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344)
344화.
영상에서 들려온 목소리.
그건 분명 ‘금발의 남자’를 지칭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우는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쓰러진 카메라 앵글은 시종일관 바닥만을 비추고 있었으니까.
‘금발의 남자가 왜…?’
설마하니 잘못 들은 걸까?
어쩌면 시우가 알고 있는 금발의 남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닐 수 있었다
금발의 남자란, 그저 금색 머리를 하고 있는 남자를 통칭하는 단어였으니까.
그러니 아닐 가능성이 있었다.
영상에 말한 금발의 남자는 시우가 말하는 금발의 남자가 아닐 수 있었다.
‘…아니야.’
하지만 시우는 금방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 영상 속 목소리는 갓튜브의 번역 기능으로 시우에게 전달되고 있다.
의지로 번역되어 시우가 이해할 수 있는 개념으로 전달된다.
그 말은 즉.
시우가 알고 있는 금발의 남자가 맞다는 뜻이었다.
-당신이 왜 여기에…?
영상 속의 사내가 물었다.
그러나 그에 따른 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아니, 다른 방식으로 답이 들려올 뿐이었다.
콰직!
끔찍한 소리가 들려왔다.
푸화학!
수도꼭지가 터지는 소리가 들려오며 화면에는 다시금 붉은 선혈이 튀어 올랐다.
-전원 전투 준비!!
정신을 일깨우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큰 의미는 없었다.
-끄아아아악!
-사, 살려줘!!
처절한 비명 소리가 이어졌다.
섬뜩한 파육음이 끊이질 않고 들려왔다.
앵글이 바닥에 고정되어 있었기에 처참한 광경은 카메라에 담기지 않았다.
오직 하나.
-아, 악마가…! 악마가…!
푸화학!
붉은 물감이 계속해서 덧칠해져 갈 뿐이었다.
“…….”
시우는 말없이 영상의 화면을 바라만 봤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영상의 길이로 보아 1분도 채 되지 않는 시간이 흐른 시점이었다.
-…….
영상 안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생명이 있다면 응당 있어야 할 미약한 소리마저 들려오지 않았다.
-치직─. 치지직─!
일순간 심한 노이즈가 일며 화면이 흐려졌다.
영상은 그렇게, 끝이 났다.
다시금 깜깜해진 노트북의 화면.
시우는 어두운 화면을 멍하니 바라봤다.
머릿속으로는 오직 하나의 생각이자 의문만이 떠올랐다.
“왜…?”
왜 금발의 남자가 저기에 있는 걸까.
왜 사람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한 것일까.
그런 의문에 답을 하듯.
이민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영상의 내용은 UN에서 비밀리에 수행한 작전이라고 합니다.”
“그 말씀은….”
이민정이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방금 영상에서 보신 군인들은 UN의 평화유지군이라고 합니다.”
시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금발의 남자가 무차별적으로 죽인 군인들.
솔직히 그들이 악(惡)의 집단이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내심 판데모니움의 잔당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리하여 금발의 남자가 영상에서 행한 살인.
그 살인은 정당한 행동이다.
아니, 정당하지는 아니더라도 ‘이해’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 했었다.
“이번 작전에서 평화유지군 3개의 사단과 사령관, 에버든이 행방불명이 되었다고 합니다.”
행방불명.
그런데 말이 행방불명일 뿐이지 사실상 죽음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시우는 지그시 두 눈을 감았다.
복잡한 생각과 마음을 차분히 정리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시우는 천천히 눈을 뜨며 이민정에게 물었다.
“UN에서는 왜 한국에만 비밀리에 이 영상을 보내온 거죠?”
“영상을 한국에 비밀리 보내온 게 아닙니다.”
이민정이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을 이었다.
“맹시우 헌터님에게 비밀리에 영상을 보내온 것입니다.”
“저…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이민정이 시우의 눈을 마주하며 말을 이었다.
“UN에서는 이번 안보리 회의에 맹시우 헌터님이 꼭 참석해 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안보리 참석.
시우는 다시 한 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긴 시간이 지나도록 답을 내릴 수가 없었다.
과연 안보리에 참석하는 것이 맞는 걸까.
냉정하게 말하면 참석할 이유는 없었다.
아니, 참석하지 말아야 했다.
언제 모를 붉은 그림자와의 결전.
