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ee hearts in failed idol’s eyes RAW novel - Chapter 110
110. 태풍의 눈(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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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프365 와꾸 좀 ㄱㅊ은듯?
ㄴ 실력 좆창났다는 소문이…
ㄴ ㄱㅊ 아이돌은 얼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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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카펫 F4 얘네 다 데뷔하려나? 만약 그러면 넘어갈 듯ㅎㅎ
ㄴ 이미 간잽 중 아님?
ㄴ ㅇㅇ 근데 아직 짐은 안 쌌음 막 끌리는 애들은 없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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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삼촌 관계자인데 이번에 내정자 있댔음ㅋㅋㅋㅋ 암만 열심히 해봤자다ㅎㅎ 그냥 적당히 프로그램 맛만 보다가 다들 본인 오빠나 빠셈
ㄴ 팬덤 좆창날까 봐 견제질 하는 거 봐… 알계야 추하다
ㄴ 킹리적갓심으로 읍읍 빠수니일 듯ㅋㅋㅋ
ㄴ ㅋㅋㅋ응 나중에 최애 떨어져서 울고불고 총공 해봐라~ 난 말했다~
ㄴ 정신 좀 차려라 밖에 좀 나가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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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싱 365갤 박제계정 @producing_ww
ㅋㅋ함정1원 촬영 첫날부터 파트 독식하려고 같은 팀 애들 협박했다던데 ㄹㅇ임?
ㄴ ㄹㅇ이겠냐? 걔 면상+키를 봐라 위협성 좆도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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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함정1 이번에 퇴출된 애가 의미심장한 글도 썼잖어
ㄴ 퇴출이면 학폭 한 놈 아님? 걔 말을 믿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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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이해 못 할 족속들이 많다
천사 같은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악담을 퍼붓고
본인이 대접받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인간들
그런 이들을 보며 세상의 부조리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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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프로듀싱 365 x연습생 x함정같은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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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처음부터 삐그덕거리는 느낌이지?’
특히나 함정원을 저격한 듯한 저 글은 좀처럼 믿기 힘들었다. 아무리 예의와 싸가지가 좀 없는 데다 나한테 개차반처럼 굴긴 하지만 저렇게까지 행동할 애는 아니었다. 경쟁 상대라 생각하지 않으면 타인에게 신경을 두지 않는 타입이니까. 나는 이유 없이 미움을 받는 쪽이니 당연하다 치고.
‘주변인들을 잘 챙기긴 했는데.’
그 예시로 같은 유토피아 멤버들 중에서도 자기와 제일 친했던 친구는 정말 죽고 못 살지 않았던가.
‘걔 이름이 뭐더라?’
내 기억으로는 그 친구도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것 같은데. 잠시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으나 도저히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껏 회사에서는 본 적이 없었으니 현재는 타 소속사겠지. 현실에 집중하느라 벌써 기억이 흐릿해진 모양이었다.
‘연습이나 하러 가자.’
내가 신경 쓸 일은 아니다. 관여한 일도 아닌 데다 나랑 연관조차 없으니까. 게다가 내가 왜 함정원의 입장까지 신경을 써줘야 하는가?
“나 몸 풀러 다녀올게.”
잡생각이 들지 않게 몸이라도 움직여야겠다. 어제 음주를 했으니 몸도 굳었을 것이다. 벌떡 몸을 일으키고는 연습복이 든 가방을 둘러멨다. 이쪽으로 향하는 현주인의 시선이 슬쩍 느껴지긴 했지만 그사이에 더 이상의 말은 없었다.
‘근데 프로듀싱 365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 같긴 하단 말이지.’
그 당시 함정원은 1위는 아니었지만 순위가 항상 상위권이었다. 무엇보다 초창기에 저런 논란 같은 것도 없어 무난한 호감픽 중 하나였고.
