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161)
160화.
청출어람(靑出於藍).
쪽잎에서 추출한 푸른빛이 쪽잎보다 더 푸르다.
제자가 스승보다 뛰어남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리고 지금.
[대, 대체…! 대체 어떻게 그런 장비를 만들었단 말인가!]시우는 그 청출어람의 의미를 제대로 경험하고 있었다.
무릎까지 꿇으며 애걸하는 헤파이스토스.
아쉽게도 헤파이스토스의 종아리 근육은 온전한 무릎 꿇기를 허락했다.
그게 왜 아쉬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음….’
시우는 잠깐의 고민이 들었다.
이걸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건 헤파이스토스 님의 야금술로 만든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시우는 헤파이스토스에게 진실을 밝혔다.
시우는 관련한 사실에 대해 기나긴 설명을 해 주었다.
그렇게 조금의 시간이 지나.
[이시스의 힘을 사용하여 만든 장비라….]헤파이스토스는 그때서야 진정할 수 있었다.
[으음….]헤파이스토스는 침음을 흘리며 가만히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런 헤파이스토스의 표정에는 갖가지 감정이 담겨 있었다.
대장장이로서의 아쉬움.
대장장이로서의 안타까움.
그리고.
[나의 기술을 보다 더 발전시킬 수 있다라?]대장장이로서의 호기심.
[내가 만든 장비를 뛰어넘는 장비를 내 눈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지 않은가.]아니면 대장장이로서의 기대감이라 볼 수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일까.
[자네에게 내 모든 것을전수해 주겠네!]헤파이스토스가 화면 가득 얼굴을 들이밀며 소리쳤다.
화등잔처럼 커진 두 눈에는 기대감이 한가득 담겨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찮으신 건가요?”
시우는 솔직한 궁금증이 일었다.
자신의 기술을 뛰어넘는 장비.
솔직히 배알 꼴려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쉽게 말해 1인자의 자리를 빼앗길 수도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반응은 시기와 질투였다.
그렇기에 시우는 고민했었다.
헤파이스토스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도 되는 걸까.
그 진실을 밝히는 것을 약간 주저했었다.
진실을 알게 된 헤파이스토스가 비법을 안 가르쳐 주지 않을까 걱정했으니까.
그런데 그 정반대였다.
되려 자신의 기술들을 전부 알려 준다며 기대감을 품고 있었다.
아무리 시우에게 고마운 마음이 있어도 조금은 이해가 가질 않았다.
그런 시우의 생각을 알기라도 한 것일까.
헤파이스토스가 크하하핫,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내 인생의 역작을 뛰어넘는 장비를 볼 수 있는 일 아닌가. 이런 기회가 찾아왔는데 어찌 기대가 되지 않겠나!] [암암. 나보다 더 뛰어난 근육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그로써 나도 더 완벽한 근육에 다가설 수 있는 것이고!]헤라클레스도 동의한다는 듯 말을 덧붙였다.
헤라클레스와 헤파이스토스.
둘은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를 달리고 있는 신(神)이었다.
갓튜브 내에서도 둘을 따라올 자가 없는 최강자.
그리고 강자는 언제나 고독한 법이라고 하던가.
생각해 보면 오렐리안 또한 그러했었다.
언제나 최고였던 오렐리안.
오렐리안에게 경쟁자는 없었다.
오로지 자신과 싸우며 홀로 고독한 길을 끝없이 걸어가야만 했다.
그리고 고독한 길에서 오렐리안은 스스로가 파괴되고 말았다.
어쩌면.
[어쩐지, 요즘 아우가 시도 때도 없이 운동을 한다 싶었더라니.] [악바리 근성으로 싯업 하니까 무게가 1Mt 느는 거 있지?]헤라클레스와 헤파이스토스도 그러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보다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는 사실.
보다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인간이나 신(神)이나.
심장을 뛰게 하는 건 매한가지인 모양이다.
시우는 그 이상의 의문을 갖지 않았다.
“그런데 제가 헤파이스토스 님의 비법을 배울 수는 있나요?”
[원래라면 당연히 불가능하네. 다른 대장장이 신들도 내 기술을 배우려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으니 말이네. 하물며 인간 따위가 어찌 나의 비법을 배울 수 있겠나. 택도 없는 소리네.]하지만.
[자네는 가능하네.]“저는 다른 신의 힘을 그대로 이어받을 수 있기 때문이겠죠?] [그렇다네. 사실 지금도 믿기지는 않지만… 두 눈으로 버젓이 봤으니 믿지 않을 수가 없군.] [거봐, 내가 말했잖아. 괴물 같은 인간이 한 명 있다고.] [확실히…우리 아우가 아직 머리까지 근육으로 들어차지는 않은 것 같구만.]
헤파이스토스는 아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저게 왜 아쉬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용광로도 지핀 김에 녹여 버리랬다고, 지금 바로 시작하지!]헤파이스토스는 콧방귀를 크게 내뿜었다.
