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Reincarnated into a Game Filled with Mods RAW novel - Chapter (326)
외전: 미네르바 – 3
입술이 맞닿았다. 말랑말랑한 감촉과 함께 온기가 전해져왔다. 손가락이나 귀, 뺨은 마치 자기 것처럼 키스를 해대도 입술만은 건드리지 않았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미네르바는 입술을 맞닿은 채로 소심하게 혀를 섞고 있었다. 본인의 말마따나 정확히 이론적인 지식만을 아는 것이 전부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무슨 의미니?”
입술을 뗀 미네르바가 살짝 새초롬한 눈을 하고 질문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소심하신 모습이라서요?”
“조심스럽다고 해주렴.”
톡 쏘아붙이고 다시 입술을 맞댔다. 소심하다는 말을 또 듣긴 싫었는지 방금 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키스였다. 혓바닥이 몇 번씩 뒤엉키며 서로의 타액을 맛봤다.
숨소리가 가빠지기 시작할 때쯤 입술을 뗐다. 미네르바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가볍게 들어올려 침대에 눕혔다.
풀어헤쳐진 옷자락이 자연의 법칙에 이끌려 양 옆으로 흘러내리며 새하얀 몸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근육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는, 전체적으로 무척 말랑말랑해보이는 몸이었다.
하지만 시선을 제일 잡아끄는 것은 교황 자매나 리제, 닉스와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을 것 같은 크기의 가슴이었다. 똑바로 누운 자세임에도 탄력적인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평소에 입고 다니는 옷이 헐렁한 목욕 가운이라 정확한 크기를 가늠하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살펴보니 미네르바 역시 거유를 넘어 폭유에 가까웠다.
“언제까지 가슴만 보고 있을 거니?”
왼팔이 가슴과 수직으로 가로질러졌다. 가슴 전체를 가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딱딱하게 솟아있던 핑크빛 돌기를 가리기에는 충분했다.
조금 전까지 적극적으로 내 위에 올라타 유혹하던 태도는 어디로 가고, 허벅지를 오므려 꼼지락거리면서 시선을 피하는 중이었다.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남성에게 몸을 보여준다는 것이 이토록 부끄러운 행동이 되리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구나.”
“사흘 내내 혼자서 위로하시던 것까지 다 들켜놓고 이제 와서요?”
“……그것도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니 더 이상 말하지 말렴.”
“어차피 상관 없지 않습니까. 이제 저한테만 보여줄 모습일 텐데요.”
“아이에게만…… 그래. 그렇지.”
어느 정도 여유로움을 되찾은 미네르바가 살포시 웃어보이며 곧바로 입을 맞춰왔다. 이번에는 조금 더 적극적이었다.
더 이상 가슴을 가리지 못하도록 왼손으로 깍지를 끼는 동시에 오른팔을 목에 두르도록 만들었다. 빳빳이 솟아오른 유두가 내 흉부에 조금씩 비벼졌다.
얽힌 혀 위로 타액을 흘려보냈다. 잠시 움찔 하는 감각이 느껴지더니 목울대가 맥동했다. 그게 제법 마음에 들었는지, 미네르바는 키스를 하는 내내 타액을 갈구했다.
대략 5분쯤 지나 입술을 뗐다. 살짝 몽롱해진 얼굴로 입가를 핥는 미네르바가 바로 앞에 있었다.
“다음은 뭐니?”
기대감이 잔뜩 섞인 목소리였다. 깍지 낀 손을 풀고 미네르바의 다리 사이로 내려갔다. 비부는 벌써부터 약간씩 습기를 띠었다. 습기에서 옅은 레몬향이 느껴졌다.
처음 볼 때만 해도 붉게 충혈되어 움찔거리면서 애액을 토해내던 질구는, 자기가 언제 그랬냐는 듯 완벽히 일자로 다물어진 상태였다.
“으읏?!”
균열을 따라 손가락으로 훑어내리자, 곧바로 깜짝 놀란 반응이 되돌아왔다. 상반신을 반쯤 일으켜세운 미네르바가 팔꿈치로 몸을 지탱했다.
“자, 잠시만 기다리려무나, 아이야. 무얼 하려고?”
“제 손가락이 있으면 더 기분좋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이론이 있다면 검증을 거쳐야죠. 그래야 이론이 사실인지 거짓인지를 알게 될 테니까요.”
“알아들었단다. 하지만 나도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 필요ㅡ?!”
미네르바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내가 중지와 약지로 질내를 파고들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그 입에서 혀 꼬인 비명이 토해졌다.
질벽은 급작스럽게 비집고 들어온 이물을 움찔대며 밀어내려 하는 중이었다. 나는 손가락 두 번째 마디의 절반 정도까지만 밀어넣은 채 질내의 감촉을 느끼며 얌전히 있었다.
“미네르바 님. 혼자서 위로하셨을 때 혹시 다른 자리보다 조금 더 특별히 민감하게 느껴졌던 부분이 있습니까? 아니면 쾌감이 훨씬 더 많이 느껴지는 자리라던가요.”
“……정말이지 짓궂은 질문이구나. 그런 건 없었단다. 뭔가 모자라다거나 애가 타는 기분이 들면 손가락을 더 깊숙이 밀어넣는 것이 전부였으니.”
만약 미네르바가 그런 쪽으로 조금만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제법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겠지만, 애석하게도 그런 적은 없는 듯했다. 대충 관련 서적이나 몇 번 보고 말았던 게 전부였겠지.
“알겠습니다.”
나는 손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너무 격하게는 말고, 조심스레 쓰다듬듯이.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손가락이 질벽을 스칠 때마다 허벅지가 움찔거렸다. 질구에서 새어나오는 투명한 액체의 양이 점점 많아졌다.
입구 근처를 모두 건드려 본 다음에는 조금 더 안쪽을, 더 안쪽을 모두 건드린 다음에는 더더욱 안쪽을ㅡ
“히, 끄윽?!”
미네르바가 허리를 들썩였다. 질내가 격렬하게 수축했다. 벌벌 떨리는 허벅지는 몸을 얼마 지탱하지도 못하고 스르륵 무너졌다. 엉덩이가 다시 침대에 닿았다.
손가락 세 마디를 거의 다 넣은 상태에서 3시와 4시의 중간쯤 되는 방향. 그 자리였다. 방금 미네르바가 제일 민감하게 반응했던 자리를 집중적으로 문질렀다.
“앗, 아앙! 으흑! 무, 뭐ㅡ”
손가락이 민감한 자리를 스칠 때마다 무척 격렬한 반응이 되돌아왔다. 질내에서 흘러넘치는 애액의 양이 늘어나고, 그에 따라 레몬향도 같이 진해졌다.
“잠시만 기다려주겠니?! 자, 잠시만ㅡ 아이야! 왜 말을 듣지 않는ㅡ 아흑?!”
계속해서 몰아닥치는 쾌감이 두려운 듯 미네르바가 발버둥을 쳤지만, 힘으로 날 이길 순 없었다. 손목을 교차시켜 한 손으로 틀어쥐고 끝없이 민감한 자리를 자극했다.
“읍…… 으으읍……! 으으응읏……!”
제발 풀어달라는 애원에도 불구하고 내가 꿈쩍도 하지 않자, 미네르바는 신음이라도 어떻게 참아보려는 듯 이를 악물었다.
역효과였다. 신음을 참는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쾌감의 근원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있어야 하니까. 그러면 역으로 몸이 점점 민감해진다.
차라리 머리가 새하얗게 될 때까지 실컷 신음을 흘리는 편이 낫지만, 미네르바가 그 사실을 알 턱이 없었다.
“히야아아앗?!”
