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gressed and I'm the only one with infinite traits RAW novel - Chapter (74)
회귀했더니 나 혼자 특성 무한-74화(74/330)
불의 검과 소용돌이가 충돌하며 만들어낸 장관. 불길이 사방팔방으로 흩날렸고, 쏟아져 가던 소용돌이가 방향을 잃고 이리저리 옆으로 튀었다.
불과 바람이 어우러져서 만든 장면. 그것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아름답다고 느낄 정도였다. 흡사 대자연의 현상을 보는 듯한 장관이었다.
그러나 그것과 별개로 성식은 입에서 한 줄기의 핏물을 쏟아내었다.
“쿨럭.”
본신의 힘을 넘어서는 무리한 힘을 사용한 대가. 그 대가로 인해 성식은 내상을 입었다. 그러나 그 대가를 치름으로 보다 확실한 틈을 만들 기회를 얻었다.
사도천이 불의 검을 막는 데 힘을 쏟아내고 있는 지금. 집중력이 흐트러져 있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였다.
‘할 수 있을까.’
아니다. 이런 의문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사치였다.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반드시 해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성식은 정신을 집중하였다. 그리고 성식이 가지고 있는 특성 ‘그림자의 늪’을 말 그대로 구현했다.
스으으.
사도천이 불의 검을 막느라 정신이 없던 찰나의 순간. 사도천의 발밑 그림자가 뭉글뭉글 물에 탄 듯 퍼지더니 웅덩이처럼 넓어졌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느낀 그 순간. 사도천의 발이 그림자의 웅덩이 아래로 발목까지 푹 꺼졌다.
“윽……!”
갑작스럽게 흔들린 무게 중심 때문에 사도천의 집중력이 흐트러지자 손에서 뿜어내던 소용돌이도 덩달아 흔들렸다.
푹―
“크윽.”
그 탓에 몇 안 남았던 마지막 불의 검 중 하나가 소용돌이를 지나쳐 사도천의 몸에 박히었다. 박힌 곳은 왼쪽 허벅지였다. 그 불의 검은 박힌 것으로 끝나지 않고 불길로 화해 사도천의 허벅지를 불길로 뒤덮었다.
“끄으윽.”
생살이 타들어 가는 고통에 신음이 터져 나왔다.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것을 느낀 사도천은 고통을 참으며 일단 자리를 피하려 하였으나 쉽지 않았다. 발목까지 잠식했던 그림자의 웅덩이에서 그림자 줄기들이 뻗어 나와 종아리를 꽉 휘감았기 때문.
그것은 말 그대로 그림자의 늪을 보는 듯하였다. 한번 발을 들이자,빠져나가지 못하도록 끝없이 사도천을 잠식해 왔다.
하지만 이것은 잠시의 시간 벌기에 불과했다. 7성+ 등급에 이른 사도천 육체를 이것만으로 붙잡고 있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였다.
“요망한 술수를―”
사도천이 노기를 터뜨리며 전신의 힘을 폭발시켰다.
그리고 그 순간 성식의 눈이 반짝였다. 사도천이 전신의 힘을 폭발시킬 때 드러난 찰나의 틈. 기다리고 기다리던 그 순간이었다.
“그림자 이동.”
성식의 몸이 꺼지듯 사라졌다. 눈앞의 세상이 반전되며 순간 암전됐던 성식의 시야에 사도천의 뒷모습이 드러났다.
자신의 등 뒤에서 나타난 성식을 보고 경악 어린 표정을 짓는 사도천. 사도천은 그 순간 깨달았다.
“이 기술은―”
자신의 발을 잠식하고 있는 힘.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어딘가 익숙하다고 느낀 힘이었다. 그런데 방금 전 그림자를 타고 자신의 뒤로 이동한 성식을 보며 이 힘의 근원이 누구의 것인지 깨달아버렸다.
“샤오광의…….”
