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284)
284화.
솔로몬의 두 눈은 정말이지 화등잔만 해져 있었다.
쿵쿵, 거리며 떠나는 셀리나의 뒷모습에 고정된 것을 보니 셀리나의 미모에 제대로 홀린 것 같았다.
그러니까….
[어떻게 저런 미녀가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맛이 살짝 가 있는 솔로몬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솔로몬의 눈은 약간 맛이 가 있었다.
지혜를 한가득 품은 대현자의 모습은 아예 보이질 않았다.
그 순간.
[그런데 쟤 뭐야?]다른 한쪽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4D 서라운드 입체 화질로 실체화된 헤라클레스.
[혹시, 네 여자친구?]헤라클레스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 왔다.
갸웃거리는 헤라클레스는 시선 역시 셀리나의 뒷모습에 고정되어 있었다.
“누가요? 셀리나가요?”
[셀리나가? 저 은발 여자 이름이 셀리나가야?]아무래도 셀리나를 말하는 게 맞는 것 같았다.
사실 셀리나밖에 없기도 했다.
“셀리나가요가 아니라 셀리나요. 그리고 여자친구라뇨. 절대 아닙니다.”
시우는 저도 모르게 인상을 와락, 찌푸렸다.
그러자 헤라클레스가 다시금 고개를 갸웃.
[저렇게 예쁜데 왜?]도통 이해할 수 없는 표정으로 되물어 왔다.
셀리나가 여자친구가 아니라는 것에 상당한 의문을 품는 눈치였다.
그런데 예쁜 것과 여자친구인 게 무슨 상관이 있는 걸까.
아니, 헤라클레스도 셀리나가 예쁘게 보이기는 하는 건가?
[형수보다 예쁜 여자가 존재할 수 있긴 하구나.]헤라클레스가 꽤나 놀란 얼굴을 지어 보였다.
그리고 여기서 헤라클레스가 말하는 형수.
다름 아닌 헤파이스토스의 아내, 아프로디테를 의미함을 시우는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헤라클레스가 보기에도 셀리나가 아프로디테보다 예쁘긴 한 모양이네.’
미(美)의 기준은 주관적이라고는 하나 셀리나는 그 주관을 뛰어넘고 있었다.
이런 의미로 셀리나의 미모는 확실히 ‘초월적이다’라고 정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건 시우 역시 인정한다만.
“제 여자친구 절대 아닙니다.”
이 무슨 큰일 날 소리를 한단 말인가.
물론 셀리나가 영국 나이론 성인이었다.
술집도 가고, 투표도 할 수 있는 성인.
그러나 한국에선 그렇지 않았다.
같은 19살이나 성인의 기준이 남달랐다.
아직은 여고생이다.
시우는 미성년자인 여자친구를 두고 싶은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었다.
하지만 이는 헤라클레스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인간의 법도.
[왜? 너 예쁜 여자 싫어해?]헤라클레스가 도통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설마요.”
시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예쁜 여자를 싫어할 남자가 어디에 있을까.
시우라고 예쁜 여인을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일단 셀리나의 나이도 나이였거니와.
“얼굴만 예쁘면 뭐 합니까. 성격이 개차반인데.”
얼굴‘만’ 예쁜 여인은 영 별로였다.
[응? 쟤 성격 더러워?]“아프로디테 님과 페르세포네 님을 합쳐 놓으면 딱 셀리나의 성격일 겁니다.”
[오….]헤라클레스가 감탄 섞인 눈을 떠 보였다.
헤라클레스의 근육 역시 꿈틀! 거리며 감탄의 감정을 드러내었다.
헤라클레스 역시 아프로디테와 페르세포네의 성격을 아는 바.
[성격을 하수구에 처박았구나?]아주 적절한 표현이라 할 수 있었다.
“자고로 군자는 외형은 가벼이 하고, 현명함을 중히 여기는 법이지 않습니까.”
[그건 그렇지.]헤라클레스 역시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헤라클레스도 공자 채널의 구독자이기도 했으니까.
더하여 헤라클레스의 배다른 형제이자 아프로디테의 남편, 헤파이스토스.
그가 어떤 고생을 하고 있는지 옆에서 지켜보지 않았는가.
헤라클레스는 그렇게 셀리나에게서 관심을 끊었다.