얼마 안 가, 귀여운 비명과 함께 질구에서 투명한 액체가 왈칵 터져나왔다. 내 손바닥과 손목으로도 모자라 윗팔뚝까지 흠뻑 적실 만큼 양이 많았다.
천천히 손가락을 빼냈다. 미네르바는 힘없이 침대에 늘어졌다. 유두처럼 단단히 솟아오른 클리토리스 밑으로 움찔움찔 경련하는 질구가 보였다. 그 어느때보다 짙은 레몬향이 근처를 가득 채웠다.
나는 손바닥을 흠뻑 적신 레몬향 애액을 보며 ‘이건 레모네이드 맛일까?’ 같은 실없는 생각을 하다가 침대에 문질러 닦았다. 이게 다 카이킬리아 때문이었다.
“어떠셨습니까, 미네르바 님?”
“무척, 좋았단다. 내가 했던 손장난은 따위로 느껴질 만큼.”
침대에 드러누워 숨을 헐떡이던 미네르바가 힘없이 웃었다. 풍만한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시선을 끌어댔다. 그 얼굴에는 힘든 감정이 절반, 만족했다는 감정이 나머지 반이었다.
“아직 제대로 된 건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만족하면 나중에는 어떡하려고 그러십니까?”
“……시작도 안 했다고? 그게 정말이니?”
“방금 그건 단순한 전희입니다. 다음으로 넘어가려면 뭐가 필요한지는 미네르바 님도 알고 계실 텐데요.”
순간, 은백색 동공이 살짝 흔들리는가 싶더니 잔뜩 부풀어오른 내 고간을 향했다. 꿀꺽, 그 목울대가 작게 맥동하는 장면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지금보다 훨씬 더 굉장한 쾌락을 보여드리기 전에, 혹시 미네르바 님의 분신을 소환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감각 공유가 되는 개체로, 한 4명 정도만요.”
“내 분신? 만들 수는 있지만, 어떻게 쓰려고 그러니?”
“분명 후회는 하지 않으실 겁니다. 제가 언제 거짓말 한 적이 있었습니까?”
거짓말은 아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돼서 후회고 뭐고 아무것도 안 떠오를 때까지 절정시켜버릴 생각이니까.
미네르바는 긴가민가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손을 휘저었다. 침대 바로 옆에서 푸른 마나가 솟아올라 인간의 형상처럼 변했다. 푸른 마나에 온갖 색채가 덧씌워졌다.
곧이어 미네르바와 똑 닮은 분신 4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분신들은 나타나자마자 침대에 뒤엉켜 있는 우리들을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미네르바 님뿐인가요?”
“그럴 목적으로 소환한 분신이 아니라서 살짝 애매하구나. 만약 아우로라 그 아이에게 만들어준 것처럼 목적이 뚜렷하다면 명령에 복종하는 분신을 만들었겠지만, 아이는 그저 감각이 공유되는 분신 4명을 만들어달라고 한 것이 전부였으니. 내 성격상, 아마 호기심을 더 충족시켜주는 쪽의 명령을 듣겠지.”
내가 원하던 대답이었다. 혹시라도 미네르바의 명령만 따른다면 그냥 분신 없이 평범하게 할 생각이었지만, 내 명령도 따른다면 생각해뒀던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
“언어 기능은요?”
“넣지 않았단다. 필요하니?”
“아니요, 제 말만 이해할 수 있으면 됩니다. 거기, 분신들? 여기 재밌는 게 있는데 같이 해보지 않을래?”
분신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 말을 따라 침대 위로 올라왔다. 워낙 넉넉한 사이즈의 침대였기에 사람 여섯이 한꺼번에 올라왔음에도 공간이 한참 남았다.
침대 위로 올라온 미네르바들은 이제 뭘 하면 되겠냐는 듯 나를 향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단 팔이랑 다리를 한 쪽씩 잡고 벌려. 그래, 그런 식으로. 그렇지.”
“아이야? 무얼 하려고ㅡ 잠시만, 그만두렴! 그만두라고 했잖니?!”
미네르바들은 원본의 명령이 아니라 내 명령을 더 충실하게 따랐다. 네 사람이 한 사람의 팔과 다리를 한 짝씩 쥐고, 양 옆으로 활짝 벌렸다. 흠뻑 젖은 가랑이가 아낌없이 드러났다.
질구가 방금 전의 것을 또 해달라는 듯 애타게 뻐끔거려댔다. 클리토리스도 비슷하게 충혈되다시피 했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위쪽이 아니라 더 아래였다.
“여길 건드려보신 적은 있으십니까, 미네르바 님?”
“히, 히익?! 그럴 리가 없잖니!”
손가락이 질구가 아니라 그것보다 더 아래쪽에 있는 구멍을 향했다. 미네르바가 펄쩍 뛰다시피 몸을 비틀었다.
내가 생각해도 형편 없는 질문이었다. 자위조차 해본 적 없었던 사람이 엉덩이를 건드려보았을 리가 있나. 특히 이 세계 사람이라면 더더욱 건드릴 일이 없는데 말이다.
“그런 곳은 왜 만지는 것이니, 아이야?! 그건 아무런 쓸모도 없는 구멍ㅡ”
“쓸모가 없긴 왜 없습니까. 있습니다. 딱 하나뿐인 쓸모지만요.”
이 세계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그 어떤 배설 작용도 하지 않는다. 이클립스가 그렇게 창조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본연의 기능을 상실해버린 항문의 용도는 뭐겠는가.
출구가 아니라 입구의 역할밖에 없는 셈이다. 그것도 여신 공인으로.
“아, 아무튼 그곳은 안 된단다! 분신! 빨리 손을 풀렴! 명령이야! 이거 놔! 왜 명령을 안 듣는 거니!”
“미네르바 님이 직접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더 호기심이 가는 쪽을 따른다고요. 제 말을 따르는 쪽이 더 재밌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네요.”
분신들은 원본의 애처로운 부탁과 절규, 명령에도 눈 하나 깜짝 않고 나를 바라보며 히죽히죽 웃기만 했다. 그 호기심에 보답하기 위해 벨트의 버클을 풀었다.
미네르바와 입을 맞춘 순간부터 한계까지 부풀어올라 있던 물건을 내놓자, 미네르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분신들도 원본과 비슷한 반응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그게…… 남성기인 것이니, 아이야?”
“네. 혹시 처음 보십니까?”
“당연히 처음 보는…… 아이는 대체 뭘 말하게 하려는 걸까?”
당연히 처음 본다, 라고 대답하려다 가까스로 끊어낸 미네르바의 눈이 살짝 가늘어졌다. 나는 웃으며 자지를 가까이 가져갔다.
대신, 보지가 아닌 항문 쪽으로.
“힉?!”
예상했던 구멍이 아닌 다른 구멍에 딱딱한 물체가 맞닿자, 미네르바가 새된 소리를 내질렀다. 그대로 엉덩이 구멍에 귀두를 문질렀다. 미네르바의 몸이 조금씩 떨려왔다.
“……그만두렴, 아이야. 그곳은 그런 용도로 쓰이는 곳이 아니란다.”
“이런 용도로 쓰이는 곳이 아니라면, 어떤 용도로 쓰이는 구멍이라고 생각하시는데요?”
“그건…… 그, 아무튼 잘못되었으니 그만두려무나. 성행위는 여성기와 남성기의 결합이지, 아래쪽 구멍을 사용하는 행위가 아니지 않니.”
바로 여기까지가 내 노림수였다. 애초에 항문을 쓸 생각은 조금도 없었으니까. 첫 경험이 애널로 시작한다면 조금 그렇지 않은가. 내가 그런 쪽으로 페티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허리를 뒤로 빼자 미네르바의 눈에 의문이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미네르바의 다리를 붙잡고 있던 분신들의 눈에도 의문이 떠올랐다.
