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gressed and I'm the only one with infinite traits RAW novel - Chapter (65)
회귀했더니 나 혼자 특성 무한-65화(65/330)
【불가사리】
스으으―
성식의 그림자가 끝없이 늘어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신묘한 감각이었다. 그림자가 마치 몸의 일부라도 된 듯 그림자를 통해 감각을 확장할 수 있었다.
‘이게 그림자의 늪이라는 권능인 건가.’
그것은 새로운 감각에 눈을 뜬 기분이었다. 자신의 늘어난 그림자 말고도 주변의 그림자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그 그림자들이 존재하는 곳들이 자신의 영역이라도 된 듯 느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처럼 수풀이 우거져 지천이 그림자로 깔려있는 공간에서는 더욱 그러했다.
불현듯 조금 전 전투 중에 리 샤오광이 쓰던 기술이 떠올랐다.
‘그림자 이동.’
스윽.
공간이 접히듯 시야가 반전되더니 성식이 이동하고자 하는 위치까지 이동되었다.
“이런 능력을 가지고 나한테 그리 쉽게 졌어?”
그림자가 우거진 이곳은 공간에 대한 지배력이 엄청 높아진 느낌이었다. 이 공간에서만큼은 자기보다도 높은 등급의 적을 상대로 이길 수도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이런 능력을 가지고도 그렇게 무력한 모습을 보였다니 이해할 수 없었다. 심지어 지금 성식이 사용하는 [SS랭크]그림자의 늪의 능력은 제한마저 있었다.
[SS랭크]그림자의 늪(LV1)(제한―암(暗) 속성력 미보유)―그림자의 힘을 다룰 수 있다.
―보유한 암(暗) 속성력에 비례해 지배력이 올라간다.
― 스킬 레벨과 암(暗) 속성력이 올라갈수록 더욱 밀도 있게 그림자를 다룰 수 있게 된다.
암(暗) 속성력이 있어야지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특성이었다.
‘그림자의 검.’
파스스스.
성식의 주변에서 수많은 형태의 그림자의 검들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그것은 검황이 사용하던 무한의 검과도 비슷한 장면이었다.
검황의 수많은 이기어검이 전장을 휘저을 때 느꼈던 전율적인 장면. 그 장면의 시초와도 비슷한 느낌을 주는 광경이었다.
그러나.
―지배력의 제한으로 구현할 수 없습니다.
성식에게 울리는 알림. 그것은 그림자의 속성에 대한 지배력이 부족하여 더 이상 구현할 수 없다는 소리였다. 그 알림과 동시에 허공에 떠오르던 수많은 그림자의 검들이 바스러지며 사라졌다.
“끄응, 될 것 같았는데 안 되네.”
아쉬운 소리가 나왔다. 검황처럼 이기어검의 세례를 구현할 수 있는가 싶었는데.
물론 성식도 8성에 도달한다면 검황과도 같은 이기어검 세례를 구현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런데 놈은 암 속성력도 있을 테고 특성 스킬 레벨도 높았을 텐데, 이런 것도 구현하지 못했다고?”
리 샤오광, 그의 공격 패턴은 단순하였다. 그림자 이동으로 공간을 이동하고, 에너지포를 모아서 발사하고, 그림자 속에서 가시가 튀어나오고 그런 단순하디 단순한 공격 패턴이 끝이었다.
―그건 너와 그자와 구현력의 차이가 있어서 그럴 것이다.
파천이 성식의 의문에 대답하였다.
구현력. 그것은 심상과도 깊은 연관이 있었다. 정신적인 그릇이 클수록, 심(心)의 수련이 깊을수록 더욱 강력한 구현력을 발현할 수 있었다.
애초에 리 샤오광과 성식의 구현력은 급이 다를 수밖에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다.
리 샤오광도 애당초 회귀 전 성식과 같이 상승의 경지에 올라서 본 적이 없는 저등급 초인이었다. 우연히 얻게 된 [EX랭크]의 특성 덕에 죽으면서 회귀를 하게 되었고 미래의 기억을 활용한 특전들 덕분에 7성까지 억지로 쌓아 올린 초인이었다.
