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49)
49화.
바라본 시선.
그곳엔 한채린이 머리를 흩날리며 움직이고 있었다.
과연 마스터 오렐리안의 검이라는 걸까.
펜리르의 가죽이 한채린의 검을 버티지 못했다.
또한 검을 사용하는 한채린의 실력도 한몫했다.
별 다른 검술을 배우지 못했음에도 한채린은 한채린이었다.
시우를 쫓던 펜리르가 움직임을 멈추었다.
몸을 홱, 돌려 한채린에게 달려들었다.
그 순간 화르르르륵!
한 쪽에서 거대한 화염구가 떠올랐다.
다름 아닌 한채린의 팀원들이 자리한 곳.
한채린의 팀원 중 마법 계열의 헌터가 있었던 모양이었다.
화륵, 화르륵!
화염구는 펜리르를 향해 쏘아져나갔다.
꽈아앙─!
펜리르와 충돌한 화염구는 사라지지 않고 펜리르의 몸을 삼켰다.
이글거리는 화염 속에서 펜리르는 몸을 비틀거렸다.
뜨거운 열기가 펜리르의 털 가죽을 태웠다.
다시 한 번 화르륵!
재차 떠오른 화염구가 펜리르에게 쏘아져나갔다.
하지만 꽈득!
“집어삼켰어…?”
펜리르가 화염구를 삼켜버렸다.
정확히는 물어뜯어버렸다.
아우우우우우우우─!!
고막이 찢어질 듯한 괴음이 터져나왔다.
화염으로 불타오르는 펜리르의 전신.
이글거리는 공포가 다가오는 것만 같았다.
“대형 갖춰!”
“물러서지 마!”
앞선 근접 계열 헌터들이 대형을 갖추었다.
뒤이어 마법 계열 헌터들이 다시금 마력을 끌어올렸다.
잠시나마 끌린 이목.
시우는 몸을 빠르게 움직여 한채린에게 다가갔다.
“펜리르의 몸을 자세히 보시면─.”
흠칫!
그러자 한채린이 크게 놀라 보였다.
뭐야, 왜 이렇게 놀래?
그 때문에 괜시리 시우도 같이 놀랐다.
아무래도 펜리르에게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던 걸까.
시우가 다가오는 것을 몰랐던 모양이었다.
시우는 헛기침을 한 번 해 보이고는 말했다.
“자세히 보시면 펜리르의 몸에 가느다란 실 같은 것이 보이실 겁니다.”
한채린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한채린의 모습에 이번엔 시우가 놀라 물었다.
“이미 알고 계셨습니까?”
“네.”
한채린은 간결하게 답해보였다.
시우는 순간 어처구니가 없었다.
시우도 헤라클레스가 알려주기 전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이건만.
그런데 그걸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한채린의 개성 중 하나인 육감[六感](S).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인지할 수 있는 여섯 번째 감각.
하여간, 개사기 재능이라 할 수 있었다.
아무튼.
“그 실이 펜리르를 억압하고 있습니다.”
공략의 핵심은 저 글레이프니르였다.
헤라클레스의 공략법이 허수로 돌아간 지금.
현재로서 펜리르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저 하나뿐이었다.
“그 실을 붙잡을 수만 있다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을 겁니다.”
한채린은 별 다른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저 가볍게 고개를 끄덕.
타닥! 펜리르를 향해 몸을 날릴 뿐이었다.
순식간에 사라지는 한채린의 모습.
시우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격동하는 감정을 가라앉혔다.
감각을 집중한다.
가슴 속에서 쿵쿵, 거리는 심장의 고동소리가 귓가에 울려온다.
펜리르는 한채린의 팀원들과 싸우고 있었다.
정확히는 유린하고 있었다.
상대가 되질 않는다.
펜리르의 공격은 재빠르고 또 강력했다.
휘둘러 치듯 날아드는 앞발.
흉악한 송곳니는 칼날처럼 날카로웠다.
한채린이 난입하며 상대했지만 그마저도 역부족이었다.
도무지 약화된 상태라고 생각되지 않았다.
하지만 틈은 보인다.
시우는 꽈앙! 땅을 박차며 달려들었다.
흠칫.
펜리르의 몸이 크게 떨려왔다.
뒤에서 느껴지는 위협.
한채린을 공격하려던 펜리르가 황급히 몸을 틀었다.
새빨간 눈동자 사이.
시우가 빠르게 거리를 좁혀든다.
펜리르는 급히 몸을 비틀면서 달려드는 시우를 향해 앞발을 내리찍었다.
공기를 찢으며 날아드는 앞발.
‘확실히….’
