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142)
141화.
거진 일 합 만에 끝나 버린 대결.
정확히는 일 합하고도 반 정도 되었다.
그러나 확실한 건 두 합도 되기 전에 대결이 끝나 버렸다.
그런데 S급 헌터가 두 합도 못 버티고 져 버렸다?
그것도 아직 A+급 수준을 상대로?
“인정…할 수 없다.”
이예준이 이를 까득, 씹으며 말해 왔다.
바라본 이예준의 표정은 참으로 볼만했다.
과장 하나 섞지 않고 배설물을 씹은 듯한 표정이었다.
“이딴 식의 비겁한 기습은 인정할 수 없다.”
“선공을 양보한다고 하신 건 그쪽입니다만.”
“선공을 양보한다고 했지. 기습을 허용한 건 아니다.”
“실전에서는 온갖 변수들이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S급 헌터시면서 이런 기본적인 것도 몰랐다는 건가요?”
오.
시우는 속으로 감탄의 탄성을 터트렸다.
조금 전에 시우가 한채린한테 가르쳐 준 내용이지 않은가.
그걸 곧바로 복습해서 활용하다니.
‘역시 한채린.’
천재는 천재였다.
까드득!
이예준의 입가로 무언가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한채린은 여전히 감정 없는 얼굴로 말을 내뱉었다.
“당장 시우 씨한테 무릎 꿇고 사죄하세요.”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을 텐데.”
“정말 추하시네요.”
한채린은 그렇게 말하며 목 위로 겨눈 검을 거두었다.
그리고는 몇 발자국 뒤로 물러나더니, 옆으로 검을 길게 늘어뜨렸다.
“선공을 양보해 드리죠.”
한채린은 언제든 오라는 듯 자세를 취해 보였다.
인정할 때까지 얼마든 상대해 주겠다는 뜻.
실로 완벽한 도발이라 할 수 있었다.
오.
시우는 다시 한 번 감탄의 탄성을 터트렸다.
공자의 군자심[君子心](SSS) 또한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까드드득!
이예준의 입 안쪽으로 무언가 박살이 나는 소리가 들려왔다.
농담이 아니라 이빨이 몇 개 부러지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 말. 후회하게 해 주지.”
콰아아아아아─!!
이예준의 전신으로 어마어마한 기세가 폭사했다.
이러나 저러나 이예준은 S급 헌터다.
인간이 닿을 수 있는 사실상의 최정점.
추하게 보이긴 했으나, 이예준이 방심한 것은 사실이었다.
제대로 붙는다면 방금 전과 같은 결과는 나오지 않을 터였다.
“나도 전력으로 가지.”
이예준의 분노 가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와 마주하며 한채린 또한 기세를 피워 올렸다.
일촉즉발의 상황.
이윽고 이예준이 한채린에게 달려들려던 순간.
“잠깐!”
시우가 이예준 앞을 가로막았다.
이예준이 인상을 와락, 찌푸리며 소리쳤다.
“행여나 말릴 생각이라면…”
“아니. 말릴 생각 없는데.”
시우는 뭔 개소리를 하냐는 듯 말을 일축했다.
이 재밌는 걸 말리긴 왜 말린단 말인가.
“그럼 왜….”
“행여 딴말 나올 수 있으니까, 영상으로 증거를 남기면 어떨까 싶어서.”
“영상?”
“그래. 너 또 채린 씨한테 지고 개소리할지 모를 일이잖아.”
까드득!
이예준은 불쾌함과 분노를 동시에 표출해 보였다.
콰아아아아아─!!
폭사한 기세가 시우를 짓눌러 왔다.
하지만 뭐.
시우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
이예준이 순간 놀란 눈을 떠 보였다.
아무렇지도 않은 시우의 모습에 상당히 당황하고 있었다.
시우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얼굴로 말을 이었다.
“반대로 채린 씨가 너한테 지고 딴소리할 수도 있잖아. 물론 채린 씨는 그럴 리가 없겠지만 아무튼. 영상으로 남겨 놓으면 서로 딴소리할 수 없으니 좋지 않겠어? 너 설마… 채린 씨한테 또 질 같아서 그래?”
그러자 이예준의 얼굴이 보기 좋게 일그러졌다.
하지만 시우를 향하던 기세가 약간은 누그러졌다.
지 딴에도 나쁘지 않은 생각인 것이겠지.
그리고 사실.
이건 명분일 뿐이었다.
다름 아닌 시우의 머릿속을 스친 한 가지 생각을 위한 명분.
‘유투브 각이다.’
한채린과 이예준의 격돌.
세기의 천재와 인간의 최정점.
그 둘의 대결을 유투브에 올린다고 생각해 보라.
그걸 어떻게 클릭 안 해 볼 수 있을까.
기본 조회수 100만은 깔아 놓고 시작할 것이다.
아니, 100만이 뭐란 말인가.
