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71)
71화.
시우는 두 눈을 끔뻑, 거렸다.
내가 혹시 잘못 본 걸까?
시우는 눈을 비비적, 시야를 바로 했다.
그리고.
[각성 개성] – 무(無) [판정 등급] – F등급 미만.판정 결과는 여전히 달라져 있지 않았다.
-무개성이라니…?
-개성이 없는데 각성을 했다고?
-그게 가능해?
스피커 너머로 술렁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들렸던 경악의 소리는 그 때문이었던 것 같았다.
소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소식을 들은 직원들이 모여드는 것 같았다.
하기사, 시우의 무(無)개성은 전 세계 유일이었다.
그 때문에 과거, 임상실험까지도 해 봤던 시우이지 않았는가.
“이럴 리가… 없는데?”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과거의 일이었다.
지금은 그렇지가 않았다.
아니, 그럴 수가 없었다.
“잠깐만요! 이거 뭔가 잘못된 거 같습니다만.”
시우는 현실을 부정하며 말했다.
인지 부조화와 같은 것이 아니었다.
진짜 말이 안 되는 일이지 않은가!
-재심사는 한번 뿐입니다. 나가 주세요.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다.
그저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일단 눈앞에 결과가 떠 있지 않은가.
“한 번만. 한 번만 다시 검사해 주세요.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는….”
시우는 사정하며 재검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역시나 그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자꾸 그러시면 강제로 내쫓는 수밖에 없습니다.
강압적으로 들려오는 스피커 너머의 목소리.
시우는 결국 검사실을 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검사실 밖으로 나온 직후.
“재검사를 다시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시우는 검사실의 직원에게 물었다.
그러자 직원이 시우를 한번 훑어보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재검사를 통해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는 있습니다만, 재재검사로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안다.
아는데, 지금 상황이 말이 안 되지 않은가.
이걸 진짜 뭐라 설명할 수도 없고.
“그럼에도 정 원하신다면, 저기. 저분들이 있는 곳으로 가시죠.”
직원은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한쪽을 가리켰다.
손가락을 따라 이동한 시선.
그곳엔 일련의 사람들이 창구 앞에 서성이고 있었다.
꽤나 익숙한 얼굴들이었다.
다름 아닌 시우보다 앞서 재검사를 했던 이들이었다.
“내가 F등급이라니! 말이 안 되잖아!”
“이건 뭔가 잘못된 거야. 그렇게밖에 설명이 안 돼.”
“다시 검사해! 다시 검사하라고!”
그들 모두가 현실을 부정하고 있었다.
눈에 뚜렷히 보이는 결과에도 기어코 아니라며 난리를 피우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니 왜일까.
“……”
왜인지 시우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아니, 근본적으로는 달랐다.
그건 확실하다.
그런데 왜일까.
“검사기가 뭔가 잘 못 된 거야!”
“이럴 리가 없다고!”
보이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니, 솔직히 똑같다고 말할 수 있었다.
“지금 신청하시면 한 달 이후에 다시 검사가 가능하십니다.”
직원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를 떠나갔다.
시우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차마 떼지지 않는 걸음.
“……”
시우는 한참이나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 * *
결국 재검사는 포기했다.
시우는 발걸음을 되돌려 관리국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왜지?”
시우는 머릿속이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왜 바뀐 게 없는 거지?”
신들의 개성을 배웠음에도 각성 등급이 바뀌지 않았다.
SSS등급은 커녕, F등급 미만으로 판정되었다.
심지어 시우의 개성 또한 무(無).
처음 검사를 받았을 때와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
“이럴 리가 없는데?”
그런데 도무지 말이 안 되었다.
당장 시우가 사용하는 헤라클레스의 괴력[怪力](SS).
직접 그 힘을 사용하고 있지 않은가.
두 눈으로 버젓이 보이는 증거가 있거늘.
“그런데 대체 왜…?”
시우는 정말이지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그런 혼란스러운 머릿속.
수많은 생각들이 떠올랐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그리하여 통찰력(S+).
