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328)
328화.
[존경하는 솔로몬 중생.]석가모니가 솔로몬을 향해 말했다.
그런데 솔로몬보고 중생이라니.
뭐, 틀린 말은 아니긴 했다.
그런데 그렇다고 맞는 말도 아니었다.
참으로 석가모니답다고 해야하나.
그런 생각만 들 뿐이었다.
[변론 시작에 앞서 이 재판의 당사자이자 증인을 요청하는 바입니다.] [허락하겠소.]솔로몬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윽고 석가모니가 눈짓을 해 보이자 한쪽에서 쭈뼛쭈뼛, 웬 여인이 걸어 나왔다.
나이가 젊은 것으로 보아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듯 싶었다.
그리고 동양인이라기엔 머리 색이 금발이었다.
그러나 서양인이라고 하기엔 그 분위기가 동양스러웠다.
[증인 중생.]다름 아닌 이 재판의 당사자이자 증인.
석가모니가 여인에게 물었다.
그러나 여인은 아무런 답이 없었다.
잔뜩 주눅이 든 기색으로 눈치만 살필 뿐이었다.
아마 누구나 그러하지 않을까?
‘석가모니가 눈앞에 있으니.’
심지어 주변으로는 갓튜브의 모든 신들이 모여 있었다.
시우조차 그 기세에 압도될 지경이었다.
평범한 인간이 제정신으로 버틸 수 있는 분위기는 결코 아니었다.
그 사실을 모르지 않았던 걸까.
[그리 겁먹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는 증인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니.]석가모니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여인을 달래었다.
그리고 확실히 열반 장인 랭킹 1위라는 걸까.
“아…. 그, 네. 감사해요.”
여인이 정신을 차리며 답을 해 보였다.
그리고 방금 전보다 한결 평안해진 얼굴이었다.
석가모니는 자애로운 미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먼저 증인의 정보를 확인하겠습니다. 아버지가 한국인. 어머니가 그리스인 맞습니까.]“네…. 맞아요.”
[출생지는 한국이며 사망한 곳 또한 한국이고요.]“네.”
[살아생전 특별히 믿는 종교는 있었습니까?]“아, 아뇨. 종교는 딱히…..아, 미신 같은 건 조금 믿었어요.’
[미신이라 하심은 어떤 것을 말씀하시는 겁니까?]“그게 그러니까… 숫자 4는 불길하다든지, 빨간색으로 이름 쓰면 안 좋다든지…. 아, 타로 카드도 많이 믿었어요.”
정말 평범한 인간이었다.
한국 문화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이라 할 수 있었다.
[증언 감사합니다.]석가모니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여인에게 말했다.
그리고는 몸을 돌려 솔로몬과 재판장에 모인 수많은 신들을 한 번 훑어보았다.
[존경하는 솔로몬 중생. 그리고 여기 모인 수많은 중생 여러분. 들으셨다시피 이 여인은 한국인과 그리스인의 혼혈입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한국인입니다.]석가모니가 차분히 말을 이었다.
[탄생 때부터 신(神)이었던 중생분들은 잘 모르시겠으나, 예로부터 인간들은 관습적으로 아버지 쪽에 뿌리를 두고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아버지의 성을 따라가는 것이 그 예입니다.]석가모니 역시 과거엔 인간이었다.
인도 출신으로 그 신분은 무려 왕자.
태생부터가 신(神)인 갓튜브의 존재들과는 달리 인간의 삶이 어떠한지를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니 이 증인 중생의 뿌리가 무엇이냐. 그리 묻는다면 당연하게도 아버지 쪽인 한국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석가모니는 인간의 관습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소승은 중생 여러분들께 하나의 질문을 던지고 싶습니다. 그러나 모든 중생분들의 답을 들을 수는 없으니….]석가모니는 천천히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소승은 제우스 참고인께 질문을 하겠습니다.]하데스의 형제이자 그리스 로마 신들의 최고신.
석가모니는 피고인 측 참고인 석에 있는 제우스에게 말했다.
[어떤 흉악한 영혼이 올림푸스의 영토에 침입하여 수많은 이들을 학살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흉악한 영혼은 누가 처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당연히 우리 올림푸스에서 처벌해야 한다.]제우스는 고민도 하지 않고 답을 해 보였다.
