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gressed and I'm the only one with infinite traits RAW novel - Chapter (75)
회귀했더니 나 혼자 특성 무한-75화(75/330)
* * *
충격적인 소식. 티디안 눈이 가늘어졌다. 사도천이 패배하다니 이건 정말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그놈… 진짜배기였나.’
레볼루션 나이트와 알게 모르게 이래저래 충돌했던 성식. 사실 티디안은 중국 본토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일에만 신경 쓰기도 바빴던 차다. 한국이라는 조그만 나라에서 들려왔던 소식을 귓등으로 흘렸었다. 대계를 진행함에 있어 한국에서 벌여놓은 일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리 샤오광이 한은영을 중요한 인재로 보고 접근을 계속 시도하는 듯하였으나, 그가 보기엔 그녀는 고작 6성 등급의 초인이었다. 그녀가 다룰 수 있는 죽음의 힘, 그것은 티디안에게 크게 매력적인 힘은 아니었다.
다만 무엇 때문인진 몰라도 샤오광에겐 그 힘이 필요한 듯 했다. 사실 티디안은 정확히 샤오광이 왜 한은영의 힘을 필요로 했었는지조차 몰랐다. 때문에 크게 관심도 없었다. 그래서 더욱 신경 쓰지 않았던 것인지 모른다.
‘샤오광이 왜 그렇게 한국 쪽에 집착하나 했더니 그놈 때문이었나.’
샤오광이 아니었으면 결코 몰랐을 존재. 티디안이 성식이라는 존재를 알기 시작한 것도 한은영 사건과 텐릴의 지배 실패로 인해 샤오광이 급히 한국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며 알게 됐었다.
그 이후 샤오광의 죽음. 그것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반쪽짜리였지만 분명히 샤오광은 7성의 초인이었다. 결국 허성식도 7성의 초인이었다는 소리.
‘놈을 그대로 두면 안 될 것 같다.’
티디안은 문득 그런 예감을 받았다. 그리고 얼마 후 놈이 한국에서 은밀히 육성하던 불가사리마저 잡았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을 때 결심했다. 사도천을 움직여서라도 놈을 처리하자고.
비록 무른 구석이 있어도 실력만큼은 확실한 자였다. 세계 초인들 중 현재 열 손가락 안에 꼽을 수 있는 그런 자였다.
샤오광의 복수라는 명분으로 사도천을 움직이게 했을 때 이 문제는 더는 신경 안 써도 된다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결과는 그 사도천마저 당해버렸다.
‘성가시게 하는구나.’
자신이 움직일 수만 있다면 일도 아니지만 자신은 현재 이곳을 벗어날 수 없는 몸이었다.
‘이렇게 되면…….’
티디안의 얼굴에 짜증이 깃들었다.
“…아홉 아이들.”
샤오광이 남기고 간 유산 중 하나이자 완성을 목전에 둔 프로젝트. 그것을 꺼낼 생각을 하였다.
‘이것마저 이겨낸다면 인정하마.’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이것마저 이겨낸다면 검황 학일천과 무황 세브란트보다도 더욱 성가신 존재일 것이라고.
* * *
후우우웅.
거대한 회오리가 솟구쳤다. 주변의 모든 걸 빨아들일 정도로 엄청난 크기의 토네이도였다.
그 토네이도의 앞쪽에는 붉은색 피부를 가진 수많은 오크들이 모여있었다.
“취… 취익… 도… 도망―”
그 토네이도는 점차 덩치를 키우더니 일직선으로 나아가며 눈앞에 있는 모든 걸 집어삼켰다.
“꾸에에엑―”
주변 지형의 모든 걸 빨아들이며 나아간 토네이도는 눈앞의 수십 마리 오크들마저도 모조리 집어삼키었다.
콰드드득―
오크들의 뼈와 피부가 갈리는 소리가 멀찍이 떨어져 있던 성식의 귀에까지 들려왔다.
“와, 이거… 생각보다도 더 엄청나잖아?”