반면. 성식은 회귀를 하면서 리 샤오광과 다르게 체질이 급격하게 변하였다. 한마디로 타고나야 얻을 수 있는 재능이 신체에 깃든 것이다. 그것은 지금의 성식으로서도 어렴풋이 짐작만 하고 있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성식은 파천문의 시험 속에서 9성이라는 드높은 경지까지 오른 적이 있었다. 그렇기에 성식과 리 샤오광은 같은 7성이었음에도 심한 구현력의 차이를 보여주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자는 딱 봐도 너보다도 자질이 월등히 떨어지는 자였다.
“자질이라고?”
―그래. 흔히들 재능이라고 하지. 그자는 7성에 도달할 자질이 전혀 아닌데 어거지로, 강제적인 환골탈태를 통해 7성에 도달한 느낌이 강하였다.
“그걸 알 수 있는 건가?”
―그럼. 내가 누구더냐. 그 정도는 딱 봐도 알 수 있지. 놈은 정기신이 심하게 불안정한 상태였다. 너한테 베이지 않았어도 머지않아 정기신이 무너져서 스스로 자멸했을 것이다.
파천의 말을 들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었다. 아무리 상성인 부분이 있었다고는 하나 리 샤오광은 그가 알고 있는 7성 등급의 초인보다 더욱 약했던 것이다.
‘6성+보다는 강하고 7성보다는 약한 느낌이었나.’
지금 돌이켜보니 딱 그 정도였던 것 같다.
스으으―
성식의 의지대로 넘실거리는 그림자들을 보며 성식은 생각했다.
‘암(暗) 속성력을 빨리 얻었으면 좋겠군.’
성식은 자신이 이 힘을 다룬다면 리 샤오광보다 훨씬 강렬하게 다룰 자신이 있었다.
‘혹시 검은 달의 파편 조각은 더 없나.’
성식은 혹시나 싶어 다시금 리 샤오광의 시체가 있는 자리로 가서 살펴보았지만, 더 이상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었다. 방금 리 샤오광을 처치하면서 얻은 ‘검은 달의 파편 조각×1’이 전부였다. 게다가 혹시나 싶었던 ‘One More Time’ 특성도 더 이상 섭취로 얻을 수가 없었다.
‘한 번 더… 회귀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나 했는데 안 되는구나.’
하긴 여기서 또 한 번 더 얻는다면 그것은 말이 안 되는 사기였을 것이다. 회귀 때마다 리 샤오광만 계속 처치할 수 있다면 매번 무한 회귀가 가능하다는 소리와 다를 바 없는 었다.
―자, 그러면 회귀가 뭐고 어떻게 된 건지 말해주거라.
그때, 파천은 성식이 어느 정도 뒷수습이 끝난다는 것을 느꼈는지 회귀에 관해서 물어왔다.
“흠, 어디서부터 얘기를 해아 하나. 그래, 이게 어떻게 된 것인가 하면…….”
파천에게 회귀에 대해 자세히 말하는 것은 거리낄 게 없었다. 파천은 이미 파천무의 유일한 계승자인 자신과 한 몸인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그렇기에 회귀에 대해서 파천에게 털어놓는다면 앞으로 파천에게 조력을 받는 것은 더욱 쉬울지 몰랐다.
진작 얘기를 하려던 게 어영부영하다 보니 이제야 얘기를 꺼내게 됐다.
그로부터 한참 간 파천에게 지난 시간 동안 겪었던 일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허어, 크로노스라니. 그, 인간에게 인색하기로 유명한 신이 자신의 절대 권능을… 특성으로 구현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군.
파천은 크로노스의 신에 대해서 잘 아는 듯이 떠들었다.
“크로노스의 신에 대해서 잘 아나?”
―나도 실제로 본 건 단 한 번뿐이다. 다만 그자가 인간에 대해서 무심한 것은 신계와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는 자들은 다 알 정도로 소문이 나있다.
파천은 그러면서 “크로노스가 절대 인간들에게 자신의 권능을 나룰 리 없는데…….” 하면서 의아함을 드러내었다.
