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incarnated into a Game Filled with Mods RAW novel - Chapter (245)
r 245 – 브라이티스트 다크니스 – 3
“자, 잘 모르겠어요…….”
금색과 은색으로 반짝이던 오드아이가 점차 생기를 잃고 몽롱해지기 시작했다. 손목을 잡아끌었다. 이클립스가 꺅, 하고 작은 신음 소리를 냈다.
허벅지를 살짝 모아 그 위에 이클립스를 앉혔다. 다리를 양 옆으로 벌린 이클립스가 허벅지로 내 몸을 감싸며 허리를 바싹 끌어당겼다. 사람 한 명 정도 벌어졌던 거리가 단숨에 좁혀졌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이클립스는 나를 내려다보고, 나는 이클립스를 올려다보았다. 이클립스도 키가 제법 큰 편에 속했기에 시선이 자연스레 가슴으로 향했다.
옅은 바람만 불어도 안쪽의 유두를 드러내버릴 듯한 천조각이 코앞에 놓인 모습. 눈동자와 똑 닮은 색깔의 천 너머로 희미한 핑크색의 가장자리가 보였다.
그러나 결코 안쪽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지금도 창문에서 밤바람이 살랑살랑 들어오고 있건만, 천조각은 제 본분을 다하며 주인의 은밀한 부위를 충실하게 지켰다.
이클립스의 꼬리뼈 부근을 톡톡 쳤다. 그 뜻을 알아들었는지 골반이 더 바싹 다가왔다. 내 고간과 이클립스의 다리 사이가 서로 맞닿을 듯 가까워졌다.
“당신…….”
애절함이 듬뿍 담긴 목소리를 들으며 잡고 있던 손목을 놓았다. 이클립스는 손목이 자유로워지자마자 내 목에 팔을 둘렀다.
가슴이 조금 전보다 훨씬 더 가깝게 들이밀어졌다. 어느 정도냐면, 내가 혀를 뻗으면 이대로 가슴골을 핥을 수 있을만큼.
우유향을 섞은 살내음이 훅 끼쳐들어왔다. 목을 끌어안은 팔로부터 전해지는 떨림은, 제 주인이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왼손을 이클립스의 엉덩이에 얹었다. 이클립스는 몸을 움찔거리기만 할 뿐 그 어떤 저항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편하게 만지도록 해주려는 듯 한층 바싹 달라붙어왔다.
그 상태로 엉덩이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마치 찹쌀떡처럼 말랑말랑하면서도 부드러운 감촉이 손바닥에 착 감겼다. 손바닥 사이사이로 탄력적인 엉덩이살이 밀려들었다.
“읏…….”
피부에 자국을 남기려고 작정이라도 한 것처럼 손을 강하게 쥐어짜자, 이클립스가 옅은 신음을 흘렸다. 아픔이 아니라 명백한 쾌락을 담은 신음이었다.
왼손으로 옷차림이 옷차림인지라 실오라기 하나 묻어있지 않은 엉덩이를 마음껏 주무르며, 오른손으로 척추 라인의 움푹 들어간 부분을 따라 천천히 위로 올라갔다.
“이, 히익?!”
이클립스가 몸을 파르르 떨었다. 그 탓에 내 코가 밑가슴 사이에 푹 파묻혔다가 빠져나왔다. 아주 잠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짙은 우유 냄새가 코 근처를 맴돌았다.
움푹 들어간 라인이 사라지는 장소까지 올라갔던 손가락이 날개뼈를 어루만지며 옆으로 방향을 틀었다.
목적지는 겨드랑이였다. 나를 맞이하며 강조하듯 보여주려고까지 했던 겨드랑이. 마침 내 목을 껴안기 위해 살짝 벌어져 있어서 만지기도 쉬웠다.
티끌 하나 없이 매끈하고, 부드러우며, 달짝지근한 우유 냄새를 풍기는 겨드랑이를 손가락으로 살살 긁었다. 이러고 있자니 여신도 겨드랑이가 약할까, 하는 실없는 의문이 떠올랐다.
“헤윽?!”
약했다.
“하으응…….”
귓가에 신음을 흘려대는 이클립스의 반응을 뒤로 하고 팔을 내렸다. 손가락 끝이 갈비뼈 부근과 맞닿았다.
적당한 살집 덕분에 겉으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 막상 쓰다듬으니 오돌토돌한 갈비뼈의 감촉이 느껴졌다. 이런 세세한 부분 하나하나까지 완벽했다.
“힉?!”
내 손가락이 밑가슴을 떠받치자마자 격렬한 반응이 되돌아왔다. 깜짝 놀란 이클립스가 몸을 이리저리 비틀었지만 무시했다. 손등으로 양쪽 가슴을 번갈아 툭툭 쳐올렸다.
가슴이 연신 위아래로 출렁대며 머리와 비슷할 정도의 무게감을 과시했으나, 유두를 가린 천은 절대로 안쪽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 이쯤되니 신기할 지경이었다.
“흐, 헤윽…….”
엉덩이를 쥐어짜듯 주무르는 손이 여전한 마당에 가슴까지 건드려지니 자극을 참기 힘들었던 듯,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런 모습마저도 미친 듯이 아름다웠다.
