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145)
144화.
스마트폰 화면 너머.
시우를 바라보는 헤라클레스의 두 눈동자는 큼지막하게 떠져 있었다.
그런 헤라클레스의 모습 때문일까.
‘확실히 달라지긴 한 모양이네.’
꽤 많이 성장했음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헤라클레스가 저리 놀랄 정도의 반응을 본 적이 손에 꼽았으니까.
손에 꼽기는 커녕 거진 없다시피 했다.
그런데 뭐.
딱히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성장했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일단 성장 체감을 느끼지 못했고.
“그런데도 아직 다음 초식을 못 배우고 있는걸요.”
이 미친 신투술은 여전히 난해했으니까.
난해한 정도가 아니었다.
정신이 나간 게 아닐까 싶었다.
뭐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난이도가 미쳐 있었다.
굳이 표현하자면 뭐랄까….
괴이하면서도 강력하며, 난해하고도 신묘한?
“제가 배울 수는 있는 거예요?”
도무지 진척이 보이질 않았다.
그렇기에 드는 의문 하나.
“이걸 맞고 살아남는 존재가 있기는 해요?”
아무리 생각해도 없을 것 같았다.
절대로 존재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그런데 웬걸.
[네메아의 사자가 한 달 정도? 버티긴 했었지.]정말 놀랍게도 있었다.
[물론 지금 네가 배우는 건 그때보다 위력과 수준이 차원이 다르긴 해.]헤라클레스 신투술[神鬪術](SSS)은 헤라클레스가 사용하던 기술들을 체계적으로 다듬고 정립한 무투술.
당연하게도 보다 위력이 증진되고 수준이 몇 단계 상승된 버전이었다.
한 마디로 시우가 지금 배우는 건 네메아의 사자 때보다 상위 버전이라 할 수 있었다.
“이전 버전이라도 네메아의 사자는 이걸 한 달 동안 버텼다는 말이죠?”
그렇다고 이전 버전의 위력이 결코 약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29일이었나? 30일이었나?] [정확하진 않았지만 대충 한 달 정도는 버텼어.]헤라클레스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시우는 네메아의 사자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러나 왜일까.
시우는 네메아의 사자에 대한 존경심이 무럭무럭, 샘솟았다.
[그리고 그건 식(式)이 아니라 형(形)이라서, 네가 배우기가 어렵긴 하지.]“형이요?”
시우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도 그럴 것이 형이라니?
형은 뭔 놈의 형이란 말인가.
헤라클레스가 곧바로 말을 이었다.
[내 신투술은 식(式)과 형(形)으로 구성되어 있어.] [식(式)은 기본 기술을 연결한 연속 동작.] [그리고 형(形)은 그런 식(式)을 연결한 연속 동작이야.] [지금 네가 배우고 있는 건 식(式)이 아니라 형(形).] [기존에 배우던 식(式)보다는 여러모로 배우기가 까다롭지.]“어….”
대체 무슨 소리인 걸까.
정말이지 하나도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제갈공명의 통찰력(S+)도 난색을 표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보다 쉽게 말하면, 1초식 낙룡각 있지?]그리고 이어진 헤라클레스가 추가 설명.
[그건 발차기 묘리를 담아낸 식(式)인 거야.] [세세히 파고 들면 보다 복잡한데, 대충 넘어가.] [그냥 ‘아~. 낙룡각은 발차기의 묘리를 담고 있구나’ 정도로만 이해해 봐.]시우는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으니까.
[마찬가지로 2초식 괴력천멸권은 정권 지르기에의 묘리를 담은 거지.] [이게 식(式)이야.] [하나의 묘리를 하나의 동작에 담아낸 것.] [형(形)은, 이 두 가지 식(式)에 깃든 묘리를 다시 하나로 담아낸 것이야.]헤라클레스가 여기까지 말했을 때였다.
스마트폰 화면 너머.
꽈르릉!
일순간 벽력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다시 꽈르르릉!
세상의 윤곽이 발작을 일으키며 흉측하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무…슨?”
얼 빠진 소리가 저도 모르게 새어 나왔다.
눈앞으로 보이는 현상을 이해할 수가 없다.
아니, 현…상?
지금 이걸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본디 현상이란, 인간이 지각할 수 있는 모양과 상태를 의미한다.
그리하여 본질이나 객체의 외면에 나타나는 상(象).
이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본질적 개념.
그것을 통칭하여 우리는 ‘현상(現象)’이라 부른다.
그런데 지금.
현존하는 모든 물리 법칙이 파괴된다.
콰릉, 콰르르릉!
콰콰콰쾅!!
설명할 수 없는, 인지할 수 없는 일들이 터지고 반복한다.
현상으로 정의할 수 없는 실로 괴이스러운 현상.
[대충.]그 사이로 들려오는, 헤라클레스의 목소리.
그제서야.
사아아아아─!
드리운 괴현상들이 다시금 제자리로 찾아 돌아갔다.
언제 그랬냐는 듯.
스마트폰 화면엔 심드렁한 헤라클레스가 비쳐 보였다.
그리고.
“허억…! 허억…!”
