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gressed and I'm the only one with infinite traits RAW novel - Chapter (50)
회귀했더니 나 혼자 특성 무한-50화(50/330)
* * *
갑작스러운 용호 클랜원들의 등장. 격돌하게 되면 용호 클랜원들이 그 소리를 듣고 몰려올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나 빨리 몰려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
‘하지만 상황은 더 괜찮다.’
지금은 한은영이 숨기고 있던 치부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눈치 빠른 자들은 벌써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눈치챈 듯 보였다.
이런 상황이라면 한은영의 편에 설 확률이 급격히 줄어드는 상황. 한은영과 더불어 용호 클랜원 전체와 대적하는 최악의 경우는 피할 수 있어 보였다.
“이… 이게 어떻게? 설마 그 소문이 사실이었어?”
“왜 저들이 부클랜장님 저택에서…….”
지금 상황을 본 용호 클랜원들이 혼란에 빠져있는 사이 성식은 한은영에게 쇄도하였다.
쾅!
성식의 일격을 또다시 실드를 펼쳐 막아내는 한은영. 물론 온전히 막아내지 못하여 타격을 입은 기색이 역력하였다.
“크… 크윽.”
성식의 일격을 막은 여파로 인하여 입가에 선혈을 흘리는 그녀. 황급히 뒤로 물러섰다. 그런 그녀의 눈에 주변 환경이 들어왔다.
자신을 경악 어린 눈으로 쳐다보고 있는 클랜원들. 그리고 성식의 발목을 잡기 위해 불러낸 꼭두각시들조차 용호 클랜원들에게 의해 제압되어 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 상황을 보고 있자니 모든 게 끝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키…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그저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였는데.
그녀의 눈에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는 성식이 보였다.
‘모두… 저놈 때문이야. 저놈만 없었으면…….’
성식만 없었으면 어제와 똑같은 내일이 기다리고 있었으리라.
“킄… 크, 다 같이 죽자.”
그녀는 인벤토리에서 검은색 조각 하나를 꺼내 들었다. 그것을 보고 불길한 예감을 느낀 성식. 다급하게 그녀에게 뛰어갔다. 그러나 그녀가 한 발 더 빨랐다.
꿀꺽―
그 조각을 삼켜버린 것.
푸화화확.
그와 동시에 그녀의 전신에서 검은 기운이 거세게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전에도 한 번 본 적이 있는 낯익은 광경.
‘그때 그 변이 던전 때랑 똑같아.’
그렇다. 과거 F급 게이트를 돌다가 마주친 변이 던전. 그때 고블린 제사장이 검은 기운에 휩싸이더니 라이칸스로프로 변이했던 적이 있다. 지금은 그 상황과 매우 흡사했다.
“제기랄.”
성식이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그 짧은 순간, 그녀의 몸을 휘감던 검은 기운이 그녀에게 갈무리되었다. 변화는 이전에 변이 게이트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빨랐다.
“후우우.”
어둠의 기운에 잠식당한 그녀는 외관부터가 색다르게 변이되었다. 칠흑같이 어두운 피부. 하얗게 탈색된 머리. 머리 양쪽에 솟아오른 뿔.
그것은 흡사 ‘종’이 변화한 듯하였다. 인간에서 인간이 아닌 무엇인가로 변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와 동시에 한은영에게 ‘영혼의 종속’을 당한 초인들에게서도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끄… 끄아아악!”
온몸의 핏줄들이 도드라지기 시작하였다. 그와 동시에 흙빛으로 변하기 시작하는 피부. 눈의 흰자는 검게 물들고 눈동자는 새빨갛게 변하기 시작하였다.
“뭐… 뭐야, 다들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이러한 변화에 당황하여 우왕좌왕하는 용호 클랜.
그 상황을 목격한 성식은 침음을 삼켰다. 어디서 많이 본 듯 익숙한 외양과 기운들이었기 때문이다.
‘이건… 마족화인데.’
그렇다. 바로 이것은 회귀 전 밤의 시련을 겪으며 자주 보았던 마족화.
‘아직 밤의 주인들도 등장하지 않았는데?’
마족화는 말 그대로 밤의 주인들을 통해 진행되는 현상이었다. 성식은 놀란 마음을 진정시키며 당장 눈앞에 있는, 한은영이었던 ‘반마족’에 간파를 사용해 보았다.