점차 격렬해지는 신음 소리를 들으며 갈비뼈를 지나 허리로 내려갔다. 옆구리를 간질이면서 내려간 손가락이 보기 좋게 넓적하면서 수려한 곡선을 그리는 골반에 닿았다.
오른손으로 장골부터 엉덩이로 이어지는 라인을 쓰다듬어주었다. 이클립스가 허리를 이리저리 비틀어댔지만 빠져나가기 위한 행동은 절대로 아니었다.
손을 앞으로 돌려 배를 주물렀다. 다른 신체 부위가 모두 그렇듯이, 근육과 살집이 완벽한 균형을 이루며 혼합되어 있었다. 너무 과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적지도 않았다.
“흡……?!”
배를 원하는만큼 주무르고 나서 마지막으로 아랫배까지 손을 뻗었다. 자궁 앞을 만지작거리는 손길에, 이클립스의 몸이 뻣뻣이 굳었다.
안쪽의 자궁 탓에 살짝 솟아있는 아랫배를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려주다가, 배꼽 근처로 이동개 그 주위를 간지럽혔다. 이클립스가 상기된 얼굴로 몸을 움츠렸다.
그렇게 집요하리만치 아랫배를 자극하고 엉덩이를 주무른 지 얼마나 지났을까, 떨림이 급작스럽게 격해졌다. 이미 수백 번도 더 봤던 모습이다.
나는 이클립스가 절정하기 바로 직전에 손을 멈췄다. 자랑스러워 할 일은 아니겠지만, 여자가 가버리는 타이밍 쯤은 간단히 예측할 수 있는 게 지금의 나였다.
“흐읏…… 읍…… 아?”
잔뜩 달아오른 몸을 풀어주지 않은 채로 자극이 사라져버리자, 잠시 어리둥절한 눈을 했던 이클립스는 상황을 파악했는지 애절함을 가득 담아서 날 쳐다보았다.
왜 다음으로 안 넘어가냐는 눈이었다. 저런 걸 보면 확실히 교황들이 누굴 닮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이거 플로레타랑 루나한테 말해주면 좋아하겠네.
“다, 당신…… 왜……?”
“처음부터 벌이라고 했지 않습니까. 그런데, 기분이 좋아지면 그건 벌이라고 할 수가 없잖아요?”
검지만 세워 이클립스의 아랫배를 쿡 찔렀다. 절정 직전에 멈춰서 민감해질대로 민감해진 몸은 그것조차도 일종의 쾌락으로 받아들인 모양이었다. 몸이 가볍게 떨렸다.
“그, 그거 말고 다른 벌도 있잖아요…… 마구마구 괴롭히고…… 제가 멈춰 달라고 애원해도 절대로 안 멈춰서…… 머리가 새하얗게 타들어가도록 만들어주는 벌…… 당해본 적은 없지만 진짜진짜 괴로운 벌일텐데…… 그렇게도 안 혼내실 거예요……?”
이클립스는 허벅지끼리 비비적거리고 달뜬 숨을 내쉬며 나한테 매달려서 간절한 눈으로 애원했다. 힘이라곤 조금도 들어가있지 않은 손바닥이 내 가슴팍을 토닥였다.
“저, 저는 구제불능에 무능한 여신이에요…… 그러니까 당신께 벌을…… 아얏.”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이클립스의 머리가 뒤로 조금 밀려났다. 맞은 자리를 부여잡은 이클립스가 울상을 했다.
나한테 딱밤을 맞은 자리가 아파서라기보다는, 방금의 딱밤이 사실상 거절의 표현이라는 걸 파악해서가 클 것이다.
“당신은 제가 데려왔는데…… 벌 받아야 하는데…….”
본인도 날 데려온 게 자기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알 텐데, 없는 잘못까지 꾸역꾸역 만들어가며 저런 말을 하는 걸 보면 확실히 성국의 신이라는 호칭이 아깝지 않았다.
그럼에도 내가 진도를 더 나갈 기색이 없자, 시무룩해진 이클립스가 입술을 삐죽였다.
“……너무해요, 당신.”
“누가 보면 제가 몹쓸 짓이라도 한 줄 알겠습니다.”
“……몹쓸 짓을 한 건 맞으시잖아요.”
“반대 아닙니까? 몹쓸 짓을 하기 전에 멈춘 거죠.”
“히이잉…….”
나는 시무룩해 있는 이클립스의 겨드랑이를 받쳐 들어올렸다. 이클립스는 마치 앞다리 뒤를 붙잡힌 고양이처럼 흐느적거리며 들어올려졌다.
그대로 바닥에 내려놓자, 인어공주처럼 옆으로 누운 자세를 하고선 무척 불쌍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진짜로 누가 보면 내가 몹쓸 짓이라도 한 줄 알겠다.
이클립스의 앞으로 다가가 한쪽 무릎을 꿇었다. 허리를 살짝 숙여 눈높이를 맞췄다.
“여신님.”
“……네. 당신.”
“제가 지금 여신님과의 관계를 거부한 건, 중요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중요한 이유요?”