1,000만 조회수까지도 능히 바라볼 수 있었다.
그로써 시우의 세공남 채널은 더욱더 홍보가 될 터.
시우는 이 기회를 놓칠 수가 없었다.
“…좋다.”
“저도 괜찮아요.”
이예준과 한채린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우는 품 속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카메라가 있으면 좋았겠지만 그건 김이준이 가지고 있었다.
시우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 녹화 버튼을 활성화시켰다.
띠링!
녹화가 시작된다는 알림음이 들려왔다.
그 알림음을 시작으로, 타닥! 탁!
한채린과 이예준이 서로를 향해 맹렬히 달려들었다.
* * *
빠르게 좁혀지는 두 사람의 거리.
이예준은 오른손을 옆으로 뻗어 보였다.
그러자 촤라락─!
이예준의 손 위로 한 자루의 검이 형상화되며 잡혀 왔다.
일견 마법처럼 보이는 능력.
하지만 이예준을 알고 있다면 저것이 마법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복제(S).
이예준은 무엇이든지 복제하는 개성의 소유자였다.
말 그대로 무엇이든지 복제할 수 있었다.
상대방의 무기, 습관, 태도.
하물며 상대방의 개성까지도.
하지만 한계는 있었다.
능력 범위 밖의 것은 복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
그런 의미로 이예준이 복제한 이 검.
한채린의 검을 복제한 것이나, 한채린의 검보다는 성능이 뒤떨어졌다.
한채린의 검은 다름 아닌 마스터 오렐리안이 제작한 검이었으니까.
그건 이예준의 복제(S) 능력 범위 밖의 것이었다.
하지만 능력 범위 내의 것은 무엇이든 복제할 수 있었다.
키이잉─!
신비스러운 마력의 힘이 이예준의 전신을 감싸 안았다.
그리하여 한채린의 개성, 검재[劍材](S)와 육감[六感](S).
이예준은 그 두 개성을 복제하여 가져왔다.
그리하여 지금.
카아아앙─!
카앙─! 캉!
쇠와 쇠가 맞부딪히며 불꽃이 사방으로 튀어올랐다.
그리고 아까와는 달랐다.
맥없이 당했던 아까와는 달리 이예준은 한채린을 압박하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예준은 한채린의 재능을 가져왔으니까.
한채린의 재능은 곧 이예준의 재능이 되었다.
이예준의 경험에 한채린의 재능이 더 해진 격.
카앙!
이예준은 한채린을 쉼 없이 압박해 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파장창─!
이예준의 검이 일순간 깨어져 부서졌다.
“칫.”
이예준이 성가시다는 듯 침음을 흘렸다.
복제(S)의 능력으로는 오렐리안의 장비를 완벽히 복제할 수 없었으니까.
복제품은 진품의 성능을 따라갈 수가 없었다.
이예준이 장비에 대한 집착이 강한 이유 중 하나였다.
복제의 힘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장비.
그 부족함만 채워 준다면 이예준은 가히 최강이었으니까.
그것이 어떤 장비든 상관없었다.
해당 장비에 맞는 개성을 훔쳐 오면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이 대결은, 반드시 이겨야 했다.
촤라락!
이예준은 검을 다시 복제하여 조립했다.
그러나 이것도 얼마 지나지 않아 부서질 터였다.
그러니.
‘빠르게 끝낸다.’
이예준은 일시에 힘을 터트렸다.
콰아아아아아─!!
형용할 수 없는 마력이 이예준의 전신으로 폭사했다.
인간의 최정점에 서 있는 S급 헌터.
S급 헌터가 전력을 다하는 힘은 어느 누구도 감당할 수 없다.
이예준은 자신의 승리를 직감했다.
바로 그때.
사아아….
산들거리는 바람이 불어왔다.
얼굴을 스치는 바람은 대자연의 기운을 품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한채린에게서 비롯된 힘이었다.
무슨 힘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한 가지는 확신할 수 있었다.
‘내가… 밀린다고?’
이예준의 힘이 밀리고 있었다.
한채린이 사출하는 힘에 이예준의 마력이 밀리고 있었다.
믿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좋은 힘을 가지고 있군.”
이예준은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복제할 수 있었다.
키이잉─!
이예준의 신비스러운 마력이 사방을 내리눌렀다.
복제의 마력이 한채린의 힘을 휘감았다.
하지만.
‘복제가… 안 돼?’
복제가 되질 않았다.
이예준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이건…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예준의 복제(S)는 모든 것을 복제할 수 있었다.
물론 능력 범위 밖의 것은 완벽히 복제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복제는 되었다.
열화판의 능력이라도 어떻게 복제는 되긴 했었다.
한채린의 검을 열화판으로 복제한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 지금.
‘복제 자체가… 안 돼…?’
복제 자체가 되질 않고 있었다.
한채린의 힘을 전혀 복제할 수가 없었다.
