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aved Caesar RAW novel - Chapter 215
215화 : 붉은 4월 (1)
“미군이 다음 달에 대서양을 건널 거라고 했다고요?”
“예, 장관님. 예상했던 대로 먼저 소수의 선발대를 보내고, 그다음에 차근차근 증원을 보낼 예정이라 합니다. 또한 모로코 쪽에도 군대를 보내 프랑스 북아프리카 식민지를 공격한다는 소문도 있습니다.”
“북아프리카는 우리가 제해권을 장악한 탓에 유럽과 완전히 단절되어 이젠 공격하는 의미가 없을 텐데요?”
그 때문에 레토포어베크의 아프리카군단도 프라하 회담에서 이야기가 나온 것처럼 리비아에서 튀니지로 넘어가는 대신 시칠리아 공격을 준비 중이고, 프랑스 또한 본토가 더 급해서 반쯤 북아프리카 식민지 방어엔 손을 놓은 상태라고 알고 있다.
“아무래도 전과가 고프니 빈집털이라도 하겠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뭐, 그쪽은 알아서 하라고 하죠. 이젠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도 아니니까요. 그나저나 생각보다 미군이 오는 것이 빨라도 너무 빠르네요.”
“문제가 생길 것 같으십니까?”
“윌슨의 급한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보통 이런 경우는 서두르다 일을 그르치는 법이죠.”
게다가 이 시기 미군의 질적 수준 또한 경험 부족과 구식 교리 등 때문에 상당히 떨어지는 편이었으니까.
‘거기다 미군의 보급과 무장에도 분명 문제가 생길 거야.’
당장 1차대전 시기 미군은 몸집을 급격히 불리느라 무기가 부족해져 자국의 제식 소총인 M1903 스프링필드만으론 도저히 감당이 안 돼서 영국군이 차라리 리엔필드 쓰겠다고 버린 P14나 그 악명 높은 쇼샤를 빌려 써야 했을 정도라고 알고 있다.
오늘날 미 육군이 야드파운드에 뇌가 절어진 미국답지 않게 무기 제원 등에서 미터법을 고집하는 것도,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 무기를 빌리고 가르침을 받는 등 군 현대화 지원을 받은 탓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걸 매우 매우 높은 확률로 우리가 해 주게 생겼다.
“……몰트케와 전쟁부가 날 죽이려 들겠군.”
“장관님?”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만 나가 보세요. 미국의 동향에 변화가 보이면 바로 보고 올리는 것 잊지 말고요.”
“예, 장관님.”
부하 직원이 밖으로 나가자 나는 등을 의자에 기대며 얼굴을 두 손으로 쓸어내렸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입에서 절로 흘러나오는 피곤한 한숨.
“한스, 많이 힘들어 보이네.”
“시씨.”
잠시 그렇게 있다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 올려 보니 루이제가 문밖에 서서 손을 흔들고 있었다.
나는 피곤함도 잠시 의자에서 일어나 루이제의 양 볼에 살갑게 입을 맞추었다.
역시 베를린 생활이 좋긴 좋다.
바르샤바 때는 사실상 가족 얼굴도 못 본 채 일만 하는 기러기 아빠 신세였으니까.
물론, 바르샤바나 베를린이나 눈앞의 서류에 도장을 찍고 찍어도 전혀 줄어들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말이다.
아니, 미국 때문에 오히려 늘 예정이었다.
정말이지, 이 모든 게 윌슨 그 귀찮은 양반 때문이다.
어디 뇌졸중만 걸려 봐라. 실시간 DRR 생중계 라이브로 영부인이 비선 실세 노릇한 것을 만천하에 떠벌려 주마.
“프리데리케는?”
“낮잠 자는 중이야. 유모가 돌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 게다가 가끔은 육아에서 멀어져 우리 둘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중요하잖아?”
루이제는 내 손등 위에 깍지를 끼며 왠지 모르게 내 귀엔 섬뜩하게 들려오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슬슬 둘째도 가지고 싶고.”
“……당분간은 제발 부탁이니까 참아 줘. 자기야.”
프리데리케의 동생을 만들어 주는 것은 나도 찬성이지만, 지금 그쪽으로까지 힘썼다간 내가 죽는다. 틀림없이 죽는다. 아주 국물까지 쭉쭉 빨린 채 죽을 거다.
“후후, 나도 우리 남편 바쁜 거 아니까 재촉할 생각은 없네요. 물론 전쟁만 끝나면 이자까지 쳐서 받아 낼 거지만.”
닦달할 생각은 없는지 피식하고 웃음을 터트리는 루이제.
물론, 그다음엔 여전히 무시무시한 말이 뒤따랐지만.
“게다가 얼마 전엔 요아힘 오빠 때문에 고생했다며?”