시우는 지금보다 더 강해질 필요가 있었다.
차라리 그 시간에 수련을 하는 편이 더 좋았다.
UN 안보리에 참석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시간 낭비라 할 수 있었다.
시우는 결국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지금은 시우가 할 일을 해야 할 때다.
혼자서 모든 걸 할 필요는 없다.
“저는….”
시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 * *
“뭐어?! 미국에 가야 할 것 같다고?”
서아가 그림을 그리던 연필을 내려놓으며 소리쳤다.
캔버스에는 아기 코끼리 한 마리가 그려져 있었다.
다만, 머리가 세 개 달린 것을 보아하니 삼순이를 그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입시 날먹 어쩌고 하더니.
그래도 준비는 하는 모양인 듯 싶었다.
“미국이 아니라 UN이긴 한데….”
시우는 서아의 말을 정정했다.
그런데 UN 본부 청사가 위치한 곳은 미국 뉴욕인지라 그게 그거긴 했다.
“한국에 온 지 얼마나 되었다고 또 어딜 간다고 그래?”
서아가 눈을 치켜뜨며 말했다.
시우를 바라보는 두 눈.
그 안에는 질책과 서운함이 반반 섞여 있었다.
“그게….”
그렇기에 시우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사실 UN에 갈 생각은 없었다.
말마따나 지금은 성장에 더 집중해야할 때였으니까.
하지만 영상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이민정이 말하길 영상은 UN이 수행한 모종의 작전이라 했다.
그 작전이 무엇인지는 이민정도 알지 못했다.
‘UN은 알고 있겠지.’
직접 작전을 지시한 당사자였으니까.
그렇기에 또 다른 영상을 가지고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 영상에서는 금발의 남자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도 알고 있을 터였다.
그리고 어쩌면.
금발의 남자가 무슨 목적을 가지고 있는지도 몰랐다.
확실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확인을 할 필요는 있었다.
아니, 확인을 해야만 했다.
금발의 남자는 왜 UN 평화유지군을 학살했는지.
금발의 남자가 지닌 목적은 무엇인지.
그리하여 그의 정의(正意)가 지닌 가치.
그것은 선(善)인지 악(惡)인지.
시우는 꼭 그것을 확인해야만─.
“나도 갈래!”
시우의 상념이 일순간 깨어졌다.
깬 정신으로 바라본 앞에는 서아가 눈을 치켜 뜨고 있었다.
“너도 가다니? 가긴 어딜 가?”
“미국! 나도 오빠 따라서 미국 갈래!”
얘가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 걸까.
“안 돼.”
“왜!”
“왜긴 왜야. 그야 당연히….”
“나 여행 가도 전혀 문제없다고 오빠가 그랬잖아.”
그건 사실이었다.
말마따나 국내 여행은 물론 해외 여행을 가도 서아의 건강은 이제 걱정이 없었다.
“지금 여행을 가는 게 아니잖아.”
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여행’을 갈 때의 이야기였다.
시우는 딱 잘라 선을 그었다.
그런 시우의 단호한 모습 때문일까.
“…….”
서아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
축 처진 어깨와 몽글몽글한 눈망울.
“나 또 혼자 있기 싫단 말이야….”
서아가 울먹거리며 말했다.
“아윤이는 입시 준비 때문에 바쁘고…. 인혜도 다음 검정고시 시험공부 한다고 바쁘고….”
울음을 참으려는지 서아가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그런 서아의 모습 때문일까.
시우는 캔버스의 그림이 새삼 다시 눈에 들어왔다.
입시 날먹을 해 놓고 왜 그림을 그리고 있나 했더니.
“맨날, 맨날 나만 혼자란 말이야….”
훌쩍.
끝내 서아의 가녀린 어깨가 떨려왔다.
끼잉….
흑돌이가 다가와 서아를 위로했다.
그러다 올망똘망한 눈을 들어 시우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그 모습이 꼭 ‘내가 책임질 테니, 어떻게 안 될까…?’라고 말하는 것만 같았다.
“…….”
시우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싶었다.
보다 정확히는 고민이 되었다.
아니, 실은 마음이 약해졌다.
‘많이 외로웠던 모양이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시우는 매일 같이 밖에 나돌아다니지.
그나마 있는 친구들은 공부하느라 바쁘지.
