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376)
376화.
「끄아아아아악!」
신(神)의 존재가 크게 뒤흔들리며 시공간이 격동했다.
신(神)의 비명이 커져 갈수록 그의 존재가 서서히 옅어졌다.
동시에 아담의 존재 또한 서서히 흐릿해져만 갔다.
「네 뜻대로…! 네 뜻대로 될 것 같으냐, 아담!」
콰아아아아─!!!
신(神)의 분노가 아담을 덮쳤다.
아담이 뒤를 돌아보며 입을 벙긋거렸다.
그러나 그 목소리와 의지가 채 들려오기도 전.
사아아아─.
아담의 존재가 신기루처럼 사라져 소멸했다.
더 이상 아담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의 모습 또한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아담은 소멸했다.
하지만 아담이 남긴 의지는 소멸하지 않고 남아 무신의 눈앞에 떠올라 있었다.
아담이 사라진 자리에 떠오른 백색의 구체.
무신은 백색의 구체를 향해 몸을 움직였다.
그 순간.
「그렇게 둘 것 같으냐!」
신(神)의 존재가 시공간 전체를 드리우며 무신을 압박했다.
[“크윽…!”]실로 어마어마한 존재감이 내리 눌렀다.
무신은 존재의 힘에 짓눌려 움직일 수가 없었다.
신(神)이 된 붉은 그림자는 끝내 아담과 같이 소멸하지 않았다.
아담은 스스로의 존재까지 걸었지만, 아쉽게도 그 결과는 완전하지 않았다.
콰아아아아─!!
힘의 격류가 쏟아지며 뒤엉킨 세계의 법칙이 덮쳐 온다.
그것은 무신의 존재를 뒤죽박죽 헤집어 놓았다.
그리하여 무신이라는 존재가 살아온 경험과 기억.
무신이라는 존재가 탄생할 수 있었던 기억들을 다시금 엉켜 놓았다.
제갈공명의 기억. 헤라클레스의 기억.
헤파이스토스의 기억과 화타의 기억.
무수한 기억과 경험들이 의식 위로 떠올랐다.
혼재되는 법칙과 함께 기억들이 뒤엉킨다.
존재성이 흐려지며 자아가 붕괴된다.
그 순간.
아담이 사라진 자리에 떠오른 백색의 구체가 환히 빛났다.
아담이 존재의 소멸까지 걸어가며 남긴 마지막 의지가 떠올랐다.
타오르는 백색의 빛이 뿌연 의식의 안개를 걷어 내며 혼재된 법칙과 기억에 질서를 부여했다.
그리하여 먼 옛날.
신을 뛰어넘은 한 인간이 있었다.
그는 강력한 힘을 타고났으나 불완전했기에 숱한 시련을 이겨 내며 성장했다.
그 모든 길의 끝에 그는 신을 뛰어넘을 수 있었다.
오래전, 천재라 불리던 지략가가 있었다.
그는 상국이 되어 백성을 어루만지고, 관직을 간략히 하여 권제를 따랐으며, 성심을 열어 공도를 베풀 줄 알았다.
그와 동시대에 살았던 의원이 있었다.
그의 의술은 가히 하늘에 닿아 죽은 사람들조차 살려냈다.
사람들은 그를 일컬어 신의(神醫)라 불렀다.
과거, 신들의 터전에는 대장장이의 신이라 불리는 존재가 있었다.
그는 수많은 장비들을 만들어 신을 보다 신답게 만들어 주었다.
황제의 부름을 거역했던 한 명의 도인이 있었다.
그는 세속과 동떨어져 이 세상의 이치를 깨달았고, 끝내 신선이 될 수 있었다.
그보다 더 오랜 과거.
동서고금 으뜸가는 성인(聖人)이 있었다.
그는 사람이 사람다워질 수 있는 마음을 바탕으로 천하를 개혁하고자 했다.
그보다 훨씬 더 오랜 과거에는 현실을 조작하는 마법사라 불리던 자가 있었다.
언제인지 모를 과거에는 9개의 머리를 가진 죽지 않는 용이 있었다.
천둥을 다루는 신이 있었다.