펜리르는 펜리르라는 걸까.
반응할 줄 몰랐건만 펜리르는 반응을 넘어 대응까지 해보였다.
시우는 황급히 몸을 비틀어 움직였다.
꽈아아앙!
찢겨지듯 비산하는 땅거죽에 먼지구름이 확, 시야를 덮쳐온다.
시우는 괴력을 끌어올리며 정권을 내질렀다.
후우웅! 이는 바람에 먼지구름이 일시에 걷어진다.
그 너머에 펜리르의 붉은 안광이 넘실거린다.
시우는 괴력[怪力](SS)의 힘을 끌어올렸다.
꽈드드득!
폭발하듯 꿈틀거리는 근육.
콰아아아아앙!
커다란 폭발이 터져나오며, 펜리르의 몸이 휘청거렸다.
* * *
휘청거린 펜리르의 몸이 털썩, 바닥에 주저앉았다.
표정이 고통으로 일그러지며 흉포해져갔다.
크르르…!
펜리르가 시우를 향해 으르렁거렸다.
‘통한다.’
신화 속, 펜리르라 할지라도 시우의 힘은 무시할 것이 못된다.
시우의 힘은 무려 헤라클레스의 괴력[怪力](SS).
무엇보다 현재 펜리르는 한없이 약해진 상태다.
우위를 점한 지금.
계속 몰아세워야한다.
시우는 꽈앙, 땅을 박차며 펜리르에게 달려들었다.
그 순간 흠칫.
불길함이 짙어진다.
꽈직!
가슴 부근으로 느껴지는 끔찍한 통증.
튀어오르는 붉은 선혈.
“크학!”
시우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느껴지는 격통.
시우의 가슴이 펜리르의 발톱에 할퀴어 찢어져있었다.
그 사이로 진득한 피가 흘러배어나오고 있었다.
위험했다.
약간의 반응이라도 늦었다면.
괴력으로 강화된 신체가 아니었다면.
방금 이 한 번의 공격에 온몸이 찢겨졌으리라.
그런데 한편으로는.
‘뭐지?’
시우는 이상한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솔직히 말하면 반응하지 못했다.
확실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시우는 마지막 순간에 펜리르가 멈칫, 거린 것을 인지할 수 있었다.
그 잠깐의 머뭇거림으로 시우는 가까스로 피할 수 있었다.
설마하니 펜리르가 봐준 것일까?
그럴 리가.
시우는 단호히 고개를 저어 버렸다.
펜리르는 마랑이라 불리는 흉악한 늑대다.
세계를 멸망시킨 존재에게 그런 자비가 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펜리르가 마지막 순간에 머뭇거린 이유.
‘글레이프니르.’
시우는 손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펜리르를 속박한 글레이프니르.
저것이 펜리르의 움직임을 억압한 것이리라.
그런 시우의 생각에 확신이라도 주듯.
촤하학─!
재차 붉은 선혈이 허공으로 뿌려졌다.
아우우우우─!
그와 동시에 펜리르에게서 격통 어린 울부짖음이 터져나왔다.
시선을 들어 바라본 그곳.
펜리르의 옆구리가 크게 베어져 시뻘건 피를 뿜어내고 있었다.
시우에게 한눈이 팔린 틈을 절묘하게 노린 일격.
아니나 다를까 한채린이 펜리르를 상대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한채린은 펜리르를 상대로 맹렬히 싸우고 있었다.
한채린의 팀원들 또한 그런 한채린을 지원하며 싸웠다.
아우우우─!
그럼에도 역부족이었다.
꽈앙─! 꽈아앙─!
펜리르는 난폭하고, 재빨랐으며, 또한 흉악했다.
한채린과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시우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 것일까.
한채린의 움직임이 달라졌다.
자신이 시선을 끌어 주겠다는 듯.
몸을 사리지 않으며 펜리르에게 달려들었다.
시우는 다시 한 번 호흡을 갈무리했다.
그리고 틈을 노렸다.
‘지금!’
보이는 틈에 시우가 일시에 몸을 날렸다.
주변의 풍경이 휙휙, 지나가며 거리가 빠르게 좁혀진다.
전신의 털이 일제히 곤두서며 뚝.
호흡이 일시에 멈춘다.
멈춰버린 호흡 속.
시우의 몸이 움직인다.
펜리르에게 보이는 뚜렷한 상처.
저것으로 우위를 점할 수 있을까.
아니, 생각하지 마라.
상처 입은 맹수는 더욱더 포악해진다.
그러니 방심해서는 안 된다.
꽈아앙─!
