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252)
252화.
채린은 시우와 말없이 논밭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시우는 다시 서울로 떠나갔다.
이제… 시우와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
시우와 다시 만나게 되는 날은 그만한 자격을 갖추었을 때.
언제가 될지 모르나, 결코 짧은 시간 내에 이루어지는 건 아니었다.
그래서 채린은 떠나가는 시우의 뒷모습을 두 눈에 가득 담았다.
시우의 모습을 잊지 않기 위해 기억 속에 시우의 모습을 각인시켰다.
앞으로 시우를 다시 만날 수 없다 하더라도.
자격이 부족해 평생 시우와 함께할 수 없더라도.
오늘의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고자.
채린은 그렇게 시우가 떠나가고 한참 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리고 돌아온 검선의 집.
“결심이 선 것이냐.”
검선, 백선평은 그런 채린을 기다리고 있었다.
채린은 백선평의 앞에 서 보였다.
백선평은 앞에 선 채린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네 재능은 가히 천재라 불러도 모자람이 없다. 솔직히 말하마. 내가 본 그 누구보다 네 재능은 뛰어나다.”
아까 전, 신랄했던 평가와는 사뭇 다른 태도였다.
“그러나 천재는 천재일 뿐이다.”
천재(天才).
일반적인 인간의 기대 수준을 뛰어넘은 이.
평범한 사람들은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자.
“이 세상에 너와 같이 천재라 불리는 이들은 많다.”
세상엔 그러한 천재들은 많았다.
세계 각국에 천재가 한 명씩만 있다 하더라도 200명이 넘는다.
그런 천재들 사이에서 천재는 범재에 지나지 않는다.
“네가 곁에 서고자 하는 이는 천재가 아닌 정점에 서 있는 아이다.”
천재는 여럿이나, 정점은 하나다.
백선평은 확고했다.
정점에 설 존재가 아니었다.
이미 정점에 서 있는 존재.
현시대에서의 정점.
시우를 평가함에 있어 백선평은 주저함이 없었다.
“그 아이와 함께하기 위해 네가 갖추어야 할 자격은 나를 뛰어넘는 것이다.”
과거, 마왕의 목을 베어 내었던 13인의 영웅.
검의 신선이라 불리는 영웅, 검선(劍仙).
“그 아이의 곁에 서고자 한다면, 나를 먼저 뛰어넘어야 한다.”
그리고 이제부터 채린이 쫓아가야 할 길.
정점이라 불리는 시우의 곁에 서기 위해서는 저 정도는 되어야 한다.
검선(劍仙)이라 불릴 정도의 자격은 갖추어야 한다.
그렇기에 언제고 그곳에 닿을지는 알 수 없었다.
닿을 수 있을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지금부터는 나를 넘어서고자 하는 마음으로 검(劍)을 잡아라.”
채린은 그 첫걸음을 뗄 뿐이었다.
* * *
한채린과 헤어진 직후.
시우는 곧바로 서울로 돌아왔다.
사실 급하게 올라온 감이 없잖아 있었다.
아니, 급하게 올라온 것이 맞았다.
백선평와 백선제에게 인사도 못 하고 올라왔으니까.
사실은 인사를 하려고 했었다.
하지만 다우 신 사야마와 이야기가 길어지는지 인사를 할 수가 없었다.
물론 기다릴 수 있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바로 이것.
『[한민아>: 지난번에 논의했던 마력 피폭 증후군 치료제 말이야. 양혈제라고 했었지? 지금 막 식약청에서 허가 났어. FDA에서도 승인이 결정났고.』
한민아에게 온 메시지 때문이었다.
문자 내용 그대로 양혈제에 대한 식약청 허가가 떨어졌다.
더불어 미국 FDA에서 또한 양혈제의 안정성을 확인한 것 같았다.
사실상 전 세계로의 유통이 허가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당연하게도 이 소식은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찌라시로만 돌던 소식이 팩트로 밝혀지며 전 세계는 그야말로 발칵 뒤집어졌다.
[한국 식약청 曰: 마력 피폭 증후군 치료제의 안전성 확인. 빠른 시일 내에 유통 허가 승인할 것.> [미국 FDA 국장, 레이런. SH의약과 협약 체결.> [일본이 경악하고 미국이 애걸하는 한국! 중국 曰: 이거 한국 못 막습니다.>지금 커뮤니티는 물론 각종 매체들은 양혈제에 대한 소식만 보도하고 있었다.
어딜 가나 양혈제의 소식을 전달하고 있었다.
그 때문일까.
『[한민아>: 아무래도 빠르게 초기 물량을 공급해야 할 것 같은데, 혹시 언제쯤 가능할 것 같아?』
양혈제 주문이 폭주하고 있었다.
그 때문에 시우는 급하게 서울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마력 피폭 증후군을 앓고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구나.”
새삼 깨닫게 되는 사실이었다.
