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36)
36화.
바닥에 숙인 헤라클레스의 고개는 들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혹시 머리가 땅바닥에 박혀 버린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아무리 갑과 을의 위치가 역전되었다 한들 과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시우는 헤라클레스가 저러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앞으로도 계속 재밌는 영상 컨텐츠 알려드릴게요.”
[저, 정말입니까 선생님?!]아니나 다를까 헤라클레스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것도 모자라 화면 가까이 얼굴을 들이밀어보였다.
실제로 만났더라면 저 근육에 압살될 뻔한 상황.
시우는 고개를 작게 흔들고는 입을 열었다.
“단. 신투술은 가르쳐주셔야 해요.”
[아이고! 여부가 있겠습니까, 선생님.]헤라클레스가 일말의 고민도 없이 답을 해보였다.
고민은 개뿔이 무슨.
참말로 다행이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헤라클레스의 비급이라 부를 수 있는 신투술(神鬪術).
당연히 다른 이에게 가르쳐주기란 쉽지 않은 일이거늘.
‘구독자가 그렇게 중요한가?’
처음엔 돈 같은 개념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헤라클레스의 반응을 보니 그런 개념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닌 것 같았다.
문득 드는 호기심.
“구독자 수가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거죠?”
시우가 묻자 헤라클레스가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는 골똘히 생각하는 듯 하더니.
[그게 그러니까 음… 일종의 믿음이라고 해야할까요.] [저희들이 지닌 신격은 다른 존재들의 믿음으로 형성됩니다.] [하여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면 알려질수록….]그러면서 헤라클레스가 뭐라뭐라 설명을 이어나갔다.
저번보다 훨씬 상세해진 설명.
정확히는 이제야 설명다워진 설명이었다.
어째, 시우를 대하는 태도가 회원님에서 주인님으로 변한 것만 같았다.
시우는 가만히 헤라클레스의 설명을 들었다.
그리고.
‘복잡하네.’
금방 귀를 닫아버렸다.
아니, 뭐가 저리 복잡하단 말인가.
궁금해서 물어보긴 했다만 저렇게까지 자세히 알고 싶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신격이니 뭐니.
시우와는 별 상관도 없지 않은가.
해서 시우가 이해한 것은 이것.
‘구독자가 많으면 신의 위상이 높아지는 건가.’
말 그대로 신격(神格)이 높아지는 것.
대충 그런 의미인 것 같았다.
자세히 파고들면 조금 다른 의미인 것 같긴 했다만….
굵직한 개념으로는 얼추 맞는 것 같았다.
그러니까 결국.
[선생님은 정말 제 은인이십니다요.]헤라클레스가 시우에게 저러는 이유가 있다는 말이었다.
손바닥을 싹싹, 비비며 눈치를 보는 헤라클레스.
그럴 때마다 꽈득, 꽈드드득!
근육이 비벼지며 괴이한 소리가 들려왔다.
‘나 참.’
시우는 저도 모르게 실소가 새어나왔다.
뭐, 어쨌든.
“신투술을 가르쳐 주실 거죠?”
[물론입죠!]고개를 마구 끄덕이는 헤라클레스의 모습에 시우는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동안 시우가 싸워온 방식은 단순한 힘자랑에 지나지 않았다.
압도적인 힘을 바탕으로 대상을 짓뭉개버리는 방식.
괴력[怪力](SS)을 하나의 무기로 비유하자면 템빨이라 할 수 있었다.
전투에 있어서 템빨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그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템빨을 어떻게 활용하냐는 것이었다.
같은 무기라도 어떻게 다루냐에 따라 해당 무기의 위력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괜히 검술, 창술, 봉술이라는 개념이 정립된 것이 아니었다.
그 중에서도 최상급이라 불리는 검술, 창술, 봉술.
단순한 막대기로도 진검을 꺾어내는 절세무공이라 할 수 있었다.
세계적인 헌터들 중 중국 문파 소속이 많은 이유도 이러했다.
해서 많은 헌터들이 상급의 무공들을 찾으려 애쓴다.
그러나 당연하게도 쉽게 구할 수가 없었다.
상급만 되어도 ‘비급(秘笈)’이라 불리며 세상에 공개되지 않는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구할 수가 없었다.
한채린도 마땅한 상급의 무공을 배우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
어쨌든.
시우가 배우려고 하는 헤라클레스의 신투술(神鬪術).
여기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냥 헤라클레스라는 이름 하나로 모든 설명이 종결지어졌다.
최상급을 아득히 넘어 신(神)급의 무공이라 할 수 있었다.
“미노타우로스 뿔도 단김에 뽑아 찢어버리랬다고. 바로 가르쳐주시죠.”
이 어찌 떨리지 않을 수 있단 말인가.
[아유! 그럼요!] [바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선생님.]“그보다 말씀 편하게 하세요.”
