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75)
75화.
화륵, 화르륵!
용광로 속 타오르는 뜨거운 불길.
시우는 집게로 뻘겋게 달아오른 쇳덩이를 꺼내었다.
그리고 모루에 까앙─! 깡!
불순물이 떨어져 나가며 그 형태를 갖추어 나갔다.
그렇게 몇 번의 과정을 반복했을까.
띠링!
[쓰레기를 만들었습니다.> [신[神]의 야금술(SS) 숙련도가 미량 상승합니다.> [신[神]의 야금술(SS) 숙련도 18.13%[+0.1%]>“……”
시우는 세상 허탈한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
아니, 그도 그럴 것이.
“쓰레기라니.”
이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쓰레기통에서 주워 온, 이라는 좋은 말도 있는데 말이다.
“하아….”
시우는 작게 한숨을 내뱉었다.
물론 지금 만든 건 장비가 아니었다.
건축물.
정확히는 건축 설비라 할 수 있었다.
그 때문에 품질이 확연히 떨어졌다.
“장비랑은 확실히 다르네.”
그럴 수밖에 없긴 했다.
기능과 쓰임이 다른데 같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래도 뭐, 점점 적응하고 있으니까.”
말마따나 빠르게 발전을 하고 있었다.
처음에 만들었던 건 ‘환경 파괴의 주범’이었던가?
아무튼 그랬던 것 같았다.
그래도 이번 건 쓰레기 정도는 되지 않았는가.
“그게 그 소리인가?”
뭐, 아무튼.
장비와는 다르지만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아직 시간도 있으니까.”
그러니까 시우의 헌터 등급이 A급이 되기까지의 시간.
소은이 건설 자재들을 구해 오기까지의 시간.
그 시간 안에 집을 지을 정도의 숙련도를 충분히 올릴 수 있었다.
“그보다 소은 씨는 부탁한 자재들을 구했을지 모르겠네.”
…라는 생각을 하던 그때.
딸랑─.
“저 왔어요!”
타이밍 기가 막히게 소은이 공방 안으로 들어왔다.
저번에도 그렇고, 이번에도 그렇고.
이쯤 되면 소은이 호랑이가 아닐까 싶었다.
외모는 강아지와 같았지만 제 말만 하면 곧바로 오는 것을 보면 확실히 호랑이가 맞는 것 같았다.
물론 호랑이는 고양잇과이긴 했다만….
‘흑돌이도 고양이처럼 행동하니까.’
시우는 피식, 웃음을 흘렸다.
이윽고 소은이 시우를 발견하고는 말해 왔다.
“역시, 시우 씨도 계셨군요. 그런데… 아저씨는요?”
“여기 옆에… 어?”
시우는 두리번두리번, 공방의 내부를 살폈다.
그런데 서팔광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계셨는데?”
싶은 것도 잠시.
“음? 소은이 왔느냐?”
공방 한쪽에서 서팔광이 걸어 나왔다.
보아하니 화장실을 다녀오신 것 같았다.
“미처녀의 방문인 셈이죠!”
“오늘도 그 지랄은 여전하구나.”
정말 부녀지간의 투닥거림을 보는 것 같았다.
시우는 웃음을 흘리고는 소은에게 말했다.
“소은 씨. 혹시, 저번에 부탁드린 건설 자재들은 어떻게 되었나요?”
“아, 그게요.”
그러자 소은이 표정을 바꾸며 말해왔다.
약간은 자신없어 하는 얼굴.
“물량을 구하기가 힘들어서요….”
아니나 다를까 소은이 침울한 목소리로 답을 해 보였다.
그야말로 풀이 죽은 강아지와도 같아 보였다.
그런 소은에게 괜찮다고 말하려던 찰나.
“동생한테 부탁을 해서 어떻게 구하고 있기는 한데… 이마저도 쉽지는 않네요.”
“동생이요?”
시우는 저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소은 씨. 동생이 있으셨습니까?”
“엥? 제가 말씀 안 드렸었나요?”
“네. 전혀요.”
곰곰이 기억을 되짚어 보았지만 기억에 없었다.
확실히 처음 듣는 이야기.
소은도 ‘그랬었나…?’ 하는 표정을 짓더니 입을 열었다.
“남동생이 한 명 있어요. 올해로 20살.”
20살이면 이제 막 성인이 된 나이였다.
그러니까 만으로 따지면 이제 성인이라 할 수 있는 나이.
“실례지만 소은 씨 나이가…?”
“에? 그것도 제가 말씀 안 드렸나요?”
이 또한 기억을 되짚어 보았지만 없었다.
시우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자, 소은이 다시 한 번 ‘그랬었나…?’하는 표정으로 말했다.
“23살이요. 그러고 보니… 시우 씨는요?”
“어… 제가 말씀 안 드렸나요?”
“그랬…던 거 같은데요?”
이거 원.
그 동안 서로 돈만 생각하다보니 이렇게 된 것 같았다.
“저도 23살입니다. 이제 보니 소은 씨랑 동갑이었네요.”
“에? 전 저보다 오빠인 줄 알았는데?”
소은이 눈을 크게 떠 보이며 놀라 보였다.
내가 그렇게 나이가 들어 보이나?
괜시리 시무룩해지는 한편.