물론 시우가 SH병원에서만 확인한 이들도 제법 있긴 했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따지면 적지 않을 거라면 건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양혈제를 필요로 할 줄은 정말 몰랐다.
그리고 이들 모두가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일 터.
하루하루가 지옥 같은 나날들을 보내고 있을 터.
시우는 급하게 서울로 올라올 수밖에 없었다.
“채린 씨랑은 제대로 인사도 못 했네.”
그 때문에 한채린과도 제대로 인사를 하지 못했다.
백선평과 백선제에게 인사를 하지 못한 것과 별개로 이건 상당히 마음이 걸렸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한채린의 마지막 모습이 눈에 밟혔으니까.
왜인지 다시는 한채린을 만날 수 없을 것만 같았으니까.
“…잘할 거야.”
하지만 시우는 걱정을 털어 버렸다.
한채린은 잘할 것이다.
시우가 본 한채린이라면 충분히 이겨 낼 수 있을 것이다.
“장비 만들어 준다는 핑계로 잠깐 만날 수도 있으니까.”
무엇보다 한채린과 평생토록 헤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잠시 동안 만날 수 없다 뿐.
시우와 한채린의 인연이 끊어지는 건 아니었다.
시우가 그렇게 놔둘 생각도 없었다.
인연의 실이 있다면 아공간 주머니에 있는 글레이프니프로 묶어서라도 한채린과의 인연을 이어 갈 생각이었다.
그 이유는….
“…부어 놓은 노후 연금이 아까우니까.”
애써 그렇게 생각할 뿐이었다.
그러니 지금은 각자의 위치에서 할 일을 해야 할 때.
“바로 양혈제부터 만들자.”
시우는 그렇게 마음을 다잡으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 * *
한시라도 바람 잘 날 없는 헌터 커뮤니티.
평상시엔 심연의 마굴과도 같은 게시글들로 도배되는 공간.
그러나 오늘은 사뭇 다른 게시글들로 도배가 되고 있었다.
[마력 피폭 증후군의 치료제가 개발되었다는데 ㄹㅇ 트루임?>마력 피폭 증후군의 치료제, 양혈제(陽血劑).
그와 관련한 게시글들이 도배되고 있었다.
물론 처음엔 그리 환영받지 못한 게시글들이었다.
[구라 ㄴㄴ. 무엇보다 그걸 왜 헌터 커뮤니티에 올림.> [마력 피폭 증후군 치료제가 개발되었는데 어쩔?>헌터 커뮤니티와 어울리지 않는 내용이었으니까.
이곳은 어디까지나 헌터와 관련한 내용들이 주를 이루는 공간.
주제를 벗어난 내용의 글은 어딜 가든 환영받지 못하는 법이었다.
하지만.
[그 치료제를 개발한 사람이 맹시우 헌터라는데?>단 하나의 게시글이 작성되며 그 판도는 완전히 뒤집혀 버렸다.
[뭐? 마력 피폭 치료제를 개발한 게 맹시우 헌터라고?> [지랄 마셈. 헌터가 무슨 치료제를 개발함.>대부분의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
마력 피폭 증후군의 치료제라는 의미가 무엇인지 모르지 않았으니까.
헌터 커뮤니티의 주제와 맞지 않았다 뿐.
그 의미를 모르는 멍청이는 아무도 없었다.
[딱 보니 구라네.> [하여간, 여기 새끼들은 하루라도 어그로 안 끌면 죽는 병 걸림?>그렇기에 믿지 않는 이들이 대다수였다.
해당 소식이 어영부영 묻히려던 순간.
[저는 마력 피폭 증후군을 앓고 있었던 아이의 엄마입니다.>하나의 게시글이 올라오며 그 판도는 완전히 뒤집혀 버렸다.
『안녕하세요. 7살배기 아이의 엄마입니다.
헌터 커뮤니티에는 처음 글을 올려 보네요.
지금 마음이 너무 떨려 횡설수설할 수 있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네. 제 아이는 마력 피폭 증후군을 앓고 있었어요.
감각 기관에 이상이 생겨 바람만 불어도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있었죠.
아이는 물론 저와 아이 아빠도 정상적인 생활은 불가능했죠.
저는 아이를 돌본다고 매일 병원에 있어야 했고.
아이 아빠는 아이의 병원비를 감당하고자 하루 3시간도 못 잤어요.
아이는 매일 아프다고 울고.
빚은 점점 쌓여만 가고.
매일매일이… 고통의 나날이었어요.
솔직히 모든 걸 끝내려는 생각이었어요.
아이와 함께 모든 걸 내려놓을 생각이었어요.
알아요. 못된 엄마죠.
하지만 이런 현실을 살아갈 바에는….
그러다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더라고요.
치료제가 개발되었다고요.
당연히 믿지 않았어요.
괜히 아이만 더 안 좋아지는 건 아닌가.
하지만 어차피 끝내려던 상황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치료를 받겠다 했습니다.
그리고 치료제를 맞고 아이가 나오는데….