나를 미워하는 애까지 걱정해 줄 필요는 전혀 없었지만, 신경은 쓰였다. 회귀에 관련된 것이고 과거와 다른 부분이 있기도 한데 관심을 아예 꺼두면 무슨 일이 생길까 봐서.
빠른 걸음으로 회사 내부 연습실로 향하는 도중 핸드폰이 진동했다.
‘음?’
발신자는 함정원이었다.
함정원 번호가 저장되어 있었다니, 지금까지도 몰랐다. 이전이나 지금이나 연락 같은 걸 하고 지낼 사이도 아니었으니까.
더군다나 회귀 후에는 오는 연락만 받았던 데다 핸드폰은 SNS 구경 및 연락 용도로밖에 사용하지 않았으니 누가 저장되어 있는지도 몰랐다. 모르는 번호도 아니고 딱 ‘함정원’ 석 자가 박혀 있는 걸 보니까 내 손으로 직접 저장한 건 맞을 텐데.
‘씁…….’
월말 평가나 팀 평가 중에 같은 팀을 했던 적이 있었던 건가. 회귀한 시점이 마지막 월말 평가였기 때문에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추측할 만한 부분은 그 정도였다. 그거라면 번호가 있을 만한 이유가 되지.
뭔가 언짢은 마음을 겨우 누르고 화면 속 왼쪽에 위치한 초록색 통화 버튼을 눌렀다. 핸드폰 너머로 불퉁한 목소리가 넘어왔다.
-늦게 받네요.
머리 위로 빠직 표시라도 떠오를 것 같았다. 받아준 걸 고맙게 여겨야지, 정원아.
“미안. 늦게 봤네.”
-백무영 선배 개인 연락처 아세요?
“백무영 선배? 음… 모르겠는데.”
거두절미하고 본론부터 물어오는 함정원의 질문에 속으로 헛웃음을 쳤다. 그 흔한 예의적 서론도 없으며, 질문의 내용까지 황당함 그 자체다. 대선배의 연락처를 선배에게 직접 묻는 모양새도 꽤 웃겼다. 게다가 당연하게 요구하는 저 말투와 태도도 좋았던 마음까지 꺾이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였다.
‘알아도 말해주겠냐…….’
개인정보인데 함부로 말해주기는 그렇지.
-친한 척 심하길래 개인적으로도 아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네요.
함정원의 시비 거는 수준은 수준급이었다. 이 정도면 꼭 회귀 전에 날 라이브 방송에 앉혀두고 능멸한 것과 비슷한 수치다.
몇 초간 참을지 말지를 두고 고민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전화를 끊어버리고 싶었으나,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으로 울컥이는 속을 간신히 꾹꾹 눌러 담았다. 이때의 함정원은 아직 고등학생이니 어른인 내가 이를 악물고서라도 넘겨줘야 하는 게 이치에는 맞다.
“시비 걸려고 전화했니.”
참는다고 참긴 했는데, 내가 듣기에도 목소리에서 억눌린 게 티가 났다. 그래도 이 정도면 적당한 절충안으로 대답한 것이다.
“…….”
함정원은 답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애초에 너 숙소 아냐? 핸드폰 안 냈어?”
-내일 걷는대요.
“아하.”
프로듀싱 365 출연자 모두는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숙소에서 합숙을 하게 된다. 그리고 24시간 동안 그들의 모습과 일상, 팀을 짜 미션을 수행하는 모습까지 전부 세세하게 방송에 노출된다.
‘오히려 나보다 선배와 자주 있다면 자주 있을 텐데.’
방송 촬영 중이라는 명목이 있으니 백무영 선배와 마주치는 횟수 자체가 나와는 천지 차이로 다를 텐데 굳이 나한테 이걸 물어보는 이유가 무엇이냐, 이 말이다. 핸드폰 너머의 함정원에게서 목을 가다듬는 듯한 큼큼 소리와 함께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감정을 못 숨기는 게 확실히 아직 어리긴 했다.
-그리고 그분은 촬영 때만 오시니까요.