‘간파.’
이름 : 한은영
종족 : 반마족
등급 : 6성+(★★★★★★☆)
특성 : [SS랭크]죽음의 군세
*알 수 없는 어둠의 힘에 침식 중이다. 마족화가 진행 중이다.
‘역시나.’
예상이 맞았다. 마족화 진행 중인 그녀. 벌써 종족부터 ‘반마족’으로 표기되어 나오기 시작하였다.
‘게다가 그새 등급도 6성+가 됐네.’
마족화가 진행됨에 따라 가진 바 힘도 증가할 터였다. 더 이상 두고만 볼 순 없는 일. 온전한 마족화가 진행되기 전에 처단해야 했다.
한은영을 바라보는 눈이 더없이 가라앉았다.
‘결국 금단의 영역까지 손을 대? 역시 너는…….’
휘귀 전에도 그러더니 지금도 마찬가지. 본인의 뜻대로 안 풀리면 막 나가는 성격은 여전하였다.
‘인류의 해악 같은 ×. 여기서 처단이 답이다.’
성식은 파천보의 보법으로 한달음에 한은영의 지척으로 접근하여 검을 휘둘렀다.
콰득―
놀랍게도 한은영은 팔에 기운을 둘러서 맨팔로 성식의 공격을 막아내었다.
“크윽―”
그러나 타격이 없지는 않은 듯 낮은 신음을 흘려냈다.
“네놈―”
다른 한쪽 팔에서 날카로운 낫 모양의 기운이 뭉쳐나더니 그대로 성식에게 휘둘러졌다.
깡―
성식 또한 팔에 기운은 둘러 가볍게 막아내었다.
“너만 단단한 게 아니거든?”
‘[S랭크]여왕의 갑주.’
특성의 효과는 탁월했다. 저만치나 날카로운 기운을 가볍게 막아낼 정도로 뛰어난 방어력을 보여주었다.
“한번 제대로 놀아보자고.”
파천의 기운을 가득 담아 다시 한번 파천신검을 휘두르자 한은영이 질겁하면서 물러섰다. 아무리 마족화가 진행 중이라고 해도 파천의 힘까지는 직접 막아내기는 역부족인 듯 보였다.
성식의 공격을 피해낸 그녀가 증오의 눈으로 성식을 쳐다보았다.
“네 녀석만큼은… 용서 못 해.”
눈에서 귀기마저 내뿜으며 중얼거리는 모습은 몹시나 소름 끼쳤다.
승부는 지금부터였다.
“제2 군세여, 부름에 응하라.”
드디어 반마족화된 그녀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힘을 꺼내 들기 시작하였기 때문에.
지이잉―
허공에 무수히 많은 마법진이 새겨지며 죽음의 군세가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였다.
제2 군세의 면면은 제1 군세보다 더 강력한 언데드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듀라한, 엘리트 블랙 나이트, 본골렘 등등. 1 군세보다 훨씬 흉악한 놈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그것을 보며 성식은 생각했다.
‘이러다 제3 군세까지 소환하겠는데.’
제3 군세부터 진정한 그녀의 힘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본드래곤, 데스나이트를 주축으로 이루어진 제3 군세는 그녀가 7성에서 7성+ 시절 무적으로 군림하게 했던 주된 힘 중 하나였다.
“미… 미친! 언데드야!”
“진짜 저들을 가둬둔 게 은영 님이었어?”
그 광경을 보며 용호 클랜원들도 멘붕에 빠졌다.
지금껏 요사스러운 힘으로 오해받을까 봐 ‘죽음의 군세’ 특성을 숨겨왔던 한은영. 오직 오빠인 한철식 말고는 이 힘에 대해 아무도 몰랐다.
그렇기에 대부분은 한은영이 5성+ 등급에 도달했다는 것만 알고 있었고 어떤 힘을 다루는지는 정확히 아는 자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 용호 클랜원들이 받은 충격은 컸다. 한은영이 언데드를 소환하는 것을 보고 이제는 확실히 알게 되었던 것이다. 눈앞에 실종된 여러 초인들이 누구 짓이었는지를.
그때였다.