“분신들로 그게 어떤 용도인지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아, 너희는 이제 손 놔도 돼.”
그 말과 함께 구속 마법을 사용했다.
무릎을 접어 다리를 양쪽으로 활짝 벌리고, 팔을 머리 위로 교차시킨 다음 손목을 목 뒤에 붙여서 겨드랑이를 활짝 드러내게 만든 모습 그대로 미네르바의 몸을 고정시켰다.
졸지에 야하기 짝이 없는 자세로 꽁꽁 묶인 신세가 된 미네르바가 몸을 버둥거렸다.
“아이야?! 이게 무슨ㅡ”
“세레스한테 분신과 원본의 성감 공유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시험해보셨다고 했죠?”
흠칫, 미네르바의 몸이 옅게 떨렸다. 분신들은 내 말의 의도를 알아차렸는지 원본 특유의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중이었다.
“걱정 마세요. 첫 경험이니만큼, 최고로 기분 좋게 해드리겠습니다.”
“어떻게 걱정을 안 하ㅡ 웁.”
나는 볼개그를 만들어 미네르바의 입을 막아버렸다. 구멍 뚫린 볼개그 사이로 침이 줄줄 흘러내렸다. 조금 험하게 다루고 있긴 하지만 괜찮다. 나중에 박으면서 용서를 구하면 된다.
미네르바를 향해 미소를 지어주고 분신에게 눈짓을 했다. 미네르바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내게 다가왔다.
제일 먼저 다가온 미네르바가 내게 입을 맞추고, 두 번째와 세 번째로 다가온 미네르바가 내 상의를 벗겨주고, 마지막으로 다가온 미네르바가 내 양물을 손으로 쥐었다.
“프흐읍…… 흐읍…….”
키스를 하고 있는 건 분신인데, 정작 원본 미네르바의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했다. 잠시 입술을 뗐다.
“어떻습니까, 미네르바 님? 제대로 느끼고 계십니까?”
“흐으으응! 흡!”
“잘 되고 있다는 의미네요. 알겠습니다.”
나는 다시 키스에 집중했다. 그러는 동안 어느새 옷을 모두 벗긴 두 명의 미네르바가 내 가슴을 핥아댔고, 마지막 미네르바는 손으로 내 양물을 감싸쥔 채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였다.
‘아직까진 내가 뭘 하려고 이러는 건가 지켜보자는 뜻이겠지.’
사실, 미네르바가 작정하고 구속을 풀려 한다면 5초는커녕 3초도 되지 않아 풀고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마나와 마력의 세세한 조정에 관해서는 나조차 절대 미네르바를 따라가지 못하니까.
즉, 아직도 구속을 풀지 않고 있다는 건 행동이야 저렇게 해도 일단 내가 뭘 하려는지 정도는 지켜봐주겠다는 의미다.
나는 키스를 하고 있던 미네르바를 뒤로 살짝 밀며 그 머리를 눌렀다. 내 의도를 알아차린 미네르바는 순순히 아래로 내려가 하반신에 먼저 봉사하고 있던 미네르바와 눈웃음을 교환했다.
“잠깐 기다려.”
멈칫, 자지에 혀를 뻗으려던 미네르바들이 왜 그러냐는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나는 원본 미네르바를 들어 지금 자세 그대로 책상 앞 의자에 앉히고, 떨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묶었다.
“으으으읍! 응읍!”
버둥거리는 미네르바를 무시하고 나도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 앉았다.
첫 번째와 네 번째 미네르바가 내 다리 사이로 들어와 바닥에 다소곳이 무릎을 꿇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분신은 내 양 옆에 자리를 잡았다.
“흐으으읍?!”
다리 사이에 꿇어앉은 미네르바들이 자지를 핥기 시작하자, 원본 미네르바가 조금 더 격렬하게 몸을 비틀었다. 혓바닥에 자지가 닿는 감촉을 같이 느끼고 있어서 그런 듯했다.
원본이 그러거나 말거나, 분신들은 마치 막대 아이스크림처럼 내 자지를 빨았다. 귀두 끝부터 시작해 뿌리까지 핥아나가며 곳곳을 맛보고, 서로 역할을 분담해 빈 곳이 없도록 만들었다.
“흐으응…… 흐응…….”
볼개그 너머로 새어나오는 원본 미네르바의 신음소리가 야릇해지기 시작했다. 몸의 들썩임이 줄어들고, 질구에서 투명한 액체가 조금씩 흘러나왔다.
그러다, 네 번째 미네르바가 내 자지를 목구멍 깊숙이 집어넣었다.
“커흑?! 우웁…….”
단숨에 목젖까지 찔러오는 감각을 느낀 원본 미네르바가 헛구역질을 했다. 나머지 분신들도 같은 감각을 느꼈겠지만, 원본과는 달리 황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네 번째 미네르바의 머리가 빠져나가자 첫 번째 미네르바가 기다렸다는 듯 같은 행동을 했다. 원본은 또다시 헛구역질을 했고, 분신들은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반쯤 풀린 눈으로 침을 뚝뚝 흘려대던 분신들이 대뜸 가슴을 들이밀었다. 딱딱하게 솟아오른 유두가 입술을 스쳤다. 이로 물고 살짝 씹으면서 혀 끝으로 이리저리 굴려주었다.
“흐으으읍!”
그러자 원본 미네르바가 다시 비명을 내질렀다. 다리 사이에 있던 분신들은 조금 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혀를 움직이기만 했다.
입으로는 양쪽에서 들이밀어진 유두를 빠는 동시에 유두끼리 서로 비벼주고, 아래로는 두 명이서 하는 봉사를 받은 지 얼마나 지났을까, 서서히 사정감이 차올랐다.
나는 첫 번째 미네르바에게 손짓을 해 귀두를 입에 머금도록 만들었다. 분신은 순순히 귀두를 입에 물고 나를 반짝거리는 눈으로 올려다보았다.
그 옆에서 네 번째 미네르바가 손바닥으로 기둥을 열심히 문질러주었다. 차오른 사정감을 참지 않고 그대로 분출시켰다.
“ㅡ!!!!!!”
분신의 입에 정액이 쏟아져 들어가고, 원본 미네르바는 소리 없는 절규를 내지르며 몸을 비틀었다. 아마 입 안에 정액이 채워지는 감각을 생생히 느끼고 있으리라.
“됐어. 이제 입 떼도 돼.”
나는 요도에 있는 정액까지 모두 털어넣고 자지를 빼냈다. 뺨이 조금 볼록해질 정도로 정액을 머금은 첫 번째 미네르바는 꼬리가 있다면 붕붕 흔들어댈 것 같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네 번째 미네르바가 귀두 끝에 묻은 정액을 핥아먹었다. 그리고는 약간 모자라다는 듯 입맛을 다시며 입 안에 한가득 담긴 정액에 눈독을 들였다.
“삼키지 말고, 저쪽 가서 전부 나눠줘.”
의자에 묶인 원본 미네르바를 가리켰다. 분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원본에게로 다가갔다. 손짓으로 볼개그를 풀어주었다. 입이 자유로워진 미네르바가 다급히 외쳤다.
“아이야, 지금 무엇을ㅡ 웁?!”
분신이 원본과 입을 맞췄다. 은백색 동공이 크게 떠졌다. 입술과 혓바닥을 타고 정액이 흘러들어갔다. 반 정도는 삼키지 못해 가슴과 배로 떨어지고, 반 정도는 입에 들어갔다.
“츄릅…… 츄우웁…….”
첫 번째 미네르바는 혀까지 섞어가며 열심히 원본에게 정액을 삼키도록 하고 있었다. 정액 삼키는 감각을 공유하고 황홀하게 몸을 움찔거리던 나머지 3명에게 손짓을 했다.