‘아… 자주 안 오나?’
그런 이유라면 괜히 넘겨짚은 게 조금 미안하긴 하지. 회귀 전 다른 MC분이 진행할 때엔 친한 형처럼 연습생들을 자주 챙겨주곤 하는 모습이 방송에 자주 노출됐다. 출연진들이 MC분이 사 오신 치킨을 먹는 게 콘텐츠로 나오기도 했을 정도였으니까.
이번에도 ‘진짜 백무영 선배’였다면 그렇게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의 백무영 선배에게 그 정도를 바라는 건 확실히 무리인 듯싶었다.
‘확실히 다르긴 다르네.’
새삼스럽게 백무영 선배가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 사살 하게 됐다. 함정원의 목소리가 거의 울먹이는 것과 다름없었기에 목소리 톤을 낮추고 진정시켰다.
“아… 도움이 못 돼서 미안.”
-백무영 선배가 저한테 축하한다고 했어요.
“아, 맞아. 나도 봤어. 첫 순위 발표식 1위 진짜 축하해. 번호 저장된 거 까먹어서 지금에서야 말하네. 늦었지만 축하해. 자랑스러워.”
-옆구리 찔러 받는 인사는 됐고요, 개인적으로 잘 챙겨주시기도 하셔서 감사 인사나 하려 했죠.
“진심이었는데… 아무튼 다음에 방송국에서 만나게 되면 전해줄게.”
-아뇨. 그냥 제가 물어볼게요.
원래 저런 말투인 걸 내가 잠시 잊고 있던 듯했다. 같은 소속사 후배가 1위를 한 것은 정말 축하할 만한 일이었기에 진심을 전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조금 속상하긴 했다.
‘그러든가…….’
함정원은 나에게 선배에 대한 정보를 더 이상 캐묻지 않기로 결심한 모양이었다. 오히려 내 쪽에서는 그게 훨씬 마음이 편했으니 반길 만한 일이었다. 이제 대화가 끊길 줄 알았는데 저쪽에서 추가적인 비아냥이 들려왔다.
-백무영 선배는 저한테 특별하다고 했어요.
지금 나에게 이런 말을 하는 의도가 뭘까.
‘음?’
자랑? 아니면 자신이 더 가깝다는 비웃음? 아니면 순전한 기쁨?
셋 중 마지막이라면 귀엽기라도 하겠지만 지금껏 봐왔던 함정원이 그럴 만한 위인은 못 됐다. 나머지 두 가지 중 어느 쪽이라도 나를 도발하기 위한 말임은 분명해 보여 슬쩍 입꼬리가 올라갔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백무영 선배에 대한 존경심이 사그라든 시점에서 저 정도 도발은 솜주먹질에 불과했다.
‘그렇긴 해. 특별하긴 하지.’
게다가 틀린 말도 아니었다. 함정원은 그 정도 칭찬을 받을 만한 인재긴 했다. 연습생 경력이 짧은 것에 비해 성장도 빨라 그 나이대 애들 중 제일 두드러졌다. 음색 또한 독특해 보컬 스킬이 대단하지 않아도 노래를 듣기가 좋았다. 거기다 악바리 근성과 노력까지 더해졌으니 1위를 한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간 유토피아로서 활동한 함정원까지 지켜봤던지라 함정원의 잠재력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그래서 팬들이 ‘리틀 유은찬’이라고 칭해주는 글을 볼 때는 민망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건 그거고 내 기분은 기분이지. 그렇다고 같냐?’
그렇지만 언짢지 않은 건 또 아니라, 속이 쓰렸다. 존경했던 선배에게 칭찬을 받은 게 나뿐만이 아니라는 사실과 저 당당한 태도에. 하지만 어른이니 꿍한 마음을 뒤로하고 어설프게 삐걱거리는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네가 잘하잖아.”
-그렇다고요. 수고하세요.
“다시 한번 축하해.”