거친 숨이 내뱉어졌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 왔다.
분명… 두 눈에 담았다.
화면 너머의 일이나 분명히 두 눈으로 똑똑히 보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이해할 수가 없다.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통찰력(S+)조차 감히 이해라는 개념을 들이밀지 않았다.
[아직 어렵지?]시우는 답을 하지 않았다.
답을 할 수가 없었다.
여전히 아찔한 정신.
한동안 거친 숨을 내뱉으며 시우는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렇게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후우….”
시우는 긴 한숨과 함께 정신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입을 꾹, 다물었다.
솔직히… 자신이 없었다.
방금 헤라클레스가 보인 기술.
그 기술을 정말 배울 수는 있는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안 될 것 같은데?
“언젠가, 제가… 배울 수는 있는 거죠?”
[음….]헤라클레스는 잠시 답이 없었다.
그리고 조금의 시간이 지나.
[지금 네 수준이라면… 글쎄다.] [한 12년? 이 정도면 발걸음을 뗄 것 같기는 한데.]“예? 12년이요?”
시우는 놀란 눈을 뜨며 말했다.
12년이라니?
그것도 마스터를 할 수 있다는 것도 아니었다.
발걸음을 뗀 수준.
그 수준에 닿기 위한 시간이 12년이었다.
“방금 전까지는 제 성장이 어마어마하게 빠르다면서요.”
[그래서 12년이라 말한 건데?]그 뭔….
“원래라면 몇 년인데요?”
[글쎄다. 원래 네 재능이라면… 한 22,000년 정도 걸리지 않았을까?]22,000년.
시우는 그만 할 말을 잃어버렸다.
여기에 대체 무슨 할 말이 있단 말인가.
“저 환골탈태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요? 조만간 영약도 제조해서 먹을 거고요.”
[영약? 네가 영약도 제조할 수 있다고?]헤라클레스가 꽤나 놀란 눈을 뜨며 물어왔다.
그것도 영약이라는 말에 상당한 놀란 모습.
갓튜브에서도 영약은 귀한 모양인 듯 싶었다.
[그럼 넥타르나 암브로시아를 만들 수 있는 거야?]마시기만 하면 신(神)이 될 수 있다는 신주(神酒), 넥타르.
먹기만 해도 신성(神聖)을 얻을 수 있다는 암브로시아.
“아뇨. 그 정도 급은 못 만들죠.”
당연하게도 그건 만들 수가 없었다.
시우가 만들 수 있는 건 기초 영약.
신의술[神醫術](S+)의 숙련도를 더 올린다면 가능할지 모르겠다만, 지금은 아니었다.
[에이, 뭐야.]헤라클레스가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래도 뭐, 환골탈태가 완성된다면…. 한 4년 정도 걸리겠네.]“4년이요?”
어마어마하게 줄어든 시간이긴 했다.
그런데 왜일까.
“……”
시우는 그만 할 말을 잃어버렸다.
[지금 네 재능에 비해 성장 속도가 얼마나 미친 수준인지 알겠지?]이렇게 들으니 느낌이 확, 와닿았다.
단순 계산으로 22,000년 걸리는 일을 12년으로 단축시킨 것이지 않은가.
효율로만 따지면 약 2,000배.
헤라클레스가 왜 그렇게 놀라나 했더니.
그 이유가 다른 데 있지 않았다.
그렇기에 초조해할 건 없었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노력하면 되었다.
“아무리 그래도 12년은….”
그래도 12년은 좀 아니었다.
아니, 생각해 보라.
이게 말이 12년이지.
결국 12년 동안 주구장창 저것만 배워야 한다는 뜻이나 다름 없었다.
한 마디로 12년 간 아무런 진보가 없다는 말과도 같았다.
성장이 정체된다는 뜻.
물론 현재 시우의 수준은 결코 낮다고 할 수는 없었다.
수준 자체만 놓고 본다면 S급 정도는 무난할 터였다.
그러나 시우는 S급에 만족할 수가 없었다.
지금 수준에 만족할 수가 없었다.
당장 문태범과의 싸움을 봐도 알 수 있었다.
판데모니움의 골절급 간부, 문태범.
문태범은 강했다.
아마 제대로 싸웠다면….
솔직히 승부를 장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문태범의 정신지배.
시우는 정신지배에 대해 일종의 카운터 먹일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싸움을 쉬이 끝낼 수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시우는 현재 수준에서 결코 만족할 수 없었다.
그런 문태범이 골절급 간부다.
그 위로 흉터, 상처급의 간부들이 있었다.
언제고 그들과 마주치게 될지도 몰랐다.
아니, 반드시라고 할 만큼 마주치게 될 것이다.
시우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그런데 12년이란 시간 동안 정체 되어 있어야만 한다?
“으음….”
이건 조금 심각한 문제였다.
해서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하던 그때.
[하지만 내 특별 수업이 있다면 이야기는 다를지도?]헤라클레스가 의미심장한 말을 해 왔다.
* * *
인천 국제공항.
“저기!”
“왔다!”
일부 기자들의 외침에 대기 중이던 기자들이 득달같이 달려 들었다.
