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ee hearts in failed idol’s eyes RAW novel - Chapter 60
60. 친해지길 바라(3)
“안녕하세요. 이렇게 셀프캠으로 찍으려니까 뭔가 쑥스럽네요. 잘 나오려나?”
썸네일의 주인공인 주인이 화면에 대고 손을 흔들었다. 각도를 조절하기 위해서인지 일부러 얼굴을 들이밀며 앞머리를 정리하는 모습이 화면에 크게 잡혔다.
“음, 저는 다행히 그때 쪽지를 잘 뽑은 덕에 친구가 걸려서요.”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해주듯 주인은 화면에 뽑았던 쪽지를 펼쳐 손바닥 앞에 대고 보여줬다. 쪽지엔 [주혁]이라고 대문짝만하게 적혀 있었다. 초점을 잡기 위한 노력 덕택인지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선물 고르는 게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뭘 특별히 좋아하는 친구가 아니라서 그냥 뭐가 필요한지 직접 물어봤어요. 주혁이가 숨길 생각도 없냐면서 웃더라고요.”
살짝 웃던 주인은 아예 마니또를 공개해 버렸다. 그 여유로움이 보는 사람에게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 갖고 싶다는 거 전해주러 왔습니다. 얘가 프라모델 전시할 수 있는 장식장을 가지고 싶다고 해서. 방에 아무도 없는 걸 보니 도이선하고 둘이 외출했나 보네요. 선물 사러 갔을 것 같은데, 저만 따돌림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이기도 하고. 묘하네요.”
그렇게 말하는 사람치고 산뜻하게 웃는 주인의 얼굴은 전혀 쓸쓸해 보이지 않아서 오히려 웃음이 나왔다.
“아무튼 이런 기회를 가지게 되어서 좋네요. 평소엔 선물 주고받을 일이 없잖아요.”
주혁의 책상 위에 깔끔하게 포장한 상자를 올려둔 주인은 카메라에 대고 손을 흔들었다. 그러더니 책상을 비추던 화면을 셀프 모드로 바꾸어 제 얼굴을 들이밀었다. 얼굴이 나오는 걸 확인한 주인은 카메라의 각도를 살짝 밑으로 내려 목 부근과 가슴 쪽 상체가 보이도록 조정했다. 주인이 살짝 웃는 소리가 들렸다.
“아, 이건 은찬이 형이 맨날 하는 목걸이인데, 제가 하루 뺏었어요. 잘 어울리나요? 솔직히 장난치려고 그런 것도 있는데… 오히려 형이 반기더라고요. 디자인이 마음에 들어서 다음에도 빌려달라고 부탁할까 싶어요.”
주인은 일부러 화면에 목걸이를 자랑하기라도 하듯 유독 목 부근을 강조했다. 카메라를 좌우로 돌려가며 비춰보거나 묵주반지를 잡은 뒤 화면에 비추는 모습은 꼭 보여주기 위해 애쓰는 듯한 느낌이었다.
“예쁘죠?”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났을까. 묵주반지를 한참 자랑하던 주인은 화면 뒤로 몸을 무르고 얼굴을 들이밀며 활짝 웃었다. 그러고는 손을 흔들며 짧게 인사를 건넸다.
“어쨌든 저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멤버 차례도 즐겨주세요. 안녕~”
잘난 주인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화면이 전환되었다. 다음은 곧 울 것 같기도 하고 떨떠름해 보이기도 하는 별이의 셀프캠이었다.
“하아… 여러분, 이거 어떻게 생각해요? 하필 걸려도 이런 벌칙을 고르다니. 저 운 나쁘지 않은 편인데…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저 대표님 나이대 어르신들이 뭐 좋아하시는지 모른단 말이에요~”
한 손으로 카메라를 잡고 있는 듯한 별이는 다른 한쪽에 뭔가를 챙겨 들고 있는 듯 어깨가 살짝 내려가 있었다. 한참을 투덜거리던 별이는 밑으로 내려두었던 한쪽 손을 위로 추켜올렸다.
“그래서! 어른들에게 제일 드리기 무난한 종합 세트~”
“홍삼하고 자양강장제 세트면 무적이죠, 흐흐. 이거 싫어하는 어른은 없을걸요?”
별이는 얼굴 앞에 달랑거리는 쇼핑백을 보여주곤 언제 울상이었냐는 듯 뿌듯하게 웃음을 내보였다. 어느덧 대표실 앞에 도착한 모양인지 별이는 살짝 긴장한 표정이었다.
똑똑-
별이가 대표실 문을 천천히 노크했지만 안에서는 어떤 반응도 없었다.
“오, 대표님 지금 안 계시나 보다!”
안심한 듯 별이는 장난기 어린 얼굴로 대표실 문을 열었다.
“최적의 타이밍… 어?”
“오! 별아~”
그러자 안에서는 묵직한 목소리가 별이를 반겼다. 별이는 정말 당황한 듯 셀프캠을 찍는 것도 잊은 채 핸드폰을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핸드폰이 주머니 속에 있는지라, 온통 검은색 화면밖에 보이지 않았다.