“이게 다 무슨 짓이란 말이냐―”
커다란 외침과 함께 등장한 거구의 사나이.
“…오빠.”
“은영이 너… 도대체… 이 꼴이 뭐란 말이냐.”
그렇다. 그는 용호 클랜의 클랜장이자 한은영의 친오빠인 산왕, 한철식이었다.
“도대체… 니가 왜 이런 꼴이란 말이더냐.”
그는 울부짖듯이 외쳤다. 눈에서 피눈물이 흐르는 것과도 같은 표정이었다.
“…미안.”
오빠의 등장의 기세가 한층 누그러진 그녀. 그녀의 반응을 보고 한철식의 표정에 희망이라는 것이 깃드는 듯하였다.
‘아니야.’
하지만 성식은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한번 마족화가 진행된 사람은 결코 되돌아올 수 없다. 회귀 전 마족화가 진행된 수많은 사람들을 보았지만 단 한 사람도 본래의 인간으로 돌아온 걸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지금이 인간으로서 이성이 남아있는 마지막 순간일 것이다.’
“끄… 끄으악ㄱ.”
성식의 짐작은 옳았다. 그녀는 잠시 한철식을 보고 멈칫하는 듯하였으나 이내 다시금 마기에 잠식당하기 시작하였다.
“은영아―!”
“오… 오지 마! 내게서 떨어져!”
머리를 부여잡고 괴로워하는 그녀는 그 와중에도 오빠에게 떨어지라고 소리를 질렀다.
“내가 어떻게 널 두고 갈 수가 있어!”
두 남매는 몹시 끈끈한 사이였다. 둘은 같은 고아원 출신으로 친남매는 아니었지만 자아가 형성될 때부터 지금껏 항상 꼭 붙어 지내왔다. 그만큼 둘의 사이는 오히려 친남매보다도 더욱 끈끈하고 유대가 깊었다.
그 둘의 이야기를 아는 용호 클랜원 중에는 벌써 눈시울을 붉히는 자들이 있을 정도였다.
쾅―
“크윽―”
엘리트 블랙 나이트. 6성+ 등급의 언데드. 그 엘리트 블랙 나이트가 한은영에게 다가서는 한철식을 막아섰다.
“넌 뭐란 말이냐― 비―켜라!”
자신의 앞을 막아선 엘리트 블랙 나이트를 향해 다시금 쇄도해 보지만.
퍽―
“커억!”
다시금 한 수에 나가떨어지고 말았다.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이제 5성+인 한철식으로서는 6성+ 등급인 엘리트 블랙 나이트의 한 수도 감내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클랜장님이 한 수에…….”
“말도 안 돼. 저 괴물들이 뭐길래…….”
그것을 지켜보는 클랜원들의 눈은 불신으로 가득 찼다. 상황이 상황이었지만 한철식 그가 누구인가. 용호 클랜이라는 거대 클랜의 클랜장이자 5성+에 도달한, 국내에서 가장 강한 초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였다.
“그런 클랜장님이 한 수조차 막기 버거워하다니.”
모두가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때, 한은영이 마족화될 때부터 덜덜 떨기만 하던 ‘땅초’라 불리던 사내가 말했다.
“저… 저 언데드는 6… 6성 등급 이상인 거 같습니다.”
그 말에 모두들 놀라 땅초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저게 6성 등급의 언데드라고?”
“네… 형님. 저… 저거뿐 아니라 태반이… 6… 6성인 거 같습니다.”
사내의 말에 다들 경악하며 부정을 하였다.
“미친 소리 하지 마! 부클랜장… 아니, 한은영 저년이 5성+인데 어떻게 6성이 넘는 언데드들을 소환해!”
“하… 하지만 진짜로… 진짜로 그렇게 느껴집니다요.”
그 말에 모두들 막연히 느끼던 사태의 심각성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땅초라 불린 사내. ‘스카우터’의 특성을 가지고 있는 그는 지금껏 틀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꿀꺽.
누군가 침을 삼키는 소리가 천둥과도 같이 울려 퍼졌다. 정말 저 언데드들의 태반이 6성 등급을 넘어선다면 그들의 수장, 한철식이 한 수조차 막기 버거워한 이유가 납득이 갔다.
“비켜라―”
“클랜장님, 일단 이곳을 피하고 후일을 도모하시는 게…….”
