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incarnated into a Game Filled with Mods RAW novel - Chapter (215)
r 215 – 징벌 – 2
그대로 입을 맞췄다. 시야가 카이킬리아로 가득 찼다. 입술이 입술과 겹쳤다. 처음 이런 짓을 할 때만 해도 어안이 벙벙했는데, 이제는 익숙해져버린 지 오래였다.
카이킬리아도 그랬다. 여전히 키스만으로 느끼면서 몸을 움찔거려대는 것은 같았지만, 처음과 아주 똑같은 반응은 아니었다. 쾌락에 그럭저럭 적응한 듯했다.
혀를 얽을 때도 그랬다. 예전에는 내 입에 혀를 집어넣은 카이킬리아가 자기 혼자 벌벌 떨면서 가버리는 일의 반복이었다면, 지금은 내가 주도적으로 움직여 카이킬리아를 벌벌 떨게 만드는 쪽이었다.
카이킬리아는 몸 전체를 헤집는 쾌락에 다리를 휘청이면서도 악착같이 나를 끌어안았다.
나는 태연하게 혀 끝으로 입술을 비집고 들어갔다. 잇몸을 톡톡 건드려대다가, 꽉 닫혔던 치열이 살며시 열리자 그 안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바닥에 납작하게 깔린 채 움찔거리는 혀를 찾아 단단히 얽었다. 내 타액이 카이킬리아의 입 안으로 넘어갔다. 꿀꺽, 그 목이 작게 맥동했다. 예전이었다면 상상조차 못 할 행동이었다.
“흐윽, 후으읍…….”
맞닿은 입술 사이로 언제나처럼 꽉 막힌 신음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카이킬리아는 입술로 내 혀의 뿌리를 조금씩 빨고 있었다. 쾌락에 젖어 튀어나온 무의식적인 봉사인지, 아니면 알고도 더 많은 쾌락을 위해 일부러 그러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맨정신의 카이킬리아라면 이렇게 남자한테 봉사하는 듯한 행동은 절대로 하지 않으리란 사실이었다.
입 안에서 혀가 뒤섞이고 타액이 교환되는 동안, 와이셔츠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카이킬리아는 맨살과 닿는 손가락의 감촉에 몸을 움찔 떨기만 할 뿐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았다.
벨트로 단단히 고정되어 있던 와이셔츠 자락을 끄집어내고 허리를 훑었다. 맨살을 어루만지며 아래로 내려갔다. 새끼손가락이 무언가 부드러운 물체에 닿았다.
카이킬리아의 속옷이었다. 장골에서 조금 아래에 위치한, 거의 끈이나 다름없는 수준의 속옷. 그걸 만지작거리자 카이킬리아의 몸이 흠칫흠칫 경련했다.
손이 옆구리와 장골을 지나 엉덩이 근처까지 파고들었다. 한계까지 벌려진 정장 바지가 더 견디지 못하고 아래로 흘러내렸다가, 치골이 드러나기 직전에서야 멈춰섰다.
바지 안쪽으로 파고들어간 왼손이 마침내 엉덩이를 쥐었다. 가슴보다 크고, 가슴보다 탄력적이고, 가슴보다 풍만한 둔덕이 손바닥에 착 감겼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정장 위로 만지는 게 아니라 직접 손을 넣어 주무르고 있었다.
카이킬리아 역시 이런 내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훕, 우웁……! 아, 읏……!”
옷 위로 만질 때보다 훨씬 더 격렬한 반응이 느껴졌다. 카이킬리아가 마치 빠져나가고 싶다는 것처럼 몸을 이리저리 비틀었다. 물론 놓아줄 일은 절대로 없었다.
엉덩이를 주무르던 손바닥에 오돌토돌한 무언가가 스쳤다. 란제리에 달린 레이스였다.
나머지 사람들이 아예 안 입고 있거나 사실상 안 입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패션인지라 빛이 조금 바래는 사실이지만, 카이킬리아의 속옷 역시 면적이 굉장히 작았다.
엉덩이의 절반은커녕 1/3이나 가릴 수 있을지 의심스러울 만큼 말이다.
“흐읍! 읍!”
