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138)
137화.
모두가 잠든 새벽녘.
찬란한 태양조차 잠시 눈을 붙이는 고요한 시간.
“으으으으…!!”
덕구는 찌뿌둥한 몸을 쭉, 펴 보였다.
그러다 화들짝.
행여나 자는 동생들이 깼을까 조심스레 고개를 돌렸다.
코오오….
흠냐흠냐.
다행히 깊은 잠에 빠졌는지 깨지는 않았다.
곤히 자고 있는 동생들의 모습에 덕구는 작게나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다 문득.
책상 위에 놓인 거울에 덕구의 얼굴이 비쳐 보였다.
퀭한 다크서클과 푸석푸석한 머릿결,
요 며칠 잠을 자지 않았더니 피부는 죄다 상해 있었다.
누가 봐도 휴식이 필요해 보이는 모습이었다.
“…다시 일해야지.”
그러나 덕구는 그럴 수 없었다.
아직 수두룩이 남아 있는 편집 영상.
이 모든 영상을 제때 업로드하려면 쉴 시간 같은 건 없었다.
무엇보다 얼마 전, 동생들의 학교 담임 선생님과의 면담.
그 일이 덕구를 도무지 쉴 수 없게 만들었다.
“덕연이가 음악적 재능이 있다니….”
덕구의 두 동생 박덕연, 박덕현.
그 중 한 살 많은 여동생, 박덕연.
담임 선생님이 덕연이에게 음악적 재능이 있다며 진지하게 말해 왔다.
그것도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천재적인 재능이라 말이다.
하지만.
“음악은 돈이 많이 든다던데….”
많이 알아본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간다고 들은 바가 있었다.
악기값만 해도 기본 수천만 원.
여기에 레슨비, 유학비 등.
대충 견적만 짜도 수억 원 가뿐했다.
“그렇게 배워도 나중에 취직하기가 어렵다고도 하고….”
예술 계통의 특성상 제대로 된 직업을 찾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다.
뼈를 깎는 노력.
천부적인 재능.
여기에 ‘연줄’이라는 정치도 필요했다.
그리고 그 연줄은 대부분 학연에서 비롯되었다.
명성이 자자한 음악 대학교.
그런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야만 취직의 길이 열렸다.
그래야만 음악 대학의 강사나 교수로 취직할 수 있었다.
관현악단의 연주자 등으로 진출할 가능성이 있었다.
“음대 입학 비용이 엄청나다던데….”
그 과정에서 또 수억 원이라는 돈이 깨진다.
그래서 덕구는 굉장히 주저했다.
정확히는 의심을 했다.
그 왜. 간혹 있지 않은가.
아이에게 재능이 있다며 학부모를 끌어들이는 전략 말이다.
혹시 덕연이의 선생님도 그러한 것이 아닐까.
하지만 덕구는 그것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동생, 덕연이에게 재능이 있든 없든.
그것은 더 이상 중요치 않게 되었다.
‘덕연아, 음악 하고 싶어?’
‘응! 음악 진짜 재밌어!’
덕연이가 좋아하고 재밌어하고 있었으니까.
좋아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벌 수 있는 것.
그것만큼 축복받은 일은 세상에 그리 많지 않았다.
덕구는 그런 축복을 주고 싶었다.
그러니.
“일 하자.”
이 정도의 힘듦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퀭한 두 눈과 짙게 내려앉은 다크써클.
푸석푸석한 머리결과 많이 상한 피부.
며칠 감지 않은 머리에서 나는 두더지 냄새.
거울에 비친 퉁퉁 부은 얼굴을 가리고자 쓴 알 없는 안경.
안경은 이제 신체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덕구는 천근만근 한 몸을 일으켜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 순간.
띠링!
[새로운 컨텐츠 추가 영상이야.> [편집 잘 부탁해.>시우에게서 또 다시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아….”
덕구는 저도 모르게 기운이 쭉, 빠졌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스스로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다독이고 있었다.
하지만 힘든 건 힘든 것이었다.
그래도 점점 끝이 보이고 있어 희망을 품고 있었거늘.
“또 영상….”
덕구는 정말이지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뭐 어쩌랴.
덕구는 마우스를 움직여 보내온 영상을 확인했다.
달칵.
“…에?”
영상 재생과 동시에 덕구는 뭔가 싶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영상으로 보이는 장면.
[불을… 지펴 달라고요?]정확히는 얼빠진 표정을 짓고 있는 진홍빛 머리의 미녀.
“유, 유한나 님…?”
한국에 6명밖에 없는 S급 헌터 중 한 명.
유투브 [불마녀> 채널의 주인, 유한나.
“유한나 님이 왜 여기에…?”
심지어 유한나만이 아니었다.
“이, 이하린 님이랑 이시윤 님도…?”