[그, 그래도 됩니까…?]“그럼요. 어떻게 보면 스승과 제자 관계인데요. 저도 그게 더 편합니다.”
말마따나 헤라클레스에게 배우는 입장.
갑과 을의 관계는 변함없었으나 그 을이 무려 헤라클레스였다.
어찌 함부로 대할 수 있을까.
여러모로 이쪽이 더 편했다.
[좋아. 그럼 그러도록하지.]헤라클레스는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헤라클레스.
물론 그러면서 은근슬쩍, 시우의 눈치를 보기는 했다.
시우는 피식, 웃음을 흘리는 것으로 그 답을 대신해보였다.
[자! 그럼 신투술을 배우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을 알려주겠다.] [정확히는 가장 먼저 단련을 해야할 근육.]헤라클레스는 손가락으로 척!
화면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바로 뇌 근육이다!]꾹.
바로 영상을 끊어버렸다.
“누굴 놀리는 것도 아니고.”
하여간, 근육 고래 아니랄까봐.
뇌까지 근육으로 들어차 버린 모양이었다.
* * *
[죄송합니다 선생님.]헤라클레스는 무릎을 꿇고 고개를 바닥에 쳐박았다.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도게자.
말투도 어느샌가 존댓말로 돌아와 있었다.
시우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무심한 눈빛으로 화면 너머의 헤라클레스를 바라볼 뿐이었다.
스승과 제자이지만 여전히 갑은 시우였다.
[그… 생각하시는 그런 의미가 아니오라… 그러니까 그게….]헤라클레스가 어쩔 줄 몰라 하며 당황해 보였다.
[아무래도 설명보다는 직접 보여 드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그러더니 헤라클레스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를 하려는 걸까.
싶은 생각이 들던 찰나.
콰지지지지직!
헤라클레스를 담고 있던 공간이, 괴악하게 일그러졌다.
그것은 분명 화면 너머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었다.
시우와는 전혀 상관없는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었다.
“크윽…!”
그러나 시우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이해…할 수가 없다.
눈으로 담고 있는 화면의 풍경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마주하는 현상의 본질을 꿰뚫는 힘, 통찰력(S+).
그 힘조차, 지금 보이는 현상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상식과 인지를 아득히 넘어서는 초월의 힘.
화면 너머, 헤라클레스가 정권을 내지른다.
꽈르르릉!!!
알 수 없는 뇌운이 휘몰아치며 공간이 찌그러진다.
소리가 사라지고, 풍경의 색이 흐려진다.
만물의 형체가 흐릿해지는 듯한 착각.
“이, 이게 무슨….”
시우는 당황스러운 심정을 감출 수가 없었다.
꽈아아아아─!!
헤라클레스는 움직임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다.
시우의 눈에는 헤라클레스의 움직임이 단 한 장면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피부 끝으로 느껴지는 이 위압감.
설명할 길이… 없었다.
이 힘을 정의내리는 개념이 존재하지를 않는다.
세상 전체를 으스러뜨려버릴 것만 같은 거대한 살의의 파동.
단위를 아득하게 초월한 소름끼치는 힘의 근원.
그렇기에 존재하지 않는.
존재할 수도 없는.
아득한 너머의…!
“끄윽…!”
시우는 그 이상으로 생각을 이어나갈 수 없었다.
깨질듯한 두통에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그리고 바로 그때.
띠링!
[헤라클레스 신투술[神鬪術](SSS)을 견문했습니다.> [괴력[怪力](SS) 숙련도가 크게 상승합니다.> [괴력[怪力](SS) 숙련도 3.61%[+1.1%]>괴력 숙련도는 고작해야 0.01%씩 오르던 숙련도였다.
헤라클레스 개인 PT 이후에나 0.1%씩 오르기 시작했다.
그런데 1.1%였다.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수치였다.
심지어 단순히 신투술을 본 것만으로 오른 수치가 저 정도였다.
실로… 말이 안되는 일이다.
무엇보다 가장 상단에 떡하니 떠올라있는 알림창.
[헤라클레스 신투술[神鬪術](SSS)을 견문했습니다.>SSS등급.
시우는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보다시피… 선생님께서 버티실 수가 없습니다.]이윽고 헤라클레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우는 여전히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런 시우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헤라클레스가 재차 말을 이어나갔다.
[이런 말씀을 드리기 조심스럽습니다만….] [영혼의 격이 부족하다고 해야할까요.] [신투술을 사용하시면 선생님의 정신이 먼저 붕괴가 됩니다.] [해서 선생님께서는 뇌 근육을 먼저 키우셔야 합니다.]시우는 그때서야 헤라클레스가 말한 ‘뇌근육’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다.
고상하게 표현하면 영혼의 격.
직관적으로 표현하면 멘탈.
정리하자면 신투술을 버틸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이 필요하다는 말이었다.