동쪽의 수호룡이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美女)가 역사에 기록되었다.
만물을 비추는 태양이 있었다.
직조술의 대가가 있었다.
세상의 진리를 꿰뚫어 보는 자가 존재했다.
죽음의 지배자가 있었다.
그리고 지금.
이 모든 기억과 경험을 지닌 존재가 있었다.
그는 천천히 시선을 들었다.
그의 눈앞에는 새하얀 구체가 시야 앞에 떠올라 있었다.
아담이 스스로의 존재까지 걸어가며 남긴 힘.
진정한 의미의 신으로 거듭날 수 있는 힘.
그 아득한 힘을, 손만 뻗으면 얻을 수가 있었다.
그로써 그는 닿을 수 있었다.
14번째 영웅을 넘어 무(武)의 극한에 닿은 신(神).
거짓된 신을 살해할 수 있는 존재.
[“나는….”]천천히 손을 앞으로 뻗었다.
[“나는 무신이 아니야.”]그리고 그의 존재를 부정했다.
14번째 영웅, 무신(武神).
무신이라면 가능했다.
수많은 신들의 기억과 경험을 지닌 무신이라면 가능했다.
무신의 신격(神格)이라면 거짓된 신(神)을 살해할 수 있었다.
의식의 저편 너머로 묻혀져 있던 하나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건 앞선 기억들과는 달랐다.
그리 오래되지 않은 과거.
아무런 재능도 타고나지 못했던 한 명의 인간이 있었다.
별다른 재능이 없었던 그에게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멋들어진 꿈이 없었다.
쓸모가 증명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무엇이든 되어야 한다는 야망조차 없었다.
평범이라는 것이 ‘딱히 뛰어나거나 색다른 점이 없는 것’이라 말한다면 그는 평범하지 않았다.
그는 하루하루의 삶을 연명하듯 살았다.
오늘을 살지 않으면 내일을 살 수 없기에 그는 발악을 했다.
세상은 삶의 의미를 찾으라 말하지만 그는 귀담아듣지 않았다.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고는 하지만 그에게 아픔은 영원한 상처로 남았다.
그는 그저 하루하루를 연명하듯 살아갈 뿐이었다.
앞선 기억들에 비하면 정말이지 별 볼일 없는 기억.
별 볼일 없다 못해 비참한 기억.
실로 보잘 것 없던 그의 인생은 한 남자를 만나면서부터 송두리째 바뀌었다.
아라크네 던전에서 만났던 금발의 남자, 아담.
아담에게서 갓튜브의 스마트폰을 건네받은 그는 더 이상 보잘것 없는 인간이 아닐 수 있었다.
그는 의문이 들었다.
아담은 왜 나에게 갓튜브의 스마트폰을 주었던 걸까.
아담은 나를 통해 어떤 존재를 만들려고 했던 걸까.
아담은 갓튜브의 스마트폰으로 나를 무엇으로 만들려고 했던 걸까.
아담은 갓튜브의 스마트폰으로 무엇을 지키려고 했던 걸까.
아담이 자신의 꿈과 존재까지 버려가며 지키고자 했던 건 과연 무엇이었을까.
무신(武神)이라는 신(神)이었을까.
아니면 보잘 것 없는 인간이었을까.
모르겠다.
답을 알고 싶어도 답을 해 줄 존재는 사라지고 없었다.
[“나는….”]그렇기에 나는 이것이 정답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쩌면 오답이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입을 열었다.
“나는 맹시우야.”
시우는 무신(武神)이 되기를 거부했다.
「신(神)이 될 수 있음에도 고작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이더냐.」
신(神)의 비아냥이 들려왔다.
「실로 어리석구나!」
콰아아아아아─!!
신(神)의 분노가 덮쳐 왔다.
격을 초월한 분노는 인간의 존재로는 감히 버틸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시우는 떠오르는 신격(神格)을 품지 않았다.
콰아아아아─!!
품지 못한 신격(神格)의 힘이 사방으로 날뛰었다.
「이, 이건…!」
신(神)의 존재가 크게 당황했다.
「적대자의 탄생…!」
신살(神殺)의 존재, 적대자(敵對者).