불쌍함이 사라진 자리를 의문이 채웠다. 나는 머리를 더 숙였다. 톡, 이마가 맞닿았다. 금색과 은색으로 빛나는 오드아이와 잔뜩 상기된 뺨이 바로 눈앞에 있었다.
“여신님은 여신님이잖아요. 세계를 다스리는 여신. 최종 보상은 최종 보스를 잡은 이후에 받아야 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최종 보스가 멀쩡히 살아있죠?”
“…….”
“그러니, ‘이클립스’라는 보상은 그 도마뱀 새끼를 잡은 이후에 받겠습니다.”
“이클립스라는, 보상…….”
여신의 눈이 조금씩 다시 멍해졌다.
“여신님은 제게 줄 보상을 준비해놓고 기다리시기만 하면 됩니다. 꼭 돌아올테니까요.”
물론 이건 표면상의 이유고, 실질적인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나한테는 아직 정리 못 한 여자관계가 남아있지 않은가. 이런 상황에 이클립스가 끼어든다면 내가 뭐라고 하든 그 애들이 알아서 한껏 사려댈 게 뻔했다.
책임진다고 말한 여자들은 공평하게 사랑해줘야지 않겠는가. 그러기 위해서는 이클립스의 순서를 최대한 뒤로 미뤄야 한다. 여신이라는 지위에 위축되지 않도록.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다.
“아니면, 제가 여신님한테 잘 기다려줬다며 상을 드릴 수도 있고요. 여신님이 말하셨던 것처럼, 머릿속이 하얗게 타들어가면서 아무 생각도 안 나도록 만들어드리는 상.”
닉스에게 하듯 이클립스의 아래턱을 살살 간질여주었다. 표정이 단박에 풀어지며 헤실헤실하게 변했다. 어쩌면 닉스의 성격이 그렇게 된 이유가 이클립스를 닮아서일지도 모른다.
애초에 내가 아는 브닼 3의 영혼 수호녀는 제법 쌀쌀맞은 성격이었다. 리제의 외형에 첫 만남 당시의 루나가 보여준 성격을 합쳐놓았다고 봐도 될 만큼 말이다.
그런 캐릭터가 세계를 넘어왔더니 커다란 고양이처럼 변해버려서 뭔가 싶었는데, 인격이 둘로 분리된 것 외에도 이클립스의 영향이 제법 있지 않나 싶었다.
내가 그렇게 만들 거다.
“네, 네에…….”
얼굴을 붉인 이클립스가 아랫배를 소중히 감싸안았다. 아니, 아직 한 것도 없는데 저런 동작은 왜? 나는 황당함을 꾹꾹 누르며 턱에서 손을 떼고 몸을 일으켰다.
이클립스도 나를 따라 일어섰지만, 얼굴은 여전히 붉은데다 아랫배 앞의 손도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면 전 이만 내려가보겠습니다, 여신님.”
궁금한 점도 풀렸고, 말할 것도 다 끝났으니 여기 더 있을 이유는 없었다. 이클립스는 배웅을 하려는 듯 싱긋 웃으며 내게 몸을 기대왔다.
“지금의 저는 감히 신이라 불릴 자격조차 없는, 한낱 천상의 존재에 불과한 가녀린 여인입니다. 하지만 당신께서는 아니에요.”
기댔던 얼굴이 떨어졌다. 이클립스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당신께서 저의 세상을 구원하여주신 이후로…… 저의 신앙과 믿음은 언제까지고 당신을 향해 있습니다.”
손가락이 내 가슴을 살짝 짚었다.
“마지막 기회였던 당신이 불사의 사명을 받아들이는 데 성공했을 때도, 뒤틀린 존재들을 모두 죽여 없애셨을 때도, 두 번째로 깨어나셨을 때도, 세 번째로 깨어나 스스로를 희생하셨을 때도, 지금 이곳에 다시 와주셨을 때도, 그것의 본질을 절반이나마 베어 없애셨을 때도. 당신은 언제나 저의 믿음에 보답해주셨죠.”
짚었던 손이 떨어지고, 이클립스의 얼굴에 해맑은 미소가 걸렸다.
“그러니, 당신이시여.”
ㅡ당신이 선택할 가능성에, 언제나 태양과 달이 함께하기를.
나는 빛기둥 속에서 땅에 발을 내딛었다. 그냥 지상으로 내려가고 싶다고만 생각했을 뿐인데 갑자기 빛이 날 휘감더니 아래로 내려보내줬다.
문제가 있다면, 눈이 부시지는 않았는데 앞도 전혀 안 보였다는 거다. 그래서 두 발이 땅을 밟았음에도 혹시 몰라 빛이 걷히기를 잠자코 기다리는 중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온 사방을 콕콕 찔러대던 금빛과 은빛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앞도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틈 사이로 아래를 살폈다. 최소한 절벽 한복판은 아니었다.
나는 열린 틈 사이로 걸어나갔고.
‘……어라.’
이쪽을 쳐다보는 수천 쌍의 시선과 마주했다.
시야 한 구석에 태양의 대성당과 달의 대성당이 비쳤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