그러나 사도천은 그 말을 끝까지 이을 수 없었다. 성식의 손에서 빛이 폭발한다고 느끼는 순간, 의식이 꺼져버렸기 때문이다.
* * *
성식의 손에서 빛이 터져 나올 때 사도천은 본능적으로 이 순간이 자신의 최후라는 것을 직감했다. 그리고 그 순간 지난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사도천은 본래 마음이 여린 구석이 있었다. 그랬기에 회귀 전 자신도 힘든 그 상황에서 샤오광을 챙겨주며 지냈던 것이다.
샤오광 덕에 힘을 얻은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시리야 켄을 상대할 때도 결국 켄을 죽일 수밖에 없던 상황을 몹시 씁쓸해했었다. 이후 윤 가르데스를 만났을 때도 손속의 사정을 두며 상대했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비록 손에 피를 묻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샤오광의 복수를 위해 찾아왔던 것이다.
성식을 상대했던 와중에도 전심을 다하지 않았다. 7성+ 등급의 초인인 사도천을 상대로 성식이 어느 정도 대등하게 싸울 수 있었던 데는 이런 이유도 있었다.
‘후회는 없다.’
자신의 이런 나약한 마음가짐 때문에 언젠가는 이런 순간이 올 줄 알았다. 자신은 어쩌면 초인과는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련은 없다. 다만…….’
근래에 자신이 거둬들였던 빨간 머리의 소년이 생각났다. 웃음을 잃어버린 듯한 그 소년은 어쩐지 자신의 어릴 적 모습을 떠올리게 하여서 더욱 마음이 갔었다.
곧 있을 소년의 성인식을 위해 준비했던 선물. 그 선물을 직접 주지 못하고 떠나는 게 마지막 남은 하나의 아쉬움이었다.
활짝 웃는 모습을 한 번쯤 보았다면 좋았으련만. 그 생각을 끝으로 사도천의 의식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 * *
쿵.
상체가 사라지고 하반신만 남은 사도천의 시체가 뒤로 쓰러졌다.
덜덜덜.
아직도 마지막에 사용한 기술의 여파로 손이 덜덜 떨려왔다.
“엄청…나군.”
성식은 사도천의 상반신을 지워버리다 못해 하늘로 솟구쳐 구름마저 뚫어버린 자신의 힘을 보며 말을 잇지 못하였다.
그림자 이동으로 사도천의 뒤로 향한 뒤 사용한 마지막 스킬. 파천신검에 담긴 ‘증폭’.
그리고 파천무 제육초 관천(貫天)―섬뢰창(閃雷槍).
본래 제육초 관천(貫天)은 말 그대로 섬전 같은 찌르기를 극대화한 기술이었다. 하늘마저 꿰뚫어 버린다는 ‘일점집약’의 정수가 담긴 찌르기였다.
초식의 본연의 위력이 대단한 건 맞지만 현재 7성의 성식이 구현한 힘으로는 하늘까지 닿을 정도는 결코 아니었다. 이 정도 힘을 발휘하려면 못해도 8성 그 이상의 경지에 올라야 가능할 것이었다.
그런데 ‘증폭’ 스킬이 그 힘의 간극을 뛰어넘어 이런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내가 뭐라 했느냐. 스킬을 증폭해서 쓸 수 있는 게 얼마나 대단한 건지 모르냐고 하지 않았더냐.
맞다. 고작 한 달에 한 번 정도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기술이냐며 실망한 기색을 비쳤던 자신. 그때 그런 자신을 향해 파천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실언한 거 인정할게. 정말 장난 아니네.”
파천무 제육초 관천(貫天)은 7성에 오른 뒤 파천무를 수련하며 몇 번이고 써본 적이 있었다. 그래서 더 잘 알고 있었다. 결코 이런 위력이 아니라는 것을.
동시에 성식은 다른 스킬을 사용했을 때 어떤 위력을 보여줄지 상상을 해보았다.
‘방금 사용했던 불의 검에만 ‘증폭’을 사용해 보아도…….’