서아는 혼자서 방에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예전에야 아팠기에 어쩔 수 없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신경을 못 쓰고 있었네.’
그저 강해져야만 한다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 같았다.
붉은 그림자를 막아야만 한다는 강박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았다.
주변을 둘러보지 못했던 것 같았다.
공자께서도 이에 대하여 경계하시길.
[자공아, 네가 산을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더냐.] [그야… 정상에 오르기 위함이 아닙니까.]그러자 공자께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며 말씀하셨다.
[주변을 잠시 둘러보거라. 이는 산 정상에서는 볼 수 없는 중턱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니 말이다.]그리고 공자께서는 다시 걸음을 옮기시며 말하셨다.
[산 정상을 오르는 건 과정이지 목표가 아니다. 세상이 나를 바라보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 올라야 한다.]비로소 걸음을 멈추었을 때 보이는 것들이 있다고 했던가.
“…알았어.”
이번 한 번쯤은 서아의 투정을 받아 줘도 괜찮을 것 같았다.
시우는 끝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퍼뜩!
“정말?! 정말 나도 따라가도 돼??!”
서아가 펄쩍, 뛰며 소리쳤다.
언제 울었냐는 듯 얼굴에는 화색이 만연했다.
‘설마 연기였나?’
순간 그런 생각이 들 정도였다.
“대신 이번 한 번만이야. 다음은 없어.”
“응응!”
서아가 고개를 위아래로 마구 끄덕였다.
“아싸!! 나도 미국 간다!! 흑돌아, 우리 같이 미국 가자!!”
왈왈!
흑돌이도 좋은지 펄쩍펄쩍, 뛰어올랐다.
솔직히 말하면 흑돌이 때문에 허락한 것이긴 했다.
흑돌이가 있으면 서아의 안전은 전혀 걱정이 없었으니까.
지난 번 병원에서 있었던 이예준의 테러 때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설령 갑자기 붉은 그림자가 습격한다쳐도 흑돌이는 시우가 올 때까지 충분히 버틸 수 있었다.
여러모로 시우가 활동하는데 걱정이 될 만한 건 없었다.
서아가 흑돌이를 번쩍,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총총, 걸음으로 현관문 앞까지 단숨에 뛰어갔다.
“삼순이도 같이 가자!”
끼이잉….
낑….
끼잉….
어째, 삼순이는 내키지 않은 기색이었다.
세 개의 머리 모두가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지구에 온 뒤로 문 앞에서 한 발자국도 떠나지 않았던 삼순이.
‘지하 세계에서도 밖으로 나간 적이 한 번도 없었지.’
헤라클레스한테 강제로 끌려 나간 것 빼고는 말이다.
아무래도 삼순이는 집을 지키는 게 더 좋은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서아도 포기할 수 없었던 걸까.
“아, 왜애…!”
서아가 삼순이를 한껏 끌어안으며 끈질기게 설득했다.
“같이 가자, 삼순아. 응? 가서 미국 문을 지키면 되잖아아….”
왈왈!
흑돌이까지 가세하여 삼순이를 설득했다.
아니, 설득하려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띵동.
문득 들려온 초인종 소리.
누군가 시우의 집 문을 두들겼다.
* * *
경기도 의왕에 위치한 서울구치소.
본래라면 지역명을 따라 서울구치소가 아닌 의왕구치소라 부름이 정확했다.
다만, 이곳 구치소는 서울중앙지방법원 관할의 미결수만을 수용하기에 ‘서울구치소’라 명명했다.
또한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를 수용하기에 ‘교도소’가 아닌 ‘구치소’라 불리고 있었다.
그리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서울 지역을 관할하는 법원이었다.
이에 정치인이나 재벌 등.
일명 높으신 분들이 수감되는 경우가 잦았다.
그리하여 현재 서울구치소에 송치된 한 명의 인물.
“한태산 회장님. 면회입니다.”
SH그룹의 전 회장, 한태산.
한태산은 보고 있던 신문에서 시선을 떼었다.
“면회 말인가? 나를?”
“그렇습니다.”
한태산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생각을 거듭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면회 올 사람이 없었다.
“민아는 어제 왔다 갔는데?”
설마하니 또 온 것일까?
“일단 가지.”
한태산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간수의 안내에 따라 도착한 면회실.
한태산은 그때서야 면회를 온 사람을 볼 수 있었다.