뚝-
핸드폰에서 전화가 끊겼음을 알리는 수신음이 들려오는데도 황당함에 곧장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입가 주변이 움찔거렸다.
“뭐야, 얜 진짜?”
사람이 기껏 마음을 가다듬고 좋은 마음으로 축하해 주는데, 이런 반응밖에 못 해주나? 아니, 내가 함정원한테 많은 걸 기대하고 있던 걸지도.
‘아오, 진짜 얘는 다음에 보면 몰래 꿀밤이라도 먹여야 속이 풀리겠어.’
괜히 이 감정을 끌고 있으면 나만 짜증 나니까 깊게 심호흡을 했다. 통화를 하며 이미 도착한 연습실 입구에서 문고리를 꽈악 붙잡은 뒤 몇 번 호흡을 반복하고 천천히 눈을 떴다. 그러고 나니 어느 정도 감정 통제가 가능해졌다. 사고 회로도 정상적으로 돌아갔고.
‘그나저나 백무영 선배가 접근? 이상한데… 타인에게 관심 가질 만한 인간이었던가?’
나에게 해주셨던 모든 태도를 보면 충분히 그럴 만도 한 사람이지만 현주인의 말과 내 경험을 종합해 보면 그건 목적이 있어서였다.
‘하지만 변승채 선배에게 들었던 선배의 태도, 세주 누나를 향한 행동 그리고 그 외. 그 당시 상황을 떠올려 보면 벽을 친다는 느낌이 강했어.’
과하게 방어적인 사람들은 오히려 연기로 자신을 두른다. 그리고 은찬이 본 지금의 무영이 딱 그 모양이었다.
‘아, 왜 이렇게 복잡한 일이 많은 거야? 머리 아프게…….’
입을 꾹 다물고 입술을 맞물렸다. 몇 번의 입 꾹꾹이를 반복하다 연습실 구석으로 저벅저벅 걸어가 바닥에 주저앉았다. 거울에 비친 얼굴에 짜증이 그득했다.
“아무도 없네.”
누군가 한 명쯤은 연습을 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연습실 내부는 삭막하다 못해 찬 공기가 돌았다. 바깥은 그렇게 따뜻한데도.
아무래도 제일 구석에 있는 연습실에 왔고, 활동도 끝난 데다 MT에서 돌아온 날이니 피곤할 법도 하겠지. 지금은 차라리 아무도 없는 게 다행이었다.
우웅-
그때, 다시 핸드폰이 울렸다.
‘또 뭐지?’
곧장 핸드폰을 들어 연락을 확인했다. 오늘따라 핸드폰이 바빴다.
‘메시지 연락이… 두 개네.’
잠금화면에 떠오른 메시지 연락은 두 개. 하나는 매니저 형으로부터의 스케줄 공지였고, 다른 하나는.
‘선배, 양반은 못 되신다니까.’
백무영 선배였다.
“타이밍 죽이는구만.”
‘둘이 짠 것도 아니고.’
딱 선배의 일로 함정원과 대화를 했고, 그 문제로 짜증이 나려던 참이었는데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마침 선배에게 연락이 오다니. 몇 달간 연락이 없던 사람답지 않게 근래 선배에게서 연락이 잦다.
‘뭐부터 확인하지?’
둘 다 내용이 궁금했다. 매니저 형으로부터의 스케줄 연락이면 좋은 일일 것이다. 일이 잡혔다는 건 경사니까. 일을 하고 싶어도 못 하는 경우도 많았다.
선배로부터의 연락 또한 어떤 내용일지 손이 근질거렸다. 다만 어떤 내용이든 감정 소모는 있을 게 분명했다. 선배를 대할 때는 항상 신중을 기하게 되니까.
‘결국 둘 다 확인하게 될 텐데 조삼모사 같긴 하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는 말이 있다. 은찬은 감정 소모를 먼저 하는 쪽을 택했다. 뒤이어 스케줄 연락을 보면 오히려 기분이 좋아질 수도 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