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121)
120화.
언젠가, 헤라클레스가 말한 적이 있었다.
언제였더라?
개인 PT를 할 때였던가?
아무튼 헤라클레스가 시우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마법사랑은 웬만하면 싸우지 마라.]마법사랑은 싸우지 말라고.
‘왜요?’
[마법사 놈들은 뭐랄까….] [예상치 못한 짓거리들을 많이 하거든.] [여간 까다로운 놈들이 아니야. 마법사 놈들은.]물론 헤라클레스가 말하는 마법사의 정의는 조금 달랐다.
정확히는 클라스가 다르다고 해야 할까.
새벽의 마신, 헤카테.
상천의 마술사, 메데이아.
시우가 알고 있는 마법사랑은 거리가 좀 떨어져 있었다.
그것도 좀 많이 말이다.
그리고 뭐.
말은 저렇게 해도 죄다 헤라클레스에게 안 되었다.
일례로 상천의 마술사라 불리는 메데이아.
신들조차 메데이아의 마법만큼은 인정해 주었다.
반신(半神)급의 마법사.
그런 메데이아는 희대의 개년이었다.
남편인 이아손을 죽이는 한편.
이아손의 부모님과 형제자매들.
이아손과 자신 사이에 낳은 자식들까지 모두 죽인다.
그 죽이는 과정이 실로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정작 메데이아는 딴 남자랑 행복하게 잘 산다.
해서 헤라클레스는 그런 메데이아를 처단하려 했었다.
그것에는 보다 복잡한 사정이 있었지만 아무튼.
메데이아는 헤라클레스와 싸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신들조차 인정한 반신(半神)급의 마법사, 메데이아.
그러나 그런 그녀도 헤라클레스만은 두려워했다.
해서 메데이아는 헤라클레스의 환심을 사기로 한다.
바로 당시 헤라클레스가 앓고 있던 광증을 치료해 주는 방식으로 말이다.
헤라클레스가 자신의 가족을 죽이게 된 광증.
헤라클레스를 자살까지 몰아 넣었던 그 광증을 치료해 준다.
그렇게 메데이아는 헤라클레스의 용서를 받는다.
물론 희대의 개년이긴 했다.
그러나 헤라클레스에겐 일생일대의 은인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은인을 처단할 수는 없었다.
더불어 헤라클레스는 메데이아를 가호해 준다.
해서 메데이아가 유일했다.
패륜적인 죄를 저지르고도 살아남은 존재.
그리스 로마 신화 전체를 통틀어 다이달로스와 메데이아가 유일했다.
다만, 다이달로스는 아들인 이카루스를 잃는 운명에 처한다.
일종의 죗값을 받은 셈.
그러니 메데이아가 유일하다고 봐야 했다.
그 모든 건 헤라클레스의 가호 덕분.
신들조차 헤라클레스를 어찌하지 못했으니 말이다.
아무튼.
그런 헤라클레스조차 마법사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었다.
[마법사와 최대한 엮이지 마.] [만일 엮인다면 아군으로 둬.] [그럼에도 아군으로 둘 수 없다면….]헤라클레스는 단호하게 말했다.
[가장 먼저 빠르게 죽여.]사방이 새하얗게 물든 공간.
형용할 수 없는 끔찍한 힘이 계속해서 앞선 풍경을 휩쓸어 가고 있었다.
그 힘에 휩쓸린 모든 것들이 무(無)로 환원되어 소멸되어 간다.
헤라클레스 신투술[神鬪術](SSS).
법칙 자체를 뒤틀어 파괴시키는 힘.
반면에 이시스의 현실조작[現實操作](SSS)은 법칙을 개변시킨다.
그리하여 상상하는 모든 것들을 실현시킨다.
그 대가는 차치하고서라도 말이다.
파괴와 조작.
신투술과 현실조작은 방향성이 다른 힘이었다.
그렇기에 우위를 논할 수 없다.
등급도 같은 SSS등급이지 않은가.
정확히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시우는 그 생각을 조금 달리 할 수밖에 없었다.
헤라클레스 신투술[神鬪術](SSS)이 한 수 위다.
