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aved Caesar RAW novel - Chapter 197
197화 : 무너지는 제국 (1)
“흠……. 러시아 제국 지배 아래 있는 베사라비아와 부자크를 전리품으로 넘겨주겠다라.”
“베사라비아, 즉 몰다비아 동부는 루마니아의 옛 영토였던 만큼, 폐하와 루마니아 정부에게도 이득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깔끔하게 국경을 정리하는 김해서 베사리비아 옆에 툭 튀어나와 있는 부자크까지 덤으로 얹어 줬다.
루마니아에도 상당히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는 조건.
“몰다비아는 확실히 루마니아의 정당한 영토가 맞지. 하지만 그것은 헝가리인들의 지배 아래 있는 트란실바니아도 마찬가지 아닌가?”
하지만 루마니아의 차기 국왕, 페르디난드 왕세자는 역시나 쉽게 넘어오지 않았다.
그도 우리가 참전의 대가로 루마니아에게 약속할 것이 베사라비아가 되리란 것쯤은 이미 알고 있었을 테니까.
‘쯧, 카롤 1세가 몇 년만 젊었더라면 이야기가 편했을 텐데 말이지.’
불행히도 그는 1년도 안 되어 죽을 노인이었고, 그만큼 발언권도 약해진 상태였다.
그가 아무리 루마니아인들에게 존경받는 국왕이라지만, 예전만큼 전제권력을 휘두르기엔 이미 국정 전반을 젊은 페르디난드 왕세자에게 맡길 정도로 노쇠하고 병약해진 상태였으니까.
“당장 후작이 오기 전 프랑스 대사와 러시아 대사가 트란실바니아와 부코비나에 더해 막대한 크기의 오스트리아-헝가리 영토와 불가리아 영토를 약속했소.”
내가 아쉬운 마음에 혀를 차는 사이 페르디난드 왕세자가 말했다.
“참전 대가로만 따진다면 동맹국의 제안이 우리 루마니아에게 더 이득이오만 친애하는 우리 당조카 사위께선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오?”
“동맹국의 제안이 루마니아에 더 유혹적으로 들리리란 것은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약속은 지킬 수 있어야 그 가치가 있는 법입니다.”
“호오.”
애초에 동맹국이 크게 크게 지르는 이유는 지들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 아무 말이나 내뱉는 것에 가까웠다.
당장 정보부의 보고에 따르면 오스만 제국에게도 이집트랑 페르시아에 러시아 영토까지 일부 양보하겠다고 떠들었다던데 암만 봐도 뻥카였고.
만약 정말 동맹국이 승리해서 오스만에게 그 영토들을 전부 주면 내 손에 직접 장을 지질 수도 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양심만큼이나 휑한 미스터 갈리폴리의 머리에 다시 모근이 살아날 리가 없는 것처럼 극히 적었지만.
“대전쟁은 명백히 우리 협상국의 승리로 기울고 있습니다. 중간에 영국군이 흔들리긴 했지만, 그 정도는 약간의 차질에 불과할 뿐입니다. 당장 이탈리아가 이를 보고 참전했지만, 이손초와 리비아에서의 결과만 봐도 이미 답이 나오고 있으니까요.”
오스만 제국은 전체적으로 보면 지고 있긴 한데, 현재 영국이 그 오스만에게 갈리폴리에서 신나게 털리는 중이라 여기서 말하긴 좀 그랬다.
물론, 전투에서 한두 번 승리했다고 그것이 꼭 전쟁의 승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었기에 의미는 없었지만.
애초에 전투를 잘한다고 전쟁에서 무조건 이길 수 있다면 독일이 전쟁애호가 소리를 들을 일도 없었고, 내가 이렇게 발 아프게 뛰어다니며 고생할 일도 없었을 거다.
“그리고 그것을 알기에 이탈리아와 오스만 제국이 동맹국 편으로 참전했을 때 루마니아는 가만히 있었던 것 아닙니까?”
“…….”
오스만 제국도 빌어먹을 윈스턴 갈리폴리 처칠 경만 아니었다면 그냥 떡고물이나 더 던져 주고 끝냈을 수도 있었지만.
제길,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열불이 나네.
“하여튼, 제가 직접 장담하건대 인제 와서 트란실바니아에 욕심을 내어 루마니아가 협상국에 총을 들이대는 순간 루마니아 왕국은 세르비아의 전철을 밟게 될 것입니다.”
“…….”