그 위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이 안 될 정도. 이 정도면 가히 ‘필살기’로 사용해도 무방이 없을 정도였다.
“한 달에 한 번인 게 너무 아쉬운데.”
사흘에 한 번. 아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만 사용할 수 있다면.
―욕심이 지나치구나. 원래 이 정도로 힘을 증폭한다는 것 자체가 인과를 비트는 면이 있다는 점을 명심하거라.
“쩝, 알아. 아쉬움에 해본 소리야.”
성식은 그렇게 말한 뒤 사도천의 시체 앞으로 다가섰다.
―특성 ‘[SSS랭크]바람의 지배자’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획득하시겠습니까?
[SSS랭크]바람의 지배자. 사도천이 가지고 있던 바람을 다루는 특성이었다. 획득하는 것은 당연했다.―섭취 중…….
―축하합니다! ‘[SSS랭크]바람의 지배자’를 획득하였습니다.
그 순간 성식은 주변 바람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조종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스윽.
마침 성식을 향해 솔솔 불어오던 바람이 성식의 손짓에 따라 옆으로 휘어서 돌아갔다.
이번에는 왼 손바닥을 펴서 집중을 해보았다.
휘유유.
성식의 손바닥을 중심으로 자그마하게 돌개바람이 일기 시작하였다.
―호오, 특성의 힘은 볼수록 신기하구나.
파천이 작게 감탄사를 터뜨렸다. 그럴 만도 했다. 파천에게 있어서 대자연의 힘을 다룬다는 것은 본래 화경을 넘어 현경에 도달해야지 가능한 영역으로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 초인들은 ‘특성’이라는 힘을 빌려 쉬이 믿을 수 없는 이적을 너무나 쉽게 행하였다.
“특성이라는 게 원래 그런 힘이니까.”
성식은 파천을 보며 픽― 웃었다. 그간 자신이 불, 얼음, 그림자 등 수많은 힘을 다루는 것을 보았음에도 파천의 입장에서는 볼 때마다 신기한 듯하였다.
‘이번에 얻은 게 많네.’
이번 사도천과의 전투는 고비라면 고비일 수도 있었다. 상대가 무언가 느슨하게 자신을 상대한 덕분에 얻을 수 있었던 승리라고 생각하였다. 자칫했으면 지금 눈앞에 쓰러져 있는 자는 자신이었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SSS랭크]바람의 지배자―바람을 지배할 수 있는 힘
―영향력 안의 바람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있다.
―바람 관련 스킬의 습득 제한이 사라진다.
―바람 속성력 +30 / 바람 저항력 +30
예상한 대로 바람을 다룰 수 있는 힘. 그런 힘이었다. 바람 속성력과 저항력 또한 많이 올려주었다.
이 특성을 얻자마자 생각난 건 아무래도 ‘바람의 상처’ 스킬이었다. 어느샌가 자신의 메인 밥줄 스킬이 되었던 ‘바람의 상처’. 이번에 얻은 ‘바람의 지배자’ 특성은 ‘바람의 상처’ 스킬에 더욱 날개를 달아줄 터였다.
‘당장에라도 써보고 싶은데.’
마음 같아서는 당장 사용해 보고 싶었지만 몸 상태가 엉망이었다. 게다가 이 정도 소란을 피웠으니 아무리 이곳이 외진 곳에 위치했다 한들 이번 격전이 다른 사람들 눈에 띄었을 가능성도 컸다. 한시라도 빨리 자리를 뜨는 게 번거로운 일에 휩싸이지 않을 듯하였다.
‘그나저나 ’초급 힐‘ 이거 꽤 좋네?’
성식이 보유하고 있는 [E랭크]초급 힐. 아까 전투가 끝난 직후부터 사용하고 있었는데 효과가 꽤 좋았다. 벌써 전신에 난 자잘한 생채기들은 모두 아물어갈 정도.