시우 또한 놀란 심정이었다.
반대로 소은이 누나인 줄 알았었으니까.
그런데 동갑이라니.
시우 또한 놀랐지만 그 기색을 드러내지는 않았다.
뭐, 어쨌든.
“그런데 동생분한테 부탁을 하셨다는 건 무슨 뜻입니까?”
“아, 동생이 각성자예요. 지금은 헌터로 활동하고 있는데, 동생한테 재료들을 구해 달라고 부탁했어요.”
소은의 말에 시우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다른 게 아니라 시우가 부탁한 재료들.
그건 평범한 재료들이 아니었으니까.
최소 B-등급의 몬스터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재료였다.
그 말은 즉.
“혹시 동생분 헌터 등급이…?”
“B급 헌터예요. 개성은 A+등급.”
“개성이 A+등급이라고요?”
시우는 순수하게 놀라보였다.
옆에 있던 서팔광도 상당히 놀란 눈을 떠 보였다.
그런 서팔광의 모습 때문일까.
“제가 아저씨한테도 말을 안 했었나요?”
“처, 처음 듣는 이야기다만.”
서팔광은 얼떨떨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뭐, 아무튼.
“대단한데요?”
농담이 아니라 진짜 대단한 것이었다.
개성이 A+등급이면 최소 A급 헌터.
뼈와 살을 깎는 노력을 하면 S-급까지도 노려볼 수 있는 수준이었으니까.
쉽지는 않겠지만 충분히 가능성은 있었다.
그런데 왜일까.
소은의 표정이 썩 좋지만은 않아 보였다.
“그래도 걱정이에요. 각성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어찌나 어리숙한지. 매번 다치기는 또 얼마나 다치고….”
소은은 연신 한숨을 내뱉었다.
아무리 A급, S급이 천재라고는 하나 누나된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당장 시우도 서아가 그런다면 걱정부터 앞설테니 말이다.
“괜히 저 때문에 무리를 한 게 아닐런지….”
시우는 괜시리 미안해지는 심정이었다.
“아뇨. 제가 걱정이 된다는 것이지, 시우 씨가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어요. 무엇보다 각성한 개성이 초재생이라 큰 문제도 없고요.”
“초재생이요?”
“재생력이 강화되는 개성이에요.”
말 그대로 초재생[超再生], (Hiper Regeneration).
듣자 하니 팔다리가 잘려도 재생할 수 있을 정도라고.
과연 A+등급이라는 걸까.
가히 트롤의 재생력과 맞먹는다 할 수 있었다.
그러니 웬만하면 죽는 일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동생한테도 부탁을 해 뒀으니, 많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구할 수는 있을 거예요.”
소은은 전혀 걱정하지 말라는 듯, 손가락으로 V를 그리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 밝은 모습에 시우는 피식, 웃음을 흘려 보였다.
이어 소은이 고개를 돌려 서팔광에게 말했다.
“그보다 아저씨. 이번에 세계 야금술 세미나에서 의뢰받은 장비는 어떻게 되셨어요?”
“만들고 있다. 저기, 한 번 확인해 보거라.”
그러면서 소은과 서팔광이 공방 한쪽으로 향했다.
세미나니 뭐니.
무슨 소리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중간중간 마스터 오렐리안이라는 이름이 들려오는 것을 보아하니 중요한 세미나인 것 같았다.
시우는 대충 듣다가 귀를 닫아 버렸다.
딱히 시우가 관심 가질 만한 내용이 아니었으니까.
더하여 중요한 일도 아니었으니까.
지금 시우에게 중요한 것은 단연 집.
그를 위해선 신[神]의 야금술(SS) 숙련도는 물론, 헌터 등급을 올리는 것도 중요했다.
소은이 구해 오는 물량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터.
부족한 재료들은 시우가 직접 구해야 했다.
‘내일 한채린 수업도 있으니.’
여러모로 빠듯한 시간.
아무래도 야금술은 여기까지만 해야 할 것 같았다.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시우는 그렇게 공방을 나와 헌터 관리국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 * *
달빛마저 구름에 가린 새벽녘.
“으으윽…!”
덕구는 큰 기지개를 펴 보였다.
그러자 뚜둑, 하며 전신이 비명을 내질렀다.
컴퓨터 앞에 얼마나 앉아있었던 걸까.
기억조차 나질 않았다.
그래도 184개에 달하는 영상들.
영상 길이만 도합 22시간이 넘어가는 분량.
덕구는 그 모든 영상을 일일이 확인했다.
편집 포인트를 선별.
연출과 특수 효과를 기획.
그리하여 지금.
“끝났다아아…!!”
최종적으로 편집까지 모두 마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며칠 밤을 새웠던가.
정말이지 눈이 천근만근이었다.
그래도 덕구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시우가 열심히 유투브 활동을 한다는 것.
그건 덕구 또한 시우의 편집자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니까.
“이번엔 너무 힘들었어….”
그래도 이번엔 상당히 힘들긴 했다.
하지만 뭐.
지난 달에 일을 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감내할 만했다.
덕구는 편집한 세 개의 영상을 한 번 확인했다.
D-급에서 C-급까지의 여정을 담은 영상.
스토리를 부여하며 편집하느라 세 개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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