“물론, 저 또한 호엔촐레른 가문의 인척인 만큼 그런 일은 피하고 싶군요. 마리 왕세자비님도 같은 생각이신 모양이고요.”
아내인 에든버러의 마리의 이름이 나오자 페르디난드 왕세자의 얼굴이 꿈틀거렸다.
왜냐하면, 두 사람 다 가문이나 태어난 고향보단 루마니아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같아 공적인 일에선 협력했지만, 사적인 면에선 사랑과 전쟁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부부 관계가 최악이었다.
‘에든버러의 마리는 아버지 알프레드 공작이 외국 왕실에 시집가는 것을 반대했을 정도로 자유분방한 성격이었던 데다가 남자 문제가 심각했거든.’
게다가 두 사람의 관계엔 마리 왕세자비가 겪어야 했던 루마니아에서의 고된 시집살이도 한몫했다.
독일 황실이 영국이란 혐성 가득한 친정 때문에 빅토리아 아델레이드 황태후를 견제했던 것처럼 루마니아 왕실도 마찬가지로 영국 공주인 에든버러의 마리를 심하게 견제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마리에겐 시숙부가 되는 카롤 1세도 그 나이만큼이나 꽤 꼰대 기질이 심했고.
하지만 페르디난드 1세는 선제 프리드리히 3세와 달리 17살에 시집온 에든버러의 마리가 루마니아 왕실에서 고립되고 있는 것을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숙부에게 단 한마디로 못할 정도로 남편으로선 한심 그 자체였다.
그리고 에든버러의 마리는 그런 남편을 혐오물 취급하며 왕세자비 신분으로 보란 듯이 불륜을 저지르는 등 온갖 스캔들을 몰고 다녔고.
당장 나조차도 독일에서 예전부터 루마니아 왕세자 부부에 대한 온갖 가십을 귀가 아플 정도로 들어왔을 정도였으니 말 다 했다.
“선택은 루마니아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해 확실한 이득을 얻을지, 아니면 불확실한 미래를 좇은 끝에 나라를 위기에 처하게 만들지.”
“…….”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는 살짝 협박을 섞어 가며 페르디난드 왕세자를 압박했다.
괜히 얻을 가망성도 없는 트란실바니아를 들먹이며 같잖은 수작 부리지 말고 뭘 더 원하는지 솔직히 말하라고 말이다.
“클클, 페르디난드. 내가 쉽지 않으리라 했지?”
왕좌에 앉아 말없이 상황을 가만히 지켜보던 카롤 1세가 끝났다는 듯 노인 특유의 웃음소리를 내자 페르디난드 1세가 한숨을 내쉬었다.
“오데사 일대를 할양해 주게. 그럼 루마니아의 검은 독일 제국과 함께할 것일세.”
“선택을 후회하지 않을 것입니다.”
나는 빙그레 미소 지으며 말했다.
루마니아가 결정을 내렸다.
이제 더는 시간을 지체할 이유가 없었다.
* * *
“준비~!”
1913년 12월 22일.
“포이어!!”
콰광! 쾅!
하늘을 찢어 놓는 듯한 전쟁의 신의 포효와 함께 수천 문의 대포가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평원에 울려 퍼졌다.
“와아아아아아~!!”
그리고 이를 신호로 러시아의 혹독한 추위를 막기 위해 두툼한 방한복을 입은 수백만의 병사들이 동쪽을 향해 진격하기 시작했다.
그 무엇도 그들의 앞을 막지 못했다.
어머니 러시아의 은혜이자 저주인 라스푸티차는 동토의 겨울바람에 얼어붙은지 오래였고, 러시아 병사들은 방한복은커녕 신발조차 없어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있었으니까.
“폴란드 만세!”
“계속해서 밀어붙여라. 우리가 앞으로 밀고 나갈수록 조국의 영토가 넓어진다!”
이에 반해 독일군은 지난가을 동안 훈련 시킨 폴란드인들과 리투아니아인들을 순차적으로 전장에 본격적으로 투입하며 지난 대공세 때보다 병력이 더 늘어난 상황.
그나마 독일군 다음으로 강한 불가리아군이 지지부진한 콘스탄티니예 공격을 위해 발칸으로 빠지며 러시아 장군들은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을 기대했지만…….
“큰일 났습니다! 방금 루마니아가 우리 러시아 제국에 선전포고했습니다!”
“뭐, 뭐야?!”
“베사라비아와 부자크가 공격받고 있습니다. 당장 지원군이 필요합니다!”
“이, 이, 이 빌어먹을 루마니아 놈들이이이!!!”