―뭐, 아무튼 그 문제는 차치하고. 그래서 네놈 성장이 그렇게 빨랐구나.
“그래. 미래의 지식을 아는 데다가 회중시계 특성 덕분에 성장이 안 빠를 수가 없지.”
회중시계 또한 크로노스의 권능이 담긴 특성이었다. 사실 성식이 지금 이 시점에 이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부 ‘회중시계’ 덕분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덕을 톡톡히 보았다.
심지어 파천무의 시험에서도 ‘회중시계’ 덕에 성식은 그 허구의 세계에서 최강자로 우뚝설 수 있었다. 아무리 뛰어난 오성이 있었어도 회중시계가 아니었다면 그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없었을 터.
덕분에 성식은 그 세계에서 현경이라는 드높은 경지에 오르게 되고 그때의 잔재로 인해 지금까지 덕을 보는 선순환의 구조를 겪었다.
―그나저나 회귀 전엔 파천무를 얻은 자가 없었다니, 무황 그자도 어지간히 보는 눈이 없었구나. 그런 자가 11성좌라니… 에잉, 11성좌들도 수준을 알 만하군.
“하하, 무황도 자기 나름의 사정은 있었겠지. 덕분에 내가 이렇게 지금 파천무를 얻은 거 아니겠어?”
―사정은 무슨…….
짐짓 무황에게 삐진 것 같은 파천의 모습을 보니 영락없는 아이와 같아서 성식은 절로 웃음이 나왔다. 어떨 때 보면 세월에서 묻어나는 지식과 연륜을 보여주며 어르신과도 같은 느낌을 주더니 이럴 때는 영락없는 아이처럼 보였다.
‘정말 때 묻지 않은 영혼 같네.’
성식은 파천의 그런 모습들에 순수함마저 느꼈다.
“그럼 리 샤오광은 다시는 회귀를 못 하는 것이 맞는 거라는 거지?”
―그래. 그건 단언할 수 있다. 애당초 회귀라는 것이 그렇게 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권능이 아니다. 하물며… 지금 너와 그놈, 둘이나 회귀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인과율에 크게 어긋날 거 같은 상황인데…….
“인과율? 그런 제약도 있나?”
―그건 신격을 가진 존재라면 현세에 간섭할 때 모두 얽매이는 제약이다. 생각해 보거라. 방금 말한 크로노스가 매번 현세에 간섭하며 시간을 되돌린다면 어떻겠느냐?
“그거야… 시간의 축이 꼬이고 개판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신격을 가진 자들은 현세에 간섭하는 것에 대해 극히 제약을 받는다.
“그럼 지금 이런 특성들이 부여되는 것은 뭐지? 초월격들이나 신들이 특성을 부여하는데?”
―그건 네가 말한 밤의 시련, 그것 때문일 것이다. 보아하니 차원 침공 같은데 인류는 그에 저항할 힘이 없고, 때문에 그런 특성이라는 것을 통해 인류가 대적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니라.
“그럼 밤의 시련이 끝나면 이 힘은 사라지게 되는 것인가?”
―그렇진 않다. 인류는 그 힘을 오롯이 얻을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 힘을 바탕으로 신격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고. 한마디로 차원의 격이 한 차례 올라서는 것이지.
“오호, 그렇구나.”
파천의 설명에 성식은 궁금한 많은 부분이 해소됐다.
“그런데 파천 너는 어떻게 이런 사실을 그리 잘 아는 것이지?”
파천의 설명을 듣다 보니 불쑥 생긴 의문. 파천의 지식은 오래 존재해 온 것만으로 얻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나는 과거에 신계에 들어선 적이 있었다.
“신계라고?”
―그래. 자세한 건 다음에 이야기해 주마.
성식은 파천이 그 이야기를 꺼낸 것에 대해 꺼린다는 기색을 느꼈다.
‘무슨 사정이 있군.’
성식은 그 부분에서 파천에게도 사연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뭐, 그건 다음에 들어봐도 되는 거니.’
성식은 파천을 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 알겠다. 자, 그럼 검집을 만들러 가볼까?”