열화판의 레플리카조차 허용되지 않고 있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
‘내 능력 범위 밖의 힘이라고…?’
아니, 그 수준이 아니다.
능력 범위 밖 수준이 아니다.
닿을 수가, 없는 것이다.
감히 범접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어찌 복제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이예준의 복제 개성은 S등급이다.
그렇다는 건 저 힘은 S등급 마저 뛰어넘는다는 뜻이다.
“무, 무슨… 말도… 말도 안 되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건,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힘이다.
하지만 지금.
사아아아아아─!!
산들거리던 바람은 어느덧 커다란 폭풍이 되어 휘몰아쳤다.
한채린의 흑발이 어지러이 흩날린다.
이예준은 그런 한채린의 모습에 압도되었다.
인정…할 수 없다.
한낱, 한낱 애송이 따위가 어떻게!
“인정 할 수 없다!”
콰아아아아아─!!
이예준은 가진 바 모든 힘을 쥐어짜 냈다.
* * *
사아아아아아─!!
한채린의 전신으로 휘몰아치는 대자연의 기운.
‘이제 태극의 힘을 얼추 다루네.’
시우는 그 힘의 정체를 단번에 눈치챌 수 있었다.
장삼봉의 태극[太極](SS).
그간 한채린은 태극(太極)의 힘을 잘 다루지 못하고 있었다.
적나라하게 말하면 재능빨로 밀어붙이는 수준에 지나지 않았었다.
하지만 심(心), 기(氣), 체(體)의 조화.
현재 한채린은 태극(太極)의 힘을 능히 사용하고 있었다.
‘아직 불안정하긴 하지만.’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었다.
그 때문일까.
괜히 시우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다들 이 맛에 제자를 키우는 모양이었다.
시우는 가만히 둘의 격돌을 영상에 담았다.
그리고 바로 그때.
“저… 시우 님.”
한쪽에서 시우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 바라본 그곳엔 한채린의 개인 비서, 김민재가 서 있었다.
김민재는 한껏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은 것도 잠시.
“말려야… 하는 거 아닐까요?”
김민재가 걱정스럽게 물어 왔다.
“이러다 아가씨께서 크게 다치는 것이 아닐지….”
역시나 걱정이 되는 모양이었다.
뭐… 시우가 보기에도 그러했다.
한채린의 힘은 분명 태극(太極)의 힘이었다.
그러나 아직은 완전한 상태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상대가 좋지 않았다.
S급 헌터, 이예준.
아무리 그래도 S급 헌터는 S급 헌터였다.
이예준은 태극(太極)의 힘을 감당할 수 없겠지만, 반대로 한채린도 무사하지는 못할 터였다.
해서 시우도 고민하고 있었다.
나서서 말려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계속해서 고민하던 찰나였다.
하지만 뭐.
“그냥 두죠.”
시우는 그냥 두기로 결정했다.
다치면 뭐.
‘신의술로 치료해 주면 되니까.’
무엇보다.
“저것도 다 수업의 일환입니다.”
자고로 불구경, 싸움 구경만큼 재밌는 일은 없었다.
그런 의미로 싸움을 말리는 것만큼 김새는 일도 없었고 말이다.
그리고 이 싸움 영상은 유투브에 올라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영상이 결판도 안 나고 말리는 것으로 끝나 봐라.
보는 입장에서는 진짜 개빡친다.
궁금증 유발?
열린 결말?
그딴 짓을 하면 진짜 열불이 뻗친다.
자고로 사람을 열받게 하는 방법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결론을 안 짓고 끝내는 것.
두 번째는
콰아아아아아아아─!!!
한데 섞인 두 힘이 충돌했다.
강렬한 마력의 폭풍이 일며 연무장의 바닥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확실히 둘 모두 멀쩡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런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타닥! 탁!
한채린과 이예준이 서로를 향해 달려들었다.
찰나 간에 이어진 격돌.
콰아아아아아아아앙!!!
거대한 폭발이, 연무장 전체를 휩쓸었다.
* * *
헌터 커뮤니티는 오늘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다만, 최근 들어 그 주제가 한 가지로 고정되어 있었다.
[맹시우 헌터가 장비도 만든다던데 ㄹㅇ 트루임?>시우.
헌터 커뮤니티는 죄다 시우와 관련한 이야기로 떠들썩해 있었다.
하지만 지금.
『[세공남 채널에 대박 영상 떴다!>』
하나의 게시글이 그 분위기를 완전히 뒤바꿔 버렸다.
세공남 채널에 올라온 하나의 영상.
『한채린 vs 이예준』
실로 간결한 영상 제목.
그러나.
└[주문력 21이상, 성기삽니다>: 미친…? 이예준이 졌다고??? 진짜로???
└[원할머니보고쌈>: 영상 주작… 아니지? 그렇지?
영상이 불러온 파급은 전혀 간결하지 않았다.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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