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359)
359화.
던전 전체가 들썩이는 충격.
다니엘의 정신이 크게 뒤흔들렸다.
푸확!
전신으로 새빨간 피가 솟구쳐 뿜어져 올랐다.
【……?】
그리고 그때까지도 다니엘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생각이 하나로 이어지지 못한다.
드문드문, 사고가 끊어지며 흐름이 이어가질 않는다.
그저 허공을 부유하고 있다는 감각만이 느껴질 뿐.
그리고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땐.
콰당탕!
다니엘의 몸이 거칠게 땅에 박히며 튕겨 올랐다.
전신을 후드려 패는 통증에 다니엘은 그때서야 상황을 인지할 수 있었다.
다니엘의 피로 물든 두 눈이 자연스레 한쪽으로 향했다.
그리하여 보이는 어떤 한 존재.
….그래.
저건 어떤 존재였다.
그건 치명적인 공포와도 같았다.
소름 끼치는 두려움과도 같았다.
보이는 모습은 분명 인간이었다.
그러나 인간이라 말할 수 없었다.
인간이라 정의할 수 없는 무엇.
그러니 어떤 존재라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다니엘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봄에 뒤틀려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설마하니, 방금 일격으로 이렇게 만들었다는 건가?
확실하다.
이건 도무지 인간이라 설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감각 끝으로 엄습해 오는 죽음의 공포.
【……인정 못 해.】
그렇기에 인정할 수 없다.
지금 다니엘의 전신에 흐르는 힘.
모든 걸 할 수 있는 가히 신(神)과 같은 이 힘.
덜덜….
이 힘을 가지고도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나는 인정 못 해!!】
날 선 다니엘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검은 마력이 사방으로 넘실거린다.
넘실거린 마력이 이내 밀가루처럼 반죽되었다.
반죽된 마력이 검의 형상을 갖추며 온 사방으로 떠올랐다.
공간을 빼곡히 채운 수만 개의 검들.
【죽어!!!!】
다니엘의 고함과 함께 일시에 시우를 향해 쏘아져나갔다.
그 순간.
“그건 이유가 되지 않아.”
나지막한 시우의 말이 들려온다.
침착하고 차분한 목소리.
그러나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키이이잉─!!
시우의 두 눈으로 푸른 광채가 터져 나왔다.
사방으로 마력이 부풀었다.
부푼 마력을 동반한 새하얀 빛이 사방으로 터져 나왔다.
꽈아아아앙!!!
빛이 앞선 풍경을 찢어발겼다.
덮쳐오는 수만 개의 검들이 삽시간에 소멸된다.
공간 전체를 휩쓸어 버리는 힘.
도무지 인간이라 볼 수 없는 무력(武力).
인간이라 말할 수도 없는 폭력(暴力).
그렇기에 이를 정의할 수 있는 단 하나의 개념.
무신(武神).
【무, 무슨…!!】
다니엘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질려 갔다.
꽈지직!
다니엘을 담고 있던 공간이 우그러졌다.
그것에는 어떠한 전조의 증상이 없었다.
공간 자체를 격하며 시공간을 간섭할 뿐이다.
또한 이것에는 원인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니 아무런 반응 또한 할 수가 없다.
다니엘의 몸이 깡통처럼 반으로 우그러졌다.
어째서…? 라는 의문.
꽈아앙!
시우의 회축이 뒤늦게, 다니엘이 있던 공간을 강타했다.
【커허헉…!】
고통에 찬 다니엘의 신음이 뒤늦게 들려온다.
보이지도 않았다.
인지의 영역이 따라가질 못한다.
정신을 차렸을 땐, 시우의 주먹이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대체 언제…?
콰아아앙─!!
생각이 그 이상으로, 뻗질 못한다.
* * *
‘미친….’
크리스티안은 속으로 중얼거렸다.
마음 같아선 목소리로 내뱉고 싶었다.
하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빠아아악─!
…차마 그럴 용기가 나질 않았다.
솔직히 말하면 이 정도일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시우의 강함이 압도적일 거라고는 생각했었다.
그러나 이렇게나 압도적일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불사화도 소용이 없다고…?’
불사화가 진행된 다니엘.
그러나 시우의 압도적인 폭력 앞에선 불사화조차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죽음의 힘을 사용하는 것 같지는 않은데….’
보다 정확히는 시우가 죽음의 힘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었다.
‘설마, 죽음을 다루지 못하는 건가?’
아무래도 그런 것 같았다.
죽음을 거느리고 지배하고 있으나,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만일 저걸 제대로 통제한다면….’
그야말로 살아 있는 죽음이라.
상상만 해도 크리스티안의 몸이 절로 떨려 왔다.
‘다니엘, 저 병신은 무슨 생각이었던 건지 원.’
애초에 되도 않는 싸움.
늑대와 호랑이가 싸운다면 높은 확률로 호랑이가 이길 것이다.
그러나 혹시…? 하는 가능성은 있었다.
늑대가 호랑이를 이긴다는 일말의 가능성은 존재했다.
늑대는 호랑이의 목덜미를 물 수 있는 충분한 저력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토끼와 호랑이가 싸운다면 어떠할까.