분신들이 기다렸다는 듯 종종종 뛰어가 미처 삼키지 못해 가슴과 배에 떨어진 정액방울들을 모두 핥아먹었다. 혓바닥이 맨살을 핥자 간지러웠는지 몸이 이리저리 비틀렸다.
“으으으읍! 으으으으읍!”
입술이 맞닿은 감각, 입 안에서 혀가 섞이는 감각, 목구멍으로 백탁액이 넘어가는 감각, 몸이 핥아지는 감각, 몸을 핥으면서 정액을 삼키는 감각을 동시에 느끼고 있는 원본 미네르바가 꽉 막힌 비명을 내질렀다.
분신들의 하반신 역시 축축하게 젖어들어갔다. 분신과 분신 간의 감각 공유보다는 원본의 감각이 훨씬 더 강하게 전달될 테니까.
“파하…….”
혓바닥으로 입 안에 있는 정액까지 모두 꼼꼼히 흘려보낸 첫 번째 분신이 입술을 뗐다. 다른 분신들도 정액을 모두 핥아먹고 얌전히 물러났다.
한바탕 쾌락의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뒤, 미네르바는 약간 멍해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떠셨습니까, 미네르바 님?”
“……비릿하고, 쓰고, 물컹하게 덩어리가 져 있더구나. 하지만…….”
눈살을 잔뜩 지푸리고 맛을 평가하던 얼굴이 하지만, 이라는 글자가 나옴과 동시에 조금 펴졌다.
“왠지, 싫은 맛은 아니었단다. 분명 더할 나위 없이 끔찍한 맛이어야 할 텐데, 나중에 가면 오히려 내가 갈구하지 않을까 싶은…… 그런 느낌도 들었고.”
꽤나 구체적인 평가였다. 나는 저것도 이클립스 때문인가, 하는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분신들을 침대로 데려가 다 같이 눕혔다. 미네르바가 구속된 의자도 바로 옆까지 끌어왔다.
“아이야. 이제 풀어줄 때도 되지 않았니?”
“아직 아닙니다. 제가 최고로 기분 좋게 해드리겠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나는 입맛을 다시며 정액의 여운을 느끼고 있던 첫 번째 미네르바의 엉덩이에 자지를 가져갔다. 분신 미네르바는 행복한 미소를 지었고, 원본 미네르바는 흠칫 놀란 얼굴을 했다.
“아, 아이야. 설마……?”
“네. 미네르바 님이 생각하고 계시는 그 설마가 맞을 겁니다.”
그대로 항문에 자지를 쑤셔넣었다. 굳게 다물어진 구멍은 너무나도 쉽게 이물의 침입을 허락했다. 귀두 끝이 질벽 대신 장벽을 밀고 올라갔다.
“ㅡ!!!!!!”
미네르바는 다시 한번 소리 없는 절규를 내질렀지만, 몸은 정직했다. 다물어져 있던 질구에서 투명한 애액이 왈칵 터져나왔다. 나머지 분신들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차이점이 있다면, 분신들은 원본과 다르게 쾌락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놓고 행복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으로 애액이 왈칵왈칵 흘러나오는 질구를 문지르고 있었으니까.
“아앙! 아흑! 아아앙!”
허리를 움직였다. 미네르바는 애액과 신음을 동시에 토해내면서도 어떻게든 구속 마법을 해제하려는지 마나를 끌어올렸다. 손 끝이 푸른색으로 물들었지만, 거기까지였다.
“앙, 읏! 멈, 춰엇ㅡ!”
엉덩이로부터 전해지는 무시무시한 쾌감에 제대로 된 사고가 불가능해졌는지, 마법을 파훼하긴커녕 마법진을 그리지도 못했다.
반쯤 그려진 마법진이 힘을 받아 부서지고, 다시 그린 마법진이 또 다시 부서지는 일이 몇 번씩 반복됐다.
“끄흡, 긋, 멈추, 라고, 했ㅡ”
이내 푸른 빛이 사그라들었다. 치골과 치골이 맞부딫힐 때마다 분신이든 원본이든 무척 격렬하게 반응했다. 신음을 내뱉는 사람은 한 명 뿐이었으나, 쾌락은 다섯 명 전원을 뒤흔들었다.
“쪼옥…… 츄웁.”
분신 중 하나가 간질간질한 느낌을 참지 못한 듯, 박히고 있는 분신에게 다가와 입을 맞췄다. 연신 신음을 내뱉던 원본 미네르바는 혀를 쭉 빼물고 고개를 뒤로 쳐들었다.
바로 앞에서 미네르바들이 끈적하게 혀를 얽는 모습을 보자 곧바로 하반신에 반응이 왔다. 자지가 움찔 떨리고, 한층 더 깊숙한 곳을 찔렀다. 항문이 경련하듯 조여들었다.
다른 분신들도 박히고 있는 미네르바의 유두를 하나씩 입에 물고 빨기 시작했다. 살이 부딪히는 소리, 혀와 혀가 섞이는 물소리, 가슴을 쪽쪽 빠는 소리가 한데 뒤섞였다.
“끄힛, 흐응! 그, 헤엑, 그, 마안…….”
원본 미네르바의 신음은 점점 더 꽉 막힌 것처럼 변했다.
아래로는 항문에 자지가 쑤셔박히는 감각이 전달되고, 위로는 혀가 뒤섞이면서 유두가 빨리는 감각이 느껴지고 있으니 정신을 차리기가 힘든 것 같았다.
여기서 조금 더 나가볼까. 가슴에 달라붙어 유두를 빨아대는 미네르바들의 보지에 손가락을 가져갔다.
질구에 손가락이 닿자 그 몸이 잠시 움찔했으나, 이내 유혹이라도 하듯 엉덩이가 좌우로 살랑였다. 중지를 안쪽까지 집어넣어 미네르바가 약했던 자리를 톡톡 건드렸다.
“흐으으으으읍!!!!!!”
분신 미네르바들의 몸이 한꺼번에 벌벌 떨렸다. 원본 미네르바는 애액뿐 아니라 조수까지 같이 뿜어내며 격렬하게 가버리고 있었다.
‘고대의 스크롤 효과가 아직 안 끝났나?’
어째 몸이 너무 많이 민감한 것 같다며 이상함을 느끼기도 잠시, 예전에 미네르바가 고대의 스크롤이 지닌 마력에 물들어 감각이 예민해졌다고 했던 말을 기억해냈다.
어쩌면 그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슬슬 싸겠습니다, 미네르바 님.”
사정감은 금방 차올랐다. 분신들과 끝까지 갈 생각은 없었기에 참지 않았다. 꼬리뼈 근처에 힘을 주며 정액을 토해냈다. 토해진 정액이 엉덩이 안쪽으로 밀려들어갔다.
“……!!!!!!”
왈칵, 뻐끔거리는 질구에서 투명한 액체가 흘러넘쳤다. 다른 미네르바도 마찬가지였다. 하나같이 몸을 파들거리며 애액을 흘려대는 중이었다. 침대가 순식간에 흠뻑 젖었다.
“하아…… 하아…… 하아…… 흐앙?!”
절정의 여운에 잠겨 거친 숨을 몰아쉬던 원본 미네르바는, 몸을 일으킨 내가 다른 분신의 엉덩이에 자지를 박아넣자 또다시 새된 비명을 내지르며 이를 악물었다.
그러자 다른 미네르바들이 기다렸다는 듯 달려들어 혀를 섞고 가슴을 빨았다. 그 쾌락을 감당하는 것은 오롯이 원본의 몫이었다. 미네르바는 또다시 애액과 신음을 한껏 내뱉어야 했다.