처음부터 관심도 없었다고 봄이 정확했다.
그저 호기심.
인간이 아프로디테보다 예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호기심에 불과했다.
애초에 이 세상에서 헤라클레스가 관심을 갖는 건 오로지 두 가지뿐이었다.
갓튜브 구독자 그리고 근육.
그 외의 것은 일절 관심도 없는 헤라클레스였다.
아무튼.
‘아윽, 셀리나 생각하니까 다시 속이 뒤집어지네.’
시우 역시 셀리나의 생각을 털어 버렸다.
말마따나 겨우 진정되었던 속이 다시 들끓기 시작했으니까.
하지만 한 사람.
아니, 한 존재.
[그래도 저렇게 예쁘지 않은가.]솔로몬만큼은 아니었다.
솔로몬은 셀리나가 떠나간 자리를 아쉬운 눈빛으로 바라봤다.
정말로 아쉬워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참.
‘말년에 맛이 살짝, 갔다고 하더니.’
성경에 적힌 이 말의 의미를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다.
성경에 따르면 솔로몬 치세 말년.
그는 사치와 향락에 빠져들어 나라를 말아먹는다.
말이 사치와 향락이지 그냥 여자였다.
색욕의 욕망.
솔로몬은 나이가 들어 축첩질을 일삼았다.
‘첩만 수백 명이었다지 아마?’
하루마다 여자를 갈아 치웠다나 뭐라나.
나라 꼴이 제대로 돌아갈 리가 없었다.
결국 강대한 이스라엘은 솔로몬 대에서 풍비박산 나 버린다.
스스로가 일궈 놓은 업적을 스스로가 망쳐 버린 셈.
명군과 암군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준 왕이라 할 수 있었다.
솔로몬은 죽기 직전이 되어서야 스스로의 과오를 반성한다.
그리하여 일생의 회고록이자 깨달음을 적은 전도서(傳道書)를 작성.
오늘날, 구약성경 중 하나로서 전해져 오고 있었다.
온갖 방탕한 삶의 끝에서 모든 것이 헛됨을 깨닫는 솔로몬.
하지만.
[저 여인을 자네가 취할 것이 아니라면, 혹시 내가 취해도 되겠는가?]갓튜브에서 그 욕망이 다시 고개를 치켜든 모양이었다.
[아니지. 이럴 게 아니라 자네가 저 여인을 내게 준다면, 내 무엇이든 자네의 부탁을 들어주겠네.]솔로몬은 눈을 반짝거리며 말했다.
셀리나가 그만큼이나 예뻤던 것일까.
[아니, 내가 이룩한 부귀영화를 모두 자네에게 주겠네!]셀리나에게 제대로 빠진 솔로몬이었다.
지혜의 왕으로서의 이미지는 개나 줘 버린 솔로몬이었다.
뭐, 사실 솔로몬의 반응은 정상적이긴 했다.
정확히는 비단 솔로몬만 보이는 반응이 아니긴 했다.
실제로 영국의 왕세자 역시 영국을 통째로 주겠다며 셀리나에게 구애를 하기도 했었으니까.
아니, 지금도 하고 있으니까.
그만큼이나 셀리나의 미모는 대단하긴 했다.
[저 여인을 내게 주지 않는다면, 난 자네의 그 어떠한 부탁을 들어주지 않겠네.]하지만 좀… 그렇긴 했다.
아니, 이게 어딜 봐서 지혜의 왕이란 말인가.
‘색욕의 왕도 아니고 원.’
시우는 이걸 어찌해야 하나 싶었다.
보다 정확히는 난감하기 짝이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뭐 어쩌란 말인가.
셀리나를 달라니 뭐니.
애초에 셀리나는 시우의 소유가 아니었다.
시우가 셀리나를 주고 자시고 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그리고 사람을 소유한다니.
이 대체 언제 적 사고방식이란 말인가.
현대를 살아가는 시우에게는 고민할 가치도 없는 종류라.
아니, 설령 줄 수 있는 입장이라 치자.
[내 모든 것을 줄 테니 저 여인을 내게 주게!]솔로몬한테는 안 준다.
때려죽이는 한이 있더라도 이 맛이 간 영감탱이한테는 안 준다.
물론 알빠노이긴 했다.
그러니까 셀리나가 누구와 이어지든 말든.