그렇다. 눈앞의 참상을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성식이었다. ‘바람의 지배자’와 ‘구현력’의 특성을 얻은 뒤 그 힘을 연마해 보기 위해서 게이트를 찾아왔었다.
붉은 피부의 오크. B급 게이트에서 나오는 이 5성 등급의 오크들은 일반 오크들보다도 훨씬 강력한 개체들이었다. 그런 오크들이 성식이 가볍게 구현한 토네이도에 의해서 모조리 휩쓸리며 분쇄되고 있었던 것이다.
“근데 확실히 마나의 소모가 크네.”
―그래서 구현력을 제대로 다루려면 화경, 즉 8성의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본래 마나뿐 아니라 심력 소모도 커야 하는데… 어찌 된 게 너는 심력 소모가 그리 크지 않은 듯하구나.
“그러게. 심력 소모는 그리 심하지는 않은데.”
―…역시 그런 게 자질이라고 하는 것이다. 물론 니가 현경의 경지에 올랐던 잔재의 영향도 있을 수 있겠지만, 본디 지금 네 수준에서 이만한 구현력을 쓰는 데도 심력 소모가 적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흠, 그런가.”
요새 하도 파천에게 본인의 자질이 좋다는 소리를 듣다 보니 이제는 정말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본인의 자질이 어디가 뛰어나다는 건지 와닿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 재능 있는 자들이 자신이 재능이 있다는 걸 자각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 네놈도 딱 그 꼴이니라. 더군다나 너는 비교 대상군도 없으니…….
비교 대상이 없기는 하였다. 구현력이라는 힘을 다루는 것. 주변에 7성의 초인들이 없을뿐더러 구현력이라는 힘을 다루는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요새는 어쩌면 회귀 전 8성에 이르렀던 11성좌가 보여준 힘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재해 같은 힘을 보여주던 것이 스킬인 줄 알았는데 어쩌면 이 구현력이라는 힘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 11성좌들이 사용했다는 힘이 구현력이 맞을 것이다.
“흐음, 그들이 보여줬던 힘들 중 일부가 구현력에 기반을 둔 거라면… 내 힘은 아직 많이 모자라는데.”
성식의 뇌리에 남아있는 11성좌들이 보여준 힘은 말 그대로 대자연의 대재앙 그 자체였다. 손짓 한 번에 일어났던 자연재해 같은 힘.
그 힘에 비하면 자신의 힘은 조족지혈이었다.
―그야 그들은 8성에 오른 자들이 그런 것이니라. 그들이 7성일 때 이런 힘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 같으냐?
그렇긴 하다. 아직 7성에 머물러있으며 과거 8성에 오른 11성좌들의 힘을 떠올리며 그 힘과 비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
“그래. 뭐, 맞는 말이네.”
고개를 끄덕인 성식은 눈앞에 살아남은 오크 무리들을 보았다.
“취…이익…….”
토네이도의 범위에서 간신히 비켜가 살아남은 소수의 오크들. 그들의 눈에는 공포심이 가득 차있었다. 압도적인 힘 앞에서 전투 의지가 완전히 꺾여버린 것이다.
스걱.
가차 없이 내지른 성식의 검에 남은 오크들마저 모두 정리가 되었다.
이후 던전 내부에서 다시 마주친 오크 군락. 이번에도 족히 50마리 이상의 오크가 모여있었다.
그 오크 무리를 본 성식이 반색을 하였다. 드디어 실험해 보고자 했던 바람의 상처를 사용해 볼 기회가 왔기 때문이다.
“자, 그러면…….”
슥.
성식이 파천신검을 치켜들었다. 그리고 종으로 내려치며 내지른 스킬.
“바람의 상처.”
후와왁.
성식이 종으로 휘두른 검으로부터 수많은 바람의 칼날이 생성되어 쏟아져 나갔다. 그 바람의 칼날들은 전과는 다른 명확한 차이점을 보여주었다. 좀 더 빠르고, 좀 더 강한 기운을 머금고 더욱더 광폭했다.
