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245)
244화.
생각이 일시 정지되며 사고의 흐름 또한 뚝, 끊어졌다.
아무런, 정말이지 아무런 생각과 사고가 떠오르지 않았다.
오직 하나.
성욕(性慾, Sexual Desire).
이 단어만이 시우의 머릿속을 헤집어 놓고 있었다.
인간에게는 3대 욕구라 불리는 것이 있다.
인간이 생존에 필요한 세 가지 욕구이자 욕망.
학자마다 견해는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식욕, 수면욕, 성욕’을 인간의 3대 욕구로 꼽는다.
이 중 성욕이라 함은 말 그대로 성욕.
그러니까 야시꾸리한 행동을 하고자 하는 마음이자 욕망을 일컬었다.
앞선 식욕과 수면욕과는 달리 성욕은 생명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욕구는 아니었다.
그러나 인간이라는 개체의 존속.
즉, 인간의 생명이라는 개념을 종족 전체로 확대한다면 이 또한 생명 유지를 위한 욕구라 할 수 있었다.
쉽게 말해 인간으로 태어나면 모두가 가지고 있는 욕망이었다.
그리고 무의식이란, 의식하지 못하는 인간 본연의 충동을 반영하는 무엇.
그런 의미로 클레오파트라의 매혹[魅惑](SR).
그러니까 한채린에게 발동된 매혹[魅惑](SR)의 힘.
이 말은 즉….
“그, 뭐, 뭐, 뭔…?”
말이, 말이 제대로 내뱉어지지 않았다.
머리가 뒤죽박죽 엉켜 왔다.
뭐, 뭐라….
뭐라 할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뭍에 나온 물고기처럼 입만 뻐끔거릴 뿐이었다.
“아니, 그, 그게 무, 무슨….”
[반응을 보아하니 있으셨던 모양이네요?]차마 답을 할 수가 없었다.
도무지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대체 누구죠? 시우 님이 성욕을 품는 여인이?]클레오파트라가 게슴츠레 눈을 뜨며 물어 왔다.
시우를 바라보는 두 눈에는 약간의 질투가 섞여 있었다.
[혹시 남자는 아니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합니까?”
[저한테는 별다른 욕정을 품지 않으시길래요. 혹시나 했어요.]클레오파트라가 입을 한 번 비죽였다.
[그런데 진짜 누구죠? 시우 님이 성욕을 품는 여인이?]그리고는 정말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물어 왔다.
화면이 아닌 실체화된 클레오파트라의 모습.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씀이십니까?”
보아하니 놀리는 것 같았다.
화면 너머로 볼 때는 잘 몰랐지만, 실체화된 모습을 보니 확실히 놀리는 기색이 만연해 있었다.
“지금 저를 놀리시는 겁니까?”
시우는 금방 클레오파트라의 장난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애초에 말이 안 되었다.
성욕을 품는 대상에게 발동되는 힘이라니.
그딴 어처구니없는 힘이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무엇보다 시우는 결단코 한채린에게 그런 욕망을 느낀 적이 없었다.
[정말이에요.]그러나 클레오파트라는 완강했다.
시우는 가만히 클레오파트라를 바라봤다.
흑요석을 박아 넣은 듯한 두 눈동자.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그러니까 제가 성….”
입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다.
성욕이라는 단어를 내뱉기가 힘들었다.
물론 이상한 단어는 아니긴 했다.
인간의 3대 욕구.
정말 이상할 것 없는 단어였다.
그러나 공자의 군자심[君子心](SSS) 때문일까.
고상한 선비의 정신은 ‘이런 파렴치한!’이라며 뒷목을 잡고 쓰러지고 있었다.
시우는 그나마 순화된 단어를 찾아 다시 입을 열었다.
“제가 애정을 품는 대상에게 매혹의 힘이 발동된다는 말씀이신 겁니까?”
[아뇨.]그러자 클레오파트라가 단호히 고개를 저어 왔다.
역시, 놀리려던 수작이 맞는 것 같─.
[성.욕.이요.]“…….”
…정신이 붕, 하고 떠올랐다.