여기저기 헤져 있는 삼베옷.
하얗게 쇠어 버린 백발.
주름진 피부.
그러나 결코.
노쇠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강대한 존재감.
“구치소가 아니라 호텔이 따로 없군.”
검선(劍仙), 백선평.
백선평이 조소를 흘리며 면회실의 의자에 앉아 있었다.
“검선님께서는 어인 일이십니까.”
한태산은 의문과 반가움이 반반 섞인 표정으로 말했다.
“다 죽어 가는 나이에 감옥에 끌려갔다 하여 생사 확인차 왔거늘….”
백선평이 차분히 면회실의 풍경을 훑어보았다.
호텔이라 부를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구치소라 부를 수 없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쓸데없는 걱정이었군.”
백선평이 혀를 한 번 차 보였다.
“그래도 형식 차 물어는 봐야겠지. 수감 생활은 어떠한가.”
“뭐, 보시다시피 지낼 만은 합니다.”
한태산은 선선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사람들이 재벌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새삼 알게 되었지 뭡니까.”
서울구치소는 주로 높으신 분들이 수감되었다.
그러나 반드시 그러한 것은 아니었다.
일반인들도 서울구치소에 수감되는 경우가 잦았다.
“역시, 쓸데없는 걱정이었군.”
백선평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한태산은 재차 미소를 지으며 한태산의 앞에 자리했다.
“설마하니, 제 안부가 궁금해서 찾아오신 건 아닐 테고, 제게 하실 말씀이 있으신 겁니까?”
“…나이를 먹더니 눈치는 더 빨라졌군. 예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저도 모르게 능구렁이가 되더군요. 그래서 이렇게 수감되어 있지 않습니까.”
한태산은 눈짓으로 입고 있는 죄수복을 가리켰다.
백선평은 그런 한태산을 바라보다 쯧.
“UN에서 내게 이번 안보리 회의에 참석해 달라 부탁을 해 왔다.”
혀를 차며 곧장 본론을 꺼내었다.
“보아하니, 나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에게도 그런 부탁을 한 모양이더군.”
“다른 동료라고 하심은….”
“영웅들 말이다. 지금은 살아 있는 이들이 거의 없으니, 대부분은 그 후예들일 테지만.”
“무슨 문제가… 있는 겁니까?”
한태산은 저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려왔다.
UN이 영웅들에게 저런 부탁을 할 정도면 엄청난 일이 생겼다는 뜻이었으니까.
마계 대침공.
그와 버금가는 중대한 문제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었다.
“나도 잘은 모른다. 자세한 건 직접 가 봐야 알겠지. 하지만 알다시피 내가 가기엔 무리가 있다.”
서울의 재앙 이후로 모든 힘을 잃은 백선평.
냉정하지만 백선평은 더 이상 영웅이라 부를 수 없었다.
“해서 그 아이가 대신 가기로 했다.”
그 아이.
대상을 콕 짚지 않은 말이었다.
하지만 한태산은 그 대상이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백선평을 대신할 만한 이는 딱 한 명밖에 없었으니까.
“네 손녀딸이 자기가 꼭 가야 한다고, 어찌나 닦달을 하던지.”
음? 누구?
손녀딸?
“……?”
한태산의 고개가 저도 모르게 갸우뚱거렸다.
* * *
갑자기 이게 무슨 상황인 걸까.
상황이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걸까.
시우는 정말이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문 앞에 서 있는 한 명의 여인.
곱디고운 흑단을 빗어 놓은 듯한 고운 머릿결.
차가우면서도 청초함이 물씬 풍기는 미(美).
“채린 언니?”
서아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갑작스러운 채린의 방문에 시우와 마찬가지로 의문을 품고 있었다.
“언니가 갑자기 어쩐 일이야?”
“아, 그게….”
채린이 약간 당황하며 말을 흐렸다.
아무래도 서아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걸까.
채린이 시선을 옆으로 돌리며 말했다.
“같이 가려고.”
“같이 가? 어딜?”
“UN에.”
“UN? 설마 언니도 미국에 가는 거야?”
서아가 반가운 표정으로 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런데 누구랑?”
서아가 다시금 의뭉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채린은 슬쩍, 곁눈질하며 말했다.
“시우 오빠랑….”
멈칫.
서아의 몸이 굳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