때문에 그 바람의 칼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그 절삭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증대된 상태였다.
서걱. 서걱. 서걱.
바람의 칼날에 휩쓸린 오크들은 단말마 비명조차 내뱉지 못하고 썰려 나갔다. 마치 두부 자르듯 그대로 갈려 나간 오크들.
오크들의 붉은 피부도 상당히 질긴 편에 속했기 때문에 칼로 베는 공격은 비효율적인 공략법으로 알려진 터. 그렇기에 붉은 피부 오크를 상대해 본이라면 이 광경에 말도 안 된다며 눈을 동그랗게 떴을 것이다.
“뭐, 예상은 했지만 확연히 차이가 나는데?”
성식은 바람의 지배자 특성을 얻은 것에 대하여 만족도가 몹시 올라갔다. 예상은 했지만 기대 이상이지 않은가! 심지어 소모되는 마력마저 줄어든 것 같았다.
―이래서 초인들이 특성, 특성 하며 노래를 부르는 거구나.
하다못해 파천무 숭배자인 파천조차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확실히 특성을 얻는 게 중요해.”
그러며 성식은 만족감에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바람의 지배자’ 없이 ‘파천―바람의 상처’를 사용했어도 눈앞의 결과는 똑같았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보다 그 결과를 도출해 내는 데 사용된 장비가 급이 달라진 것이 느껴졌다.
‘이 정도면…….’
성식은 확신했다. 자신 앞에서 자신보다 약한 적들의 숫자는 이제 더 이상 의미가 없을 것이라는 것을. 때문에 이젠 얼마 남지 않은 게이트 브레이크를 대비해서 목표했던 바를 어느 정도 이룬 순간이었다.
‘확실히 몇 지역 정도는 나 혼자 틀어막을 수 있다.’
한국만 해도 수십 군데 지역에서 대규모 게이트 브레이크가 발발하게 될 것이었다. 그중 몇 지역 정도는 성식 혼자서 틀어막고, S급을 넘어서는 게이트가 열리는 지역이 아니라면 성식 혼자서도 충분히 수복 가능할 거라는 견적이 나왔다.
결론적으로 몹시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자신의 능력이 심화되어 감에 따라 자신감도 같이 상승하였다.
‘이대로 성장하다 보면 11성좌들도…….’
이미 11성좌 중 최상위권들과 견줄 정도의 힘을 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더 나아가 그들을 뛰어넘는 순간도 머지않을 것이라는 예감마저 들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지고(至高)한 경지의 9성. 그 경지에 다시금 들어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자 성식의 입가에 절로 미소가 머금어졌다.
* * *
3주의 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갔다. 성식과 사도천의 충돌로 시끌시끌하던 초인 커뮤니티도 이내 다른 사건의 얘기로 넘어갔다.
결국 이런저런 추측만 남기고 넘어간 사건이 되었다. 성식으로서는 자신이 한 일인 것이 밝혀지지 않아서 혹시 모르게 발생할 귀찮음을 방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변이된 A급 게이트 공략 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여보세요? 성식아, 안녕! 우리 내일 게이트 공략 가는 거 알고 있지?
“그럼~ 당연히 알고 있지. 준비도 다 했어.”
―오올! 준비성이 대단하신데요. 모범생답습니다!
모범생이라는 말에 성식이 픽― 웃었다.
“모범생은 무슨, 모범생은 나보다 수빈이 니가 더 모범생이지. 근데 우리 레이드 참여 멤버도 다 결정된 거야?”
―응응. 다 결정됐어.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전달할 말도 있어! 이번에 용병들도 더 받고 타 클랜원 지원도 받아서 레이드 팀 멤버 꾸리기로 결정됐어.
“어라, 타 클랜도? 타 클랜 어디?”