속옷을 왼손에 말아쥐고, 뒤로 살짝 잡아당겼다. 카이킬리아가 몸을 움찔거렸다. 끈이 다리 사이를 파고들어서 그런 듯했다.
적당히 당기다 손을 놓았다. 엉덩이골로 말려들어간 속옷이 마치 T팬티처럼 변했다. 그 위로 손을 집어넣어 엉덩이 사이를 살살 문질러주었다.
여기보다 조금 더 밑에 있을, 이 세계 여자들에게는 오직 쾌락을 느끼기 위한 용도로만 존재하는 작은 구멍에는 닿지 않았다.
그랬다간 정말로 어떤 반응이 돌아올지 몰라서였다.
“우웁……!”
카이킬리아가 몸을 벌벌 떨면서 내 가슴팍을 양손으로 토닥였다. 마치 날 밀어내려는 듯한 태도였으나, 무시하고 손장난을 이어나갔다.
리제나 교황들도 그렇지만, 애초에 정말로 싫었다면 그냥 작정하고 힘을 쓰면 될 일이다. 내가 힘으로 이길 수 있는 사람은 닉스나 아우로라 정도밖에 없었다.
카이킬리아 역시 작정하고 힘을 쓴다면 나 따위는 맨손으로 찢어버릴 수 있을 것이다. 어지간한 성벽 높이의 악마와 힘싸움을 이기는 사람이 나 하나를 못 이길까.
그러지 않고 있다는 건 행동뿐인 저항에 말뿐인 거절과 마찬가지다. 까놓고 말해서, 그냥 이대로 멈추지 말고 더 해달라는 의미였다.
T팬티처럼 만든 란제리를 엉덩이 중앙쯤에 걸쳐놓고 주무르다가, 한쪽 손을 와이셔츠로 가져갔다. 단추가 순식간에 풀리며 그 너머의 속살을 드러냈다.
갈 곳을 잃은 넥타이가 가슴 사이에서 축 늘어졌다.
‘어째 이런 잡기술까지 성장하는 느낌인데.’
예전에는 한 손으로 못 풀었다.
마지막으로 배꼽 근처의 단추까지 풀어 쇄골부터 배꼽까지를 모두 드러내게 만든 뒤, 손을 집어넣어 탄탄한 11자 복근을 어루만졌다. 교황들이랑은 느낌이 또 달랐다.
손바닥이 배를 토닥이자 카이킬리아는 어쩔 줄을 몰라하며 혀를 움직였다. 그렇게 복근을 쓰다듬다가 천천히 위쪽으로 올라갔다.
명치 아랫부분을 지나고, 갈비뼈를 지나고, 란제리로 감싸인 봉긋한 옆가슴을 지나 마침내 겨드랑이로 닿았다. 겨드랑이를 간질여주며, 발버둥을 무시하고 엉덩이를 콱 쥐었다.
ㅡ움찔! 움찔!
카이킬리아가 눈을 살짝 까뒤집으며 몸을 떨었다. 방금 그걸로 절정해버린 것이다. 여전히 전신이 성감대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미친 듯이 민감한 몸이었다.
천천히 입술을 뗐다. 언제나 그랬듯이, 절정의 여운 탓에 반쯤 풀려버린 눈으로 거세게 숨을 몰아쉬며 날 올려다보는 카이킬리아가 있었다.
어느샌가 어깨너비만큼 별려져 있던 허벅지가 조신하게 오므라들었다. 두 손이 내 가슴팍의 옷자락을 단단히 붙들었다. 숨소리에서 카이킬리아의 향기가 났다.
흐윽, 흐윽 하는 신음을 흘리면서 날 올려다보던 카이킬리아가 입을 열었다.
“……모두, 네놈 때문이니라.”
“무엇이 말이십니까, 폐하?”
“네놈 때문에, 너 때문에…… 그것들이 여의 황궁에서 나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질 않느냐.”
“그것은…….”
아니, 나도 거기서 그렇게 될 줄 알았나.
금빛 황혼 기사단장이 우리 둘을 지옥으로 끌고 갔던 것도 어이가 없었는데, 설마 지옥에서 세계를 먹는 자와 엮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성국의 신이 나타날 것도 그렇고 말이다.