그 모습이 꼭 오크와도 같은….
“크흠.”
시우는 헛기침을 하며 황급히 생각을 털어 버렸다.
아무리 그래도 오크라니.
그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시우는 머릿속에서 오크라는 단어를 지워 버렸다.
그리고 이어질 오크….
아니, 헤파이스토스의 말을 기다렸다.
헤파이스토스는 생각에 잠긴 듯 한동안 말이 없었다.
시우는 정말이지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헤파이스토스가 직접 가르치는 야금술.
이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사실 시우는 그간 야금술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
어디까지나 갓튜브의 영상을 탐닉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리고 갓튜브의 영상은 강의 목적이 아니었다.
당연하게도 야금술 지식을 제대로 배울 수가 없었다.
해서 시우는 기본적인 야금술은 서팔광에게서 배웠다.
물론 기본은 크게 다르지 않을 터였다.
하지만 정말 다르지 않냐.
그리 묻는다면 글쎄.
그래도 신[神]의 야금술(SS)이지 않은가.
그렇기에 내심 아쉬움이 있던 찰나였다.
그런데 헤파이스토스에게서 직접 야금술을 배운다?
[내 초월의 야금술 비법을 위한 첫 번째 가르침!]시우는 가슴이 크게 뛰기 시작했다.
일단 이름부터가 심상치 않지 않은가!
초월(超越)의 야금술.
등급이 어떤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낮지는 않을 터였다.
아니, 낮을 수가 없는 이름이었다!
심장이 폭발할 듯 방망이질 쳤다.
이윽고 헤파이스토스가 푸후훙!
오크 콧방귀를 내뿜으며 말했다.
[바로 근육─!]꾹.
그대로 통화를 끊어 버렸다.
반사적인 행동이었다.
무조건 반사 신경이 검지손가락을 움직여 종료 버튼을 눌러 버렸다.
그와 동시에 밀려오는 회의감.
“……”
시우는 정녕 저걸 배워야 하는 걸까 싶었다.
* * *
시우는 고민 끝에 다시 헤파이스토스에게 영상 통화를 걸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통화가 연결되었다.
[통화 연결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군.]헤파이스토스는 태연하게 상황을 받아넘겼다.
진짜 모르는 걸까.
아니면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걸까.
[나의 야금술 비법을 배우는데 왜 근육을 단련해야 하는지 의문이 들 수는 있네.]아무래도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는 것 같았다.
[나의 야금술 비법은 단순히 장비를 만드는 일이 아니네. 기술과 마법. 이 둘을 합친 일종의 마법 공학이라 할 수 있지.]마법 공학.
헤파이스토스는 이에 관해 뭐라뭐라 설명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뭐.
설명이라는 것이 으레 그러하듯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그나마 통찰력(S+)으로 요약하자면 이러했다.
마법 공학은 기술과 마법을 합친 비법이다.
그렇기에 마법처럼 보일 수 있으나 마법은 아니다.
극도로 발전한 과학은 마법과 다를 바가 없다.
이를 그대로 야금술에 적용하면 똑같았다.
극도로 발전한 야금술은 마법과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여기, 헤파이스토스는 대장장이의 신(神).
야금술로서 신(神)의 반열에 오른 존재.
[나의 야금술 비법의 핵심은 세계의 법칙을 뒤틀고 이용하는 것이네.]그렇기에 어느 정도 세계의 법칙을 다룰 수 있어야 한단다.
쉽게 말해 기초가 있어야 한다는 뜻.
초월(超越)의 야금술을 배우려면 신[神]의 야금술(SS) 이외에도 세계의 법칙을 다루는 지식이 필요했다.
하지만.
[자네는 그보다 상위의 힘과 지식을 지니고 있으니 넘어가면 된다네.]이시스의 현실조작[現實操作](SSS).
시우는 세계의 법칙을 다루는 것을 넘어 개변시킬 수가 있었다.
이미 차고 넘치는 셈.
[그렇기에 지금 자네에게 필요한 것은 하나이네.]그것이 바로 앞서 말한.
[근육이라네!]근육이란다.
“……”
시우는 그만 할 말을 잃어버렸다.
기승전 근육.
이 놈의 근육 형제들은 모든 것을 근육과 연결 지었다.
머릿속까지 죄다 근육으로 들어찬 것이 아닐까?
아니, 무엇보다.
“헤라클레스님의 괴력으로는 안 되는 건가요?”
시우는 이미 차고 넘치는 근육을 배우고 있지 않은가.
종말마저 찢어발기는 괴이한 힘.
설마하니 이 괴력으로도 부족하다는 뜻인가?
다행히도 그런 의미가 아니었다.
[물론 아우의 힘이라면 충분하네. 아니, 차고 넘치지.]역시 종말마저 찢어발긴 힘.
헤파이스토스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
[듣자 하니 자네가 다루는 아우의 힘에 숙련도라는 것이 있다지?]“그렇습니다만.”