사실 고민할 것도 없는 질문이기도 했다.
[어째서입니까?] [올림푸스 땅에서 행해진 범죄이지 않은가. 또한 올림푸스의 백성들이 피해를 입은 바. 당연하게도 내가 직접 나서서 처벌해야 한다.] [그렇습니다.]석가모니가 백 번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증인 역시 그와 마찬가지입니다.]석가모니가 재차 입을 열었다.
[증인 중생은 평생토록 한국 땅에서 살아왔습니다.]이윽고 석가모니가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피고인석에 자리한 하데스를 바라봤다.
[그런데 어찌하여 하데스 피고인께서는 이 증인이 지하세계의 소속이라 주장하시는 겁니까?] […….] [그 주장은 즉, 올림푸스에서 범죄를 저지른 범죄 영혼을 저희 불교의 지옥으로 인도해도 된다는 말씀이십니까?] […….]하데스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묵비권.
하데스는 두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묵비권을 행사할 뿐이었다.
석가모니는 하데스에게서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존경하는 솔로몬 중생.]그리고는 솔로몬을 바라봤다.
[하데스 피고인이 속한 그리스 로마 문화에는 이러한 말이 있다고 합니다.]석가모니는 말했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에 따르라.]특정한 지역에 가면 그 사람들의 문화와 풍습을 따르라는 로마의 격언.
그리고 하데스는 그리스 로마의 신(神).
[피고인 측은 그러한 격언을 내세우며 그동안 본인들 입맛에 맞게 마음대로 행동해 왔습니다.]하여, 지금.
[한국 땅에서 태어나 한국에서만 살아온 이 혼혈 중생은 마땅히 한국 땅의 법도와 문화를 따라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피고인 측 문화가 주장하는 바처럼 말입니다.]석가모니가 쐐기를 박았다.
[이상입니다.]석가모니가 자애로운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하데스는 아무런 반박을 하지 않았다.
여전히 묵비권을 행사하며 입을 꾹, 다물고 있을 뿐이었다.
그 때문일까.
[혀, 형….]제우스가 어찌할 바를 모르며 눈치를 살필 뿐이었다.
[허어…!] [과연 석가모니 변호신단!] [이거 이거, 하데스 쪽이 궁지에 몰렸어.]재판장에 모인 신들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빠져나갈 구멍조차 만들지 않는 변호에 모두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렇다면 이번 사건은 염라대왕 쪽의 승소인가?] [음…. 그럼 앞으로는 아버지 쪽에 뿌리를 두고 판단하는 건가?] [동시에 해당 영혼이 어느 문화권에 뿌리를 두고 있느냐로 결론 지어지겠군.]앞으로 달라질 법도에 대해 추측하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모든 신들이 그것에 동의하는 건 아니었다.
[아버지 쪽으로 뿌리를 판단한다니!] [그 무슨 차별적인 발언이란 말이에요!] [불편합니다! 심히 불편해요!]한쪽에서 야유와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하여 수많은 신들이 갑론을박을 펼쳤다.
언성을 높이며 몸싸움까지 조금씩 일어났다.
그야말로 도떼기시장이 되는 건 순식간이었다.
[정숙들 하시오! 정숙!]쾅! 쾅! 쾅!
솔로몬이 망치에 강대한 마력을 담으며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판사도 정말 피곤한 직업이구나.’
특히나 갓튜브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어쨌거나 겨우 진정된 재판장의 분위기.
[피고 측, 반론하시오.]솔로몬이 하데스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때서야 하데스가 천천히 눈을 떠 보였다.
하지만 하데스가 직접적으로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다.
하데스 뒤쪽으로 약간의 소란이 일며 한 존재가 앞으로 나서 보였다.
껄렁하다 못해 심히 꼴사납기 그지없는 사내.
‘로키…?’
북유럽 신화 속 사기의 신, 로키였다.
[로키라고?] [하데스 쪽에서 로키를 변호신으로 선임했다고?]재판장 전체가 크게 술렁거렸다.
일부 신들은 입을 벌리며 그 놀람을 표현했다.
‘무슨 생각인 거지?’
시우 역시 놀라운 건 마찬가지였다.