기이한 힘이 마주한 현상의 본질을 꿰뚫는다.
그렇게 정리된 생각.
크게 세 가지의 가설로 추릴 수 있었다.
첫째.
“신들의 개성을 감지할 수가 없는 건가?”
검사기가 신들의 개성을 감지하지 못했다.
꽤나 가능성이 있는 것이, 현존하는 개성의 최고 등급은 S등급이었다.
하지만 갓튜브의 개성은 기본이 S+등급.
SS등급은 물론. SSS등급까지 있었다.
검사기가 감지하지 못할 가능성은 충분했다.
하지만.
“F등급 미만이라는 걸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한데.”
그렇다면 판정 등급이 F등급 미만이라고 나와서는 안 되었다.
정말 감지를 못 한 것이라면 ‘감지 불가’ 혹은 ‘판정 불가’와 같은 결과가 나와야만 했다.
그러나 막상 나온 결과는 F등급 미만.
검사기가 감지를 하지 못한 것이라 하기엔 이상한 감이 없잖아 있었다.
그리하여 둘째.
“내 개성이 무(無)라서?”
헤라클레스가 말하길.
무(無)라는 것은 곧 시우의 개성이라 했다.
그러면서 존재의 개념체니 뭐니.
머리 아픈 말들을 늘어놓았지만 핵심은 하나였다.
시우의 고유성은 무(無)라는 것.
따라서.
“내 고유성은 변하지 않은 건가?”
신들의 개성을 배웠지만 시우의 고유성은 여전히 무(無)다.
그렇기에 검사기의 결과 또한 변하지 않은 것.
“음….”
이건 상당히 일리 있는 가설이었다.
하지만 확실하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마지막 셋.
“숙련도를 100% 찍지 못해서?”
개성의 숙련도를 100% 찍지 못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사실 시우는 신들의 개성을 온전히 습득한 것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신들의 개성을 배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아직 시우의 힘이라고는 볼 수 없었다.
헤라클레스의 괴력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이 말은 즉.
숙련도를 100%를 찍어야 시우의 것이 된다는 의미였다.
그래야만 온전한 시우의 힘이자 개성이 되는 것이라 말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직 아무것도 없었다.
숙련도 100%를 찍은 개성은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없었다.
해서 시우의 것이라 할 수 있는 개성은 없다.
그렇기에 검사기는 시우의 개성을 여전히 무(無).
아무것도 없다, 라고 판단한 것이다.
“으음….”
이것도 굉장히 일리가 있었다.
첫 번째 가설은 조금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이 두 개의 가설은 상당히 일리가 있었다.
“어느 쪽인지 모르겠네.”
그렇기에 확신할 수가 없었다.
통찰력(S+)도 가설만 내릴 뿐,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일리 있는 가설일지라도 어디까지나 일리가 있을 뿐.
진실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으니까.
“음….”
생각이 조금 더 깊어진다.
신들의 개성은 대체 무엇인 걸까.
나는 어떻게 이것들을 배우고 습득할 수 있는 걸까.
그러니까, 이 갓튜브(GodTube).
그때 아라크네 던전에 보았던 두 사내.
그리고 시우에게 갓튜브(GodTube)의 스마트폰을 맡긴 금발의 사내.
“누구였던 걸까.”
헤라클레스도 그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었다.
그저 갓튜브의 관리자 중 한 명일 것 같다고 말할 뿐이었다.
금발의 사내는 대체 누구인 것일까.
그와 싸우던 백발의 사내는 또 누구였을까.
무엇보다 금발의 사내는 시우를 알고 있던 것일까?
이 또한 헤라클레스가 말하길.
무(無)라는 시우의 고유성만이 가능한 일이라고 했었다.
그러니까 오직 시우만이 신들의 힘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금발의 사내 또한 이러한 것을 알고 있었던 걸까.
그래서 시우에게 갓튜브의 스마트폰을 넘길 것일까.
그렇다면 시우가 있는 곳을 알고 찾아왔던 것인 걸까.
