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incarnated into a Game Filled with Mods RAW novel - Chapter (173)
r 173 – 태양과 달 – 2
스텔라와 셀레네가 순간이동한 장소는 이단심판소 건물이었다. 이번이 두 번째라서 그런건지, 제국에서 교황청까지 한번에 이동했음에도 약간 어지러운 것이 전부였다.
“귀빈님이시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대성당으로 들어가셔도 돼요. 교황 성하께서도 그 편을 더 좋아하실테고요.”
“만약 귀빈께서 다른 신도들과 똑같은 절차를 밟으신다면, 그것이 오히려 교황 성하의 실망을 불러일으키는 행동이 될 것입니다.”
나와 헤어지며 그런 진심어린 말을 남기는 스텔라와 셀레네를 뒤로 하고 이단심판소 건물을 나섰다. 내용은 농담 같았지만 표정은 전혀 농담이 아니었다.
밖으로 나오자, 온통 순백색인 건물과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 그리고 환하게 내리쬐는 태양이 나를 맞이해주었다.
길 가는 사람들의 노출도는 여전히 적었다. 대부분이 전신을 꽁꽁 싸맸고, 1/5 정도만이 반팔과 반바지로 맨살을 드러낼 뿐이었다. 그 이상의 노출도를 지닌 여자는 극히 드물었다.
태양의 대성당은 달의 대성당과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기에, 나는 멀리서도 또렷이 보이는 거대한 황금색 건물을 향해 걸어갔다.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아있는 대성탕 첨탑의 모습도 그대로였고, 그 앞에서 열심히 태양의 교황을 향해 기도를 올리는 신자들의 모습도 그대로였다.
‘……저번처럼 뒷문으로 돌아가야 하나?’
레드카펫이 깔린 계단을 올라 대성당의 정문으로 진입하려다, 주위에서 기도를 올리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발을 멈췄다.
여기서 정문으로 당당하게 들어갔다간 저 사람들의 이목을 제대로 끌 것 같았다.
잠시 멈춰서서 갈등을 하던 나는, 조심스레 대성당의 반대편으로 돌아갔다. 아직 아침이라서 그런지 뒤편으로 그림자가 길게 져 있었다.
설정상으로 태양의 대성당이 지어진 위치가 정오에 태양이 정확히 수직으로 서는 위치라고 했다. 그래서 정오에는 이 커다란 대성당에 그림자가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던가.
그거랑 연관된 이스터에그성 히든 무기도 있었는데, 진짜 말 그대로 이스터에그성 무기라서 성능은 별로였다.
대신 외형은 한 간지 했지만.
‘저번에 사용했던 문이…… 아, 여기 있네.’
나는 대성당 뒤를 두리번거리다, 저번에 스텔라가 우리를 들여보내주었던 문을 발견하고 그 앞으로 다가갔다. 내가 그 앞으로 다가가자마자 굳게 닫혀있던 문이 서서히 열렸다.
동시에 안쪽으로 향하는 통로가 환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꼭 빛으로 이루어진 벽이 나타난 듯한 느낌이었다. 저번에도 본 광경이었으니 망설임 없이 안으로 발을 내딛었다.
태양을 머금은 빛무리가 나를 감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사방으로 흩어졌다. 감았던 눈을 떴다. 변함없이 화려함 그 자체인 대성당의 내부가 나를 맞이해주었다.
“…….”
플로레타는 그런 화려한 공간이 모두 내려다보이는 높다란 계단 위에 있었다.
태양의 대성당 전체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길이와 높이의 계단 꼭대기에서, 태양을 형상화 한 스테인드 글라스를 쳐다보며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화려한 금발을 치렁거리며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따스한 황금색의 태양빛이 그런 플로레타를 감싸안았다. 보고 있자니 없던 신앙심마저 생겨날 듯한, 성스러움 그 자체인 광경이었다.
한밤중에 달빛을 받으며 기도를 올리는 루나도 아마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누군가 저를 찾아오셨는지요?”
그 입이 열리며 부드럽고 달콤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플로레타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움직임을 따라 복잡하게 웨이브가 져 있는 화사한 색의 금발이 치렁거렸다.
누군가 찾아온 것이냐는 물음으로 미루어보아, 성당에 들어온 사람이 나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모양이었다.
루나는 자기 성당에서 벌어지는 일을 교황이 모를 리 없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플로레타는 그런 능력이 없는 건가 의문이 들었다.
“교황의 거처에 함부로 발을 들이셨으면서,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말하지 않으시려는 것입니까?”
플로레타가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얼굴은 여전히 태양이 조각된 스테인드글라스를 향하고 있었다.