저는 기적이라는 말을 믿지 않았어요.
신의 존재도요.
이딴 빌어먹을 현실에 기적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
신이 있다면 이런 지옥을 줄 리가 없잖아요.
그런데… 그런데….
깨어난 아이가 이제 하나도 아프지 않다면서….
정말이지 해맑게 공원 밖을 뛰어노는 거 있죠.
바람만 불어도 울며불며 난리 치던 아이가요.
그 모습에 눈물이 어찌나 쏟아지는지….
하지만 마음 한켠이 좋지는 못했어요.
치료제값이 걱정되었거든요.
빚에 허덕여 돈을 구할 방도도 없었어요.
그런데 원무과에서 치료제 가격이 천 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어찌나 놀랐던지….
나중에 들어보니 맹시우 헌터님이 가격을 천 원으로 고정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충분히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있었지만, 저희와 같은 사람들에게 부담을 안겨 줄 수 없다면서요.
저는 있죠.
이제 기적이라는 말을 믿어요.
신의 존재도요.
저희 가족에게 있어 맹시우 헌터님은 신과 다를 바가 없어요.
정말 어떻게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할지….
헌터 커뮤니티라면 맹시우 헌터님이 글을 보실지 몰라서 이렇게 글을 남겨요.
혹 보신다면. 아니, 꼭 보셨으면 좋겠어요.
정말… 정말로.
저희 가족을 살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맹시우 헌터님.』
기나긴 내용의 글이었다.
이 헌터 커뮤니티는 내용이 3줄 이상 넘어가면 읽지를 않는다.
‘그래서 요약 좀’이라는 댓글만 달릴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만은 그렇지 않았다.
└[김첨지의 럭키데이>: 아아…! 제 아내가 설렁탕을 먹었다면 그 심정이 바로 이러할까요!
헌터 커뮤니티는 그야말로 난리가 나 버렸다.
└[발렌시어머니>: 그런데 치료제 가격이 천 원? 이거 진짜 맞는 거임?
└[말갈인은어떤마가린>: 천 원? 천만 원이 아니라 천 원?! 천만 원도 믿기지 않는 금액인데 천 원이라니?
└[라이언일병과 하기>: 말이 안 됨. 저게 어떤 치료제인데 고작 천 원에 팔겠음? 이딴 어그로성 글 좀 안 쓰면 안 됨?
믿지 않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
어그로성 게시글이라며 무시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SH의약, 치료제의 가격은 천 원으로 동결.> [맹시우 헌터의 뜻을 존중.>관련한 사실이 공표되며 커뮤니티는 다시 한 번 발칵, 뒤집혔다.
└[바람과함께 살빠지다>: 아, 아니. 시발? 진짜 치료제 가격이 천 원이라고? 왜? 대체 무슨 이유로?
└[전이만갑오개혁>: 념글에서 본 것처럼 맹시우 헌터가 가격 천 원으로 고정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하더라. 치료제 가격이 비싸면 가난한 사람들은 치료제를 구매할 수가 없다고.
└[나팔너팔바지>: 햐… 이 정도면 맹시우는 헌터가 아니라 신 아니냐? 지금 판데모니움 때문에 난리 난 상황까지 보면, 맹시우 헌터가 몇 명의 사람을 살린 건지 모르겠다.
└[남녀칠세부동산>: 엥? 갑자기 판데모니움은 왜 나옴?
└[슈크림도어가 열립니다>: 왜긴. 지금 판데모니움 때문에 전 세계가 난리 난 거 모름?
└[남녀칠세부동산>: ?????? 그건 또 뭔 개소리임?
└[문희다칩니다>: 전 세계의 판데모니움이 작정하고 테러를 자행하고 있음. 그래서 지금 UN에서 각국에 평화 유지군 파견하고 난리도 아님. 거의 전쟁 수준이던데.
└[남녀칠세부동산>: 에엥?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라고? 그런데 난 왜 몰랐지? 아니, 그럼 한국은 왜 이렇게 잠잠함?
└[슈크림도어가 열립니다>: 왜긴 ㅄ아. 맹시우 헌터가 한국의 판데모니움 전체를 싹 뿌리 뽑았잖아. 맹시우 헌터 아니었으면 우리도 길 가다 테러당하고 난리도 아니었어.
헌터 커뮤니티는 시우와 관련된 사안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이는 헌터 커뮤니티만의 사항이 아니었다.
TV, 유투브, 기사, 잡지 등.
[맹시우는 신인가? 맹시우는 신이다. 맹시우가 신이다!> [우리는 지금 맹시우의 시대에 살고 있다!>모든 매체들에서 시우와 관련한 사실들을 보도했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보글보글.
시우는 집 안에서 양혈제를 만드는 데 여념이 없었다.
그래서일까.
띠링!
[신격[神格] 획득률 10.5%[+8.2%]>“…뭐야?”
시우는 갑자기 망막 위로 떠오른 알림창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