정말이지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다.
멍하디 멍한 정신.
“…그만 놀리시죠.”
시우는 금방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그러니까 클레오파트라가 계속해서 놀리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클레오파트라의 말이 사실이라 치자.
시우가 애정을 품는 대상에게만 매혹[魅惑](SR)의 힘이 발동된다 치자.
그럼 그건 클레오파트라도 마찬가지일 터였다.
시우가 지닌 매혹[魅惑](SR)의 힘은 다름 아닌 클레오파트라의 힘이었으니까.
물론 완벽하게 같지는 않을 터였다.
시우는 신(神)의 힘을 그대로 이어받아 사용할 수 있으나 SR등급은 그 궤를 달리했으니까.
클레오파트라의 매혹[魅惑](SR)과 시우의 매혹[魅惑](SR)은 다르다.
그러나 발동 메커니즘은 같았다.
그리고 클레오파트라 채널에서 본 영상.
『[클레오파트라>: 강조되고 반복되는 소리는 스핑크스를 불안하게 해요.』
클레오파트라 채널의 컨셉은 애완동물 쪽이었다.
애완동물에 관한 정보들을 알려 주는 채널.
그리고 클레오파트라가 기르는 애완동물들은 스핑크스와 같은 신화적인 괴물들은 물론.
봉황과 유니콘 등.
영물, 환수, 요괴, 신수, 영수.
흔히 환상종에 속하는 동물들이 죄다 모여 있었다.
동물 친화 종족인 드루이드도 불가능한 일.
매혹[魅惑](SR)
클레오파트라는 매혹[魅惑](SR)의 힘으로 환상종마저 홀려 버렸다.
하여, 앞선 클레오파트라의 말이 사실이라한다면.
“클레오파트라 님은 기르는 애완동물들에게 성… 아니, 애정을 품으신다는 말씀이십니까?”
이렇게 해석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건 말이 안 되지 않은가.
아무리 갓튜브가 제정신이 아닌 플랫폼이라 해도 이건 아니었다.
이건 선을 넘어도 한참이나 넘었다.
공자의 군자심[君子心](SSS)조차 이건 버틸 수가 없─.
[그렇다면요?]“…….”
…생각과 사고가 박살이 나 버렸다.
형용할 수 없는 충격과 경악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리고 이건 시우가 그간 겪었던 그 무엇보다 거대했다.
심연의 마굴 채널, 이시스.
희대의 가능마(馬), 페가수스.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가 없었다.
아니, 갓튜브의 그 어느 누구도 클레오파트라와 견줄 수가 없─.
[꺄하하핫!]클레오파트라가 자지러지듯 웃었다.
몸 전체가 들썩거리며 끅끅.
도저히 참을 수 없는 즐거움을 표출하고 있었다.
[꺄흣! 꺄하하핫!]그야말로 자지러지고 있었다.
시우는 멍하니 자지러지는 클레오파트라를 바라만 봤다.
그렇게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당연히 농담이에요.]클레오파트라가 손으로 눈가를 찍으며 말해 왔다.
웃다가 얼마나 눈물을 흘린 것인지 흑요석의 눈망울이 촉촉했다.
“하아….”
저도 모르게 내뱉어지는 한숨.
그 안에는 안도와 다행의 감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그 말씀은, 매혹의 발동 조건이 애정…이 아니란 말씀이신 거죠?”
[아뇨. 꼭 그렇지만도 않아요.]클레오파트라가 살며시 고개를 저어 보였다.
아직도 장난칠 기운이 남아 있는 건가.
시우가 뭐라 한 소리 하려던 순간이었다.
[매혹의 발동 조건은 ‘진심’이니까요]“진심…이요?”
[네.]클레오파트라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일종의 욕망과도 같은 거죠. 여기서 말하는 욕망은 타인과 밀착된 모든 정서적 욕망을 의미해요. 친해지고 싶다는 욕망. 애착에 대한 욕망 등. 정서적 욕망이 투영되면 제 매혹의 힘이 발동하는 것이죠.]그런 의미로 클레오파트라가 기르는 애완동물들.