‘헤르메스나 아테나가 아니라 로키라고?’
정말 예상 외의 인물이었다.
물론 로키의 잔머리는 알아 주긴 했다만….
[하데스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설마하니 재판을 포기하겠다는 건가?]재판장의 신들 모두가 경악하며 소리쳤다.
그리고 솔로몬도 당황했는지 웅성거리는 소란을 제지하지 않았다.
그렇게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
[하아암….]로키가 길게 하품을 하며 기지개를 켜 보였다.
그 모습이 마치 졸고 난 뒤의 모습 같아 보였─.
[말이 굉장히 지루해서 죽는 줄 알았네.]정말로 졸았던 모양이었다.
[피고 측 변호신. 행동을 가려 하시오.] [응? 아, 미안.]로키가 가볍게 한 손을 들며 실수를 인정했다.
하지만 그 천성이 어디 갈 리가 있을까.
[그래도 너무 졸린 걸 어떡해.]로키가 무료한 표정으로 재판장 앞으로 걸어 나왔다.
솔로몬은 뭐라 한 소리 하려다 에휴.
[…반론을 시작하시오.]작게 한숨만 내 쉴 뿐이었다.
로키는 고개를 좌우로 몇 번 까딱거리고는 입을 열었다.
[졸면서 들은 탓에 자세히는 못 들었는데, 인간들은 관습적으로 아버지 쪽이 어쩌고저쩌고했지 아마?]로키가 석가모니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옳소! 옳소!
차별적인 발언 아웃!
너무 불편해요!
불편하게 생각하는 존재가 있으면 그런 발언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두의 의견은 소중한 거잖아요!
로키의 말에 여신(女神)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설마하니 여신(女神)들의 여론을 얻으려는 전략인 걸까.
[그리고 뿌리, 뿌리 그러는 게 어처구니가 없는데.]로키가 인상을 잔뜩 찌푸리며 말을 이었다.
[인간들은 유전적인 뿌리를 따지면 거스르고 거슬러 결국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인가? 뭐시기 아니야?]인류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유인원,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말마따나 모든 인간은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 뿌리를 두고 있음이 옳았다.
그리고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아프리카 대륙 쪽에서 주로 활동한 바.
[뿌리를 따지고 들 거면 모든 인간들은 아프리카 쪽에 귀속되어야 하는 거 아니야?]그러자 석가모니를 비롯한 염라대왕 쪽 신들이 입을 꾹, 다물었다.
다른 문화권의 신들도 입을 꾹, 다물었다.
오직 아프리카 쪽의 신들.
[그, 그런 건가!] [아프리카 개떡상!]그들만이 쌍수를 들며 환영할 뿐이었다.
그리고 다른 의미로 침묵하는 신들도 있었다.
그중 대표적인 신이 바로 솔로몬이었다.
[……!!]솔로몬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일까.
표정이 심히 경악으로 물들어 있었다.
‘저 말이 그렇게 충격적인가?’
그 정도는 아니지 않나?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아, 솔로몬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네.’
그도 그럴 것이.
[하,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게 아니었단 말인가…!]솔로몬은 창조론 쪽이었으니까.
인간이 유인원으로부터 진화했다는 건 금시초문일 터.
마찬가지로 기독교 쪽 천사들도 솔로몬과 같은 반응이었다.
[이, 인간이 원숭이에서 진화를 했다…?] [그럴 리가 없다! 그럴 리가 없단 말이다!] [시, 신성 모독이다…!]미카엘, 라파엘, 가브리엘.
3대 천사라 불리는 천사장들을 주축으로 아주 난리가 나 버렸다.
그로써 재판장이 아주 난장판이 되어 버렸다.
여신(女神)들은 불편하다며 소리쳤고.
아프리카 신들을 길길이 날뛰며 기쁨을 표출했고.
기독교 쪽 천사들과 신들은 흉흉한 기세를 터트렸다.
그리고 중재 따위는 없었다.
중재를 할 솔로몬이 충격에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으니 말이다.
[아하하하하핫!]로키가 박장대소를 하며 즐거워했다.
애초에 변호 따위는 할 생각이 없었던 걸까.
[그리고 땅따먹기와 같은 발언이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봐! 다들 나와 봐!]로키가 재판장 한쪽을 향해 소리쳤다.