S급 헌터가 무려 3명이나 한 장면에 잡혀 있었다.
“에에?”
덕구는 당최 무슨 상황인 건가 싶었다.
그런 덕구의 심정과는 별개로 영상은 계속해서 재생되었다.
[아, 네. 오리할콘을 열간 단조를 하려고 하는데. 온도가 턱없이 부족해서요.] […네에? 오리할콘이요?]유한나의 표정에서 얼이라는 것이 빠져 버렸다.
그 옆의 이하린과 이시윤 또한 그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들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저기, 저쪽에 놓아두었습니다.]영상 속 시우가 손가락으로 한쪽을 가리켰다.
유한나의 시선을 따라 카메라 또한 이동했다.
그리고.
빛나는 오리할콘의 모습.
멍한 유한나의 목소리가 배경음처럼 들려왔다.
[열 내성이 워낙 강해서 10,000도씨(°C) 정도의 열기가 아니면 가열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유한나 씨 라면 10,000도씨(°C)의 열기를 피워올릴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뭐, 뭐?]들려온 목소리는 유한나의 것이 아니었다.
짧은 단발머리의 표독스러운 인상의 미녀.
S급 헌터, 이하린의 것이었다.
[너. 10,000도씨(°C)가 어느 정도 열기인지는 알고 말하는 거니?]이하린은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냐는 표정으로 시우를 쏘아붙였다.
[태양 표면 온도가 5,800도씨(°C)야. 10,000도씨(°C)는 그거의 2배라고. 태양의 약 2배 정도의 열기를 그렇게 쉽게 피워 올릴 수 있을 것 같아?] [어려울 것 같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가능하시면 제가 보답으로 나중에 유한나 씨 유투브 채널에 어떤 컨텐츠든 합방 출연하겠습니다.] [하! 그딴 걸 누가 받아들인─.] [한 번 해 볼게요.] [뭐, 뭐라고?]이하린이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유한나를 바라봤다.
이하린은 유한나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말했다.
[너 10,000도씨(°C)의 화력을 피워 올릴 수 있어? 아니, 할 수 있다고 쳐. 그런데 그걸 왜 해 주는 건데?] [나중에 어떤 컨텐츠든 유투브 합방해 준다잖아요.] […뭐?]이하린의 표정에서 얼이라는 것이 완전히 빠져 버렸다.
그리고.
“…에에?”
덕구 또한 그런 이하린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유투브 합방?
그것도 불마녀 채널의 주인이랑?
아니, 그걸 해 준다고?
누가 누구를?
시우가 유한나를?
36만 명 채널이 4,100만 명의 채널에 합방을 ‘해’ 준다고?
감지덕지하며 받는 게 아니라?
“에에에???”
덕구는 도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런 덕구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터벅.
영상 속, 유한나가 한 발 앞으로 나서 보였다.
손을 앞으로 뻗으며, 두 눈을 살며시 감았다.
그리고.
콰아아아아아아─!!
유한나의 전신으로 거대한 마력이 폭사했다.
폭사한 마력의 바람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유한나의 진홍빛 머리가 마구잡이로 흩날렸다.
마력의 바람이 진홍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화르르르르르륵!!!
어마어마한 불길이 온 사방을 뒤덮었다.
화염계 고위 마법, 인페르노(Inferno).
일명 지옥불이라 불리는 마법.
이 끔찍한 화마는 존재하는 모든 것을 불살라 버린다.
그리고.
키이이이이잉─!!
날카로운 마력의 파동이 재차 터져 나왔다.
유한나의 개성, 염화[炎火](S).
화염 속성의 위력을 수백 배 증폭시키는 사기적인 개성.
콰아아아아아─!!!
주변의 모든 수분들이 일시에 증발하며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대지의 수분이 모조리 빨려 나가며 쩌저적, 갈라진다.
콰르르르르륵!!
공간을 뒤덮는 끔찍한 화마.
지옥(地獄).
저곳은 현세에 강림한 지옥이었다.
[끄으윽…!] [아윽…!]주변에서 고통의 소리가 피어올랐다.
마스터 오렐리안.
오렐리안의 경호원들.
프랑스의 S급 헌터, 클레망.
한국의 S급 헌터, 이하린과 이시윤.
그들 모두가 폐부를 익혀 버리는 끔찍한 열기에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오직 한 명.
[오!]시우만이 화색을 띤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그리고 뚝.
영상은 거기서 끝이 났다.
카메라가 버티지 못한 것이다.
현세에 강림한 지옥의 열기를 카메라가 미처 담을 수 없었던 것이다.
“……”
덕구는 정말이지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또 막막했다.
이건 또 어떻게 편집해서 업로드해야 할까.
아니, 저번부터 궁금했던 건데.
“대체 무슨 컨텐츠…인거지.”
덕구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하아….”
덕구는 저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 나왔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정말 막막했다.