“그럼… 처음부터 그렇게 말씀하셨으면 되었잖아요.”
[하하… 제가 말주변이 좀 없다보니….]헤라클레스는 멋쩍은 듯 머리를 긁적였다.
방금 전, 초월적인 장면을 만든 사람이라고는 도무지 생각되질 않았다.
시우는 몇 번 심호흡을 반복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회복되는 정신에 다시 헤라클레스에게 물었다.
“한마디로 제 정신 상태가 썩어빠졌다는 말씀이신거죠.”
[아뇨, 아뇨. 선생님.] [그걸 왜 그렇게 말씀하십니까.] [선생님만큼 훌륭하신 분이 어딨다고요.] [다만, 선생님 같은 샌님은… 아니.] [제 신투술이 워낙에 무식한 터라 선생님 같은 훌륭하신 분은 받아들이기가 어렵다는 말씀입니다.]헤라클레스는 화들짝 놀라며 와다다, 말을 내뱉었다.
막말로 시우가 헤라클레스랑 싸우면 1초도 안 돼서 쳐발릴 터였다.
1초가 뭔가.
눈빛만으로 제압당할 것 같았다.
이른 바 눈빛컷.
농담이 아니라 진짜 그럴 것 같았다.
그런 헤라클레스가 선생님, 선생님 하며 극존칭을 하고 있으니 원.
기분이 꽤나 오묘했다.
이래도 되나 싶기도 했지만 어쨌든.
한마디로 강인한 육체는 기본 소양.
덩달아 강인한 정신력 또한 필수적이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강인한 육체가 괴력[怪力](SS)을 의미한다면, 강인한 정신력도 그에 버금하는 것을 의미한다는 뜻이었다.
그런데 SS등급이 뉘집 개이름도 아니고.
사실상 불가능의 영역이라 봐도 무방했다.
왜 헤라클레스가 처음에 안 된다고 했었는지 대번 이해가 갔다.
하지만 이제와 포기할 수는 없었다.
눈으로 봐버렸으니까.
감히 정의를 내릴 수 없는 장면을 똑똑히 목도해버렸으니까.
무엇보다 등급이 자그마치 SSS등급이다.
저걸 어떻게 포기한단 말인가!
“그래도 제가 배울 수는 있는 거죠?”
[원래라면 불가능합니다만, 선생님이라면 충분히─.]“말씀 편하게 하세요.”
[아, 네. 음. 그래.]헤라클레스는 헛기침을 해 보이고는 말을 이었다.
[네 상황이라면 충분히 가능성 있어.]“제 상황이라 하심은….”
[너는 우리들의 힘을 얻을 수 있으니까.]“아.”
시우는 그때서야 헤라클레스의 말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신투술을 배울 수가 없었다.
아니, 웬만한 신들이라도 불가능한 일이라 할 수 있었다.
헤라클레스의 괴력.
그를 뒷받침하는 강인한 정신력까지.
이는 신들조차 감히 닿을 수 없는 경지라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우는 신들의 채널을 구독할 수 있었다.
그로써 각기 다른 신들의 힘을 습득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뇌 근육.
즉, 멘탈에 특화된 신들의 힘을 얻을 수 있었다.
[내가 추천하는 건 공 선생님의 채널이야.]“공 선생님이라면….”
시우는 헤라클레스가 말한 공 선생님이 누군지 잠시 생각했다.
공씨 성을 사용하는 인물.
헤라클레스가 알고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인물.
동시에 헤라클레스의 신투술[神鬪術]에도 끄떡하지 않을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
“설마 공자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공자밖에 없었다.
유학의 창시자이자 유교의 시초.
세계 3대 성인.
예수, 석가모니, 공자.
그 반열에 당당하게 오른 존재.
아니나 다를까 헤라클레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시우 또한 충분히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공자의 정신력이라면 헤라클레스의 신투술을 버틸 수 있을 터였다.
괜히 세계 3대 성인이라 불리는 건 아니었으니까.
같이 이름을 올린 존재가 무려 예수와 석가모니였다.
여기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애초에 헤라클레스가 직접 추천해주지 않았는가.
그런데 헤라클레스랑 공자라니.
좀처럼 매치가 되질 않는 조합이긴 했다.
하지만 뭐.
여기 갓튜브는 제정신으로 이해해서는 안 되는 곳이었다.
어쨌든 공자라면 큰 문제는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어….”
시우에게는 크나큰 문제점이 있었다.
‘구독권이 없는데.’
남아있는 구독권이 없다는 것.
물론 구독권이 없어도 공자 채널을 구독할 수는 있었다.
채널의 멤버십을 가입함으로써 공자의 개성을 습득할 수도 있었다.
그러니까.
‘멤버십을 또 가입해야 한다는 뜻…?’
그 정신 나간 월 구독료를 지불하면서?
시우는 벌써부터 정신이 아찔해지기 시작했다.
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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