“플로레타, 나ㅡ”
“교황의 거처에 함부로 발을 들인 죄. 교황의 앞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죄. 마지막으로, 교황의 기도를 방해한 죄. 그대가 이곳에 발을 들인 것만으로도, 이미 그 몸에 죄악이 3가지나 새겨졌습니다.”
대뜸 내 말을 끊은 플로레타가 선수를 치며 내 죄목 아닌 죄목을 읊어댔다. 이러니 어리둥절해지는 것은 내 쪽이었다. 목소리를 못 들은 것도 아닐텐데 왜 저러는 거지.
“그 죄악으로 가득한 몸은, 천벌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아니, 플로레타. 나라니ㅡ”
“천벌의 내용은…….”
플로레타가 몸을 돌렸다.
그리고, 나는 입가에 장난스러운 미소를 띄운 채로 날 보며 싱긋 웃고 있는 플로레타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를 알아차렸다. 처음부터 여기 찾아온 사람이 나라는 사실을 알아차렸는데 그냥 장난을 친 것이다. 저 우아하게 키득거리는 표정을 보면 분명했다.
내 예상대로, 플로레타는 입가에 떠오른 장난스런 웃음을 숨기지 않은 채 말을 이었다.
“이곳에서 당신을 오매불망 기다리던 가련한 여인을, 여인이 만족하는 순간까지 꼬옥 끌어안아 주시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 말과 동시에 플로레타의 몸이 내 바로 앞에서 나타났다. 눈이 마주치자 그 얼굴에 깃든 장난기를 더 확실히 볼 수 있었다.
나를 놀래주었다는 사실이 못내 즐거운 듯, 표정에 미소가 만연했다.
플로레타가 양 팔을 활짝 벌렸다. 불투명한 끈 하나와 반투명한 시스루로 둘러싸인 거유가 그 흉부에 매달려 묵직한 존재감을 내비치면서 위아래로 흔들렸다.
내가 따라서 양 팔을 벌리자, 플로레타는 기다렸다는 듯 내 품으로 뛰어들어왔다. 가슴팍에 푹신한 느낌이 맞닿았다. 행복한 표정으로 내 품에 안긴 플로레타가 나를 꼬옥 끌어안았다.
나도 마주 안아주었다. 플로레타는 나를 껴안고선 한동안 품에 얼굴을 묻고 킁킁거리다가, 고개를 빼꼼 들어올렸다.
“여태껏 무탈하시었는지요, 귀빈이시여?”
“나야 당연히 잘 지냈지. 플로레타 너는?”
내가 반말을 사용하자, 플로레타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내 어깨에 대고 얼굴을 부볐다. 존댓말로 대답할까 반말로 대답할까 잠시 고민했었는데, 역시 이 쪽이 정답이었나.
“성당 안에서 단지 신께 기도를 올릴 뿐인 제가, 무탈하지 않을 일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리고는 다시 얼굴을 묻으려다가, 아, 하는 짤막한 신음과 함께 고개를 들었다.
“생각하여 보니,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있었다고? 뭔데?”
나를 끌어안은 플로레타의 팔에 힘이 들어갔다. 몸이 더욱 밀착하자, 그와 비례해서 내 가슴팍에 느껴지는 부드럽고 물컹한 감촉 역시 한층 더 강해졌다.
“귀빈께서 제 옆에 있지 않으시니, 너무나도 외로웠다는 것입니다.”
“…….”
여기서는 딱히 할 말이 없었기에, 그냥 플로레타를 끌어안은 팔에 힘을 주었다. 플로레타도 말없이 다시 고개를 파묻었다.
그 상태로 한동안 얌전히 다물어져 있던 입술이 다시 열렸다.
“곧, 저의 언니께서 당도하실 것입니다. 귀빈이시여.”
“그렇겠지.”
“저의 언니 또한 저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외로웠던 사람이니, 저 이상으로 꼬옥 안아주셔야 합니다.”
“알았어. 걱정 안 해도 돼.”
사실 플로레타를 먼저 찾아오면서도 마음 한 켠으로는 내가 방문한 순서로 아옹다옹한다거나 그러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이 있었다. 하지만 플로레타의 말을 듣자하니 그럴 일은 없을 듯 했다.
“……귀빈이시여, 참으로 오랜만입니다.”
그 말대로 다른 한 명의 교황 역시 오래 지나지 않아서 이곳에 발을 들였다. 자그마한 보름달처럼 생긴 구체가 생겨나고, 은회색의 머리카락이 아름답게 찰랑거렸다.
보석과도 같은 보라색 눈동자가 나를 빤히 응시했다.