그와 동시에 찰칵, 찰칵!
카메라 플래시가 쉼 없이 터져 나왔다.
사방을 뒤덮는 플래시 빛.
공항의 배경이 온통 새하얗게 물들었다.
그리고 그런 새하얗게 물든 배경 속.
게이트 안쪽으로 일련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 중 가장 앞 쪽에서 걸어가는 한 사내.
50대 중후반의 길게 기른 머리.
일견 도인과도 같은 인상.
중국 마오타오 기업의 2인자, 장 웨이.
장 웨이는 살짝, 고개를 돌려 입을 열었다.
“Bàogào.(보고.)”
그러자 수행원 중 한 명이 장 웨이 옆으로 붙으며 답했다.
“SH헌터 길드와의 면담은 이틀 뒤에 잡혀 있습니다.”
뚝.
장 웨이의 발걸음이 잠시 멈춰 섰다.
장 웨이가 눈썹을 와락, 찌푸렸다.
“그런 시덥잖은 일을 말하는 게 아닐 텐데.”
찰칵, 찰칵, 찰칵.
수많은 카메라 플래시가 기다렸다는 듯이 터져 나왔다.
끊임없는 플래시 세례는 눈을 찌를 듯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장 웨이의 매서운 눈초리가 모인 기자들에게 향했다.
그 순간 파지직─!
플래시를 터트리던 카메라들이 모조리 박살이 나 버렸다.
“카메라가 갑자기 왜…?”
“이, 이게 무슨….”
기자들이 망연자실하며 망가진 카메라를 바라봤다.
장 웨이는 무심하게 시선을 거두고는 다시 수행원을 쏘아붙였다.
“내가 SH헌터 길드 따위와 협상이나 하자고 한국에 방문한 줄 아나?”
“…죄송합니다.”
수행원은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장 웨이는 다시 걸음을 옮겼고.
수행원은 그런 장 웨이를 따라 붙었다.
“마스터 오렐리안께서 한국에 방문 중이시라고.”
“그렇습니다.”
“뭐라고 답하셨지?”
“그게….”
수행원은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현재는 야금술 공부로 시간이 나질 않으니, 다음에 만나자고 하셨습니다.”
뚝.
장 웨이의 발걸음이 다시 한 번 자리에 멈춰 섰다.
“나와의 만남을 거절하셨다는 건가?”
“그렇습니다.”
장 웨이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쩔 수 없군.”
장 웨이는 다시 표정을 갈무리했다.
마스터 오렐리안.
아무리 장 웨이라도 마스터 오렐리안은 함부로 할 수 없었다.
마침 한국에 방문해 있다길래 인연이라도 쌓고자 했건만….
뭐, 어거지로 찾아간다면야 가능은 할 터였다.
그러나 괜히 오렐리안의 심기를 거슬러서는 안 되었다.
아쉽지만 오렐리안과의 만남은 포기해야 할 것 같았다.
장 웨이는 다시 수행원에게 물었다.
“백선평 영웅께서는?”
13인의 영웅 중 한 명, 백선평.
이에 수행원이 살며시 입을 열었다.
“미리 연락을 드렸습니다만….”
어째 답을 하는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현재 백선평 영웅께서는 칩거하여 아무와도 만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흐음….”
장 웨이는 자그마한 침음을 흘렸다.
“사숙께 안부 인사를 전해드리고 싶었건만.”
사숙(師淑)이란, 스승의 동생이나 친구를 일컫는 말.
그리고 장 웨이의 스승, 융 위란.
융 위란은 13인의 영웅 중 한 명으로 백선평과 막역한 친우 사이였다.
비록 융 위란은 2년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장 웨이는 융 위란의 직속 제자로서 그 명맥을 이어 나가고 있었다.
해서 겸사겸사 인사를 드리려 했건만.
“칩거하신다면야….”
이러면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이건 막무가내로 찾아갈 수도 없었다.
마스터 오렐리안과 마찬가지로 백선평 또한 장 웨이가 함부로 할 수가 없었으니까.
아니, 마스터 오렐리안보다 더하면 더한 존재였다.
백선평은 감히 어찌할 수가 없는 인물이었으니 말이다.
“듣기로 슬하에 자식이 있다고 들었는데.”
“한국의 시찰국장, 백선제가 백선평 영웅의 아들이라 합니다. 역시 연락을 드렸으나… 현재 사정이 있어 요양 중에 있다고 합니다.”
“그렇군.”
장 웨이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한국에 온 이유가 없어졌군.”
또한 괜히 한국에 일찍 온 격이었다.
장 웨이는 무심하게 걸음을 옮겼다.
“지금 바로 SH헌터 길드로 가지.”
“예? 하오나, SH헌터 길드와의 협상은 이틀 뒤로 내정되….”
“내가 이틀 뒤까지 기다려야 할 이유가 있나?”
장 웨이는 무덤덤한 눈빛으로 수행원을 한 번 바라봤다.
그리고 툭.
“협상 따위는 결렬시키고, 오늘 바로 중국으로 돌아간다.”
장 웨이는 다시 무심하게 공항 밖을 나설 뿐이었다.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
()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