다람쥐와 호랑이가 싸운다면 어떠할까.
아니, 다람쥐도 아니다.
뻐어엉!
딱정벌레.
다니엘은 그저 호랑이 앞에 선 딱정벌레 한 마리에 지나지 않았다.
‘진짜 무슨 생각이었던 거야.’
지능이 심히 딸린다고 밖에 말할 수가 없었다.
지능이 딸린다고 말할 것도 아니었다.
그냥 지능이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니 그저 다니엘이 다니엘 했다.
그렇게밖에 정의할 뿐이라.
【크학…!】
비명과 함께 다니엘의 몸이 땅으로 처박혔다.
짓뭉개진 다니엘의 육체는 곤죽이 되어 있었다.
시우가 무슨 짓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만, 다니엘은 더 이상의 재생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시우는 곤죽이 된 다니엘을 한 손으로 잡아 들어 보였다.
‘끝났네.’
크리스티안은 가만히 눈을 돌렸다.
차마… 용기가 나질 않았다.
이후에 펼쳐질 끔찍한 광경을 볼 자신이 없었다.
크리스티안은 황급히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그렇게 옆으로 돌린 시선.
‘…음?’
크리스티안의 시야로 누군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저 멀리, 이쪽을 향해 걸어오는 또 다른 존재.
“다, 당신은….”
크리스티안의 두 눈이 크게 떠졌다.
* * *
시우는 무언가가 다가오고 있음을 느끼고 있었다.
애초에 모를 수가 없었다.
지금 피부 끝을 찔러 오는 듯한 압박감.
딱히 의도가 있는 압박감은 아니었다.
그저 그의 존재를 인지한 것만으로 시우가 느끼고 있는 압박감이었다.
실로 강대하고도 강력한 존재.
이런 기척을 모른다는 게 말이 될까.
시우는 존재감이 느껴지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가장 먼저 보인 건 당황하는 크리스티안이었다.
“다, 당신은….”
크리스티안은 당황을 넘어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시우는 크리스티안을 지나쳐 시선을 던졌다.
그리하여 시우가 느끼고 있는 압박감의 정체를 마주할 수 있었다.
“미안하지만 내 부탁 하나만 합세.”
심판자(審判者), 윌리엄 노아.
윌리엄이 천천히 시우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윌리엄의 등에는 커다란 대검이 매여 있었다.
시우의 키를 훌쩍 넘는 크기는 보기에도 심히 버거워 보였다.
그러나 윌리엄은 전혀 문제가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언제, 어느 때든.
시우를 향해 휘둘러져 올 위압감만을 풍기고 있을 뿐이었다.
터벅.
윌리엄이 적당한 거리에서 발걸음을 멈춰 섰다.
시선이 시우를 향함에 시우가 틀어쥐고 있는 다니엘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 제자를 놓아줄 수 있겠나?”
시우는 잠시 시선을 내려 다니엘을 바라봤다.
다니엘의 얼굴은 곤죽이 되어 형체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럼 지금까지 있었던 일들은 모두 용서해 주겠네.”
윌리엄이 재차 말을 이었다.
그리고 시우는 코웃음도 새어 나오지 않았다.
“용서는 피해자가 하는 겁니다. 가해자가 아니라.”
시우는 다니엘을 움켜쥔 손에 힘을 주었다.
숨통이 조여지며 다니엘의 생명이 서서히 꺼져 갔다.
윌리엄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방금 말은 사과하네.”
윌리엄이 표정을 풀며 실수했다는 어투로 말해 왔다.
하지만 시우는 손에서 힘을 풀지 않았다.
꽈드득!
되려 힘을 더해가며 다니엘의 숨통을 조였다.
윌리엄의 표정이 다시금 순식간에 굳어졌다.
“…사과한다고 하지 않았나.”
시우는 대꾸도 하지 않았다.
그저 꽈드드득!
다니엘의 목을 비틀어 꺾어 버릴 뿐이었다.
목이 꺾인 다니엘이 축, 늘어졌다.
시우는 다니엘을 아무렇게나 집어 던졌다.
철푸덕.
힘없이 널브러지는 다니엘.
시우는 무심하게 시선을 떼었다.
그리고는 딱딱하게 굳어 있는 윌리엄을 바라보며 말했다.
“저도 사과드립니다.”
윌리엄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저 딱딱하게 굳어 버린 얼굴로 시우를 바라볼 뿐이었다.
잠깐의 정적.
“죽었나?”
윌리엄이 물어 왔다.
“글쎄요, 아시다시피 인간이 아닌지라. 저도 확신할 순 없네요.”
시우는 다시 시선을 내려 널브러진 다니엘을 바라봤다.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다니엘은 아직 살아 있었다.
꺾인 목을 재생하여 일말의 숨을 붙이고 있었다.
확실히, 이건 더 이상 인간이라 부를 수가 없었다.
시우는 다시 시선을 돌려 윌리엄을 바라봤다.
“대체 무슨 생각이셨던 겁니까.”
윌리엄은 또 답이 없었다.
답이라는 걸 할 생각이 없는 걸까.
윌리엄은 두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을 뿐이었다.