세 번째 미네르바가 박힐 때도, 마지막 미네르바가 박힐 때도 그랬다. 분신들은 자지가 엉덩이에 박힌 미네르바를 차례대로 애무했고, 그 감각은 원본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아…… 힉…….”
그 결과, 미네르바들의 순번이 하나씩 돌아가며 네 번째의 장내사정까지 끝났을 땐 원본 미네르바는 눈물과 침으로 범벅이 된 얼굴을 한 채 끊임없이 애액을 흩뿌리는 분수처럼 변해 있었다.
분신들의 입으로 청소까지 끝낸 다음에야 침대에 널브러진 4명을 뒤로 하고 원본 미네르바에게 다가갔다. 미네르바는 사람의 그림자가 다가오자마자 힘없이 중얼거렸다.
“넣어, 넣어 주렴…… 제발…… 부탁이란다…….”
“이걸 원하십니까, 미네르바 님?”
내가 침으로 깨끗해진 자지를 내밀자, 미네르바가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구속을 풀어주었다. 그러자마자 내게 안겨오는 미네르바를 행복하게 널브러진 분신들 옆에 내려놓았다.
“지금 넣으면 분명 기분 좋을 겁니다. 생각해보시죠. 이 자지가 미네르바 님의 몸을 꿰뚫는 감각을. 단순히 감각을 공유한 것만으로도 그 정도였는데, 직접 넣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아, 알고 있단다. 그러니까 빨리ㅡ”
“원하신다면 애원해보시죠.”
“……애원?”
미네르바가 멍한 눈으로 되물었다.
“네. 제가 미네르바 님께 박아줄 마음이 들도록이요. 이론적인 지식은 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아니면 순서 한번 더 돌때까지 기다리셔도 됩니다.”
널브러진 분신들을 가리키며 손에 구속 마법진을 떠올리자, 미네르바가 다급해진 표정으로 허벅지를 열었다.
“아, 아이야…… 네 남성기를…… 여, 여기…… 내, 여성기에…… 넣, 넣어주렴…….”
터질 듯이 붉어진 뺨과는 반대로, 질구는 자지를 갈망하며 필사적으로 뻐끔거렸다. 그 위에 잔뜩 충혈된 클리토리스도 보였다.
“흠, 안되겠네요.”
“어, 어째서니?!”
“별로 유혹이라는 느낌이 안 들지 않습니까. 부끄러워한다는 느낌은 엄청 들긴 하지만요.”
“……아이가 방법을 알려주면, 그대로 해 보이도록 하겠단다. 사백 년 평생 남성을 유혹해본 적도 없고, 유혹할 생각을 해본 적도 없는데 그런 일에 대해 알지 못하는 건 당연하지 않겠니?”
부끄러워서 더듬더듬 말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진짜로 어떻게 하는지 몰랐던 모양이다.
그렇다면야 당연히 가르쳐 줘야지. 나는 그 귀에 대고 방법을 속삭여주었다.
“정말 그런 말을 해야 하니? 싫은 건 아니지만…….”
미네르바는 못내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면서도 충실하게 내 말을 따랐다.
침대에 엉덩이를 대고 앉아 무릎을 세워 허벅지를 몸 쪽으로 바짝 당기고, 엉덩이 옆으로 손을 돌려 양 옆에서 질구를 활짝 벌렸다. 벌려진 질구 사이로 선홍빛 속살이 보였다.
“여, 여기…… 미네르바의 보지에…… 넣어주거라…….”
저 정도면 충분히 합격점이다. 애탄 눈으로 올려다보는 미네르바를 덮치듯이 올라타 얼굴 옆에 팔을 짚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미네르바는 긴장과 환희가 반씩 섞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허리를 움직여 귀두 끝을 질구와 맞대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동작을 멈췄다.
“아, 깜빡하고 말씀 안 드린 게 있는데요.”
“……?”
“존댓말도 한 번 써보시겠습니까?”
뜬금없이 존댓말을 써달라는 요구에, 미네르바가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그 얼굴에 거부감은 없었다. 단지 뜬금없이 존댓말을 쓰라는 말에 어리둥절해졌을 뿐. 내가 이러는 이유를 모르니 할까말까 망설이는 모습에 가까웠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카이킬리아가 침대에서 저한테 존댓말 씁니다. 반말 쓰다가 존댓말로 넘어가면서 관계가 역전되고 제게 복종한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다던데요. 본인 말로는 뇌수가 타버리는 것 같다던가.”
“……카이킬리아 그 아이도 한다면 어쩔 수 없구나. 알겠단다.”
미네르바는 그 말을 듣자 변명거리를 찾았다는 듯 어쩔 수 없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해보고는 싶었는데, 연상으로서의 자존심 탓에 스스로를 납득시킬 핑곗거리를 찾아야 했던 모양이었다.
설령 싫었다 한들 몸이 슬슬 한계일 테니 오래는 못 버텼을 거다. 아까부터 질구에 귀두를 비비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애액이 마치 조수처럼 흘러나오는 중이었으니까 말이다.
미네르바는 살짝 부끄러운 얼굴로 눈을 치켜뜨며 입을 열었다.
“부, 부탁드릴게요. 저한테ㅡ 흐그으으으읏?!”
나는 미네르바가 존댓말을 내뱉는 순간 자지를 찔러넣었다. 미네르바는 말을 다 끝내지도 못하고 천박한 신음을 내지르며 조수를 뿜었다. 그 몸이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벌벌 떨렸다.
쪼르르르, 애액보다는 물에 가까운 투명한 액체가 서로의 아랫배를 흠뻑 적셨다.
“끄으으…… 으…….”
“움직이겠습니다.”
“기, 기다리렴! 지금은 너무 민감ㅡ 캬학?!”
“존댓말 써야죠.”
애원하는 미네르바를 무시하고 허리를 튕겼다. 또다시 비명에 가까운 신음이 울려퍼졌다.
존댓말을 쓰라고 속삭여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설령 존댓말로 애원했다 해도 멈출 생각은 없었지만, 자신이 반말을 해서 멈추지 않은 거라고 생각하도록.
무척 오랫동안 애를 태운 보지는 질내로 침입한 이물을 환희하듯 받아들였다. 꼭꼭 조여오는 질벽을 헤치고, 귀두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궁구를 찔렀다.
귀두 끝에 말캉말캉한 무언가가 짓이겨졌다. 미네르바의 허리가 붕 떴다. 옆으로 살짝 처진 가슴이 크게 출렁이며 밑가슴에 맺힌 땀방울을 털어냈다.
“앗, 아응! 꺄흑! 아아아아앙?!”
연신 신음을 토해내는 미네르바의 귀를, 여태껏 미네르바가 내게 했던 것처럼 입술로 잘근잘근 씹으며 그 안으로 숨을 불어넣었다. 아랫배가 다시 축축해졌다.
미네르바의 분신들 역시 발작이라도 하는 것처럼 움찔거리고 있었다. 원본이 눈을 까뒤집기 직전이니, 그 감각을 공유하는 분신들이 어떨지는 뻔했다.
“기분이 어때, 미네르바?”
“기분 좋아요! 델타 님! 아하아앙!”
나는 어느새 반말을 내뱉고 있었지만, 미네르바는 그 사실을 지적하지 않았다. 오히려 델타 님이라는 호칭까지 써가며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나를 받아들이고 있었다.
미네르바가 존댓말을 사용하고 내가 반말을 쓰는 입장이 되자 뭔가 기분이 묘했다. 가슴 안쪽이 간질거리는 기분이었다. 카이킬리아 때문에 나까지 물들었나.
골반과 엉덩이를 깔아뭉개듯이 박다가, 문득 좋은 생각을 떠올리고 미네르바를 뒤집었다. 땀으로 흠뻑 젖은 허리 라인과 풍만한 엉덩이가 보였다.