빛 속성력이 +30이나 되는 게 꽤 큰 작용을 하는 것 같았다. 이 정도면 어디 가서 초급 힐러라고 해도 믿을 정도의 힐이었다.
‘이참에 팔라딘으로 나서봐?’
빛 속성 스킬을 구매해서 맞춘다면 이 또한 불가능하지 않을 터였다.
‘이번에 얻은 구현력 특성까지 있으니.’
구현력을 통해 신성 마법까지 구현할 수 있다면 정말 팔라딘이 되는 것도 충분해 보였다.
[SSS랭크]속성 구현력―속성을 의지대로 구현하는 힘. 그것을 구현력이라고 한다.
―구현력을 통하여 보다 수월하게 속성의 힘을 다룰 수가 있다.
―구현할 수 있는 것의 한계점은 없다.
전투 중이라 몰랐지만 전투 후 확인해 보고 깜짝 놀랐던 특성. 파천에게 전수받은 속성을 다루는 힘인 ‘구현력’이 특성화되어 버린 것이었다.
―구현력이 특성으로 특정되는지는 나 또한 상상하지 못하였다. 이 시스템을 만든 이가 누군지 정말 궁금하구나.
파천이 감탄한 것은 시스템의 본질을 어느 정도 꿰뚫어 봤기 때문이다.
지금 세계의 법칙에 관여하고 있는 ‘시스템’. 이 시스템은 말그대로 세계의 법칙에 관여하고 있었다.
이 ‘구현력’이라는 힘도 시스템에서 그 힘을 완벽하게 분석함에 따라 ‘특성’이라는 힘으로 구체화하여 성식에게 부여 한 것이었다. 세계의 법칙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은 창조신을 비롯해 그 창조신에게 힘을 물려받은 최상위 신격이 아니면 불가능한 이적이었다.
그 시스템의 본질에 대해서 파천은 어렴풋이 눈치를 챈 듯하였다.
“나도 그게 늘 궁금하긴 했어, 이 시스템을 만든 자가 누구인지.”
시스템에 관한 의문을 파천과 몇 마디 나누던 성식은 사도천의 남은 하반신을 불의 힘으로 태워버린 후 자리를 떴다.
* * *
예상대로 오늘 있었던 충돌을 멀리서 목격한 이들이 몇몇 있었다.
[제목 : 방금 강원도 양양 쪽에 유성 떨어진 듯.] [저녁 하늘이 갑자기 환해져서 쳐다보니까 멀리서 별똥별 떨어지고 있더라.]└그거 나도 봤는데 별똥별 아님.
└그럼 뭔데?
└망원경으로 봤는데 별똥별이 아니라 불로 이루어진 검이었음.
└불로 이루어진 검이었다고?
└ㅇㅇ
[제목 : 아까 양양 하늘에 나타났던 별똥별 촬영 영상 올린다.] [확대해서 잘 보면 검의 형상임.]└와, 진짜네. ㄷㄷ
└이거 초인이 마법 쓴 거 아님?
└저게 마법이면 등급이 어느 정도는 돼야 저런 게 가능하냐?
└7성? 8성? 아무튼 저 정도면 세계 최상위 랭커급일 거 같은데?
└미쳤네. 뭔데.
그 사건들은 커뮤니티에 빠른 속도로 퍼지기 시작하였다.
불의 검이 하늘을 가득 메운 사진. 직후 거대한 빛줄기가 지상에서 하늘을 향해 쏘아져 올라간 사진. 이것들은 많은 루머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그 소식은 레볼루션 나이트에게도 전달되었다. 꼬리를 달고 움직이는 것을 싫어해서 아무런 조직원도 붙어있지 않았던 사도천.
사도천은 레볼루션 나이트 내에서도 최강자 중 하나로 꼽히는 이였다. 리 샤오광과는 질적으로 다른 초인이기에 그가 이번에 질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하였다.
그렇기에 레볼루션 나이트에서는 이 소식을 뒤늦게 접하게 되었다.
“뭐? 사도천이 당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