지컬이라면 전속력으로 1분도 안 걸려 도달할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대놓고 올라가는 성식은 곧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상황. 놈들이 눈치채고 몰려들기 전에 보스 룸으로 입장해야 할 터였다.
윙―
성식이 보스 룸까지 이제 절반도 채 못 올라왔을 때 놈들이 눈치채고 몰려들기 시작하였다.
‘생각보다 대응이 빠르다.’
움직인 지 수 초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인데 그새 반응을 한 것이다. 성식에게 쇄도하는 자이언트 땅벌들. 성식은 올라서다 벌집 입구를 등지고 바람의 상처를 사용하였다.
‘바람의 상처.’
푸화왁―
휘몰아치는 바람의 칼날 앞에 분쇄되어 떨어지는 놈들. 범위에서 벗어나 있는 놈들이 몰려오기 전에 재빠르게 다시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그와 동시에 ‘마나 포션’을 사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급 마나 포션’을 사용하였습니다. 마나가 소량 회복됩니다.
마나 포션은 체력 포션보다 두 배는 비싸 아껴두었지만 지금은 아낄 때가 아니었다.
푸화확―
다시 한번 사용하는 바람의 상처. 그렇게 두 차례 더 바람의 상처를 사용하고 가진 바 마나가 바닥에 다다랐을 무렵 보스 룸으로 들어설 수가 있었다.
―띠링. 보스 룸에 입장하였습니다. 보스를 처치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