다시 자지를 박아넣고 뒤로 박으면서 내 폰을 가져왔다. 잠금을 해제하고, 셀카모드로 바꿔 미네르바의 머리 앞에 가져갔다. 화면에 미네르바의 은백색 머리카락이 비쳤다.
“고개 들어, 미네르바.”
“헤엑, 헥. 네엣…… 아?”
내 명령에 고개를 든 미네르바가 바로 앞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발견하고 짤막한 의문을 내뱉었다. 본인이 원했던대로, 완전히 쾌락에 절여져버린 얼굴이었다.
“지금 이게 네가 짓고 있는 표정이야. 어때, 카이킬리아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알 것 같아?”
“네, 네에에엣! 알겠, 알겠어요! 알 것 같아요! 하아아앙!”
“훌륭한 대답이네. 상을 줄게.”
ㅡ찰칵!
일부러 소리가 들리도록 사진을 찍었다. 셔터음을 들은 미네르바의 동공이 살짝 커졌다.
“뭐, 뭘 하신ㅡ 헤윽?!”
“뭘 하긴. 사진 찍은 거지. 이거 봐. 미네르바 네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가.”
“아, 아아아아아아…… 힛, 끅?!”
환희인지 절망인지 모를 소리를 토해내던 미네르바가 몸을 떨었다. 질내가 자지를 꼭꼭 조여들었다. 가버렸다는 뜻이었다. 아무래도 절망이 아니라 환희였던 듯했다.
그렇게 사진을 수십 장 가까이 찍은 후, 다시 미네르바의 귀를 입술로 짓누르며 속삭였다.
“앞으로 혼자서 자위할 때는 이걸 보면서 해. 알겠지?”
끄덕끄덕끄덕, 대답할 기운도 없는지 고개를 열심히 끄덕인 미네르바는 다시 열락으로 들어찬 신음을 토해냈다.
얼마나 지났을까, 슬슬 사정감이 차올랐다. 조금 더 빠르게 허리를 놀렸다. 엎드려 있는 미네르바를 위에서 몸으로 찍어누르고, 자지를 제일 깊숙하게 박아넣었다.
수십 수백 번을 자극당한 자궁구는 너무나도 쉽게 열려버렸다. 귀두 끝이 말캉말캉한 무언가를 비집고 들어가 그 안쪽의 공간에 정액을 토해냈다. 힘차게 뿜어져 나온 정액이 자궁벽을 두들겼다.
“흐으으으으응!!!!!!”
반사적으로 이불을 짓씹은 미네르바가 고개를 쳐올렸다. 그 틈을 타 사진을 찍었다. 미네르바는 얼굴이 찍히든 말든 신경조차 쓰지 않는 눈치였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확실히 자궁에 쏟아붓고 폰을 확인했다. 흐물흐물 녹아내린 얼굴로 정액을 받아들이며 절정에 절정을 거듭하고 있는 미네르바의 모습이 확실하게 찍혀 있었다.
“미네르바, 이것ㅡ”
“아직…….”
멈칫, 말을 멈췄다. 침대에 얼굴을 묻은 채 절정의 여운을 즐기던 미네르바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저번부터 본인이 그렇게 말하던, 절정으로 녹아내린 얼굴이었다.
“아직, 뷰조캐요…… 더, 더 해쥬세여…….”
혀는 꼬일 대로 꼬여 말을 제대로 하기도 힘들어보였지만, 뭘 원하고 있는지만은 확실했다. 허리를 다시 쳐올려 자궁구를 꿰뚫었다. “헤극ㅡ” 하고 숨 넘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이건 끝나고 보여줄까.’
아직 시간은 많았다.
외전: 미네르바 – 전연령판
해당 회차는 19금 회차 ‘외전: 미네르바 – 3’의 전연령 버전입니다.
19금 회차를 감상하실 수 있으신 성인 독자분들은 건너뛰셔도 무방합니다.
입술이 맞닿았다. 말랑말랑한 감촉과 함께 온기가 젼해져왔다. 손가락이나 귀, 뺨은 마치 자기 것처럼 키스를 해대도 입술만은 건드리지 않았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미네르바는 입술을 맞닿은 채로 소심하게 혀를 섞고 있었다. 본인의 말마따나 정확히 이론적인 지식만을 아는 것이 전부인 모습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무슨 의미니?”
입술을 뗀 미네르바가 살짝 새초롬한 눈을 하고 질문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소심하신 모습이라서요?”
“조심스럽다고 해주렴.”
톡 쏘아붙이고 다시 입술을 맞댔다. 소심하다는 말을 또 듣긴 싫었는지 방금 전보다 훨씬 더 적극적인 키스였다. 혓바닥이 몇 번씩 뒤엉키며 서로의 타액을 맛봤다.
숨소리가 가빠지기 시작할 때쯤 입술을 뗐다. 미네르바의 겨드랑이에 손을 넣고 가볍게 들어올려 침대에 눕혔다.
풀어헤쳐진 옷자락이 자연의 법칙에 이끌려 양 옆으로 흘러내리며 새하얀 몸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근육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는, 전체적으로 무척 말랑말랑해보이는 몸이었다.
하지만 시선을 제일 잡아끄는 것은 교황 자매나 리제, 닉스와 비교해도 전혀 꿇리지 않을 것 같은 크기의 가슴이었다. 똑바로 누운 자세임에도 탄력적인 모양을 유지하고 있었다.
평소에 입고 다니는 옷이 헐렁한 목욕 가운이라 정확한 크기를 가늠하지 못했었는데, 이렇게 살펴보니 미네르바 역시 거유를 넘어 폭유에 가까웠다.
“언제까지 가슴만 보고 있을 거니?”
왼팔이 가슴과 수직으로 가로질러졌다. 가슴 전체를 가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딱딱하게 솟아있던 핑크빛 돌기를 가리기에는 충분했다.
조금 전까지 적극적으로 내 위에 올라타 유혹하던 태도는 어디로 가고, 허벅지를 오므려 꼼지락거리면서 시선을 피하는 중이었다.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남성에게 몸을 보여준다는 것이 이토록 부끄러운 행동이 되리라곤 미처 생각하지 못했구나.”
“사흘 내내 혼자서 위로하시던 것까지 다 들켜놓고 이제 와서요?”
“……그것도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니 더 이상 말하지 말렴.”
“어차피 상관 없지 않습니까. 이제 저한테만 보여줄 모습일 텐데요.”
“아이에게만…… 그래. 그렇지.”
어느정도 여유로움을 되찾은 미네르바가 살포시 웃어보이며 곧바로 입을 맞춰왔다. 이번에는 조금 더 적극적이었다.
더 이상 가슴을 가리지 못하도록 왼손으로 깍지를 끼는 동시에 오른팔을 목에 두르도록 만들었다.
얽힌 혀 위로 타액을 흘려보냈다. 잠시 움찔 하는 감각이 느껴지더니 목울대가 맥동했다. 그게 제법 마음에 들었는지, 미네르바는 키스를 하는 내내 타액을 갈구했다.
대략 5분쯤 지나 입술을 뗐다. 살짝 몽롱해진 얼굴로 입가를 핥는 미네르바가 바로 앞에 있었다.
“다음은 뭐니?”
기대감이 잔뜩 섞인 목소리였다. 깍지 낀 손을 풀고 미네르바의 다리 사이로 내려갔다. 비부는 벌써부터 약간씩 습기를 띠었다. 습기에서 옅은 레몬향이 느껴졌다.
“잠시만 기다려주겠니?! 자, 잠시만ㅡ 아이야! 왜 말을 듣지 않는ㅡ 아흑?!”