중립을 지키고 있던 루마니아가 이렇게 돼서 유감이라는 선전포고와 함께 베사라비아와 부자크를 향해 진군하기 시작하면서 그 기대는 순식간에 한겨울 밤의 꿈이 되고 말았다.
러시아에는 그야말로 배신감에 피를 토할 것만 같은 기분.
루마니아 왕가는 그렇다 쳐도 루마니아 정부는 친불·친러가 대세였기 때문이다.
“여러분 지금 우리에게는 세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지난 발칸전쟁 때 그러했던 것처럼 국익을 우선해 베사라비아와 부자크, 오데사를 손에 넣을지. 무의미하게 의리를 지켜 망해 가는 러시아 제국의 편을 들지. 아니면 이대로 아무것도 손 놓고 있으며 그저 우리의 경쟁국들이 영토를 늘려 가는 것을 지켜만 볼지.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 루마니아를 위한 가장 최선은 첫 번째인 것 같군요.”
“국왕 폐하뿐만 아니라 왕세자 전하까지 그리 말씀하신다면야…….”
“트란실바니아가 아쉽긴 하지만, 이대로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단 독일의 편을 들어 몰다비아라도 손에 넣는 것이 낫겠죠.”
그러나 원래부터 친독 일변도였던 카롤 1세는 그렇다 치고, 차기 국왕인 페르디난드 왕세자까지 협상국 가입에 손을 드니, 루마니아인들로서도 별다른 수가 없었다.
국익을 위해 어제의 적과 손을 잡고 친척들이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 시대다.
오랜 루마니아의 친구였던 러시아에는 미안하지만, 이 또한 루마니아를 위한 길.
게다가 왕세자와의 관계는 둘째 치고 특유의 활발함으로 국민에게 인기가 많은 마리 왕세자비도 참전을 독려한 것 때문에 여론도 협상국 편에 서는 것에 우호적이었으니, 루마니아 정부로서도 더는 결정을 미룰 수가 없었다.
“독, 독일군이 리가를 점령했습니다!”
“연합군 병력이 민스크에 접근 중입니다! 시급히 지원군이 필요합니다!”
“루마니아군이 베사라비아를 넘어 오데사로 진격하고 있습니다! 폐하, 명령을 내려 주십시오!”
“어버……어버버버…….”
러시아의 모든 전선에서 빨간불이 커졌다.
그러나 총사령관인 니콜라이 2세는 빗발치는 보고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그 어떤 명령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물론, 차르도 독일군의 공세를 예상해 나름대로 반격 계획을 세워 뒀지만, 계획을 현실로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고, 우리의 무능한 니키에겐 이를 감당할 만한 능력이 전혀 없었다.
“리가를 빼앗겼다면 라트비아는 틀렸다. 즉시 에스토니아로 물러나라!”
“후방에 있는 예비 병력을 서둘러 민스크로 이동시켜라. 민스크가 함락당하면 이곳 스몰렌스크도 위험해진다. 민스크만큼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세바스토폴에 있는 흑해함대에 연락해라. 그들이 오데사를 지킨다면 루마니아군도 섣불리 그곳을 넘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 러시아 제국엔 알렉세이 브루실로프가 있었다.
그는 넋이 나간 차르를 대신해 독일군의 동계 공세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섰다.
물론 엄연한 월권행위였지만, 차르도 어찌할지 모른 채 가만히 있는 판국에 그를 탓하는 이는 사령부에 없었다.
당장 브루실로프가 없다면 러시아군은 아무것도 못 해 본 채 독일군에게 포로만 헌납하는 꼴이 될 테니까.
그러나 그가 아무리 용을 쓴다고 한들 이미 걷잡을 수 없게 되어 버린 러시아 제국의 상황이 끊임없이 악화하는 것을 막아 낼 수 없었다.
그리고 그 조짐은 겉으론 평화로워 보이는 후방에서도 일어나고 있었다.
* * *
“어머니, 전선에선 아군 병사들이 적을 막기 위해 열심히 싸우고 있는데, 연회라뇨.”
“이게 다 불안에 떠는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한 일환이란다. 올가. 안 그런가, 라스푸틴?”
“황후 폐하의 말이 옳습니다. 황실이 불안에 떨면 민중도 덩달아 불안해지는 법. 이럴 때일수록 평소처럼 행동해야 하는 법입니다.”
올가 니콜라예브나 로마노바 여대공은 라스푸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라는 듯 석연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
옛날이라면 그녀도 그냥 수긍하고 넘어갔겠지만, 그녀도 이제 만18살.