그리고, 설마 여신이랑 같이 루시퍼를 죽이고 나갔더니 바로 앞에 교황이 있을 줄도 몰랐다.
가뜩이나 뭔가 저질러놓은 게 많은 상황에 태양과 달의 신성력이 직접 느껴지기까지 했으니, 플로레타와 루나 입장에서는 눈이 안 돌아갈래야 안 돌아갈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심지어 교황들로도 모자라 이단심판관과 이단심문관에 전투 수녀들은 물론 성기사들까지 목격해버린지라, 다 같이 합심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날 성국으로 데려가려 할 것이다.
“그러니, 그대의 생각 없는 행동에 대한 벌이니라.”
카이킬리아가 입을 맞춰오더니, 다음 행동을 이어가라는 듯 입술을 살포시 벌렸다. 나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속으로 웃으며 벌어진 입술 사이로 혀를 집어넣었다.
잠시 쉬고 있던 양 손도 다시 활동을 개시했다. 엉덩이를 실컷 주무르고, 반쯤 벗겨둔 속옷을 조금 더 아래쪽으로 내리고, 겨드랑이를 간지럽히듯 어루만졌다.
와이셔츠가 양 옆으로 활짝 열렸다. 정장 바지는 이제 치골까지 완전히 보이도록 흘러내려선 벗겨지기 일보 직전인 속옷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었다.
“흐, 읍……!”
얼마 지나지 않아, 카이킬리아는 또다시 몸을 떨며 실컷 가버렸다.
입술을 뗐다. 은빛 실이 늘어졌다. 동공은 방금 전보다 훨씬 더 풀려버린데다 눈가에는 눈물까지 맺혀 있었다.
“……칠흑 성야 기사단장. 아니…… 델타.”
“예, 폐하.”
나를 몽롱한 눈으로 올려다보던 카이킬리아가 힘없이 고개를 떨궜다. 그러더니, 내 목에 얼굴을 묻었다.
우리 둘의 키 차이가 그렇게까지 큰 편은 아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내, 그대를 친히 치하하겠노라.”
웅얼거리는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거리가 가깝기도 했고, 입이 완전히 막힌 것도 아니었어서 알아듣는 데 지장은 없었다.
“무엇에 대한 치하입니까.”
“그대 덕분에…… 여가 지녀왔던 평생의 염원을 이루었지 않느냐.”
꾸우욱, 옷깃을 붙잡은 손에 힘이 더 들어갔다.
“그 빌어먹을 것들을 모조리 멸절시키고…… 감히 왕을 참칭하는 것까지 죽였다. 이제 그것들의 영토는 마지막 남은 조각마저 태양과 달의 이름으로 불타 없어지리라는 확답을 받았느니라. 이보다 더 훌륭한 승리가 어디에 있겠느냐.”
교황들은 날 성국으로 데려가겠답시고 황궁에 돌아와 있지만, 나머지 인원들은 지옥에 남아서 열심히 정화 작업을 하고 있었다. 루시퍼가 죽어서인지 저항도 거의 없는 수준이라나.
힘깨나 쓴다는 놈들이 우리 둘한테 덤벼들었다가 죄다 모가지를 따인 것도 있고 말이다. 새삼 카이킬리아가 얼마나 강력한 존재인지 실감이 났다.
스텔라와 셀레네, 수십 명의 최정예 전투 수녀들이 같이 덤벼들어도 희생자를 각오해야 할 악마들이 카이킬리아 한 명에게 수백 마리씩 썰려나갔으니까.
그런 카이킬리아와 맞먹는다는 교황도 마찬가지고.
“그대는 여와의 약속을 지켰노라. 영원히 이루지 못할 것 같던 염원을, 너무나도 간단히 해내주었다.”
약속이라. 내가 칠흑 성야 기사단을 넘겨받을 때 그런 말을 하긴 했었다. 설마 이런 식으로 지키게 되리라고는 전혀 몰랐지만.
아, 그러고보니 금빛 황혼 기사단장이 어떻게 우리를 지옥으로 끌고갔는지도 물어볼 걸 그랬다.
“그러니…… 상을 받거라.”
고개를 든 카이킬리아는 다시 입을 맞춰오더니, 입 안으로 혀를 집어넣었다. 혀가 얽히자 그 몸이 움찔 떨렸다.