[현재 얼마나 되나?]시우는 헤파이스토스의 몸을 이곳저곳 터치했다.
그러니까 갓튜브의 스마트폰을 조작했다.
[괴력[怪力](SS) 숙련도 51.844%>“51%가 조금 넘습니다.”
그런데 웬걸.
[부족하네.]부족하단다.
[그 힘을 보다 키워야 하네.]시우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싶었다.
51%의 숙련도가 부족하다니.
이게 말이 51%일 뿐.
따지고 보면 헤라클레스의 절반 수준이지 않은가.
그런 힘이 부족하다…?
물론 대장장이와 힘(力)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나의 초월의 야금술 비법을 배우려면 보다 강력한 근육이 필요하다네.]헤파이스토스는 단호했다.
그리고 그때서야 시우는 근육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시우는 생각을 한 번 정리하고는 말했다.
“헤파이스토스 님의 비법을 배우려면, 괴력의 숙련도를 더 올려야 한다는 말씀이신 건가요?”
[바로 그거네.]헤파이스토스가 바로 맞혔다며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와 동시에 시우는 다시 할 말을 잃어버렸다.
[물론 이건 정상적인 방법은 아니네. 원래라면 다른 방법으로 차근차근 쌓아 나가며 배워야 하지.]“정상적인 방법이요? 그게 무엇이죠?”
[자네가 세계의 법칙을 배워 완벽히 이해하는 것이네. 재료의 본질을 파악하여 기술로 접목시키는 것인데, 여기서 재료의 본질이라 함은 각자 본연의 속성을 의미하네. 물, 불, 바람, 땅. 4대 원소라 불리는 것이 그 기본이며, 동양의 대장장이들은 이를 음양의 오행이라 하여 금(金), 화(火), 토(土), 수(水), 목(木)으로도 나누는데….]헤파이스토스가 다시금 뭐라뭐라 설명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음.
[잘 이해가 안 되지?]뭐라는지 하나도 알아먹지 못했다.
이번엔 통찰력(S+) 또한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보였다.
무엇보다.
[개같이 지겹기도 하고.]개같이 지겨웠다.
정곡을 찔렸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저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잠깐.
‘언제 한 번 들었던 말 같은데?’
그런 의문이 들던 찰나.
[이런 복잡한 개념 같은 거 언제 배우고 나자빠져 있단 말인가! 자네는 이미 나의 기술을 습득했고, 법칙 따위는 개변시킬 수 있는 개사기적인 능력이 있는데 말이지!]헤파이스토스가 거친 콧방귀를 내뿜으며 날뛰기 시작했다.
[내 말이 틀린가?! 아니라고 하기엔 자네의 근육은 솔직하지 못한걸?]화면 속.
커다란 오크… 아니.
헤파이스토스가 손가락을 척, 가리켰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이것이네!]꽈드드드득!
일순간 용솟음치는 헤파이스토스의 근육.
헤라클레스만큼은 아니었다.
그러나 충분히 비견될 만한 수준의 근육이었다.
[본디, 몸이 나쁘면 머리가 고생하는 법!]크하하하하하하!
헤파이스토스가 세상 떠나가라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
시우는 역시나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그 반대가 아니었나?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이게 맞는 말 아닌가?
아닌가?
…에이, 알 게 뭐람.
사실 별로 중요치는 않았다.
[미친 근육의 세계에 온 걸 환영한다네!]크하하하하핫!
헤파이스토스는 어깨를 크게 젖히며 광소했다.
그런 헤파이스토스 뒤쪽.
헤라클레스가 저 혼자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진짜 누가 근육 형제 아니랄까봐.
[배 아프면 싯업! 팔 아프면 푸쉬업!]콰아아아아앙!
그 놈이 그 놈이었다.
* * *
SH헌터 길드 사옥.
그 최상층에 위치한 한채린의 집무실.
채린은 서류에 SH헌터 길드 마스터의 인장을 꾹, 찍었다.
이로써 마무리된 마오타오와의 계약.
“고생했어, 채린아.”
앞선 시야로 청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선을 들어 바라본 그곳엔 한채린의 고모, 한민아가 앉아 있었다.
채린은 살며시 고개를 저어 보였다.
“아니에요. 사실 제가 한 일이 없는걸요.”
한민아는 어련하겠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헌터가 아닌 SH그룹의 이사로서 처음 하는 계약이었잖아. 그 대상도 무려 마오타오. 그런 계약을 체결해 놓고 한 게 없다는 말은 이상하지 않니?”
“사실이 그러한 걸요. 이번 계약은 시우 씨가 아니었다면 진행조차 되지 않았을 일이었어요.”
채린은 무덤덤하게 서류를 정리할 뿐이었다.
평소였다면 무슨 소리냐며 다독였을 한민아였다.
하지만 이번만은 차마 반박을 할 수가 없었다.
잠깐의 정적.
“채린아,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한민아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혹시 시우를 어떻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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