[휘말리게 해서 미안해.]금발의 사내가 스마트폰을 넘기며 시우에게 했던 말.
이걸 보면 알고 찾아온 것 같지는 않아보 였다.
그렇다면 그냥 우연?
하지만 금발의 사내는 한편으로 이러한 이야기도 했었다.
[가능성을 열어 두었으니까.]가능성.
어떤 가능성을 말하는 걸까.
그것이 만일.
시우가 신들의 힘을 배울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는 거라면?
금발의 사내는 시우를 알고 찾아왔을 확률이 있었다.
그럼 마냥 우연이라 할 수는 없었다.
“으음….”
생각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머릿속이 뒤죽박죽 엉켜 왔다.
통찰력(S+)은 그에 따른 답을 해 보이지 않았다.
되려 과부하를 일으키며 머리가 지끈거려 왔다.
“…에이, 모르겠다.”
시우는 고개를 흔들어 털어 버렸다.
지금 당장 고민해 봤자 알 수 없는 일들.
괜히 머리 아프게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아직 확실한 건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확고한 진실이라 할 수 있는 건 하나 있었다.
“결국 재검사는 의미가 없다는 건가.”
재검사를 해도 의미가 없다.
적어도 하나의 숙련도를 100%를 찍어야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그리고 현재 가장 숙련도가 높은 것은 이것.
[통찰력(S+) 숙련도 41.9%>아직 50%도 채우지 못했다.
이걸 언제 숙련도를 올려서 다시 검사를 받는단 말인가.
아마 그때쯤이면 검사 자체가 무의미할지도 몰랐다.
그때까지 기다릴 시간도 없고.
이 말은 즉.
“지금 당장 헌터 등급을 올릴 수가 없잖아.”
재심사를 통해 헌터 등급을 올릴 수가 없었다.
다시 말해.
“실적을 쌓아야 하나….”
차근차근 실적을 쌓아 헌터 등급을 올려야 했다.
그리고 그 실적이라 함은 던전 레이드.
“그걸 언제 올리고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었다.
현재 시우의 헌터 등급은 D-급.
필요한 등급은 최소 A-급.
벌써부터 까마득했다.
그런데 뭐, 어쩌랴.
“해야지.”
시우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여러모로 헌터 등급은 올려 둘 필요가 있었다.
단순히 건설 자재 파밍을 위해서가 아니었다.
시우의 장비 재료 파밍.
앞으로의 활동.
그 모든 것들을 고려하면 헌터 등급을 올릴 필요는 있었다.
그리고 이왕 이렇게 된 거.
“요즘 유투브 활동이 뜸했었지.”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차라리 잘된 일이었다.
지금 상황에 걸맞은 기막힌 하나의 컨텐츠가 떠올랐다.
“덕구 씨랑 한번 이야기를 해 봐야겠는걸.”
그런데 잘 지내고 있나 모르겠네.
시우는 스마트폰을 들어 세공남 편집자, 덕구의 연락처를 찾았다.
* * *
덕구는 최근 들어 굉장히 초조한 심정이었다.
“왜 영상을 안 주시지….”
요즘 시우가 영상을 주지 않고 있었다.
요즘이라는 말도 이제는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올린 것이 흡혈박쥐 던전 스피드런 영상.
그 이후로 영상을 보내온 건 하나도 없었다.
다른 이들이 듣는다면 개꿀! 이라며 부러워할 상황이었다.
그냥 놀고먹는 것이었으니까.
그러나 덕구는 그렇지가 않았다.
“유투브를 접을 생각이신 건….”
행여 시우가 유투브를 접을 생각인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이 자꾸만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현재 세공남의 성장세는 어마어마했다.
이대로만 쭉, 간다면 대형 유투버는 꿈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대로만 쭉’ 이라는 것.
그게 여간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라 할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그 벽 앞에 좌절한다.
흔하디 흔한 일이었다.
초반 반짝했다가 사라지는 유투버들.
매일매일 컨텐츠를 짜야하는 숙명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이들.