―나티 클랜이라고 상위권 클랜이 하나 있는데 거기서 지원받기로 했어. 사실 우리가 이번에 공략할 게이트가 양양에 있는데, 거기서 얼마 전에 이상 현상이 발생했잖아. 아무래도 그런 부분도 신경 쓰이고 간부들 몇몇도 나티 클랜원 지원받는 거면 찬성한다고 해서 그렇게 됐어.
“아, 지역이 양양이었구나. 난 수원인 줄 알았네.”
몰랐던 사실이다. 샤이닝 클랜의 주거지가 경기도 수원에 있다 보니 당연히 수원 쪽 관할 지역이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번에 레이드 공략 인원을 증원한 게 양양에서 있었던 사건 때문이라니. 성식 본인이 연관된 일 때문에 그렇게 된 게 아닌가. 자신도 어찌 보면 피해자지만 괜스레 찔끔했다.
―응. 이게 정부 관할 지역인데 우리 클랜원이 우연찮게 발견해서 공략권을 따 온 거였거든. 근데 양양 지역 인근에서 가장 큰 클랜이 나티 클랜이라서 거기서 입김을 넣었나 봐. 우리 간부들 몇몇이 나티 클랜하고 연결 고리가 있다는 말도 있긴 한데,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그쪽 클랜한테도 지분을 나눠주기로 결정됐어.
“아하, 그렇게 된 거구나.”
―응응. 그래서 용병분들도 다섯 명가량 더 받게 됐고. 이번에 총인원 샤이닝 클랜원 열다섯 명, 나티 클랜원 열 명, 용병 열 명. 이렇게 구성될 것 같아~
“워우, 꽤 많네.”
물론 저번에 백두 클랜에서 A급 게이트를 공략할 때는 60여 명이나 레이드에 참여했었다. 하지만 그때 구성원은 5성 초인이 20명, 나머지 40명은 대다수 용병에 등급이 4성에서 4성+ 등급의 백업 멤버였다. 지금 같은 경우와는 질적으로 다른 상황.
―지금 샤이닝 클랜에선 나까지 해서 다섯 명 정도만 4성 등급이고 나머지는 전부 5성 등급이야. 그리고 용병들과 나티 클랜도 모두 5성 등급 이상이고.
이번 레이드는 35명 중 30명이 5성을 넘는 상황. 거기다가 6성 등급인 강한일을 비롯해 5성+등 급의 서하늘, 그 외에 5성+ 등급이 두 명이나 더 포함됐을 정도로 질적인 면에서 차원이 달랐다.
―그래서 아마 팀을 A팀, B팀으로 나눌 거 같아! 주 공략은 A팀이고 B팀은 혹시 모를 백업 멤버로 후방 지원을 할 거 같아!
그렇다. 30명이 모두 전선에 나서서 공략하기에는 아직 게이트 내 던전 자체가 그리 큰 규모가 아니었다. 때문에 병력을 둘로 나눈 것. A팀에는 강한일을 필두로 한 최정예 열다섯 명이 포함돼 던전 공략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렇게 김수빈과의 통화를 마친 성식. 통화를 마친 성식이 손바닥을 펼쳤다.
화르르르.
휘요오오.
손바닥에서 자그마하게 불길이 솟구쳐 오르더니 이네 돌개바람과 함께 작은 불―토네이도를 만들었다.
콰르르르.
거기서 느껴지는 광폭한 마력의 힘은 보고만 있어도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이 힘이면 변이된 A급 게이트마저도 쉽게 처리가 가능할 터.
“아쉽네.”
그 힘을 바라보며 성식은 한마디를 하였다. 그러고 나서 펼친 손을 움켜쥐자 요동치던 마력의 힘이 씻은 듯 사라졌다.
성식이 아쉬움을 토로한 이유. 그것은 성식이 B팀에 속하게 돼서였다.
‘강한일을 필두로 한 공략 팀이면 뭐, 난 뒤에서 손만 빨겠네.’
성식은 뒤에서 공략을 구경만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이때는 몰랐다. 이번 레이드가 생각만큼 만만한 레이드가 아니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