“정확히 말하면 우리 영악한 새 처남댁 때문이지만 말이야.”
미국이 참전으로 정신없을 때 요아힘이 다급한 얼굴로 나에게 지원을 요청했다.
올가가 결혼에는 긍정적인데 조건을 붙였고, 이 때문에 내가 필요하다던가?
“요아힘 왕자님이랑 결혼하는 대신 왕자님을 우크라이나 국왕으로 내정해 주세요.”
문제는 그 조건이란 게 내 예상보다 훨씬 거창해서 그렇지.
* * *
“……지금 황녀님께서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는 하시고 말씀하시는 겁니까?”
“물론이에요.”
“허…….”
올가의 단호한 대답에 입에서 탄식과 감탄이 동시에 터져 나왔다.
내 살다살다 결혼할 때 남편에게 집 해 오란 말은 들었어도 나라를 해 오란 소리는 처음 듣는다.
러시아 제국의 황녀쯤 되면 그 정도 스케일은 되어야 한다는 것일까?
“왕자비로는 만족하시지 못하겠다는 것입니까? 아니면 우크라이나로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달래시겠다는 것입니까? 어느 쪽이든 긍정적인 대답을 드리기 힘들 것 같은데요.”
“전 로마노프이니까요. 러시아가 저를 버려도 제가 러시아를 버릴 순 없는 것 아니겠어요?”
나는 삼국지라도 본 건 아닌가 의심이 가는 올가의 말에 한숨을 내쉬었다.
이제는 옛날에 보았던 순진무구한 황녀가 아니란 것이겠지.
계속 온실 속 화초로 남아 있기엔 그녀는 너무나 많은 일을 겪었으니까.
“요아힘 왕자님을 우크라이나 국왕으로 삼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닐 테죠. 영토 일부가 폴란드와 루마니아에 넘어갔다 한들 우크라이나는 거대할뿐더러 여전히 그 가치가 크니, 호엔촐레른 직계에게 왕위가 넘어가야 할 테니까요. 그리고 공교롭게도 왕위에 내정되지 않은 아이텔 왕자님이나 아우구스트 빌헬름 왕자님은 문제가 있고요.”
그놈의 가정 문제 말이지.
확실히 그렇게 따지면 올가의 말에도 일리가 있다.
현재 아달베르트 왕자는 폴란드, 오스카 왕자는 발트 왕국으로 간지라 우크라이나 국왕 후보 중 문제가 없는 것은 요아힘뿐이니까.
그렇다고 해도 쉽게 결정할 만한 문제는 아니었다.
“게다가 제가 우크라이나 왕비가 되는 것은 독일에도 손해가 되는 일은 아닐 거예요. 로마노프란 이름엔 아직 가치가 있고, 곧 적화될 내부의 반 볼셰비키 세력을 이쪽으로 끌어올 수 있을 테니까요.”
손가락으로 테이블을 두들기며 이것저것 따져 보는 사이에 올가가 살짝 조급해 보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도 아직 이런 것엔 여러모로 미숙하다는 뜻이겠지.
나중에 경험을 쌓으면 또 모르겠지만.
물론, 이것만 해도 할 일 없이 시간만 보내다 최근 농사일과 가축을 돌보는 일에 빠져 재판을 기다리며 차르의 전원일기를 찍는 중인 아버지 니콜라이 2세보단 훨씬 합격점에 가깝다고 할 수 있겠다.
“독일로서도 어디까지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볼셰비키와 손을 잡은 것일 뿐. 전쟁이 끝나고 나면 서로 총부리를 겨누게 될 텐데, 우크라이나가 볼셰비키 견제에 앞장서면 독일로서도 이득 아니겠어요? 왕정이 굳건한 이상 배신할 가능성도 없을 테고요.”
그 말은 곧 왕정이 흔들리지 않게 도우라는 뜻 아닌가?
물론, 그것을 차지하더라도 꽤 매력적인 이야기긴 했지만.
폴란드나 발트랑 달리 우크라이나는 종교적, 민족적으로도 러시아와 가까운 나라고, 여기에 올가의 상징성을 이를 이용해 미래 소련의 인재들을 우크라이나로 빼내 올 수도 있을 테니까.
예를 들어 원 역사에선 볼셰비키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지만, 지금은 차르 일가 탈출을 도운 대가로 나고 자란 키예프에 있는 시코르스키처럼 말이다.
하지만 여전히 우려는 존재했다.
“말씀은 이해했습니다. 확실히 독일에도 이득이 있다는 것은 잘 알겠고요. 하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이 과연 로마노프 출신을, 그것도 자신들을 탄압했던 차르의 딸을 왕비로 받아들이려고 할까요?”
