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357)
357화.
사방으로 덮쳐 오는 크리스티안의 데스 나이트 무리.
“잔재주를…!”
다니엘이 당황하며 거대한 대검을 휘둘렀다.
그러나 데스 나이트들은 휘둘러져 오는 대검을 가벼이 피했다.
합을 맞추어 다니엘을 압박했다.
“크학…!”
그리하여 다니엘을 몰아세우고 있었다.
데스 나이트란, 죽은 기사의 영혼을 다시 불러낸 언데드다.
또한 단순히 기사라고 하여 모두가 데스 나이트가 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살아생전 뛰어난 실력을 지닌 자.
지금으로 따지면 최소 A급 이상.
그 정도의 실력자들만이 데스 나이트가 될 자격이 있었다.
그런 데스 나이트가 무려 수십에 달했다.
물론 다니엘의 실력은 무시할 것이 못 되었다.
한없이 딸리는 다니엘의 지능과는 별개로 그 실력 하나는 크리스티안도 인정하는 바였다.
그러나 다굴 앞에 장사는 없는 법.
“이런 잔챙이들이…!”
다니엘은 수십의 데스 나이트들에게 몰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다니엘을 제압하기엔 부족했다.
‘상성이 좋지 않아.’
다니엘은 윌리엄 노아의 후예다.
당연하게도 다니엘은 윌리엄 노아의 힘을 사용하고 다룰 줄 알았다.
그리고 윌리엄 노아는 미국 소속의 영웅이자 바티칸 소속의 이단심문관.
사특한 이단과 이교도들을 판결하는 자.
악(惡)을 처단하는 심판자(審判者)라.
윌리엄은 신성의 기운을 지닌 기사였다.
다만 성녀(聖女), 루도레아가 지닌 신성과는 방향성이 달랐다.
‘같은 후예끼리인 셀리나 공녀와 비교를 해야 하나.’
셀리나의 개성, 신성[神聖](S).
다니엘의 개성, 성력[聖力](S).
두 사람의 차이를 태양을 예시로 들 수 있었다.
태양은 만물을 비추는 생명의 빛이나.
때로는 만물을 불태우는 억겁의 화마이기도 했다.
셀리나의 신성[神聖](S)은 만물을 비추나.
다니엘의 성력[聖力](S)은 만물을 불태운다.
그러나 그 뿌리는 모두 같은 힘이라.
“다 꺼져!!!”
후우우웅!
데스 나이트들이 거대한 풍압에 휩쓸려 대열이 흐트러졌다.
퍼석─!
풍압에 휩쓸린 데스 나이트 일부가 날아가 소멸했다.
보다 정확히는 신성의 힘에 데스 나이트 일부가 소멸해 버렸다.
‘제기랄.’
크리스티안은 속으로 씹듯이 소리쳤다.
언데드는 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히나 데스 나이트는 더더욱 그러했다.
뛰어났던 기사의 영혼을 구하는 것부터가 하나의 벽이다.
그리고 어렵사리 영혼을 구했다 치자.
기사의 영혼이 사역이 되는 건 또 다른 문제였다.
살아생전 뛰어났다는 건 정신 또한 굳건하다는 뜻.
충성심 또한 대쪽과도 같다.
그런 기사가 과연 쉽게 사역이 될까.
어르고, 달래고, 싹싹 빌고.
아주 온갖 지랄 발광을 다 해야 겨우겨우 사역이 된다.
하여, 방금 부서진 데스 나이트 무리들.
저 데스 나이트들은 무려 3년이란 세월을 개고생하며 사역한 언데드였다.
퍼서석!
정말이지, 가슴과 마음이 찢어지는 것만 같았다.
“다 죽어!!!”
콰아아아아─!
이대로는 안 된다.
이대로 가다간 사역한 데스 나이트들이 모조리 사라져 소멸해 버릴 터.
‘내 귀한 데스 나이트들을 모두 잃을 순 없지!’
크리스티안은 다시금 사령의 힘을 끌어내었다.
사아아아아─!!
시꺼먼 어둠의 마력이 크리스티안의 손에 모여들었다.
이윽고 크리스티안이 손을 앞으로 뻗자, 어둠의 마력이 다니엘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사령술의 두 번째 힘.
부정의 기운(Negative Energy)을 다루는 음기술(陰氣術).
쏘아 낸 음기의 기운이 다니엘을 구속했다.
“또 잔재주를…!”
다니엘이 대검을 마구 휘둘렀다.
그러나 음기의 기운은 저렇게 떨쳐 낼 수 있는 종류가 아니었다.
나아가 음기는 그 자체만으로 상대에게 신체적, 영적 피해를 줄 수 있었다.
“내 몸에 무슨 짓을…!”
저주(Curse)와 약화(Vulnerability).
이 두 가지가 음기를 활용한 대표적인 방법이었다.
그러나 단순히 저주와 약화라 생각하면 안 되었다.
죽음의 기운을 지닌 음기(陰氣).
음기는 대상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었다.
해서 음기술(陰氣術)이라 함은, 대상의 생명력을 갉아먹어 죽음과 가깝게 만드는 주술이라 할 수 있었다.