내지른 일격에 펜리르가 주춤주춤, 뒤로 물러난다.
물러나는 펜리르의 얼굴이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펜리르가 시우를 향해 거대한 앞발을 휘둘렀다.
보이지도 않는 빠른 속도.
그럼에도 보인다.
느껴진다.
넘실거리는 가느다란 실.
꽈득!
시우는 재빠르게 실의 끝부분을 움켜쥐었다.
흠칫!
펜리르가 순간 당황하며 몸부림쳤다.
시우는 손에 쥔 글레이프니르를 꽈득, 당겼다.
그러자 펜리르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려졌다.
몸부림치면 몸부림칠수록 몸이 속박되어 더 옭아매어지고 있었다.
아, 아우우─!!
펜리르가 구슬픈 울음을 짖었다.
놓아달라 외치는 그 소리에는 애절함이 담겨 있었다.
시우는 꽈드드드드득!!!
전신의 근육을 모조리 폭사시켰다.
터져나오는 광포한 힘.
감당하지 못하는 힘에 근섬유들이 서서히 파괴된다.
하지만 헤라클레스의 개인 PT로 올린 괴력의 숙련도 때문일까.
버틸 만하다.
시우는 사출되는 힘을 오롯이 신체에 담을 수 있었다.
두려움에 떠는 펜리르의 두 눈.
시우는 펜리르를 향해 거침없이 주먹을 내질렀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 * *
“세, 세상에….”
“미친….”
사람들이 넋을 잃어버린 듯 중얼거렸다.
지금 눈앞으로 보이는 풍경.
부서지다 못해 아스라진 나무들.
운석이라도 충돌한 듯한 커다란 구덩이.
말 그대로 천지가 뒤집혀버린 듯한 풍경이었다.
그렇기에 더 이상 숲이라 부를 수가 없었다.
숲의 잔해들만이 이곳이 숲이었음을 알려줄 뿐이었다.
“맙소사….”
“유, 유투버라고… 하지 않았나?”
도무지 일개 유투버가 자아낼 수 있는 풍경이 아니었다.
물론 유투버라도 실력 좋은 헌터는 있었다.
그러나 D-급의 헌터가 할 수 있는 일은 결단코 아니었다.
최소 A급. 아니, 아마 A급도 못할 것이리라.
“이게….”
한채린 또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
감정 표현이 적다 못해 거의 없는 한채린.
그런 한채린이 뚜렷한 경악의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렇기에 팀원들이 받는 충격은 더 했다.
“티, 팀장님이….”
“세상에나….”
한채린의 표정도 표정이었거니와.
저건 한채린도 못 한다는 의미나 다름없었으니까.
경악과 충격.
이곳에 모인 이들이 받는 감정은 모두 같았다.
그리고 끝내 모든 것이 끝났음을 알 수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흑색 늑대는 저 끔찍한 위력에 직격을 당했다.
아무리 흑색 늑대라도 살아돌아올 수는 없다.
그 말은 즉.
이 레이드는 성공으로 끝이 났다.
“사, 살았다….”
“해냈어…!”
사람들이 기쁨에 소리쳤다.
저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살아남음에 기뻐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크르르르─!!!
내리깔리는 듯 들려온 으르렁거림.
그리고 꽈직!
섬뜩한 파육음과 함께 무언가가 허공을 날았다.
스치듯 보이는 시야.
그것이 시우임을 어렴풋하게 인지할 뿐이었다.
“무, 무슨…?”
사람들이 크게 당황하며 소리쳤다.
눈앞의 현상을 이해할 수 없음에 어찌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아우우우우우우─!!!
그 사이로 섬뜩한 늑대의 포효가 들려왔다.
이윽고 박살이 난 풍경 사이.
검은 갈기의 펜리르가 다시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사, 살았다고…?”
사람들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물론 펜리르의 상태는 그리 좋지 못했다.
옆구리에 베인 상처에서는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방금 전, 시우의 일격에 제대로 타격을 입은 것인지 몸 또한 비틀거리고 있었다.
그러나 쓰러지지 않았다.
그리고 광폭해져 있었다.
상처 입은 맹수.
펜리르에게서는 짙은 포악함만이 느껴질 뿐이었다.
“마,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사람들이 다시 한 번 경악하며 소리쳤다.
그리고 이번엔 경악과 다른 감정이 섞여 있었다.
공포.
하여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하나.
“모, 못 이겨….”
이길 수 없다.
펜리르에겐 그 어떠한 공략법이 통하지 않는다.
공략 불가의 몬스터.
크르르르르…!!
펜리르의 거대한 아가리가, 앞선 숲의 풍경을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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