“아… 안녕하세요, 대표님. 어… 하하.”
이 소리를 마지막으로 별이의 셀프캠이 종료됐다. 다음은 가을이었다.
“안녕하세요…….”
평소 성격답게 가을은 정직히 얼굴을 촬영하는 중이었다. 가을의 뒤로 리온의 자리인 듯한 깔끔한 책상과 구석의 다양한 젤리 봉투가 보였다.
“어… 제가 솔직히 리온이랑 더 많이 친해지고 싶었는데… 얘가 자기 얘기를 하는 편이 아니라 은찬 형의 도움을 받았거든요. 리온이가 젤리를 그렇게 좋아한대요.”
“맞아요!”
뒤에서 은찬이 불쑥 끼어들었다. 가을은 당황한 듯 눈을 크게 뜨더니 목을 가다듬었다. 은찬은 그 한마디만 내뱉고 금세 사라졌다.
“깜짝이야… 아무튼 그래서 종류별로 젤리를 사봤습니다… 리온이가 서랍 속에 쟁여두고 당 떨어질 때마다 먹어줬으면 좋겠네요.”
멘트를 마친 가을이 무어라 말을 덧붙여야 할지 고민하는 듯했다. 입술을 꾹꾹 맞물리던 가을은 다짜고짜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러더니 앞머리를 쓸어 넘기며 고개를 들었다.
“이, 이거 맞나? 아무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껏 나왔던 멤버들 중, 제일 짧고 간결한 등장이 지나가고 이선과 주혁이 함께 화면에 등장했다. 화면에 비치는 주혁은 여전히 무표정했고, 카메라를 잡은 이선은 뭐가 웃긴지 잔잔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장난기가 조금 서려 있는 미소였다.
“어, 저희가 왜 같이 나왔냐면… 제가 들켜 버렸기 때문입니다.”
“서주혁 이 바보는 방에서 자꾸 사람 신경 쓰이게~ 인상 팍 쓰면서 뭘 좋아할지 고민하고~ 선물 전달은 언제 해야 되냐면서~ 고민에 고민을 얼마나~”
“그런 적 없습니다.”
이선의 장난을 칼같이 차단한 주혁이 손을 둥글게 말아 쥐고 입 앞에 가져다 대 목을 가다듬었다. 방에서부터 촬영을 시작한 이선과 주혁은 어느덧 옆방 앞에 도착해 있었다. 숙소는 아무도 없거나 밤중인 듯, 불 켜진 곳 없이 캄캄했다.
“깨면 곤란하니까… 조용히 다녀올게요.”
“안 깨요~”
“…….”
주혁이 말 한마디가 끝날 때마다 자꾸 태클을 걸어오는 이선을 흘겨보다 말고 한숨을 내쉬었다. 슬슬 미간 사이가 좁아져 오는 것을 보아하니 짜증이 올라오는 게 보는 사람에게도 느껴질 정도였다. 마치 카메라 앞이라 참아준다는 표정 같았다.
“도이선 말대로 뭘 좋아할지 고민을 좀 해봤는데, 그 형은 많이 무리하는 스타일이라… 항상 몸 관리는 뒷전이고, 저녁도 자주 거르면서 맥주로 때우고…….”
“은찬이 형이 본인 한정으로 좀 허술한 구석이 있긴 하지~”
“…리더의 건강은 중요하니까 효율적인 선물을 준비해 봤습니다.”
“주혁아, 근데 포장은 왜 안 했냐? 진짜 맨몸 박치기야?”
“…조용히 들어갈게요.”
카메라 앞에 쪽지가 붙어 있는 종합비타민을 당당하게 보여준 주혁이 급히 화면 밑으로 그것을 숨겼다. 짜증을 내면서도 이선의 말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주혁의 선물인 종합비타민의 옆면엔 스카치테이프로 붙인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는데, 그 위엔 정갈한 글씨체로 ‘마니또’라고 적혀 있었다.
“아…….”
“오, 안 자고 있었네?”
은찬과 주인, 리온의 방 안은 고요하고 적막했다. 딱 한 곳에서 옅은 불빛이 새어 나오는 것만 빼면. 주혁은 한숨을 내쉬었고 이선은 웃었다. 뒤에서 주인의 작은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다행히 은찬과 리온은 깨지 않았는지 미동이 없었다.
“…….”
주혁은 카메라와 이선을 번갈아 보며 검지손가락을 입 앞에 가져다 댔다. 그렇게 조용히 은찬의 책상 서랍에 선물을 넣은 주혁이 재빨리 밖으로 사라졌다.
다음은 이선의 선물 전달을 위해 옆방을 찾았다.
“이 센스 없는 놈은 정말 간식거리만 잔뜩 샀습니다. 이러면 받는 사람이 좋아할까요? 거기다 형인데.”
“좋아해~ 나눠 먹든 혼자 먹든 알아서 하겠지. 일부러 목캔디도 샀는데? 목 관리하라고.”
“…통탄스러운 센스네요.”