계속해서 몰아닥치는 쾌감이 두려운 듯 미네르바가 발버둥을 쳤지만, 힘으로 날 이길 순 없었다. 손목을 교차시켜 한 손으로 틀어쥐고 끝없이 민감한 자리를 자극했다.
“읍…… 으으읍……! 으으응읏……!”
제발 풀어달라는 애원에도 불구하고 내가 꿈쩍도 하지 않자, 미네르바는 신음이라도 어떻게 참아보려는 듯 이를 악물었다.
역효과였다. 신음을 참는 일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쾌감의 근원을 끊임없이 떠올리고 있어야 하니까. 그러면 역으로 몸이 점점 민감해진다.
차라리 머리가 새하얗게 될 때까지 실컷 신음을 흘리는 편이 낫지만, 미네르바가 그 사실을 알 턱이 없었다.
“히야아아앗?!”
나는 손바닥을 흠뻑 적신 레몬향 액체를 보며 ‘이건 레모네이드 맛일까?’ 같은 실없는 생각을 하다가 침대에 문질러 닦았다. 이게 다 카이킬리아 때문이었다.
“어떠셨습니까, 미네르바 님?”
“무척, 좋았단다. 내가 했던 손장난은 따위로 느껴질만큼.”
침대에 드러누워 숨을 헐떡이던 미네르바가 힘없이 웃었다. 풍만한 가슴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시선을 끌어댔다. 그 얼굴에는 힘든 감정이 절반, 만족했다는 감정이 나머지 반이었다.
“아직 제대로 된 건 시작도 안 했는데 벌써부터 만족하면 나중에는 어떡하려고 그러십니까?”
“……시작도 안 했다고? 그게 정말이니?”
“방금 그건 단순한 전희입니다. 다음으로 넘어가려면 뭐가 필요한지는 미네르바 님도 알고 계실 텐데요.”
순간, 은백색 동공이 살짝 흔들리는가 싶더니 잔뜩 부풀어오른 내 고간을 향했다. 꿀꺽, 그 목울대가 작게 맥동하는 장면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지금보다 훨씬 더 굉장한 쾌락을 보여드리기 전에, 혹시 미네르바 님의 분신을 소환해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감각 공유가 되는 개체로, 한 4명 정도만요.”
“내 분신? 만들 수는 있지만, 어떻게 쓰려고 그러니?”
“분명 후회는 하지 않으실 겁니다. 제가 언제 거짓말 한 적이 있었습니까?”
거짓말은 아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돼서 후회고 뭐고 아무것도 안 떠오를 때까지 절정시켜버릴 생각이니까.
미네르바는 긴가민가하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손을 휘저었다. 침대 바로 옆에서 푸른 마나가 솟아올라 인간의 형상처럼 변했다. 푸른 마나에 온갖 색체가 덧씌워졌다.
곧이어 미네르바와 똑 닮은 분신 4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분신들은 나타나자마자 침대에 뒤엉켜 있는 우리들을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은 미네르바 님 뿐인가요?”
“그럴 목적으로 소환한 분신이 아니라서 살짝 애매하구나. 만약 아우로라 그 아이에게 만들어준 것처럼 목적이 뚜렷하다면 명령에 복종하는 분신을 만들었겠지만, 아이는 그저 감각이 공유되는 분신 4명을 만들어달라고 한 것이 전부였으니. 내 성격상, 아마 호기심을 더 충족시켜주는 쪽의 명령을 듣겠지.”
내가 원하던 대답이었다. 혹시라도 미네르바의 명령만 따른다면 그냥 분신 없이 평범하게 할 생각이었지만, 내 명령도 따른다면 생각해뒀던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
“언어 기능은요?”
“넣지 않았단다. 필요하니?”
“아니요, 제 말만 이해할 수 있으면 됩니다. 거기, 분신들? 여기 재밌는 게 있는데 같이 해보지 않을래?”
분신들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 말을 따라 침대 위로 올라왔다. 워낙 넉넉한 사이즈의 침대였기에 사람 여섯이 한꺼번에 올라왔음에도 공간이 한참 남았다.
침대 위로 올라온 미네르바들은 이제 뭘 하면 되겠냐는 듯 나를 향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일단 팔이랑 다리를 한 쪽씩 잡고 벌려. 그래, 그런 식으로. 그렇지.”
“아이야? 무얼 하려고ㅡ 잠시만, 그만두렴! 그만두라고 했잖니?!”
미네르바들은 원본의 명령이 아니라 내 명령을 더 충실하게 따랐다. 네 사람이 한 사람의 팔과 다리를 한 짝씩 쥐고, 양 옆으로 활짝 벌렸다.
“……그만두렴, 아이야. 그곳은 그런 용도로 쓰이는 곳이 아니란다.”
“이런 용도로 쓰이는 곳이 아니라면, 어떤 용도로 쓰이는 구멍이라고 생각하시는데요?”
“그건…… 그, 아무튼 잘못되었으니 그만두려무나. 성행위는 여성기와 남성기의 결합이지, 아래쪽 구멍을 사용하는 행위가 아니지 않니.”
바로 여기까지가 내 노림수였다. 애초에 항문을 쓸 생각은 조금도 없었으니까. 첫 경험이 애널로 시작한다면 조금 그렇지 않은가. 내가 그런 쪽으로 페티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면 어쩔 수 없네요.”
허리를 뒤로 빼자 미네르바의 눈에 의문이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미네르바의 다리를 붙잡고 있던 분신들의 눈에도 의문이 떠올랐다.
“분신들로 그게 어떤 용도인지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아, 너희는 이제 손 놔도 돼.”
그 말과 함께 구속 마법을 사용했다.
무릎을 접어 다리를 양쪽으로 활짝 벌리고, 팔을 머리 위로 교차시킨 다음 손목을 목 뒤에 붙여서 겨드랑이를 활짝 드러내게 만든 모습 그대로 미네르바의 몸을 고정시켰다.
졸지에 야하기 짝이 없는 자세로 꽁꽁 묶인 신세가 된 미네르바가 몸을 버둥거렸다.
“아이야?! 이게 무슨ㅡ”
“세레스한테 분신과 원본의 성감 공유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시험해보셨다고 했죠?”
흠칫, 미네르바의 몸이 옅게 떨렸다. 분신들은 내 말의 의도를 알아차렸는지 원본 특유의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 중이었다.
“걱정 마세요. 첫 경험이니만큼, 최고로 기분 좋게 해드리겠습니다.”
“어떻게 걱정을 안 하ㅡ 웁.”
나는 볼개그를 만들어 미네르바의 입을 막아버렸다. 구멍 뚫린 볼개그 사이로 침이 줄줄 흘러내렸다. 조금 험하게 다루고 있긴 하지만 괜찮다. 나중에 박으면서 용서를 구하면 된다.
미네르바를 향해 미소를 지어주고 분신에게 눈짓을 했다. 미네르바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내게 다가왔다.
‘아직까진 내가 뭘 하려고 이러는 건가 지켜보자는 뜻이겠지.’
사실, 미네르바가 작정하고 구속을 풀려 한다면 5초는커녕 3초도 되지 않아 풀고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마나와 마력의 세세한 조정에 관해서는 나조차 절대 미네르바를 따라가지 못하니까.
즉, 아직도 구속을 풀지 않고 있다는 건 행동이야 저렇게 해도 일단 내가 뭘 하려는지 정도는 지켜봐주겠다는 의미다.
나는 키스를 하고 있던 미네르바를 뒤로 살짝 밀며 그 머리를 눌렀다. 내 의도를 알아차린 미네르바는 순순히 아래로 내려가 하반신에 먼저 봉사하고 있던 미네르바와 눈웃음을 교환했다.
“잠깐 기다려.”