달의 교황이 나타나자 황금색 태양빛은 얌전히 길을 터주었다. 태양이 비킨 자리에 달이 내려앉았다. 루나의 주위가 싸늘하고도 차가운 은색으로 물들었다.
아랫배 앞에 양 손을 모은 루나가 천천히 나를 향해 걸어왔다. 그걸 본 플로레타는 나를 마지막으로 힘주어 끌어안고선 팔을 풀며 옆으로 살짝 비켜섰다.
“그래, 루나. 오랜만이네.”
루나는 플로레타처럼 대놓고 팔을 벌리면서 적극적으로 자신을 안아달라고 요구해오지는 않았다.
그저 한 발짝씩 아주 느릿느릿하고 천천한 보폭으로 나를 향해 다가오면서, 맞잡은 양 손을 가슴 앞에 모으고는 할 말이라도 있는 것처럼 조용히 나를 쳐다보기만 할 뿐이었다.
나는 살짝 웃으며 루나의 어깨를 끌어당겼다. 아마 힘으로만 따지자면 나보다 훨씬 더 강할 교황의 몸이 일말의 저항조차 없이 내 품에 안겼다.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루나가 몸을 기대며 체중을 실어왔다. 플로레타와 마찬가지로 무척이나 가벼운 몸이었다. 어깨와 등에 팔을 두르자 끌어안긴 몸이 파르르 떨렸다.
“……그동안, 잘 다녀오셨습니까.”
‘……다녀와?’
복잡한 속뜻이 담긴 단어였다. 왜인지 섬짓해지려는 기색을 애써 꾹꾹 억누르며, 루나를 껴안은 팔에 한층 더 힘을 주었다. 루나는 얌전히 내 품에 얼굴을 파묻고선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내가 얌전히 루나에게 체취를 제공해주고 있으려니, 슬금슬금 등 뒤로 다가온 플로레타가 나를 꼬옥 끌어안았다. 이번에는 등에서 물컹한 가슴의 감촉이 전해져왔다.
플로레타는 나를 끌어안고선 귓불에 쪽 소리를 내며 가볍게 입을 맞췄다. 그리고는 내 귓가에 대고 꿀이 뚝뚝 떨어지는 달콤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귀빈이시여. 혹시 저희를 찾아온 이유가 급히 처리해야 할 문제 때문이신지요?”
“어…… 너희한테 부탁이 있어서 온 건 맞지만, 그렇게 급한 건 아닌데.”
“그렇다면 되었습니다.”
“뭐가?”
문득 밑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고개를 내렸다. 어느새 루나가 반짝거리는 자안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귀빈께서 속죄를 하실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게 되었으니까요.”
“……속죄?”
생각지도 못한 단어를 들은 내가 되물었다. 루나가 머리를 끄덕였다. 곧이어 플로레타가 내 귀에 다시 속삭였다.
“저희들의 몸을 이토록 뜨겁게 달아올리셔놓고선, 몇날 며칠이나 방치해두는 죄를 저지르시지 않으셨습니까?”
플로레타의 몸이 방금 전보다 훨씬 더 바짝 밀착했다. 그에 맞춰 루나도 자기 가슴을 밀어붙여왔다. 등과 가슴에서 동시에 물컹한 감촉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나는 어느새 루나를 끌어안아주는 것이 아니라 자매들의 몸 사이에 완벽히 끼인 모습이 되어 있었다. 이제와선 내가 손을 떼려고 해도 뗄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귀빈께서 저지르신 죄입니다. 저희들에게 이런…… 기분 좋은 일을 가르쳐 주셨으니.”
“예. 귀빈께서는 아주 큰 죄를 저지르셨지요. 저희들의 몸이 이렇게 달아오른 것은…… 모두 귀빈의 잘못입니다.”
플로레타와 루나가 번갈아서 내게 속삭여댔다. 그 와중에 가슴을 열심히 들이밀어 오고, 몸 곳곳을 어루만져주기까지 하니 미칠 지경이었다. 하반신에 슬금슬금 반응이 왔다.
“하지만, 걱정은 접어두셔도 됩니다, 귀빈이시여. 여기에 그 무엇보다 확실한 속죄의 수단이 있지 않습니까.”
“저희들의 안에 귀빈의 죄를 모두 토해내시고 나면, 틀림없이 죄를 용서받으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루나가 내 목 울대에 쪽쪽 소리를 내며 입을 맞추고, 플로레타도 쯥쯥 소리를 내며 내 귓불을 빨았다. 그러면서 내놓은 대답이 저거였다.
질내사정으로 속죄라니. 아무리 여기가 노출로 이단 판별을 하는 세계라지만, 저 정도로 미친 세계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저건 아마 교황들이 나를 유혹하려고 내놓은 말이겠지.
