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310)
310화.
사족 따위는 개나 줘 버린 화법.
정확히는 그동안의 근황을 물을 여력이 없다고 할 수 있었다.
실체화된 아도니스와 말을 길게 해서 좋을 건 없었으니 말이다.
[그렇습니다. 시우 님이 말씀 주신 신격을 포기하는 방법. 그 방법이 무엇인지 알아내었습니다.]아도니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조차 눈이 부시다는 느낌이 들던 찰나.
[그것의 핵심은 믿음을 부정하는 것에 있습니다.]아도니스가 재차 말을 이어 왔다.
“믿음을 부정한다고요?”
시우는 저게 무슨 소린가 싶었다.
물론 아도니스에게 부탁한 정보는 말마따나 신격을 포기하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였다.
그리고 알고 있었다.
신격과 믿음.
이 둘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쯤은 진즉에 알고는 있었다.
해서 존재에 대한 믿음이 높으면 높을수록 보다 높은 신격을 가지게 된다.
갓튜브의 구독자 또한 그러한 원리이지 않았는가.
따라서 믿음을 부정하는 것.
그건 곧 신격을 부정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임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 정도까지는 시우 역시 이미 알고 있었다.
문제는 그 방법이 무엇이냐는 거였다.
본인에 대한 믿음을 부정하는 방법,
그리하여 본인의 신격을 포기하는 방법.
정보의 핵심은 이것이었다.
그리고 아도니스 역시 이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먼저 이 답에 앞서 시우 님께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아도니스가 시우에게 물어 왔다.
[혹시 판데모니움이라는 단체를 알고 계십니까?]“알고 있습니다.”
시우는 고민도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고민하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질문이었으니까.
아니, 되려 시우가 아도니스에게 묻고 싶은 말이었다.
“그런데 아도니스 님이 어떻게 판데모니움을 알고 계십니까?”
물론 갓튜브에도 판데모니움은 존재한다는 것을 시우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건 헤라클레스가 하데스에게서 얻어온 정보.
아도니스가 알 수 없는 정보였다.
이윽고 아도니스가 마주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다른 게 아니라, 신격을 포기하는 방법을 말씀드리려면 이 판데모니움이라는 단체가 추구하는 목적을 먼저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판데모니움의 목적?
“그걸 알고 계신 겁니까?”
아도니스가 차분히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
아무래도 사교계에서 많은 것을 알아온 듯 싶었다.
이윽고 아도니스가 천천히 말을 이었다.
[그들은 갓튜브의 어떤 존재를 살해하려는 목적을 품고 있습니다.]“……?”
시우의 고개가 좌로 기울어 졌다.
그러니까 갓튜브의 어떤 존재.
아도니스가 말하는 존재가 누구인지를 생각해 보았다.
그런데 음.
“그게 누구죠?”
알 수가 없었다.
갓튜브에 있는 존재가 한두 명이어야지.
그 많은 존재들 중 어떻게 딱 한 명을 알아낸단 말인가.
괜한 심력 낭비.
시우는 곧장 아도니스에게 물었다.
그리고.
[갓튜브의 설립자.]들려온 아도니스의 답.
[판데모니움은 갓튜브의 설립자를 살해하고자 결성된 단체입니다.]* * *
이 세상 모든 것에는 시작이 있다.
이 세상 모든 일에는 반드시 시작점이 존재한다.
모든 존재는 조상이라는 시작이 있었고.
모든 현상은 원인이라는 시작이 존재했다.
나아가 이 우주는 공간 또한 마찬가지였다.
태초라는 원인.
물론 태초에 대해서 밝혀진 바는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알아내지 못하는 것일 뿐.
우주 역시 태초라는 시작점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이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존재, 모든 것에는 반드시 시작이 있다.
그렇기에 갓튜브 역시 마찬가지였다.
“갓튜브의 설립자요?”
갓튜브 또한 처음 시작된 어떤 시작점이 반드시 있어야만 했다.