하지만 뭐 어쩌랴.
“일…하자.”
덕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러다 문득.
보내온 메일 끄트머리에 추가로 적힌 글귀를 볼 수 있었다.
[요즘 편집한다고 힘들 텐데.] [내가 저번에 보내 준 탕약 먹어가면서 해.]“아, 그거.”
지난 날에 몸 상하지 말라고 시우가 보내 준 것.
나중에 먹어야지 하면서 냉장고에 박아 두고는 까먹고 있었다.
마침 몸도 천근만근이겠다.
“먹어 볼까.”
덕구는 냉장고에서 시우가 보내 준 탕약을 꺼내었다.
한약재 냄새가 물씬 풍기는 탕약.
덕구는 아무 생각 없이 꿀꺽.
“으에에에….”
거진 절반은 뱉어 버렸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맛이 없었다.
아무리 몸에 좋은 것은 쓰다지만 이건 좀….
“으에에….”
때려죽여도 못 먹을 것 같았다.
그렇게 은근슬쩍 탕약을 버리려던 찰나.
“…어라?”
몸에 이상하게 생기가 돌았다.
조금 전까지 천근만근 하던 몸이었다.
농담이 아니라 시~작! 하면 기절할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전신으로 활력이 넘쳐흘렀다.
“기분… 탓인가?”
그게 또 마냥 그렇지가 않았다.
푸석푸석하던 머릿결에 약간의 윤기가 감돌았다.
생기라고는 없던 피부가 탱탱하게 바뀌었다.
얼굴 붓기도 상당히 빠진 모습.
며칠 감지 않아 두더지 냄새가 나던 머리는….
“으으!”
두더지 냄새는 여전했다.
아무튼.
“기분 탓은 아닌 거 같은데….”
바로 그때.
띠링!
덕구의 스마트폰이 작게 울려왔다.
뭔가 싶어 확인한 내용.
[입금 20,000,000₩> [입금자: 맹시우>“…에?”
멍한 정신도 잠시.
띠링!
이번 달 인센티브야. 요즘 구독자 수도 많이 올랐고, 새로운 컨텐츠 때문에 일거리 많아진 거 같아서 넉넉히 보냈어. 잘 부탁해.
오전 3:31
시우로부터 메시지가 도착했다.
“……”
한 달 인센티브 2,000만 원.
이건 말로만 듣던 ‘한 달 연봉’이지 않은가.
그리고 이 돈이면… 가능했다.
덕연에게 음악을 배우게 할 수 있었다.
덕구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리고 꿀꺽꿀꺽!
버리려던 탕약을 모두 들이켰다.
“…으읏!”
진짜… 진짜 너무 맛이 없었다.
며칠 씻지 않은 덕구.
지금 덕구가 입고 있는 속옷도 이런 맛은 안 날 것 같았다.
“아읏…!”
정말이지 구역질이 계속해서 올라왔다.
그럼에도 덕구는 끝끝내 탕약을 모두 들이 삼켰다.
꿀꺽꿀꺽!
“…흐읏! 열심히 하잣!”
아잣아잣!
어느샌가 힘들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 덕구였다.
* * *
헤라클레스 신투술(神鬪術).
제 1식(第 一式).
낙룡각(落龍脚).
콰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폭발과 함께 천지가 뒤흔들렸다.
공간 마저 소멸해 버리는 끔찍한 풍경 속.
시우는 오리할콘의 상태를 확인했다.
정확히는 오리할콘이 아니었다.
이제 오리할콘이라 부를 수 없었다.
주홍빛과 푸른빛을 은은하게 내뿜고 있는 권갑.
유한나의 도움으로 시우는 오리할콘을 열간 단조 할 수 있었다.
이제 그 마무리 작업만 남은 상황.
시우는 꽈드드득!
괴력[怪力](SS)의 힘을 끌어내며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리고 가볍게 툭.
바닥에 놓인 권갑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헤라클레스 신투술(神鬪術).
제 2식(第 二式).
괴력천멸권(怪力天滅拳).
콰아아아아아아아─!!
형용할 수 없는 끔찍한 힘이 앞선 풍경을 휩쓸어 간다.
콰르르르릉!
힘을 버티지 못한 던전의 공간이 폭삭, 무너져 주저앉았다.
사아아아아─!!
모래 알갱이로 흩어져 소멸하는 공간.
그 사이로 띠리리리링!!!
요란한 스마트폰 알림음이 들려왔다.
어째, 평소와는 다른 스마트폰 알림음이었다.
어딘가 호들갑을 떠는 듯한 알림음이었다.
시우는 품 속에서 갓튜브의 스마트폰을 꺼내 확인했다.
아니나 다를까.
[겨, 경이로운 장비를 만들었습니다!!!>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헤파이스토스의 평가가 화면 가득히 떠올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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