[아이들과 친해지고 싶다는 저의 욕망이 반영된 결과인 것이죠.]다행히 시우가 생각하는 끔찍한 종류의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왜 저는 다짜고짜 욕정… 아니, 애정이라 말씀하신 겁니까?”
[남자가 여인에게 갖는 욕망이 성욕 말고 다른 게 있나요?]…에휴, 됐다.
이젠 하나하나 반응하기에도 지쳐 버렸다.
“남자를 대체 어떻게 보고 계신 겁니까?”
[남자요.]“성욕 덩어리가 아니라요?”
그러자 클레오파트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게 어때서요?]“그야 당연히….”
[성욕을 품는 게 뭐가 잘못된 건가요?]클레오파트라는 정말 뭐가 문제냐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사랑하는 여인에게 성욕을 품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요? 반대로 사랑하는 남성에게 성욕을 품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고요.]…그건 그렇긴 했다.
그렇다고 마냥 동의하는 건 아니었다.
“사랑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어야 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성욕과 사랑이 다른 건가요?]“그야….”
[서로에게 성욕도 없고 헌신도 없는 관계가 사랑이라고 말씀하시는 건가요?]“꼭 서로에게 성욕과 헌신을 가져야만 사랑이라 정의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그건 사랑이라 말할 수 있는 유형의 한 종류일 뿐, 남녀 간의 관계에 있어 딱히 건전한 사랑은 아니죠.]“정신적인 사랑도….”
[플라톤이 말한 플라토닉 러브를 말씀하시는 건가요?]고대 아테네의 철학자, 플라톤.
보통 세계 3대 성인이라 함은 예수, 석가모니, 공자를 손꼽는다.
여기서 세계 4대 성인으로 확장하면 나머지 한 명을 소크라테스로 많이들 말한다.
플라톤은 그런 소크라테스의 제자.
공자의 제자인 맹자 정도의 위치로 생각하면 되었다.
한 마디로 갓튜브에 있을 정도의 인물이었다.
플라톤이 말한 플라토닉 러브는 정신적인 사랑.
육체적인 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연애의 일종으로─.
[그거 동성애를 정당화하려고 한 말이잖아요.]…그런 가설이 있는 거 아니었나?
[무엇보다 저와 처음 만났을 때, 제게 하신 말씀 기억 안 나시나요?]클레오파트라와 처음 만났을 때 했던 말?
[사랑에는 육체적인 교류가 필요하다고 시우 님 입으로 직접 말씀하셨잖아요?]그랬…었나?
생각해 보니 그랬던 것 같았다.
다짜고짜 결혼하자고 급발진하는 클레오파트라에게 ‘우리는 서로 만날 수가 없다’, ‘사랑에는 육체적인 교류가 필요하다’ 그렇게 말했던 기억이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 무슨 말씀이신 거예요?]“…….”
저렇게 말하니 할 말이 없긴 했다.
그리고 사실.
시우도 사랑과 육체적인 관계는 필수 불가결이라 생각하고 있는 입장이었다.
아니,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그럼에도 정신적인 사랑이니 뭐니 말한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았다.
[제 유혹에도 대쪽 같던 시우 님이 욕정을 품으시는 여인이라니….]믿기 힘들었으니까.
말이… 말이 안 되지 않은가.
물론 사실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
그런데 왜인지 클레오파트라한테 말리는 기분이었다.
“매혹은 억제할 수 없는 겁니까?”
[왜요? 매력적인 여인에게 욕망을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일 인걸요.]그렇긴 했다.
성욕은 인간의 3대 욕구로서 결코 나쁜 것이 아니었─.
아니, 성욕이고 뭐고.
클레오파트라의 말이 사실일 리가 없지 않은가.
자꾸만 클레오파트라에게 말리는 기분.
[아마 거세를 하시면 억제할 수 있을 거예요.]…진짜 말을 말든가 해야지.
“매혹의 힘은 제 정신까지 헤집어 놓습니다.”
클레오파트라의 말이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그러한 욕망만 드는 거라면 상관없었다.