분명 이시스의 현실조작[現實操作](SSS)은 놀라운 힘이다.
그러나 헤라클레스의 힘보다는 아니었다.
법칙을 조작하여 개변한다 한들.
이 힘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다.
그 어떤 것도 의미를 가질 수가 없었다.
모조리 파괴되어, 소멸할 뿐이다.
“헤라클레스가 갓튜브에서도 최강이라 불리는 이유가 있단 말이지.”
시우는 그 생각에 확신을 더할 수 있었다.
그렇기에 이걸로 끝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마법사라도 이 힘 앞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처음 상대하는 마법사.
시우는 헤라클레스의 가르침을 잊지 않았다.
마법사는 빠르게 가장 먼저 죽여라.
그래서 주저하지 않았다.
현재 시우가 낼 수 있는 최상의 힘, 괴력천멸권(怪力天滅拳).
지금의 시우 수준에서 괴력천멸권(怪力天滅拳)은 1번밖에 시전이 불가했다.
마찬가지로 낙룡각(落龍脚) 또한 1번이 한계다.
초식 별로 각각 1번이 현재 시우의 한계.
어찌 무리한다면야 2번까지 가능은 했다.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무리를 했을 때의 일이다.
그 이후의 반동을 감당할 수 없었다.
꼴 사납게 기절하거나.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그렇기에 섣불리 사용해서는 안 되는 힘이었다.
틈을 만들고 확실한 순간에 사용해야 하는 힘.
그럼에도 시우는 주저하지 않았다.
확실하게 끝내고자 망설임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쿨럭…!”
소멸한 잔해 속에서 들려오는 격통.
괴력천멸권(怪力天滅拳)에도 죽지 않았다.
그 때문일까.
“확실히 까다롭네.”
시우는 헤라클레스의 말을 뼈저리게 이해할 수 있었다.
* * *
뚝.
의식이 끊어진다.
잡념과 상념조차 들지 않는다.
그 어떠한 사고의 흐름이 이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이런… 쿨럭!”
말조차 쉬이 내뱉어지지 않는다.
슬쩍, 내린 시선.
왼쪽 팔이 사라져 있었다.
사라진 왼쪽 팔에서는 피가 흘러내리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왼팔이 없었던 것처럼 보였다.
흘러내릴 피조차 소멸되어 사라져 있었다.
파열급 간부로서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
그런데 대체 왜일까.
“쿨럭…!”
정말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반응하는 것을 약간이라도 주저했다면.
아니, 행여나 저 힘에 막아선다는 선택.
그 멍청한 선택을 해 버렸다면.
“커헉…!”
이렇게 살아 있을 수조차 없었을 테니까.
단거리 이동 마법, 블링크.
블링크를 중첩으로 펼쳐서 해당 공간에서 완벽히 벗어났다.
막을 생각을 않고 전력으로 피했다.
그런데도 이 모양 이 꼴이다.
이게 정녕 말이 되는 일이란 말인가.
“평범한 놈이 아니… 쿨럭!”
바닥으로 시뻘건 핏덩이가 쏟아져 내린다.
그렇게 한 움큼 피를 토해 냈건만.
“크학…!”
목구멍에선 계속해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단순히 힘의 파동에 휘말린 게 이 정도다.
만일 저 힘을 직격으로 받아 냈다면….
“쿨럭!”
별로 상상하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문태범은 한동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
천만다행히도 문태범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다.
“인질을 잡고 있는 건 너무한데.”
“닥…쳐!”
문태범은 악에 받친 듯 소리쳤다.
덜덜, 떨려 오는 전신.
마력을 끌어올리기도 굉장히 버거웠다.
하지만 오렐리안과 한채린에게 겨눈 마력의 송곳만은 필사적으로 유지했다.
“조금이라도… 커헉! 움직여 봐… 나만… 죽지는 않을 테니까…쿨럭!”
문태범의 몸이 휘청거렸다.
척 보기에도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다.
그렇기에 시우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렐리안과 한채린을 구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헤르메스의 초신속[超迅速](SS+).
찰나(刹那)의 세계 속에서도 자유로운 속도.
그 시공간 속에서라면 오렐리안과 한채린을 구할 수 있으리라.