“부모님의 죄가 죄니까요. 하지만 러시아 내에서도 저와 제 남매들에 대해선 동정론이 더 크다고 알고 있어요. 게다가 생판 남인 외국 국왕이 홀로 오는 것보단 익숙한 얼굴이 함께하는 것이 우크라이나 민심을 얻는 데 더 좋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흠…….”
“우크라이나인들에게도 ‘로마노프 왕비’란 쓰기 편한 정치적 명분이 생기니 러시아를 견제할 때 도움이 될 테고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자 올가가 조마조마한 얼굴로 내가 입을 열기만을 기다렸다.
다만, 그녀의 애타는 마음과 다르게 나로선 조금 더 심사숙고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지이이이잉───
당장 내 뒤에서 우리 못난 사랑꾼 요아힘이 그냥 좀 빨리 받아들이라며 압박 어린 시선을 계속 보내고 있었으니까.
어휴, 저 도움도 안 되는 모지리 같으니라고.
“……우크라이나 쪽과 한번 이야기는 해 보겠습니다.”
결국, 나는 일단 말은 꺼내 보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요아힘을 신생 우크라이나 국왕으로 세우든 안 세우든 일단 중요한 것은 우크라이나인들의 반응이었으니까.
“그 정도면 충분해요.”
그리고 올가는 그제야 굳어 있던 표정을 풀고 방긋 미소를 지었다.
조금이지만, 앞으로 한 발자국 나아갔다는 듯.
* * *
“덕분에 나만 또 일이 늘게 되었어.”
가뜩이나 아일랜드에서 봉기의 기미가 보이며 영국이 징징대고 있는 데다가 며칠 전엔 핀란드 의회가 드디어 독립을 선언해 핀란드의 왕비가 된 마르가레테 공주 부부가 독일에서 훈련받던 핀란드 예거의 호위를 받으며 헬싱키로 향해서 그 뒤처리 문제도 진행 중인데 말이다.
정말이지, 요아힘 하나 결혼시키려고 나만 이게 무슨 개고생인지 모르겠다.
“푸훗, 우리 못난 오빠 때문에 우리 한스가 고생이 많네.”
회상을 끝내고 현실로 돌아오자 루이제가 웃음을 터트렸다.
물론, 내 얼굴은 보이진 않아도 아마 피곤과 짜증 그 자체일 테지만.
“그나저나 아직 비밀경찰 쪽에선 이야기 들어온 거 없어?”
“비밀경찰?”
“공산주의자들이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며.”
아, 그거.
“우리 성실한 공무원(베트만홀베크)께서 아무런 말도 없는 것을 보면 아직 조사 중인 것 같아.”
우리 빨갱이 친구들이 프로이센 비밀경찰 아저씨들도 실마리 하나 찾지 못할 정도로 꼭꼭 숨기고 있는 건지, 아니면 이것들도 경찰이랍시고 도넛이나 까먹으며 월급 루팡질을 하는 건지.
“옛날 같았으면 금방 잡았을 텐데, 프로이센 비밀경찰도 한물갔네.”
“근본적으론 베를린 경찰청 소속의 하위 부서니까 한계가 있다는 것이겠지. 이미 전쟁 끝나면 비밀경찰 없애고 제대로 된 전문 방첩 기관을 만들자고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전쟁 전의 시대랑 전쟁 후의 시대는 완전히 다를 테니, 그에 맞춰 제국도 변해 가야지.”
내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전쟁이 끝나고 나면 세계대전의 후폭풍이 들이닥칠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선 변화는 필연이었다.
다만, 융커들처럼 여전히 다가올 변화에 몸부림을 칠 정도로 거부 반응을 보이는 자들도 있었다.
그러니 전쟁이 끝나고 내가 할 일은, 그 흐름을 보지 못하는 자들을 시대라는 이름의 파도로 쓸어 내는 것이다.
“장관님, 큰일 났습니다!”
루이제와 몸을 맞대고 생각에 잠겨 있는 사이, 이젠 듣는 것이 무서운 비서의 창백한 목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하아……. 또 일이 늘었구만.
“어딥니까?”
“러시아입니다. 방금 전 부서 III b를 거쳐 (Abteilung III b, 독일 제국의 대외 군사 정보기관)에서 긴급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러시아?”
레닌과 케렌스키가 붙으려면, 아직 며칠 시간이 남아 있을 텐데?
나는 이해 할 수 없는 의문과 함께 비서가 건넨 전보를 집어 들었다.
“이런 씨……!”
그리고 그 안에 적혀 있던 내용을 읽자마자 내 입에선 욕이 터져 나왔다.
* * *
“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젠 핀란드까지 독일 제국에 빼앗겼다. 임시정부의 매국적인 행보를 언제까지 지켜볼 것인가!”
“더 이상의 전쟁은 싫다. 프랑스 때문에 상관도 없는 미국이랑 전쟁을 치르기도 싫다!”