그러나 매혹[魅惑](SR)은 시우의 정신까지 지배하고 있었다.
나아가 시우에게 몹쓸 짓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었다.
이는 확실히 문제가 되었다.
[제 능력은 매혹이에요.]“알고 있습니다만.”
[그러니까, 최면이 아니라는 말이에요.]이어진 클레오파트라의 답에 시우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최면과 매혹.
얼핏 같으면서도 다른 개념이긴 했다.
하지만 그 차이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런 시우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듯.
클레오파트라가 다시 말했다.
“그 말씀은….”
[매혹의 힘이 발동된 여인 역시 시우 님과 같은 마음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죠.]…썩 믿기지는 않았다.
아니, 당최 믿을 수가 없었다.
물론 한채린 이외에 매혹[魅惑](SR)의 힘이 발동된 경우는 없었다.
시우 역시 한채린 이외에 매혹[魅惑](SR)의 힘에 이끌린 적이 없었다.
만일 최면과 같은 힘이라면 대상을 가리지 않고 발동되어야 했을 터.
“그럼 저의 정신도 같이 매혹에 사로잡힌 이유는 뭡니까?”
[본인의 진심을 전하는 건, 상대를 매혹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거든요.]매혹이라는 건 상대방의 마음만 가지고 되는 게 아니었다.
그런 건 말마따나 최면에 지나지 않았다.
자신 또한 상대방에 대한 진심을 지니고 있어야 진정한 매혹이라 할 수 있었다.
‘그런 거라면….’
공자의 군자심[君子心](SSS)이 뚫린 이유가 충분히 설명이 가능했다.
애초에 말이 안 되긴 했었다.
아무리 SR등급이라고는 하지만, SSS등급의 정신이 흔들린 건 정말 말이 안 되었다.
하지만 그것이 시우 스스로가 원한 것이었다면?
그럼 이야기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시우 스스로가 정신을 놓아 버린 것이었으니까.
공자의 군자심[君子心](SSS)을 일종의 정신 방벽이라 본다면 매혹은 정신 방벽 내부에서 발생한 감정이었다.
한 마디로 시우 스스로가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이었다.
공자의 군자심[君子心](SSS)이 막을 이유가 전혀 없었다.
다만, 과도한 매혹에 홀려 정신을 잃어버리는 것만 조절했을 뿐이었다.
일례로 한채린과 클레오파트라.
두 여인은 같은 매혹[魅惑](SR)의 힘으로 시우에게 다가왔다.
그러나 두 여인을 대하는 시우의 태도는 달랐다.
클레오파트라는 공자의 군자심[君子心](SSS)이 막음으로써 시우까지 매혹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채린은 시우도 같이 매혹되었다.
“이게….”
그럼에도 시우는 믿을 수가 없었다.
시우는 정말로 그러한 마음이 없었으니까.
물론 한채린을 볼 때면 예쁘다는 생각을 한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단지 그뿐이었다.
절대로 그런 눈으로 보거나 하지 않았다.
스승과 제자.
이 이상의 관계를 원한 것도 아니었다.
갓튜브 구독료를 책임질 연금.
매정하다 생각될 수 있겠지만 시우는 한채린을 그 정도로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클레오파트라의 말이 전부 사실이라면….
‘내가 한채린을…?’
…그럴 리가 없었다.
이건 확실히 말할 수 있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우는 한채린을 그렇게 보고 있지 않았다.
절대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다.
이는 갓튜브의 숙련도를 걸고 말할 수─.
[믿기 힘들다는 표정이시네요?]클레오파트라가 후훗, 거리며 작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래서 말씀드렸잖아요?]이어진 클레오파트라의 말.
[제가 말한 의지의 범주는 넓고, 그중에는 무의식도 포함된다고요.]무의식(無意識, Unconsciousness).
자신의 행동에 대해 자각하지 못하고 저절로 행동하는 현상.
인간 본연의 충동을 반영하는 무엇.
[짐.승.]실체화된 클레오파트라는 농염한 표정으로 시우의 어깨를 콕콕, 찔렀다.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
()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