* * *
다행히 성식의 아르방은 무사했다. 그 격돌 속에서 외관을 단순히 철로 만든 아르방은 스치기만 해도 부서질 법했다.
하지만 성식이 최선을 다해 차가 없는 쪽에서 전투를 벌이려고 했던 덕이었는지 어디 하나 기스조차 없이 무사했다.
“차에 손상을 입었으면 눈물 났을 거야.”
―이게 그토록 귀한 신물인 것인가?
파천은 성식의 말에 지금 자신이 타고 있는 이 아르방이라는 자동차가 무척이나 귀한 신물 이기인가 싶었다.
“하하, 그렇지는 않고 뭐라고 설명을 해야 하나.”
신물 이기라고 생각하는 파천의 말에 픽 웃은 성식이 파천에게 설명할 단어를 떠올려보았다.
“그래, 애마. 애마라고 생각하면 되겠네.”
―아아, 그런가. 이해가 갔다. 파천문의 문주들도 하나같이 자신의 애마는 자식만큼 귀하게 아꼈었지.
파천은 성식의 말을 통해 단번에 이 자동차라는 물건이 성식에게 어떤 의미인지 깨닫게 되었다. 검령인 자신은 아직까지도 이해를 못 하는 부분이었으나, 모든 남성들은 이동 수단인 애마에 관하여 강한 집착을 보이곤 하였다.
그렇게 파천과 소소한 얘기를 나누며 달려간 지 두 시간 남짓. 어느덧 파주의 입구에 다다르게 되었다.
회귀 후 처음으로 밟아보는 파주의 땅이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과 드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었다. 도로는 외곽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아스팔트 도로가 깔려있었다. 과거 성식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파주와는 많이 다른 풍경이었다.
‘그 당시는 처참했는데.’
게이트 브레이크의 충격을 직접적으로 맞은 곳 중 하나. 그게 파주 지역이었다.
모든 인조 건축물들은 괴수의 침공으로 황폐화되었고 가까스로 파주의 공방이 모여있는 지역에 집결하여 괴수의 홍수를 버텨냈었다. 미래에 그런 지역이 된다는 것과는 무색할 정도로, 아주 평화롭고 잔잔한 운치가 느껴지는 땅이었다.
내비게이션이 찍어준 길을 따라 조금 더 진입하다 보니 어느덧 목적지로 했던 파주 공방 지역에 들어서게 되었다.
끼익.
공방이 시작되는 입구에서 멈춰 선 성식. 여기서부터는 일반 방문객의 차들은 진입이 제한되었다. 한쪽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성식은 파천신검을 가지고 내려섰다.
깡― 깡―
아직 입구 초입인데도 불구하고 사방에서 들려오는 쇠망치 소리들. 공방의 메카로 꼽히는 지역다웠다.
이곳은 족히 30여 개나 달하는 공방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일종의 거대한 대장간과도 같은 지역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이들은 무척이나 많았다.
“아, 그거 좀 더 깎아주면 안 되나요. 대구에서 올라왔는데―”
“우리는 뭐, 땅 파먹고 사나. 안 돼요. 에누리 일절 없습니다.”
많은 이들이 공방에서 내놓은 물건을 사고파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스템에서 무구를 살 수 있고, 게이트를 공략하다 보면 무구를 드롭하기도 하였으나 영웅급 이하의 무기들은 공방에서 만드는 것이 훨씬 더 품질이 좋았다.
‘심지어 진 어르신의 야금술은 세계 최고로 손꼽힐 만하였지. 전설급 무구마저 제작해 낼 정도였으니.’
그렇다. 성식이 찾아온 것은 바로 이 공방의 성지에서도 가장 최고의 실력자이자 어르신으로 꼽히는 진용찬이었다.
‘회귀 전엔 진 어르신한텐 참 도움 많이 받았었는데. 오랜만에 오니 감회가 새롭네. 이곳에 들른 김에 잠시 머무르며 쉬었다 가도 되겠어.’
회귀 전을 회상하며 공방의 젤 안쪽 깊은 곳으로 향하는 성식.
하지만 성식은 몰랐다. 지금 공방에 지대한 문제가 닥쳤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