“차르를 독일에 팔아넘긴 무능하고 이중적인 임시정부는 물러가라!”
“모든 권력을 소비에트로!”
1914년 4월 16일.
핀란드가 독립을 선언했다는 소식에 가뜩이나 미국의 선전포고로 어지러웠던 페트로그라드는 더욱 혼란에 빠졌다.
물론 미국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프랑스였고, 망한 것이나 다름 없는 러시아와 굳이 싸울 생각은 없었지만, 러시아인들의 눈엔 원래도 답이 없던 전쟁이 더욱 답이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까.
혁명으로 인해 나라가 바뀔 것이란 희망은 이미 쓰레기통에 버려진 지 오래였고, 처음 맛보는 자유에 미소를 지었던 러시아인들의 얼굴에도 더는 조그마한 웃음기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이게 다 레닌 그 독일에 영혼을 판 매국노뿐이다! 볼셰비키는 이 나라를 팔아넘기려는 배신자들이다!”
“케렌스키는 사회주의자인 척하는 반동이다! 그 또한 전임인 부르주아들과 다름없다!”
이제 페트로그라드에선 갈데없는 분노와 원한, 증오를 쏟아 내기 위한 시위와 폭동만이 매일같이 일어날 뿐이었고, 레닌과 케렌스키는 서로를 탓하며 서로를 죽이기 위해 병력과 무기를 모으고 있었다.
탕! 타탕!
“볼셰비키 매국노들을 죽여라!”
“임시정부 쓰레기들을 쓸어버려!”
물론 아직 전면전으로까지 번지지만 않았을 뿐, 이미 임시정부의 민병대와 볼셰비키의 적위대가 페트로그라드 거리에서 실시간으로 충돌하고 있었다.
“개판이 따로 없군.”
페트로그라드의 어느 건물 안에서 창문을 통해 혼란에 빠진 페트로그라드를 지켜보던 야심가 또한 드디어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올렸다.
“정부엔 무능한 머저리 놈들이 판을 치고, 정부 밖에선 빨갱이들이 나라를 뒤엎기 위해 음모를 꾸미고 있소.”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겁니까? 코르닐로프 장군.”
누군가의 말에 얼마 전 케렌스키와 갈등을 일으키다 끝내 교체된 브루실로프를 대신해 러시아의 새로운 총사령관이 된 코르닐로프가 비릿한 웃음을 지으며 등을 돌렸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소리요. 누군가는 무능한 케렌스키와 임시정부를 치우고, 매국노 레닌과 빨갱이들로부터 러시아를 지켜야 하지 않겠소?”
코르닐로프에겐 그럴 힘이 있었다.
상관이었던 브루실로프가 더는 못해 먹겠다고 은거해 버리고, 러시아 군부의 톱으로 올라선 코르닐로프의 권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해진 상태였으니까.
“이미 군부 장성 대부분은 무능한 케렌스키가 아닌, 나를 지지하고 있소. 케렌스키를 몰아내는 것은 시간문제지. 볼셰비키는 입만 산 거지 떼일 뿐이고.”
“그래도 그들을 얕봐선 안 됩니다. 그러니 우리 영국의 말대로 임시정부와 볼셰비키가 싸우도록 내 버려 두고, 그사이 장군께선 시베리아로 가서 병력과 세력을 모으는 편이…….”
“이보시오. 라일리 씨.”
코르닐로프의 섬뜩한 목소리에 러일전쟁 이후 오랜만에 얼굴을 드러낸 영국의 전설적인 스파이, 시드니 라일리는 입을 다물었다.
물론 그동안 놀았던 것은 아니고, 프랑스에 넘어갈 뻔한 페르시아 유전을 영국이 가져갈 수 있도록 공작 활동을 하는 등 나름대로 바쁘게 지냈지만.
그러나 대전쟁이 일어나고, 다시 주 활동 무대인 러시아로 돌아온 그는 눈앞의 말 안 듣는 독재자 꿈나무 때문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기회가 내 손에 들어왔소. 남자로 태어난 이상, 되는 안 되든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꼭 잡아야 하지 않겠소?”
“권력을 손에 쥐는 것은 그렇게 쉬운 게 아닙니다!”
“하! 저 머저리 같은 임시정부도 쥐는 것이 권력이요. 나라고 그것을 못 얻을 것이 없지.”
볼셰비키와 임시정부가 싸우는 틈을 타 쿠데타를 일으킨다.
그리고 자신이 러시아의 새로운 지배자가 된다.
러시아의 혼란 속에서 기회를 본 코르닐로프는 그리 결심을 굳혔고, 시드니 라일리는 멋대로 폭주하는 코르닐로프의 모습 식은땀을 흘리며 눈을 질끈 감았다.
X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