그러나 시우는 함부로 나설 수가 없었다.
마법사(Wizard).
그것도 굉장히 수준 높은 마법사다.
또한 공간을 다룰 수 있는 마법사다.
그리고 공간과 시간은 불가분의 관계.
시공간은 분리되지 않는 개념이다.
따라서 공간을 다룬다는 건 시간도 다룰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찰나(刹那)의 시공간이라도 장담할 수 없었다.
마법사가 어떤 변수를 만들어낼지 시우는 알 수가 없었다.
당장 괴력천멸권(怪力天滅拳)에도 살아남지 않았는가.
그리고 한 번의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실수의 대가는 한채린과 오렐리안의 죽음이니까.
해서 시우는 섣불리 나설 수가 없었다.
‘이래서였나.’
마법사는 빠르게 가장 먼저 죽여라.
헤라클레스의 가르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크큭…! 크크큭…!”
문태범이 광소를 터트렸다.
인질의 효과가 유효함을 인지한 것일까.
“네 놈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문태범의 얼굴에는 여유가 내려앉았다.
그리고 잠시.
“또 어떻게 그런… 힘을 사용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일순간 문태범의 두 눈이 붉게 물들었다.
그와 동시에 키이이잉─!!!
검붉은 마력이 문태범의 전신으로 피어올랐다.
정신지배(S).
대상의 정신을 지배하여 마음대로 부릴 수 있는 힘.
그런 정신지배의 가장 큰 무서움은 필중(必中)에 있다.
반드시 명중하는 힘.
문태범의 인지 범위 내에 있다면 모두가 그 대상이 된다.
그 누구도.
이 정신지배를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리하여 지금.
“이걸로 끝이다!!”
사아아아─!
검붉은 마력이 시우에게 쇄도해 갔다.
시우는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아마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는 것 같았다.
정신지배는 말 그대로 정신을 지배하는 일.
무형(無形)의 힘이었으니 말이다.
뭐, 어차피 움직여도 의미가 없기도 했다.
말 그대로 필중(必中).
반드시 명중하는 능력이었으니까.
사아악!
쇄도한 검붉은 마력이 시우를 잠식해 갔다.
그리고.
투웅─!
강력한 반발감과 함께 시우를 잠식한 마력이 튕겨져 나갔다.
“……!!!”
문태범의 두 눈이 경악으로 뜨여졌다.
피한 것은… 아니다.
시우는 시종일관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다.
애초에 피할 수도 없는 능력이다.
그렇다는 건 즉.
‘뚫지… 못했다?’
시우의 정신을 뚫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 번도. 단 한 번도.
일어난 적이 없는 일이다.
정신지배는 말 그대로 정신을 지배한다.
물론 대상의 정신력에 따라 그 영향은 다르다.
한채린은 차츰차츰 정신이 지배되고 있는 한편.
오렐리안은 굳건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강인한 정신력을 지니고 있다 한들 결국은 인간이다.
아무리 방어기제를 두르고 있어도.
그 어떠한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있어도.
그 안의 본질은 결국 약해 빠진 인간의 정신이다.
그렇기에 마스터 오렐리안조차 저항하는 것에 그쳤다.
정신지배 자체를 방어한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무슨….”
문태범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래 봤자, 나약한 인간일 뿐!”
문태범은 정신지배의 마력에 집중했다.
강력한 방어기제가 있다면.
보다 강력한 힘으로 뚫어내면 그만이다.
사아아아아아─!!
문태범의 두 눈이 검붉은 광채로 번뜩였다.
폭사하는 마력이 점점 짙어져갔다.
문태범은 끝내 시우의 정신을 뚫어 낼 수 있었다.
그리고.
‘이게… 인간의 정신이라고?’
문태범은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무(無).
시우의 정신에는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본디 인간의 정신은 복잡하기 짝이 없다.
혼란하고 난잡하다.
해서 보통은 강렬한 기억의 잔재를 따라 정신을 지배한다.
일종의 트라우마를 자극하는 형식으로 말이다.
그런데 처음이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건.
이건 마치….
바로 그때.
“……!!”