누구한테 시집을 가든 말든.
시우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왜일까.
‘쟤를 보고 있으면 서아 생각이 난단 말이지.’
서아와 나이가 같기 때문일까.
왜인지 여동생 같은 셀리나였다.
말괄량이에 천덕꾸러기였지만 그렇기에 더욱 여동생 같았다.
하여 서아가 솔로몬한테 시집간다고 생각해 보자.
그러니까 솔로몬이 서아를 달라고 억지를 부린다 생각해 보자.
‘죽일까?’
시우는 이 자리에서 솔로몬을 참수할 생각이다.
솔로몬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아니, 높은 확률로 질 것이다.
저래 보여도 72 마신을 홀로 봉인한 강대한 마법사였으니까.
하지만.
‘헤라클레스한테 부탁하면 되니까.’
헤라클레스 찬스를 쓰면 충분히 가능했다.
솔로몬을 때려눕히는 거야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런데 음.
‘솔로몬도 하나님 찬스를 쓰면 어떻게 되려나.’
솔로몬의 지혜와 힘은 모두 하나님, 야훼께 받은 것.
성경에 따르면 야훼께서는 솔로몬을 굉장히 어여뻐하고 있었다.
해서 시우가 헤라클레스 찬스를 쓰는 것처럼 솔로몬이 하나님 찬스를 충분히 쓸 수 있었다.
헤라클레스 vs 하나님, 야훼.
‘이길 수 있으려나?’
솔직히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았다.
헤라클레스도 야훼는 어렵지 않을까?
…뭐, 어쨌든.
[저런 미녀를 얻을 수만 있다면….]이는 시우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다.
그러나 솔로몬은 완고했다.
정말로 셀리나를 주지 않으면 일절 도움을 주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
이럴 땐 역시나 한 가지 방법밖에 없었다.
“자꾸 그렇게 억지 부리시면, 다윗 님께 이 사실을 전부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협박.
솔로몬이 흠칫, 몸을 떨어 보였다.
[아, 아버지가 갑자기 왜 나오나….]역시나 솔로몬이 크게 당황해 보였다.
지혜의 왕이니, 강대한 마법사니.
결국은 아버지가 두려운 솔로몬이었다.
솔로몬의 아버지, 다윗.
뭐, 부모를 어려워하지 않는 아들이 어디 있겠냐마는.
그걸 감안해도 솔로몬은 다윗을 굉장히 어려워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솔로몬이 야훼께 받은 힘은 사실 다윗의 것이나 다름없었으니까.
야훼가 다윗을 예뻐하여 그의 아들, 솔로몬도 혜택을 받은 것이었으니까.
또한 다윗은 솔로몬보다 더 위대하고 강대한 왕이었다.
솔로몬이 이스라엘의 전성기를 이끌 수 있었던 이유.
그건 다윗이 다져 놓은 기반 때문이었다.
‘이렇게보면 다윗이 대단하긴 하단 말이지.’
그 혈통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다윗의 아들은 솔로몬.
다윗의 후손은 예수.
예수 또한 다윗의 후손이었다.
하나님, 야훼께서 다윗을 가장 어여뻐하는 이유가 다른 데 있지 않았다.
그리하여 시우가 솔로몬을 이 자리에 불러올 수 있었던 이유.
“다윗 님께서 분명 저를 도와주라고 말씀하신 걸로 기억합니다만.”
그 이유가 바로 다윗 덕분이었다.
정확히는 골리앗 덕분이라 할 수 있었다.
원래라면 솔로몬은 시우의 연락을 받지도 않아야만 했다.
해서 시우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어떻게 하면 솔로몬이 시우의 연락을 받게 할까.
그 끝에 오래전.
헤라클레스 채널에 달린 댓글 하나를 떠올릴 수 있었다.
다름 아닌 헤라클레스가 편집 없는 운동 풀 영상으로 구독자를 박살 냈을 때의 댓글.
└[골리앗>: 조금만 일찍 이 채널을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네요. 그럼 다윗 놈한테 죽지 않았을 텐데….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골리앗(Goliath).
골리앗은 구약성서에 나오는 네피림(Nephilim)이었다.
네피림은 천사와 인간의 혼혈.
에녹서에 의하면 이들은 이들의 키가 자그마치 6큐핏에 달한다고 전해진다.