「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신(神)의 존재가 뒤흔들렸다.
끊임없이 눈앞의 현상을 부정했지만 떠오르는 격은 분명 적대자(敵對者)의 격이었다.
「고작… 고작 인간 따위가 어떻게!」
신(神)의 경악하며 소리쳤다.
시우는 차분히 두 눈을 감았다.
암전된 시야로 언젠가, 솔로몬이 했던 말이 스치듯이 떠올랐다.
적대자는 ‘인간’을 의미한다네.
「지금 네 행동의 결과가 무엇인지는 알고 하는 것이냐!!」
신(神)이 다급히 소리쳤다.
「네가 지금까지 이룩한 모든 힘들이 사라지게 된다!」
적대자는 어디까지나 ‘인간’으로서 남아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인간이 아닌 것들은 결국 사라져 소멸해야 했다.
“상관없어.”
그럼에도 시우는 주저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나는 재능 하나 없는 인간이었으니까.”
인간으로 남기를 망설이지 않는다.
“나는 헤라클레스가 아니야.”
나는 신을 뛰어넘은 대영웅, 헤라클레스가 아니었다.
“나는 제갈공명도 아니야.”
나는 천재 지략가, 제갈공명이 아니었다.
나는 대장장이의 신, 헤파이스토스가 아니었다.
신의(神醫), 화타도 아니었다.
동서고금 으뜸가는 성인(聖人), 공자 역시 아니었다.
무당파의 창시자, 장삼봉.
신들의 전령, 헤르메스.
현실을 조작하는 마법사, 이시스.
9개의 머리를 가진 죽지 않는 용, 히드라.
천둥을 다루는 신, 토르.
동쪽의 수호룡, 청룡.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녀(美女), 클레오파트라.
만물을 비추는 태양, 라.
직조술의 대가, 아라크네.
세상의 진리를 꿰뚫어 보는 자, 오딘.
죽음의 지배자, 헬.
나아가 이 모든 기억과 경험을 지닌 영웅.
“나는 무신(武神) 또한 아니야.”
나는 나의 신성(神聖)을 모독했다.
나의 신격(神格)을 부정했다.
신(神)이 되고자 인간이기를 포기한 붉은 그림자.
인간으로 남고자 신(神)이 되기를 포기한 시우.
콰아아아아아아아아!!
뼈가 찢어질 것만 같은 진동이 사방으로 터져 나갔다.
그리하여 펼쳐지는 무한한 세계.
끝없이 펼쳐지는 이 세계는 혼재된 질서의 세계를 모조리 집어삼켰다.
「이럴 수는 없다… 이럴 수는 없다…!!!」
콰콰콰쾅!
신(神)의 힘이 펼쳐지는 무한의 세계에 저항한다.
그러나 끝없이 드리우는 무한의 세계는 되려 신(神)의 존재를 삼켜 버릴 뿐이었다.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안 돼.」
신(神)의 존재가 사라져 갔다.
「나는 신이다. 인간의 격을 초월한 신이란 말이다!!」
사라지는 존재 너머.
“나는 맹시우야.”
나지막한 목소리와 함께 시우가 손을 가벼이 뻗었다.
그로써 드리우는 무한의 세계.
「안 돼!!!!!!!」
그 안으로 신(神)의 존재가 완전히 삼켜져 소멸해 갔다.
* * *
끝없이 펼쳐지는 무한의 세계.
처절한 신(神)의 비명은 무한의 세계 너머로 사라졌다.
신(神)은, 붉은 그림자의 존재는 남김없이 삼켜져 소멸되었다.
이윽고 세계가 천천히 붕괴하기 시작했다.
신(神)이 소멸과 함께 창조된 세계 역시 응당 맞이해야 할 결과였다.
시우는 붕괴하는 세계를 가만히 지켜보았다.
붕괴되는 세계는 그 안에 깃든 모든 것을 붕괴시켰다.
저기에 휘말린다면 존재의 영혼이 부서져 소멸하리라.
그렇기에 한시라도 빨리 벗어나야 했다.
시우 역시 그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
그럼에도 시우는 움직이지 않았다.