“응. 사돈 남 말이야~”
무사히 가을에게도 선물 전달을 완료한 둘은 천천히 본인들의 방으로 돌아왔다. 목소리를 낮추고 있었는데도 주혁의 얼굴엔 그 잠시 사이 피로가 천근만근 붙은 듯했다. 이선의 얼굴 역시 퀭했는데, 표정은 웃음을 띠고 있어서 주혁보다는 덜 피곤해 보였다. 둘은 카메라에 손을 흔들며 카메라를 껐다.
“안녕하세요. 이런 거 초등학교 때도 안 했던 것 같은데… 낭만적이긴 한 것 같아요.”
다음 순서인 리온은 성격대로 간결했다. 고개를 푹 숙인 리온은 머리를 꽉 동여맨 채였는데, 이른 아침이었는지 주변이 어스름했다. 리온조차 방금 일어난 듯 평소보다 살짝 붓고 순한 얼굴이었다.
“왜 아침에 찍는 거냐면, 주인이 형이 일어나기 전에 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거 얼른 주고 작업하러 갈 거예요. 은찬 형은 아까 새벽 미팅 보러 나갔고요.”
리온은 정석대로 화면에 주인에게 줄 선물을 보여줬다. 요즘 유행한다는 이어폰 케이스였다. 본인이 생각해도 선물이 만족스러운지 리온은 뿌듯하다는 얼굴을 해 보였다.
“아무튼 주인이 형은 자는 것도 잘생겼네요. 그럼 전 작업하러 가볼게요. 저희 다음 신곡도 기대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그걸 책상 위에 올려둔 리온은 카메라에 대고 머리를 정리하다 고개를 푹 숙여 인사했다. 짧고 정확한 데다 군더더기 없는 영상이었다.
“안녕하세요. 진작부터 멤버들한테 다 들킨 은찬입니다.”
다음은 은찬이었다. 밖에서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은찬은 바람을 맞은 듯 머리가 살짝 흐트러져 있었다. 밝게 인사를 건넨 은찬이 선물 보따리 속을 차근히 보여주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선이가 숙소에서 알아주는 깔끔맨이거든요. 고민을 좀 해봤는데, 이것만큼 실용적인 선물도 없을 것 같아서. 괜히 애매한 거 주면 안 쓸 수도 있으니까 매일 쓸 수 있는 걸 주고 싶었어요. 아, 그리고 마니또의 꽃인 편지도!”
쇼핑백 속에는 은찬이 고심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어차피 저인 건 알 테니까, 딱히 숨길 필요도 없겠죠? 근데 영상 봤더니 정말 저만 그대로 다 말했더라고요……? 제가 봐도 어이가 없었는데 멤버들은 얼마나 웃겼을지…….”
은찬은 살짝 허탈한 미소를 지으며 뒷말을 이어갔다. 말을 하면서도 허전한 목이 신경 쓰이는지 자꾸만 그쪽을 만지작거렸는데, 본인도 무의식으로 하는 행동이었기에 그러다 몇 번을 화들짝 놀라길 반복했다.
이선의 방에 들어가 선물을 전달한 은찬은 카메라를 얼굴 앞에 훅 가져다 대곤 밝게 웃었다.
“저 이것도 다 볼 거예요. 나만 들킬 순 없어!”
상큼하게 웃으며 인사를 하는 은찬의 모습을 마지막으로 영상이 종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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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 @mmmmyapricot
현주인 말이야 은ㅊㅏㄴ 목걸이 한 거 왜 이렇게 자랑하는 거 같지? 엄청 마음에 들었나;
ㄴ @mmmmyapricot 님에게 보내는 답글
ㄴㅁㅇ… ㅇㅇㅊ 애착 반지잖아 저거ㅋㅋㅋㅋㅋㅋㅋ 빌려준 것도 좀 의외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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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다팜 @efdzcji8
소올직히… ㅇㅇㅊ 저거 커플링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없진 않았단 말임?
근데 현주인이 저러는 거 보니까 응아냐… 차라리 우정링이 맞겠음
ㄴ @efdzcji8 님에게 보내는 답글
저 정도면 연검에 커플링 붙어 있는 거 빡친 ㅎㅈㅇ이 대신 해명해 준 듯ㅋㅋㅋㅋ
ㄴ 아무나다팜 @efdzcji8
아 시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울 제둥이들이 이렇게나 사이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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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 @norriiea
은찬이 천주교인가?? 묵주반지 조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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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현주인을지지합니다 @Rskdfod2dka
손민수 하려고 엄청 서치했는데 저런 묵주반지 없다…
제네시스 옷장 계정도 못 찾은 듯?
ㄴ @Rskdfod2dka 님에게 보내는 답글
하… 현주인은 왜 저런 거 보는 안목도 높아서ㅅㅂ
ㄴ 아이돌현주인을지지합니다 @Rskdfod2dka
ㅇㅈ… 은찬아 이쯤 되면 정보 좀 알려줘라…
지니들 반지 정보 찾다가 눈알 빠지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