유투버는 보이는 것처럼 결코 쉬운 직업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생각한다.
영상만 찍어서 올리는데 돈을 그렇게나 많이 벌어?
나도 한 번 찍어 봐?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이 바닥에 들어온다.
그리고 가볍게 개박살이 난다.
화려함 뒤에 감추어진 슬픔을 잊지 말라 했던가.
유명해지려면 정말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유투버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수익 창출.
그 수익 창출까지 도달하는 이조차 얼마 없었다.
설령 수익 창출이 되더라도 용돈 벌이라도 벌려면 조회수 1만은 꾸준히 찍어내야한다.
그런데 조회수 1만이 뉘집 개이름인가.
아무 영상이나 올려놓고 1만 조회수를 당기는 것은 여간 쉽지 않다.
자극적인 컨텐츠.
그러나 자극적인 컨텐츠는 그만큼 위험부담이 있다.
순식간에 이미지가 나락을 가버릴 수 있으니까.
그러면 그걸로 끝.
사람들의 관심으로 먹고산다는 건 결단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리하여 지금.
“정말로 유투브를 그만두실 생각이신 건 아, 아니겠지…?”
덕구는 요즘 들어 굉장히 초조한 심정이었다.
시우가 유투브를 접으려는 것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다.
물론 그거야 시우의 자유였다.
하지만 기본급 300에 조회수에 따른 추가 인센티브.
웬만한 대형 유투브 채널에서도 받을 수 없는 조건.
그 덕분에 그 동안 얼마나 행복했던가.
8살, 9살 배기의 어린 동생들에게 치킨을 사 주는 나날들.
치킨뿐인가?
값비싼 피자도 사줄 수 있었다.
그것도 무려 두 판이나 말이다.
물론 한 판에 3만 원이 넘는 금액에 주저했던 건 사실이었다.
두 판에 거진 7만 원이 찍힌 금액에 ‘하, 한 판만 먹을까…?’ 라고 생각했던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눈 딱 감고 두 판을 주문함에.
그럼에도 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음에.
동생들이 쭈욱, 늘어나는 치즈에 굉장히 신기해 하는 모습에.
얼마나 행복한 마음을 느꼈던가.
무엇보다.
“사장님도 좋은 분이시고….”
덕구가 보기에 시우는 굉장히 좋은 사람이었다.
물론 시우와 일적인 것 말고는 대화를 나눠 본 적이 없었다.
최근엔 연락조차 뜸해 대화라고는 별로 나눠 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그것이 되려 시우를 신뢰할 수 있게 만들었다.
적어도 시우는 덕구를 이용하려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어떻게 해 보려 위선의 가면을 쓰는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니 조금은.
아주 조금은.
사적인 이야기 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조금씩 들기도 했었다.
아, 아니.
그렇다고 막 치근덕거릴 정도의 이야기를 말하는 건 아니었다.
그러니까 일 이외에 가벼운 이야기.
오늘 사장님이 주신 월급으로 동생들 치킨 사 줬어요!
라든가.
날씨가 많이 추워요!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라는 안부 인사 정도.
이런 가벼운 이야기 정도는… 해도 되지 않을까?
사실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는 말들이었다.
그러나 덕구에겐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들이었다.
아무튼.
시우는 좋은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지금.
“짤리면 진짜 안 되는데….”
덕구는 정말이지 초조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다가온 월급날.
덕구는 드디어 시우에게 연락을 받을 수 있었다.
만나서 드릴 말씀이 있는데. 전화로 이야기하기엔 좀 그렇고, 혹시 내일 만나 뵐 수 있을까요?
오후 15:22
짧디 짧은 메시지였다.
하지만 덕구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심정이었다.
영상을 보내온 것이 아닌, 만나자는 이야기.
그것도 월급날이 다가오자 저런 메시지를 보내왔다.
아무래도.
유투브를 접으실 생각인가 보다.
“진짜 안 되는데에….”
덕구는 정말이지 심장이 철렁, 내려앉아 버린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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