한동안 정적이 이어졌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났을까.
윌리엄이 천천히 눈을 떠 보였다.
“어리숙한 제자의 일이네.”
제자의 일.
저도 모르게 실소가 새어 나왔다.
“그건 윌리엄 님과는 관계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습니까?”
윌리엄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이제 와 꼬리를 자르시겠다라….”
이어진 시우의 말에도 윌리엄은 답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번엔 행동을 내보였다.
윌리엄이 천천히 등에 매여 있는 커다란 대검을 꺼내 들었다.
그 순간, 급변하는 기세.
“스승으로서 그냥 물러날 수가 없다는 말이라네.”
콰아아아아아─!!
실로 흉악한 기세가 윌리엄을 중심으로 터져 나왔다.
압박감은 더욱 거세져 시우의 전신을 짓눌러 왔다.
확실히.
다니엘과 비교할 것이 못 되었다.
과거, 인류를 종말의 벼랑 끝으로 몰아넣었던 마왕.
마르바스보다 상위 격의 악마.
지옥의 최초 군주, 바엘(Bael).
윌리엄은 그런 바엘을 베어 냈던 13인의 영웅 중 한 명이다.
진짜 영웅.
후예와는 차원 자체를 남달리 했다.
그렇기에 없었다.
윌리엄과 비교할 수 있는 존재는 없었다.
오로지 같은 13인의 영웅만이 견줄 수 있을 뿐이었다.
하여, 붉은 그림자.
지금의 윌리엄은 붉은 그림자와 감히 견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말하겠네. 내 제자를 놓아주게.”
윌리엄의 기세가 더욱더 거세졌다.
그 모습은 마치 흉악한 맹수가 이빨을 드러내는 것만 같았다.
그 누가 이 기세 앞에 제정신을 유지할 수 있을까.
오직 시우만이 윌리엄의 기세에 억눌리지 않을 뿐이었다.
“거절한다면 어쩌실 겁니까?”
“그럼 하는 수 없겠지.”
윌리엄이 차분히 대검을 들어 보였다.
그러나 더해지는 기세는 전혀 차분하지 않았다.
“젊은 영웅을 잃는 수밖에.”
콰콰콰콰콰─!!
윌리엄을 중심으로 터져 나오는 마력.
그 크나큰 마력에 주변의 공간마저 일그러졌다.
저릿저릿한 피부는 마치 마비라도 된 것만 같았다.
쉬이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압박감이 느껴진다.
바로 그 순간.
촤라락.
기묘한 소리가 들려오며 시우의 손과 발에 권갑과 각반이 장착되었다.
그리고를 잠시.
“해 보시든가.”
시우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 * *
센트럴 파크 북쪽에 위치한 한 지역.
“여깁니까?”
에드워드가 묻자 루리코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에드워드는 다시 시선을 돌려 주변을 훑어보았다.
빼곡한 풀숲과 울창한 나무들.
이게 어딜 봐서 공원이라는 걸까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다시 한번 공원(Park)이라는 정체성에 대해 의구심이 피어나는 풍경.
우우웅….
그 안으로 게이트 하나가 일렁거리고 있었다.
크리스티안이 남긴 흔적의 마지막.
루리코의 추적이 정확하다면 저 안에 크리스티안과 다니엘이 있었다.
해서 당장이라도 들어가 확인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에드워드는 섣불리 움직일 수가 없었다.
“던전이 왜….”
그도 그럴 것이 던전의 상태가 심히 이상했으니까.
우우웅…!!
던전의 게이트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심히 떨리고 있었다.
에드워드가 알기로 이러한 증상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였다.
“던전 브레이크?”
던전 브레이크(Dungeon Break).
던전의 마력이 비틀릴 때 발생하는 전조 증상이 딱 저러했다.
그리고 이러한 던전 브레이크는 크게 두 가지의 결과를 초래한다.
던전의 마력이 터지는 던전 폭발.
던전 안의 몬스터들이 튀어나오는 던전 쇼크.
하여, 지금 보이는 증상이 의미하는 현상.
“던전 폭발….”
다름 아닌 던전 폭발이었다.
이러한 던전 폭발은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었다.
또한 예측조차 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이렇게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던전 폭발이긴 했다.
“아뇨, 던전 폭발과는 반응이 달라요.”
누군가 말해 왔다.
대마법사, 알베르토의 제자 안젤리카.
안젤리카의 두 눈이 일렁거리는 게이트를 유심히 살폈다.
“이건 마치 던전 내부의 마력이 붕괴되는 듯한….”
딱 거기까지 말했을 때였다.
쑤욱.
일렁거리는 게이트에서 무언가 튀어나왔다.
“젠장! 젠장!! 젠장!!! 제엔장!!!”
그리고 들려온 목소리.
“크리스티안…?”
크리스티안이 허겁지겁 게이트에서 뛰쳐나왔다.
또한 크리스티안은 웬 동양인 남녀를 들쳐 메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싶은 생각도 잠시.
“윌리엄, 이 늙은이는 죽을 거면 혼자 나가 뒤질 것이지!!”
크리스티안이 의미를 알 수 없는 욕지거리를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