그리하여 종국에는 죽음과 맞닿게 하는 주술이다.
그리고 이러한 음기술(陰氣術)의 궁극.
대상을 곧바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궁극의 주술.
살(殺).
그러나 아쉽게도.
크리스티안은 살(殺)을 날리지는 못했다.
그건 크리스티안의 스승이자 13인의 영웅인 우르슐라조차 다루지 못한 힘이다.
말 그대로 궁극의 음기술(陰氣術).
세상 모든 사령술사들이 바라마지않는 꿈과도 같은 경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크리스티안이 다루는 음기술(陰氣術)이 약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었다.
“이게 무슨…!”
죽음을 품은 음기에 다니엘이 크게 당황했다.
그로써 다니엘의 힘과 움직임이 현격히 약해지고 느려졌다.
“크윽…!”
움직임이 느려진 다니엘에게로 데스 나이트들이 달려들었다.
힘이 약해진 다니엘의 대검을 데스 나이트들이 짓눌렀다.
“이딴 잔재주 따위!”
다니엘이 일갈하며 신성을 터트렸다.
콰아아앙!
터져 나온 신성이 다니엘을 잠식한 음기의 기운을 모조리 몰아내었다.
‘상성은 극복할 수가 없네.’
크리스티안은 씹듯이 중얼거렸다.
콰앙! 콰아앙!
터져 나온 신성의 힘이 온 사방을 두들겼다.
‘어쩔 수 없나.’
아무래도 출혈 없이 끝낼 수만은 없을 것 같았다.
크리스티안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양손을 좌우로 펼쳐 뻗음에.
콰아아아아아─!
형용할 수 없는 어둠이 크리스티안에게서 소용돌이쳤다.
소용돌이친 어둠은 흩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응집되었다.
나아가 크리스티안의 몸 전체를 휘감았다.
사령술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힘.
죽음을 품은 영적 존재를 다루는 사사술(使死術).
사아아아아─.
스산한 죽음의 기운이 공간을 훑는다.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공포가 내려앉는다.
이윽고 크리스티안을 휘감았던 어둠이 흩어진다.
유령처럼 희미한 존재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
뼈만 남은 앙상한 그림자의 형상.
긴 로브에 가려진 얼굴.
마치 새벽 먹구름에 숨어 있는 것만 같은 모습.
죽음을 거두는 자, 사신(死神).
그의 손에는 거대한 낫이 들려 있었다.
마치 죽음을 수확하듯.
거대한 낫이 다니엘을 향해 휘둘러졌다.
서걱! 서거걱!
들려오는 섬뜩한 절삭음.
“끄아아아악!!!”
다니엘의 사지가 모두 절단되어 떨어져 내렸다.
* * *
사지가 모두 절단된 다니엘.
땅을 디딜 발이 사라진 다니엘의 몸이 바닥으로 허물어졌다.
무언가를 붙잡고 싶었지만, 잘린 팔만이 허우적거릴 뿐이었다.
털썩.
다니엘의 몸이 허망하게 쓰러졌다.
그와 동시에 휘청!
“크흑…!”
크리스티안의 몸이 일순간 휘청거렸다.
잔뜩 충혈된 눈.
이윽고 두 눈 사이로 피눈물이 흘러 내렸다.
코의 점막이 터지며 코피가 주르륵, 떨어져 내렸다.
“하아…! 하아…!”
크리스티안의 숨이 거칠어지며 심장이 쿵쿵, 거세게 뛰었다.
사령술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힘.
죽음을 품은 영적 존재를 다루는 사사술(使死術).
사사술(使死術)은 영적 존재를 불러들여 몸에 빙의시키는 기술이었다.
그리하여 빙의된 영적 존재의 힘을 빌려 쓰는 힘이었다.
그리고 어떤 영적 존재를 불러오냐에 따라 그 힘은 천차만별.
“사신은… 좀 무리였나….”
크리스티안은 사신을 불러 사신이 지닌 죽음의 힘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러나 사신의 존재를 온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허나, 살아 있는 존재가 죽음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는 없는 노릇.
“쿨럭…!”
그 대가는 가히 죽음과도 같았다.
파르르, 떨려 오는 몸.
그러나 어쩔 수가 없었다.
다니엘을 완벽하게 제압하려면 사신(死神)급은 불러와야 했었으니까.
“커헉…!”
크리스티안은 입을 틀어막아 쏟아지는 핏물을 삼켰다.
진탕되고 망가진 내부.
적어도 두어달은 요양해야 할 중상이었다.
여기에 소멸한 데스 나이트들까지 생각하면….
“제, 기랄…!”
정말이지 뼈아픈 손해이자 손실이었다.
그래서일까.
“살아 있어야… 할 텐데….”
크리스티안은 간절히 빌고 또 빌었다.
다름 아닌 다니엘에게 겁박당하던 두 동양인 남녀.
그리고 지금은 아무런 움직임을 내보이지 않는 동양인 남녀.