그러자 한쪽에서 일련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척 보기에도 인간들처럼 보이는 무리의 사람들이었다.
“여, 여기가 어디죠?”
“저희들은 분명 죽었는데…?”
사람들이 어리둥절해하며 재판장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서, 설마!!”
사람들 중 한 명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그리고 그 말에 시우는 저들의 정체를 깨달을 수 있었다.
“여기가 신천…?”
“우, 우리는 구원 받은 건가요!!”
사이비.
보아하니 한국 땅에서 발아한 사이비 종교의 신도들이었다.
“저희는 이제 어디로 가는 거죠?”
“저희 교주님은 어디 계시죠?”
신도들이 황홀한 얼굴로 본인들의 교주를 찾아 헤맸다.
당연하겠지만 있을 리가 없었다.
갓튜브에 사이비 종교의 신이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하여, 로키가 이들을 불러온 이유.
[지금 이 인간들은 본인들만의 종교를 믿고, 본인들만의 신을 믿는 인간들이지. 그렇기에 이들 또한 어느 명계의 소속인지 애매한 상황이란 말씀.]보다 정확히는 어느 명계도 데려가지 않으려 한다고 봄이 옳았다.
명계의 주민 수는 곧 신격과도 연관되어 있었다.
하여, 명계의 주민이 많아진다 함은 신격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신격의 핵심은 어디까지나 존재의 믿음이었다.
단순히 명계의 인구수만 많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존재의 믿음이 많아야만 했다.
하지만 저 사이비들을 보라.
“하, 할렐루야!!”
“우리는 교주님께 구원받았도다!”
저들이 명계의 믿음을 더해 줄까?
저들이 명계의 지배자들을 믿기는 할까?
하여, 저들을 명계로 받아들인다면 어떠할까.
“여러분들은 도를 믿으셔야 합니다!”
“교주님을 믿으십시오! 교주님을 믿으시면 구원받습니다!”
지랄도 풍년일 것이 분명했다.
명계에서 되도 않는 사이비 종교가 발아할 수도 있었다.
그리하여 사이비 종교에 먹혀 버릴 수도 있었다.
명계 자체가 박살이 날 수 있는 상황.
그러니 받아들이면 안 되었다.
그야말로 골칫덩어리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앞선 변호에 따르면, 당연하게도 이들은 염라대왕 쪽 저승의 소속이겠지?]한국 땅에서 발아한 사이비 종교이니 말이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저 사이비 역시 결국은 한국의 문화권 소속이었다.
해서 로키는 말하고 있었다.
아까부터 한국 땅, 한국 땅 이 지랄 하는데.
그 지랄할 거면 얘네도 너네 명계로 데려가라.
[설마하니 이들을 내버리겠다는 말은 아니시겠지?]시우는 이때서야 로키의 진짜 전략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건 실로 간단하면서도 논리 따위는 필요 없는 전략이었다.
보다 정확히는 그 어떠한 논리도 박살 낼 수 있는 최고의 전략.
[그 누구보다 중생 구제에 힘쓰시는 석.가.모.니가 말이야.]분탕치기.
처음부터 로키는 변호가 아닌 분탕을 칠 생각이었다.
그리하여 지금.
[불편해요! 차별적 발언은 불편해요!] [이제는 말할 수 있어요! 이제는 우리도 가만있지 않아요!]난리 치는 여신(女神)들.
[모든 뿌리는 아프리카다!] [우리가 모든 인류의 조상이자 뿌리다!]목소리를 높이는 아프리카 신(神)들.
[야훼께서…. 야훼께서 인간을 창조하신 게 아니었다니…!]충격받은 솔로몬과.
[신성 모독이다! 이단이다!] [모두 칼을 들어 저 이단자를 처단하라!]칼을 빼내 드는 기독교의 천사들.
“믿으십시오! 우리 교주님을 믿으십시오!”
“할렐루야!”
그리고 갓튜브의 신(神)들에게 포교를 하는 정신 나간 사이비들까지.
‘하아….’
절로 새어 나오는 한숨.
‘로키 저거. 말박이 영상 때 끝까지 조져 버렸어야 했는데.’
정말이지 머리가 아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