시우는 천천히 시선을 돌려 바깥 세계를 바라봤다.
참혹한 예루살렘의 모습은 전장의 폐허와도 같았다.
정말이지 너무나도 많은 희생이 있었다.
그리고 그 희생 중에는 채린 또한 있었다.
채린은 바닥에 쓰러져 움직이지 않았다.
뻥 뚫려 있는 그녀의 가슴은 더 이상 뛰지 않았다.
응당 있어야 할 심장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로써 존재해야 할 생명력이 모두 빠져나갔기 때문이었다.
화타의 신의술이라면… 살릴 수 있지 않을까.
죽은 자도 살린다는 화타의 신의술이라면….
“…….”
시우는 가만히 두 눈을 감았다.
의미가 없었으니까.
화타의 신의술은 정말로 죽은 자를 살리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시우는 화타의 신의술을 사용할 수가 없었다.
시우는 아무런 재능도 부여받지 못한 보잘 것없는 인간이었다.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혼자 살아남은 세상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물론 시우는 영웅 대접을 받으며 살아갈 수 있었다.
인류를 구원한 영웅으로서 떵떵거리며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계속 그러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13인의 영웅들처럼 버려지지 않을 거라 확신할 수 있을까.
솔직히 말하면 시우는 부정할 수 없었다.
붉은 그림자를 막아서기는 했으나, 그의 생각만은 부정할 수 없었다.
이 세상은 여전히 악(惡)으로 가득 차 있다.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세상이기도 했다.
차라리, 차라리 여기서 끝내는 게 좋지 않을까.
그냥 나도 여기서 죽는다면 더 이상의 아픔을 겪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그러면 추악한 현실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시우의 마음이 서서히 죽어 갔다.
죽어 가는 시우의 마음으로 일순간 찬란한 빛이 터져 나왔다.
희망(希望).
희망은 죽어 가는 시우의 마음을 되살려 내었다.
앞선 절망들을 이겨 낼 수 있는 힘을 주었다.
아픔을 견딜 수 있는 강인함을 선사했다.
지금보다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을 보여 주었다.
“…….”
그러나 시우는 움직이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재앙과 죄악을 담아낸 판도라의 상자.
상자 밖으로 빠져나온 재앙들은 세상을 순식간에 파국으로 내몰았다.
판도라는 화들짝 놀라 황급히 상자를 닫았다.
그로써 희망만은 나오지 못했다.
희망만은 상자에 남아 있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사람들은 힘든 일이 있어도 희망만은 잃지 않으며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정말 그러할까.
정말로 희망은 재앙을 이겨 낼 수 있는 믿음이었던 걸까.
희망을 잃지 않음으로써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는다.
희망을 잃지 않음으로써 헛된 꿈을 꾸고 더 큰 절망에 좌절한다.
여기서 나간다고 한들 무엇이 달라질까.
희망을 품고 세상이 바뀔 수 있다고 믿는다 한들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러니 어쩌면…. 정말 어쩌면.
아니, 이제는 어쩌면이라는 말도 집어치우자.
희망은 믿음 따위가 아니다.
희망은 기만이다.
이 악독한 현실을 억지로 살아가게 만드는 기만.
판도라의 상자에서 미처 나오지 못한 가장 끔찍한 재앙.
콰지지직─!!
세계가 붕괴되어 소멸한다.
“…….”
시우는 마음속에서 피어나는 희망을 죽였다.
그리하여 다가오는 죽음을 피하지 않았다.
시야가 암전되며 온 세상이 어둠으로 물들었다.
이 어둠 속에서는 희망이 존재하지 않았다.
희망이 없으니 절망 또한 없었다.
절망이 없으니 아픔 또한 없었다.
아픔이 없으니 슬픔 또한 없었다.
이 죽음의 어둠 속에서 시우는 비로소 편안해질 수 있었다.
[얼굴에 근심이 가득해 보이네.]어둠 속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확히는 목소리가 아닌 뇌리에 박히는 의지.
[이 아버지가 상담 좀 해 줄까?]눈을 뜨자 아담이 시우의 앞에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