무려 3km.
골리앗은 그런 네피림으로서 실로 막강한 힘의 소유자였다.
하지만 막강했던 골리앗은 한낱 양치기 소년이었던 다윗에게 쓰러지고 만다.
이러한 업적을 바탕으로 다윗은 분열된 이스라엘을 통일.
이후, 솔로몬이 활약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준다.
어쨌든.
골리앗에게 다윗은 철천지원수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 과거의 일이라는 걸까.
의외로 갓튜브에서는 꽤나 절친한 친우로 지내고 있었다.
『[골리앗>: 다윗 놈 잡아다가 야구 선수 시켜 봤습니다. (feat. 베이브 루스: 커브 속력이 400km/h…?)』
간간이 서로 술잔을 기울이며 ‘그때, 자네가 던진 돌팔매질이 얼마나 아팠던지. 하하!’하며 지내고 있었다.
해서 시우는 헤라클레스에게 골리앗에 대해 물었다.
골리앗을 알고 있냐고 말이다.
이에 헤라클레스가 답하길.
‘걔 나랑 같은 헬스장 다니는데?’
‘…그래요?’
좀… 놀랍긴 했다.
그리고 헤라클레스가 다시 말하길.
‘그때 운동 좀 알려 달라 하길래 만나서 같이 운동했거든.’
그리고 지금은 아예 같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고.
‘얼마 전에 하늘로 무게 쳐 보고 싶다길래 아틀라스가 떠받치던 하늘을 한 번 빌려줬지. 아틀라스도 나랑 같은 헬스장 다니거든.’
대체 거긴 어떤 헬스장인 걸까.
아니, 대체 뭐 하는 헬스장인 걸까.
‘아주 좋아 죽던데?’
‘어… 진짜 죽은 건 아니고요?’
‘에이, 그런 거로 안 죽어. 살짝 찌부된 것뿐이야.’
갓튜브의 헬스는 격(格)이 달라도 한참 달랐다.
뭐, 아무튼.
인생사 새옹지마….
아니, 신생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무려 구독자 10,000킬 한 영상이었지만 골리앗이라는 운동 친구를 얻을 수 있었다.
해서 시우는 헤라클레스에게 부탁했고.
헤라클레스는 그것을 골리앗에게 부탁했다.
골리앗은 다시 다윗에게.
그리하여 다윗은 솔로몬에게 말한 것이었다.
시우를 도와주라고 말이다.
솔로몬은 당연히 거절할 수가 없었다.
정확히는 아버지, 다윗의 말을 거역할 수가 없었다.
건너 건너 내리 갈굼.
그리하여 솔로몬이 보기엔 시우는 곧 다윗과 친분이 있는 존재였다.
한 마디로 아버지의 친구라.
[노, 농담이었네.]솔로몬은 결국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설마하니 인간 여인을 탐할 리가 어, 없지 않은가.]맞는 말이긴 했다.
갓튜브의 인물이 지구의 인간을 어찌할 수는 없었으니까.
클레오파트라가 시우와 이어질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당연히 솔로몬이라고 그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을 터였다.
아마 농담식으로 말한 감이 없잖아 있기는 할 터였다.
그런데 왜일까.
[정말이네! 그, 그냥 농담으로 한 말이었네!]정말 농담이었을까?
그런 의문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뭐, 어쨌든.
“알겠습니다.”
시우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모로 할 말은 많았으나 굳이 하지는 않았다.
딱히 중요한 것도 아니고, 지금 당장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었으니까.
시우는 주섬주섬, 아공간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미얀마에 역병을 퍼트린 흉물을 꺼내 솔로몬에게 내보였─.
[악마?]솔로몬이 보자마자 말해 왔다.
확실히 악마 박사 솔로몬이었다.
또한 이건 마물이 아닌 악마가 맞았던 모양이었다.
“혹시 어떤 악마인지 알아보시겠습니까?”
[음….]솔로몬이 침음을 흘리며 악마를 유심히 살폈다.
방금 전, 색욕 가득한 노인네는 온데간데 없었다.
지혜의 현자.
지금의 솔로몬은 총기 가득한 대현자의 모습이었다.
시우는 가만히 솔로몬의 답을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 간의 시간이 흘렀을까.
[이건 마르바스의 역병 군단 중 하나로군.]솔로몬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