하여, 시우 역시 이에 대한 의문을 품은 적이 있었다.
갓튜브는 누가 만든 것일까.
또한 어떤 목적으로 갓튜브를 만든 것일까.
오래전부터 시우가 품어 온 의문이었다.
하지만 그리 깊게 생각하지는 않았었다.
“갓튜브에 설립자가 있었습니까?”
그 시작점이 꼭 어떤 존재를 통해 이루어져야만 하는 건 아니었으니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있어야만 하는 건 아니었으니까.
일례로 이 우주는 태초라는 시작점이 존재했다.
그러나 그것이 어떤 존재가 의도한 시작점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자연적인 현상.
즉, 우연 속에서 벌어진 시작일 수 있었다.
세상 모든 것에 시작점은 반드시 존재하나 시작이 꼭 어떤 존재의 의도일 필요는 없었다.
갓튜브도 그러한 것이라 생각 했었다.
자연히 벌어진 현상.
혹은 우연적으로 벌어진 일.
태양이 누군가의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 아닌 것처럼 갓튜브 역시 그저 그러한 시작이 있을 거라 생각할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렇습니다. 갓튜브에는 갓튜브를 처음 설립한 설립자가 존재합니다.]설립자(設立者).
기관이나 조직체 따위를 새로 만들어 세운 이.
결단코 현상을 의미하는 단어가 아니었다.
우연적인 일을 말하는 것도 아니었다.
존재.
의도를 가진 어떤 인격적인 존재를 의미하는 개념이었다.
“그 말씀은… 갓튜브라는 플랫폼을 만든 존재가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유투브는 설립자가 존재했다.
이는 인간이 만든 온라인상의 플랫폼이었으니까.
그러나 갓튜브도 존재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네. 갓튜브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만들어 낸 존재. 그가 바로 갓튜브의 설립자입니다.]아도니스는 단호히 말을 해 왔다.
하지만 왜일까.
믿기 힘들었다.
쉬이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아도니스의 표정은 한 치의 거짓도 섞여 있지 않았다.
또한 아도니스가 거짓말을 할 이유 또한 없었다.
그렇기에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동시에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그가 누구입니까?”
갓튜브의 설립자는 누구인가.
당연하게도 평범한 존재는 아닐 것이다.
어마어마한 격(格)의 존재임은 당연했다.
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하나님, 야훼.
아니면 최초의 부처, 본초불(本初佛).
그것도 아니면 태초의 혼돈, 카오스.
어쩌면 이집트 신화의 아몬
힌두교의 비슈누일 수도 있었다.
어느 쪽이든 태초라는 격을 지닌 존재임은 확실했다.
[신(神)입니다.]아도니스의 답이 들려왔다.
“신이요?”
당연…하지 않을까?
애초에 이름부터가 갓튜브(GodTube)이지 않은가.
신들이 운영하는 유투브 채널.
어쨌거나 갓튜브의 인물들은 모두가 신(神)이다.
그럼 자연히 갓튜브의 설립자도 신(神)이지 않겠는가.
“어떤 신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시우는 아도니스에게 다시 물었다.
그리고.
[말씀 그대로입니다. 신(神). 갓튜브의 설립자는 신(神)입니다.]별반 다르지 않은 답이 들려왔다.
아니, 똑같은 답이었다.
“…….”
뭐 하자는 걸까.
설마하니 말장난을 하자는 건가?
그럴 리가 없었다.
“아, 혹시.”
그 순간 번뜩이는 생각.
시우는 다시 입을 열었다.
“갓튜브의 인물들 모두가 갓튜브의 설립자라는 말씀이십니까?”
[아닙니다.]역시나 아닌 모양이었다.
사실 억지가 있기는 했다.
“그럼 대체 누구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음….]시우가 묻자 아도니스가 잠시 생각에 잠겼다.
[아마 시우 님께서는 저를 비롯한 갓튜브의 존재들을 신(神)으로서 생각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그리고 이어진 아도니스의 말.