“비키라 했다.”
그때 한철식은 자신을 부축하는 클랜원들을 뿌리치고 다시금 달려 나갔다.
“으아아― 폭성호극참―”
비명과도 같은 소리를 내지르며 한철식은 자신의 주력 스킬인 ‘패천거력도 제십이식 폭성호극참’을 사용하였다. 기세만으로는 하늘을 찢고 땅을 뒤엎을 것만도 같았으나.
콰득―
엘리트 블랙 나이트는 한 손으로 그 공격을 받아내었다. 형형하게 빛나고 있지만 한없이 무감정한 나이트의 눈을 바라보자 한철식은 그 순간 투지를 잃고야 말았다.
“아…아…….”
퍽― 쿠당탕탕.
한철식은 엘리트 나이트의 발길질 한 번에 몸이 붕― 떠서 클랜원들이 있는 곳까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뒹굴어 왔다.
“쿨럭― 으… 은영아.”
힘겹게 고개를 들어 한은영이 있는 방향을 향해 손을 뻗는 한철식.
풀썩.
그 마지막 손짓을 끝으로 이내 정신을 잃고야 말았다.
둘의 사연을 아는 이들은 그 애처로운 모습에 눈물을 흘릴 것만 같았다.
“크… 클랜장님.”
“어흐흑.”
실제로 지금 상황의 분함과 무력함에 눈물을 흘리는 자들도 있었다. 그런 처진 분위기 속에서 한 가지 낭보가 들려왔다.
“실종자들은 모두 제압했습니다.”
뒤쪽 전선에서 한은영에게 영혼이 종속되어 날뛰던 자들을 모두 제압한 것. 한은영이 주로 외모만 보고 수집했던 자들이기에 실제적인 무력은 다들 고만고만한 자들뿐이었다. 그 덕에 마족화가 진행되기 시작했어도 손쉽게 모두 제압할 수 있었다.
“우선 후퇴합시다.”
사태를 주시하고 있던 클랜 간부 신진우가 앞에 나서며 후퇴의 의견을 꺼냈다. 성식을 이곳으로 끌고 왔던 5성 초인이자 용호 클랜의 간부. 그는 지금 이 상황에서조차 빠르게 머리를 굴리고 있었다.
‘한은영이 나가리가 됐다. 한은영 라인은 이제 끝났어.’
애당초 한은영에게 줄을 대고 있던 신진우는 이제 그 줄이 동아줄이 아닌 썩은 줄이 됐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빨리 깨달았다.
그렇기에 한은영이 만든 지금 이 상황을 수습함과 동시에 한철식 클랜장을 보필하면서 기회를 엿볼 속셈이었다. 전형적인 기회주의자의 표상.
“저 미친 마녀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한시라도 빨리…….”
슈아악―
툭.
“…어?”
끔뻑끔뻑 땅에 떨어진 오른쪽 팔을 쳐다보는 신진우. 그 팔은 몹시나 낯이 익었다.
“끄아아아각―”
바로 자신의 팔이었기 때문에. 미친 듯이 비명을 지르는 신진우.
“누가, 미친, 마녀지?”
스산함이 물씬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을 꺼낸 한은영. 신진우의 팔을 날려버린 범인은 바로 한은영이었다. 엘리트 블랙 나이트를 통하여 일격에 신진우의 오른팔을 날려버렸던 것.
“너희들은, 오늘 한 놈도, 이곳에서 살아 돌아가지 못한다.”
감정 없는 목소리로 한 자, 한 자 내뱉는 한은영을 보고 모두들 생각했다.
‘아, 오늘 이곳이 무덤이 되겠구나.’
한은영과 그 뒤에 도열해 있는 흉악한 언데드 군단을 보고 저항할 전의마저 사라졌다.
“신이시여.”
누군가가 신을 찾으며 기도를 올리는 그때였다.
“놀고 있네. 오늘 뒈지는 건 바로 너야, 미친×아”
모두들 경악하며 욕을 내뱉은 자를 쳐다보았다. 장신에 미형의 외모. 한 손에 기다란 장검을 꼬나쥐고 앞으로 나선 자.
그렇다. 거침없이 욕을 쏟아내며 앞으로 나선 자는 바로 성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