더는 어린아이가 아닌 어른이었다.
원래도 영특했던 만큼 그녀도 사랑하는 조국의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황실은 이런 연회 따위를 할 상황이 아니었다.
당장 여기가 어디인가?
그녀가 평생을 자라 온 상트페테르부르크 아니, 페트로그라드의 겨울궁전이 아닌 모스크바의 크렘린이었다.
황족이란 자들이 수도를 떠나야 할 정도로 전황이 너무 안 좋았단 소리다.
물론 이는 관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니콜라이 2세가 전장에 나가면서 가족들을 위험한 페트로그라드에 둘 순 없다고 억지로 우긴 탓이 더 컸지만.
그런데 아버지를 대신해 국정을 맡은 어머니는 이런 말 하긴 싫지만, 여전히 전쟁 전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독일인 황후란 이유로 국민에게 온갖 미움과 증오를 한 몸에 받았는데도 말이다.
마찬가지로 독일인 왕비였던 마리 앙투아네트가 어떤 최후를 맞았는지 생각하면 쉽게 넘어갈 일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궁정에 대놓고 독일인 황후가 독일을 위해 러시아를 망하게 하려고 한다는 소문까지 떠돌겠는가?
그러나 어머니가 유일하게 말을 듣는 라스푸틴은 그런 어머니를 말리기는커녕 그저 맞장구만 쳐 주고 있으니.
올가로선 그저 한숨만 나올 뿐이었다.
“이런 황녀 전하. 오늘은 연회에 나오셨군요.”
“유스포프 공.”
올가의 친척인 이리나 알렉산드로브나 여대공의 남편인 펠릭스 유스포프 공작이 과거 여장한 그에게 에드워드 7세가 한눈에 반해 고백했다는 이야기가 있었을 정도로 수려한 외모를 뽐내며 다가오자 올가는 살짝 고개 숙여 그에게 인사했다.
“라스푸틴이 또 무슨 짓을 한 모양입니다. 그를 바라보는 전하의 얼굴이 좋지 않은 것을 보니 말입니다.”
“그저 요즘 러시아의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 것에 걱정하고 있었을 뿐이에요. 그리고 남의 트집을 잡기 전에 본인부터 의무를 다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요?”
“크흠…….”
라스푸틴을 싫어하는 유스포프 공작이 언제나처럼 라스푸틴에 대해 험담을 늘어놓기 전에 올가가 먼저 선수를 치자 유스포프는 시선을 돌리며 헛기침을 했다.
유럽의 모든 귀족이 자신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전장으로 가 그 목숨을 조국에 바치고 있는데, 정작 황실의 인척인 유스포프 공작은 보다시피 전장에 가지 않고 후방에서 여전히 유유자적 지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법적 상 문제는 없었지만, 올가가 보기엔 법을 핑계로 병역기피를 하는 것과 다름없는 행동이었다.
“후, 갑자기 현기증이 나네요. 유스포프 공, 전 이만 실례하겠습…….”
“……저주받을 낙인이 찍힌 전 세계의 굶주린 이들과 노예들이여~”
“?”
더는 연회를 즐길 기분이 아니었던 올가가 자리를 떠나려고 할 때 창밖에서 갑자기 낯선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연회장의 음악 연주가 멈추고 라스푸틴과 연회를 즐기는 데 삼매경이었던 알렉산드라 황후와 라스푸틴를 비롯한 러시아 황족과 귀족들이 무슨 일인지 몰라 입을 다문 가운데 올가는 무거운 침묵을 뚫고 창가로 다가갔다.
그리고 그녀는 보았다.
붉은 깃발을 든 채 분노에 가득 찬 눈으로 크렘린을 바라보는 러시아의 민중들을.
“격분한 우리의 정신이 끓어올라 생사를 건 투쟁으로 인도할 각오가 되었노라. 전 세계의 강압을 우리는 뿌리째 뽑으리라. 그 후에 우리는,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리라. 아무것도 아니었던 우리가 세상 전부가 되리라!”
나라를 망치고 있는 로마노프 왕조와 귀족들을 향한 증오로 가득한 노랫소리가 붉은 광장에 울려 퍼졌다.
물론, 곧 근위대와 카자크들이 몰려와 여느 때처럼 그들을 무자비하게 때려잡았고,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연회도 계속되었지만, 올가는 창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입술을 강하게 깨물었다.
제국이 무너지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도 붉디붉은 혁명이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