나는 지금 당장이라도 솟아오르려는 하반신을 억누르며 입을 열었다.
“……너희들이 음란해진 게 나 때문이라고? 그래서 내가 죄를 지었으니 속죄해야 한다는 거고?”
“그렇습니다, 귀빈이시여.”
“무척이나 당연한 일이지요.”
루나가 다시 내 목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왼쪽 쇄골을 아주 살짝 깨물기 시작했다. 플로레타도 지지 않겠다는 듯 내 오른쪽 어깨를 오물거렸다.
“저희들은 원래 흰 눈처럼 한없이 순수한 여인이었고, 한없이 순수한 육체를 지녔었습니다. 그 순수한 여인에게, 그 순수한 여체에…… 영원히 씻기지 않을 음란한 흔적을 새기신 분이 누구이십니까?”
“당신의 죄로 저희들의 육신을 하얗게 더럽히고, 쾌락으로 생각을 더럽히고, 음란함으로 마음을 더럽히고, 마침내 영혼까지 더럽혀서…… 이제 당신이 아니면 살아갈 수 없는 몸으로 만드신 분은 누구이십니까?”
마치 서로 짜기라도 한 듯이 내 양쪽 귀에다 대고 저런 말들을 속삭이는 걸 듣고 있자니, 인내심의 한계는 금방 찾아왔다.
나는 플로레타의 팔을 잡고 앞으로 끌어당겼다. 플로레타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끌려왔다. 나를 유혹하고 있는 자매들의 뒤로, 척 보기에도 푹신해보이는 무언가가 나타났다.
침대였다.
정체를 확인하자마자 헛웃음이 나왔다. 척 보기에도 교황들이 만들어낸 물건이었으니까. 내가 그럴 마음이 들자마자 저런 걸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아하니 제대로 작정을 한 모양이었다.
플로레타와 루나를 침대에 눕혔다. 태양의 교황 쪽은 야릇한 미소를 지으며, 달의 교황 쪽은 약간 두근거리는 얼굴로 침대에 쓰러져선 나를 올려다보았다.
자매들의 가슴이 밀착하며 약간씩 모양을 바꿨다. 옷의 특성상, 거의 맨가슴끼리 비벼대는 것과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나는 둘을 내려다보며 날개 잃은 악몽을 끌러 양탄자 위로 대충 던졌다.
그 소리를 들은 플로레타와 루나의 얼굴에 한층 더 짙은 홍조가 떠올랐다. 보고 있으려니 머리에 피가 한층 더 쏠리는 느낌이 들었다.
“성당에서 이래도 되는 거야?”
도리도리, 교황 자매가 동시에 고개를 저었다.
“당연히 그러시면 안 되는 것이지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귀빈이시여.”
예상과는 살짝 다른 대답에 당황했다. 얼마나 당황했는지 금방이라도 끓어넘칠 듯하던 머리가 약간 가라앉기까지 했을 지경이었다.
나는 당연히 그래도 된다고 할 줄 알았건만.
“그러면 왜 굳이 여기서……?”
그러자, 플로레타는 마치 내가 그 질문을 하기만을 기다렸다는 듯 얼굴에 방긋거리는 미소를 띄우며 자신의 아랫배에 손바닥을 얹었다.
안쪽에 자리잡은 자궁 탓에 살짝 볼록하게 튀어나온 아랫배가, 부드러운 손바닥으로 살살 쓰다듬어지기 시작했다.
“지금부터 귀빈께서 저지르시려는 죄 또한, 저희들의 이곳에 모두 토해냄으로써 속죄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루나는 옆에 누워서는 자궁이 있는 자리를 쓰다듬으며 당당하게 저런 발언을 해대는 동생을 흘끗 쳐다보더니, 자기도 쭈뼛쭈뼛 아랫배에 손을 얹었다.
말캉, 하는 효과음이 들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 그렇습니다, 귀빈이시여…… 그 죄 또한, 이곳에 토해내시면…… 속죄를 받으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하.”
설마 저 말을 하려고 일부러 여기서는 안 된다는 대답을 내놓은거였나.
나는 마침내 바닥을 드러낸 인내심 게이지를 느끼며, 침대에 누운 플로레타와 루나를 위에서 덮치는 자세로 내려다보았다.
이 음란한 교황 자매는, 서로 깍지를 끼고선 가슴을 맞대며 기대감 가득한 얼굴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 표정엔 오직 기대감 뿐이었다.
둘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나는 하늘에 태양과 달이 각각 두 번씩 떠오르고 나서야 속죄를 완전히 끝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