이윽고 아도니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저희는 신(神)이 아닙니다.]“……예?”
이번엔 또 뭐라는 걸까.
갓튜브의 존재들이 신이 아니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말이 안 되지 않은가.
당장 갓튜브의 채널만 봐도 저 말에 반박할 수 있었다.
제우스, 토르, 하데스, 포세이돈 등등.
신화 속 신(神)들이 즐비해 있는 곳이 바로 갓튜브였다.
그런데 무슨….
[보다 정확히 말씀드리면 저희는 ‘진정한 의미의 신(神)’이 아닙니다.]“진정한 의미의 신이요?”
[그렇습니다. 시우 님이 보시기에 저희는 신(神)처럼 보이나, 사실 저희는 신(神)이 아닙니다.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까….]아도니스가 잠시 고민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
[존재가 갖는 한계를 벗어난 존재라 말씀드릴 수 있을까요.]그리고 기나긴 아도니스의 설명이 이어졌다.
또한 복잡하기로는 상당히 복잡한 설명이었다.
하지만 제갈공명의 통찰력(S+)을 기반으로 진화한 힘, 미래시[未來視](SR).
시우는 어렵지 않게 아도니스의 설명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대충 그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았다.
갓튜브에는 참으로 다양한 존재들이 있다.
제갈공명과 화타라는 인간.
헤라클레스라는 반인반신.
아라크네와 같은 거미.
청룡이라는 용이자 한때는 이무기였던 뱀.
뱀의 한 종류라 부를 수 있는 히드라.
희대의 가능마(馬)인 페가수스라는 말까지.
여기에 원숭이, 새, 코끼리 등.
그야말로 세상의 모든 동물들이 있었다.
나아가 바퀴벌레, 벼룩과 같은 벌레는 물론.
나무, 물, 태양, 구름과 같은 자연.
봄, 여름, 가을, 겨울과 같은 현상까지.
세계를 구성하는 삼라만상.
그 모든 것들이 갓튜브에 신(神)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이상하지 않습니까. 인간은 물론 각종 동물과 벌레, 자연과 자연현상까지 신(神)으로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 말입니다.]이상하다 못해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존재가 갖는 한계는 뚜렷했으니 말이다.
인간은 피륙으로 이루어진 나약한 존재다.
거미와 뱀은 지성을 가질 수 없다.
말은 다른 종족과 번식을 할 수가 없다.
나무와 물, 태양과 같은 자연은 또 하던가.
계절이라는 현상이 자아를 가지고 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었다.
[이 세상 모든 존재들은 각자의 존재가 갖는 한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러나 갓튜브의 존재들은 그렇지가 않죠.]피륙으로 이루어진 인간이 하늘을 떠받친다.
거미와 뱀이 지성을 가지며 또한 인간보다 뛰어나다.
말이 다른 종족과 번식을 함은 물론 하늘까지 날아다닌다.
나무와 물이 생명을 지니고.
태양과 계절의 현상들이 자아를 가지고 행동한다.
[존재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입니다.]한계점이라 여기는 선을 뛰어넘는 존재들.
[자유의지를 지닌 존재가 발하는 상상력. 즉, 믿음이라는 신격(神格)을 획득함으로써 말입니다.]그리하여 존재의 격(格)이 갖는 한계를 초월(超越)한 자들.
[시우 님께서 알고 계신 갓튜브의 존재들은 ‘초월자’라 부름이 정확합니다.]초월자(超越者, Transcendent).
갓튜브의 존재들은 신(神)이 아닌 초월자(超越者)였다.
그리하여 시우가 구독한 갓튜브의 채널들.
이는 신들의 채널이 아닌, 초월자의 채널이라 할 수 있었다.
이러한 의미로서 갓튜브의 설립자.
그는 초월자(超越者)들 너머에 군림하는 존재일지니.
[오직 설립자만이 진정한 의미의 신(神)이라 불리는 존재입니다.]신(神).
이것이 아도니스가 말하는 갓튜브의 설립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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