옷자락을 꾸욱 쥐고 있던 손이 조심스레 아래로 내려와 몸을 더듬었다. 내가 했던 행동을 따라하려는 것 같았지만, 부끄러움 탓인지 옷 위로 복부를 더듬는 게 한계였다.
나는 그대로 가만히 있었다. 굳이 내가 움직일 필요는 없어 보여서였다.
한동안 입술을 맞대고 혀를 얽으며 소심하게 몸을 더듬대던 카이킬리아는, 아주 오랜만에 가버리지 않고 입술을 뗐다.
‘내가 가만히 있어서겠지만…….’
나도 같이 움직였으면 얼마 못 버텼을 거다.
그 와중에 뺨이 잔뜩 상기된 데다 허벅지를 배배 꼬아대고 있는 것이, 조금만 더 그랬더라면 정말로 자기 혼자서 가버렸을 수도 있었을 듯했다.
야릇한 신음과 함께 거친 숨을 몰아쉬던 카이킬리아가 고개를 들었다.
“……델타.”
“말씀하십시오.”
“여의 옷을 정돈하라. 명령이다.”
“따르겠습니다.”
나는 카이킬리아의 옷매무새를 가다듬어주었다.
여전히 엉덩이 중앙쯤에 걸쳐 있는 속옷을 원래대로 되돌리고, 돌돌 말린 레이스와 천을 펼쳤다. 팬티가 엉덩이골을 스치자 하읏, 하는 신음 소리가 들렸다.
치골에 걸쳐서 완전히 벗겨지기 직전이던 정장 바지도 장골까지 끌어올렸다. 와이셔츠를 허리춤에 집어넣은 다음, 바지 단추를 잠그고 벨트를 채웠다. 근처에서 짙은 복숭아 향이 풍겼다.
마지막으로 와이셔츠의 단추에 손을 뻗으려는 찰나.
“이제 되었다.”
카이킬리아에게 제지당했다.
내가 어리둥절해 하는 사이, 카이킬리아는 와이셔츠의 앞섬을 풀어헤친 모습 그대로 침대를 향해 걸어갔다. 절정의 여운 탓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 와중에도 걷는 모습만큼은 멀쩡했다.
침대 앞에 멈춰 선 카이킬리아가 반대편을 바라보는 자세 그대로 나를 불렀다.
“칠흑 성야 기사단장.”
“예, 폐하.”
“여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성국의 교황들처럼 천박하게 몸을 써가면서 그대를 유혹하는 짓 따위는 하지 않을 것이다.”
“……예?”
“그러니, 지금부터 여가 하려는 행동은 그저 약속을 지킨 것에 대한 포상에 불과하느니라. 알아들었느냐?”
“……?”
일방적으로 말을 끝낸 카이킬리아가 뒤로 돌았다. 그리고는, 침대 끄트머리에 걸터앉아 한쪽 다리를 꼬았다. 왼손에 빛무리가 모여들더니 검의 형상을 갖추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봐왔던 성검과는 뭔가 좀 많이 달랐다.
‘아니, 저게 왜?’
어디서 본 적 있는 외형 탓에 나는 속으로 헛웃음을 흘렸다.
저것이 성검의 진짜 모습이었으니까 말이다.
지금까지는 그저 성검을 휘두를 수 있도록 해주고 내재된 신성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준 정도에 불과했다면, 이후부터는 진정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원래 황제 보스전에서 3페이즈 진입과 동시에 깨달음을 얻었다며 저 모습으로 변해야 하는데, 여기서는 대체 어떤 일이 있었길래 저 모습으로 변했는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내가 황당해하든 말든, 카이킬리아는 성검의 크로스가드에 왼손을 걸친 채로 신성한 빛을 조명 삼아 날 쳐다보았다.
“나는 카이킬리아 리바누스이니라. 아이테르눔 제국의 황제이자, 성검의 간택을 받은 여인이며, 남자를 알지 못하는 순결한 처녀이기도 하노라.“
성검으로 몸을 받친 카이킬리아가, 덤덤히 말했다.
“이 고결하고도 고귀한 육신을…… 어디 욕망이 이끄는 대로 마음껏 사용해보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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