한바탕 쾌락의 파도가 휩쓸고 지나간 뒤, 미네르바는 약간 멍해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어떠셨습니까, 미네르바 님?”
“……비릿하고, 쓰고, 물컹하게 덩어리가 져 있더구나. 하지만…….”
눈살을 잔뜩 지푸리고 맛을 평가하던 얼굴이 하지만, 이라는 글자가 나옴과 동시에 조금 펴졌다.
“왠지, 싫은 맛은 아니었단다. 분명 더할 나위 없이 끔찍한 맛이어야 할 텐데, 나중에 가면 오히려 내가 갈구하지 않을까 싶은…… 그런 느낌도 들었고.”
꽤나 구체적인 평가였다. 나는 저것도 이클립스 때문인가, 하는 실없는 생각을 하면서 분신들을 침대로 데려가 다 같이 눕혔다. 미네르바가 구속된 의자도 바로 옆까지 끌어왔다.
“아이야. 이제 풀어줄 때도 되지 않았니?”
“아직 아닙니다. 제가 최고로 기분 좋게 해드리겠다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고대의 스크롤 효과가 아직 안 끝났나?’
어째 몸이 너무 많이 민감한 것 같다며 이상함을 느끼기도 잠시, 예전에 미네르바가 고대의 스크롤이 지닌 마력에 물들어 감각이 예민해졌다고 했던 말을 기억해냈다.
어쩌면 그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침대에 널브러진 4명을 뒤로 하고 원본 미네르바에게 다가갔다. 미네르바는 사람의 그림자가 다가오자마자 힘없이 중얼거렸다.
“넣어, 넣어 주렴…… 제발…… 부탁이란다…….”
“이걸 원하십니까, 미네르바 님?”
미네르바가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구속을 풀어주었다. 그러자마자 내게 안겨오는 미네르바를 행복하게 널브러진 분신들 옆에 내려놓았다.
“지금 넣으면 분명 기분 좋을 겁니다. 생각해보시죠. 이게 미네르바 님의 몸을 꿰뚫는 감각을. 단순히 감각을 공유한 것만으로도 그 정도였는데, 직접 넣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아, 알고 있단다. 그러니까 빨리ㅡ”
“원하신다면 애원해보시죠.”
“……애원?”
미네르바가 멍한 눈으로 되물었다.
“네. 제가 미네르바 님께 박아줄 마음이 들도록이요. 이론적인 지식은 있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건 그렇지만…….”
“아니면 순서 한번 더 돌때까지 기다리셔도 됩니다.”
널브러진 분신들을 가리키며 손에 구속 마법진을 떠올리자, 미네르바가 다급해진 표정으로 허벅지를 열었다.
“흠, 안되겠네요.”
“어, 어째서니?!”
“별로 유혹이라는 느낌이 안 들지 않습니까. 부끄러워한다는 느낌은 엄청 들긴 하지만요.”
“……아이가 방법을 알려주면, 그대로 해 보이도록 하겠단다. 사백 년 평생 남성을 유혹해본 적도 없고, 유혹할 생각을 해본 적도 없는데 그런 일에 대해 알지 못하는 건 당연하지 않겠니?”
부끄러워서 더듬더듬 말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부끄러워서가 아니라 진짜로 어떻게 하는지 몰랐던 모양이다.
그렇다면야 당연히 가르쳐 줘야지. 나는 그 귀에 대고 방법을 속삭여주었다.
“정말 그런 말을 해야 하니? 싫은 건 아니지만…….”
미네르바는 못내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면서도 충실하게 내 말을 따랐다.
저 정도면 충분히 합격점이다. 애탄 눈으로 올려다보는 미네르바를 덮치듯이 올라타 얼굴 옆에 팔을 짚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미네르바는 긴장과 환희가 반씩 섞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허리를 움직여 귀두 끝을 질구와 맞대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에 동작을 멈췄다.
“아, 깜빡하고 말씀 안 드린 게 있는데요.”
“……?”
“존댓말도 한 번 써보시겠습니까?”
뜬금없이 존댓말을 써달라는 요구에, 미네르바가 눈을 깜빡였다.
하지만 그 얼굴에 거부감은 없었다. 단지 뜬금없이 존댓말을 쓰라는 말에 어리둥절해졌을 뿐. 내가 이러는 이유를 모르니 할까말까 망설이는 모습에 가까웠다.
“참고로 말씀드리자면, 카이킬리아가 침대에서 저한테 존댓말 씁니다. 반말 쓰다가 존댓말로 넘어가면서 관계가 역전되고 제게 복종한다는 느낌을 받는 순간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다던데요. 본인 말로는 뇌수가 타버리는 것 같다던가.”
“……카이킬리아 그 아이도 한다면 어쩔 수 없구나. 알겠단다.”
미네르바는 그 말을 듣자 변명거리를 찾았다는 듯 어쩔 수 없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해보고는 싶었는데, 연상으로서의 자존심 탓에 스스로를 납득시킬 핑곗거리를 찾아야 했던 모양이었다.
설령 싫었다 한들 몸이 슬슬 한계일 테니 오래는 못 버텼을 거다. 아까부터 질구에 귀두를 비비고 있는데, 그것만으로도 애액이 마치 조수처럼 흘러나오는 중이었으니까 말이다.
미네르바는 살짝 부끄러운 얼굴로 눈을 치켜뜨며 입을 열었다.
“부, 부탁드릴게요. 저한테ㅡ 흐그으으으읏?!”
내 폰을 가져왔다. 잠금을 해제하고, 셀카모드로 바꿔 미네르바의 머리 앞에 가져갔다. 화면에 미네르바의 은백색 머리카락이 비쳤다.
“고개 들어, 미네르바.”
“헤엑, 헥. 네엣…… 아?”
내 명령에 고개를 든 미네르바가 바로 앞에 비치는 자신의 얼굴을 발견하고 짤막한 의문을 내뱉었다. 본인이 원했던대로, 완전히 쾌락에 절여져버린 얼굴이었다.
“지금 이게 네가 짓고 있는 표정이야. 어때, 카이킬리아가 어떤 기분이었는지 알 것 같아?”
“네, 네에에엣! 알겠, 알겠어요! 알 것 같아요! 하아아앙!”
“훌륭한 대답이네. 상을 줄게.”
ㅡ찰칵!
일부러 소리가 들리도록 사진을 찍었다. 셔터음을 들은 미네르바의 동공이 살짝 커졌다.
“뭐, 뭘 하신ㅡ 헤윽?!”
“뭘 하긴. 사진 찍은 거지. 이거 봐. 미네르바 네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가.”
“아, 아아아아아아…… 힛, 끅?!”
환희인지 절망인지 모를 소리를 토해내던 미네르바가 몸을 떨었다. 아무래도 절망이 아니라 환희였던 듯했다.
그렇게 사진을 수십 장 가까이 찍은 후, 다시 미네르바의 귀를 입술로 짓누르며 속삭였다.
“앞으로 혼자서 자위할 때는 이걸 보면서 해. 알겠지?”
끄덕끄덕끄덕, 대답할 기운도 없는지 고개를 열심히 끄덕인 미네르바는 다시 열락으로 들어찬 신음을 토해냈다.
“미네르바, 이것ㅡ”
“아직…….”
멈칫, 말을 멈췄다. 침대에 얼굴을 묻은 채 절정의 여운을 즐기던 미네르바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저번부터 본인이 그렇게 말하던, 절정으로 녹아내린 얼굴이었다.
“아직, 뷰조캐요…… 더, 더 해쥬세여…….”
혀는 꼬일대로 꼬여 말을 제대로 하기도 힘들어보였지만, 뭘 원하고 있는지만은 확실했다.
‘이건 끝나고 보여줄까.’
아직 시간은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