만일 이 남녀가 죽었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크리스티안은 그저 헛수고만 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살아 있어라. 제발….”
크리스티안이 두 동양인의 생사를 확인하려던 바로 그때였다.
“크크크크크큭….”
기분 나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그건 두 동양인 남녀에게서 들려온 것이 아니었다.
천천히 뒤돌아본 시선.
“크크크크크….”
다니엘이 웃고 있었다.
다니엘은 바닥에 널브러져 움직이지 않았다.
정확히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움직이고 싶어도 팔다리가 잘려 있었으니까.
“크하하하하하하!!”
그러니 그저 미친놈처럼 웃고 있을 뿐이었다.
‘저 새끼는 죽지도 않네.’
뭐, 사실 예상했던 일이긴 했다.
다니엘의 개성, 성력[聖力](S).
다니엘은 어느 정도 치유의 힘을 사용할 수 있었으니까.
해서 사지 잘린 것 정도야 죽을 정도의 부상은 아니었다.
“크하하하하하하!”
그렇다고 저렇게 웃어 제낄 부상도 아니긴 했다.
딱 보아하니….
‘미친놈.’
정신이 나가 버린 모양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건 아닌 것 같았다.
‘처음부터 제정신이 아니긴 했지.’
그러니 이런 미친짓을 벌이지 않았는가.
그저 다니엘이 다니엘하고 있다.
그렇게밖에 생각될 뿐이었다.
‘마음 같아선 죽이고 싶지만….’
그랬다간 미국이 어떤 개지랄을 할지 몰랐다.
크리스티안은 스위스를 대표하는 몸.
이는 자칫 국제 문제로 번질 수 있었기에 섣불리 행동할 수가 없었다.
더하여 윌리엄 노아의 눈치 또한 보였다.
아무리 크리스티안이라도 윌리엄 노아는 어찌할 수가 없었다.
그러니 뭐, 어쩌랴.
사지만 자른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크리스티안은 신경을 끄고는 몸을 돌렸다.
하지만 다시 뚝.
뒤돌아선 몸을 멈춰 설 수밖에 없었다.
“크하하하하하하하!!!”
바닥에 널브러져 미친놈처럼 웃고 있는 다니엘.
그런 다니엘을 중심으로 사악한 기운이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지금까지 다니엘의 힘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힘.
그 힘은 다니엘을 휘감아 떠오르고 있었다.
“무슨…?”
그런 의문이 드는 것도 잠시.
잘린 다니엘의 팔다리가 재생되었다.
아니, 아니다.
저건 재생이 아니었다.
“불사화…?”
불사화(不死化).
강력한 사령술사가 스스로를 언데드로 만드는 주술.
자신의 육체에서 생명력을 완전히 제거하여 죽음을 도려내는 금단의 주술.
그로써 탄생하는 존재, 리치(Lich)
불사화가 된 사령술사를 일컬어 리치(Lich)라 칭했다.
“어떻게…?”
크리스티안은 믿을 수가 없었다.
말이 불사화고 어쩌고 했다만 이는 해서는 안 되는 주술이었다.
금기 혹은 금단과 같은 윤리를 들먹이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해서는 안 되는 금단의 주술이었다.
불사화는 자신의 육체에서 생명력을 제거한다.
혼(魂)과 백(魄).
영혼을 구성하는 두 본질.
이 중 육체에 해당하는 백(魄)을 강제로 떼어 낸다.
그리하여 홀로 남은 혼(魂)을 다른 물건에 담아 둔다.
라이프 포스 베슬(Life Force Vessel).
그렇게 혼(魂)이 사라진 육체, 백(魄)은 생명체의 특성을 잃어버린다.
생명이 없으니 죽음조차 없다.
그러니 그저 무한히 재생하고, 무한히 움직일 뿐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이론적으로 그렇다는 뜻이다.
불사화는 실현 가능한 주술이 아니다.
불사화 시전과 즉시 생명력이 박탈당한다.
그러니 인간에게 허락된 주술이 아니라 할 수 있겠다.
설령 허락되었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갑자기 또 단번에 할 수 있는 주술이 결코 아니다.
우르슐라도 시도조차 하지 않은 금기의 주술.
당연하게도 주술의 ‘주’자도 모르는 다니엘이 시전할 수 있는 주술이 아니다.
“그런데 대체….”
크리스티안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그리하여 현상 세계의 이면을 볼 수 있는 눈, 영안(靈眼).
“이건…!”
크리스티안은 볼 수 있었다.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다.
“악마…?”
악마 같은 놈이라는 뜻의 비유적인 표현이 아니다.
진짜 악마가 다니엘의 몸속에 자리매김하고 있었다.
그런데 영웅의 후예가 악마를 품고 있다니?
하물며 크리스티안의 사령들로도 감당할 수 없는 악마였다.
사령들 위에 군림하는 진짜 지옥의 군주.
“윌리엄, 대체 무슨 짓을….”
콰아아아아─!!
다니엘을 휘감던 악(惡)의 기운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그리하여 떠오르는 하나의 형상.
히죽.
그건 다니엘도, 인간도 아닌 무엇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