문태범의 몸이 덜컥, 굳어 버렸다.
[후욱! 후욱!]한쪽에서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현실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었다.
시우의 정신에서 들려온 소리다.
문태범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바라본 그곳엔 한 사내가 있었다.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사내.
문태범은 가만히 그 사내를 바라봤다.
그저 바라보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대체 왜일까.
“커허헉!!”
숨이… 숨이…!
도무지 쉬어지질… 커헉!
…쉬어지질 않는다.
정신이 아득해지며, 의식이 점멸한다.
그런 까마득한 정신 속.
[내가 지금 운동 중이거든?]실로 거대한 존재감이 느껴진다.
대상을 압도하는 존재감.
별다른 기세조차 없다.
그저 ‘존재’만으로 문태범을 압도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존재감이 아니다.
한낱 인간 따위는 감히 닿을 수 없는.
아득한 너머의 존재.
[방해하지 말고 꺼져.]일갈(一喝).
문태범의 정신이, 튕겨져 추방된다.
“크허억…! 허억…!”
거칠어진 숨이 끊임없이 내뱉어진다.
암전된 정신이 흐릿하게 떠오른다.
“우웨에에엑!!”
방금… 방금…!
문태범은 기억을 되짚었다.
그런데… 떠오르지가 않는다.
도무지 떠오르지가 않는다.
기억 자체가 차단된 것만 같다.
아무것도.
그 어떠한 것도.
기억 속에 남아있지 않다.
본능이 기억을 지워버린 것이다.
치명적인 본능이 해당 기억을 지워 버린 것이다.
감히 이해를 할 생각을 하지 말라고.
감히 이해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그것을 이해한다면.
감히 이해하려 든다면.
나의 존재가 결코 버티질 못할 것이라고.
눈빛이 쉼 없이 떨려 온다.
“너, 너는… 너는 대체…!”
시우를 바라보는 문태범의 얼굴에 압도적인 공포가 새겨진다.
대적할 수가… 없다.
아니, 아니다.
대적할 수 있다는 개념이 아니다.
그러한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감히… 감히 대적해서는 안 된다.
대적한다는 단 일말의 생각조차 절대 해서는 안 된다.
그렇기에 ‘이길 수 있을까’ 라는 물음이 아니다.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건 생존의 영역이다.
…도망쳐야 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도망쳐야 한다.
그것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으아아아…!!”
문태범이 손을 필사적으로 허공을 훑는다.
왼쪽 손이 소멸했다는 자각도 없었다.
어깨가 버둥거리며 다급하게 마력을 끌어모았다.
키이이잉─!!
마력이 맹렬하게 요동치며 공간이 크게 떨려 왔다.
그리고 쩌어억!
문태범 옆의 공간이 갈라지며 붉은 게이트가 생성되었다.
마치 던전의 게이트와 같은 형상.
문태범은 지체 없이 게이트 안 쪽으로 몸을 내던졌다.
하지만.
“어딜.”
들려오는 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번─쩍!
새하얀 섬광이, 문태범을 향해 쏘아져 왔다.
* * *
쿠르르릉…!!
지반 전체가 흔들리는 듯한 진동에 사람들이 모두 움직임을 멈추었다.
현장을 급습한 시찰국의 가더들.
그리고 금천규를 포함한 4명의 S급 헌터들.
“지금 무슨…?”
그들 모두가 갑작스러운 진동에 모두가 놀란 눈을 떠 보였다.
“설마 누가 먼저 왔다고?”
이건 이렇게밖에 생각할 수가 없었으니까.
심지어 벌써 싸우고 있는 것 같았다.
“대체 누가? 아니, 어떻게?”
판데모니움에게서 위치 정보를 받은 것이 얼마나 되었단 말인가.
또한 기밀 사항으로서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다.
여기에 있는 사람들만 알고 있었다.
그러니 보다 빠르게 현장에 올 수 없었다.
와서도 안 되었다.
그런데 지금….
꽈르르릉…!
커엉─! 컹컹!!
끄아아악!
의미를 알 수 없는 진동과 소리.
그리고 비명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일단… 안으로 진입하지.”
사람들은 금천규를 따라 천천히 내부로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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