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Subscribed to the Channel of Transcendents RAW novel - Chapter (90)
89화.
가뜩이나 시우를 향하던 시선이 더욱 집중되었다.
레스토랑에 있는 거의 모든 이가 시우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봤다.
하지만 시우는 그러한 시선들을 전혀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콜록콜록!
자꾸만 새어 나오는 기침.
시우는 가슴을 주먹으로 탁탁, 쳐 보였다.
그리고 이렇게 만든 당사자, 클레오파트라를 바라봤다.
지금 저 여자가 제정신인─.
[이 여자가 제정신인가, 하는 표정이시네요.]독심술이라도 배운 것일까.
어느덧 기침은 진정이 되어 있었다.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시우는 솔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클레오파트라가 놀란 눈을 떠 보였다.
한 손을 살며시 입가에 가져다 대며 말해 왔다.
[너무해요.]약간의 애교 섞인 질책.
구미호도 이 여자한테는 안될 것 같았다.
구미호도 되려 클레오파트라한테 홀리지 않을까?
하지만 뭐.
띠링!
[군자심[君子心] – 인의예지[仁義禮知](SSS) 숙련도 6.41%[+0.3%]>시우에게는 숙련도 작업이나 다름없었다.
식사 데이트가 아니라 정신 수련의 장인 거 아닌가 몰라.
시우는 크흠, 헛기침으로 목을 가다듬고는 답했다.
“먼저 본인 입으로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냥 말씀드려 본 건데,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실 줄 몰랐는걸요. 혹시 나쁜 남자 스타일?]“그냥 사실을 말한 것뿐입니다만.”
[저한테 이랬던 남자는 처음이에요.] [남자들은 저한테 간이며, 쓸개며. 죄다 내줄 것처럼 말해주거든요.]그러면서 클레오파트라가 다시 한 번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시우는 정말이지 뭐라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확실히.
그러할 것 같기는 했다.
저 눈웃음 짓는 미모를 보면 간과 쓸개가 뭐란 말인가.
내장이며, 심장이며, 췌장이며.
그야말로 뭐든 다 내줄 것 같았다.
물론.
[우리 결혼하지 않을래요?]결론이 왜 자꾸 이렇게 나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놀리시는 겁니까?”
[아뇨. 저는 진심이에요.]“그렇다면 더더욱 거절하겠습니다.”
[제가 별로 마음에 안 드신가요? 아니면 제가 못나 보이시나요?]못나기는 커녕 너무 예뻤다.
시우라고 예쁘다는 감상과 감정을 못 느끼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딱 그뿐.
이 이상으로 어떻게 해 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런 걸 떠나, 저희 둘은 직접 만날 수가 없지 않습니까.”
[사랑에 꼭 육체적인 교류가 필요한가요?]“반드시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이었다.
꼭 그쪽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뭐, 아무튼.
[정작 제게는 욕정을 품고 계시지 않으시잖아요.]“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것뿐입니다. 저도 사랑하는 여인에게는 간이고, 쓸개고 다 빼내 줍니다.”
[어머.]클레오파트라가 크게 놀라보였다.
사슴 같은 눈망울이 오롯이 시우를 향했다.
[저… 제대로 반했어요.]구라 치고 있네.
하여간, 구미호도 한 수 접을─.
[방금 구라 치고 있네, 라고 생각하셨죠?]“네.”
[빈말로라도 아니라고 말씀해 주시면 안 돼요?]“네, 안 됩니다.”
그러자 클레오파트의 표정이 참 재밌게 지어졌다.
표정이 어떻게 재밌을 수 있겠냐마는 지금 보이는 클레오파트라의 표정은 분명 그러했다.
그래서인지 도무지 방심을 할 수가 없었다.
지금도 띠링! 띠링!
공자의 군자심[君子心](SSS) 숙련도가 계속해서 오르고 있었다.
한마디로 계속해서 클레오파트라의 유혹을 떨쳐내고 있었다.
‘숙련도작하는 것 같아서 좋긴 하다만.’
그것도 가장 오르는 속도가 더딘 공자의 군자심[君子心](SSS)을 말이다.
하지만 그만큼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몰랐다.
“어쨌든. 저는 인간입니다. 클레오파트라 님과는 만날 수 없는 인간.”
[인간처럼 보이지 않는걸요. 특히나 아까부터 계속 제 유혹을 떨쳐내는 것이… 아! 혹시 그 쪽에 문제가 있으신…?]“이대로 식사 자리는 끝내도 되겠습니까?”
[죄송해요. 농담이었어요.]클레오파트라는 실언했다는 듯 작은 미소를 머금었다.
그리고 말마따나 시우와 클레오파트라는 만날 수가 없었다.
시우는 어디까지나 인간.
신(神)들의 힘을 사용할 수 있다고는 하나 인간은 인간이었다.
방금 시우가 발끈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누가 부처님께 ‘혹시 성 기능에 문제가 있으신 건가요?’라고 말한다고 한들.
부처님이 ‘야이, X팔아. 내가 그거 해명해? 보여줘? 내가 말이야 마!’ 하시면서 발끈하지는 않지 않은가.
신(神)은 신(神)이기에 신(神)인 것.
시우는 어디까지나 한낱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갓튜브의 인물과는 만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웬걸.
[신(神)이 되실 수 있다면요?]클레오파트라가 의미심장한 말을 해 왔다.
“누가 말입니까?”
[당연히… 그쪽? 그러고 보니 이름도 모르고 있었네요?]나 참.
그런데도 결혼을 하자며 급발진해?
시우는 어처구니 없는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시우입니다. 맹시우.”
[시우 님이 신(神)이 될 수 있다면요?]“그게 무슨?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인간입니다만.”
[알아요. 하지만 저 또한 한때는 인간이었답니다.]그건 맞는 말이긴 했다.
[시우 님이 신(神)이 되신다면 저희는 만날 수 있잖아요. 사실 신(神)이 되지 않으셔도 만날 방법은 있지만요.]“무슨… 뜻입니까? 그건.”
[말씀 그대로예요. 신(神)이 되지 않아도 저와 시우 님이 만날 수 있다는 뜻. 정확히는 제가 시우 님을 만나러 갈 수 있죠.]“그게 가능합니까? 제가 알기로 이쪽과 그쪽의 차원은 간섭할 수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원래는 그렇죠.]원래는 그렇다는 말.
그 말은 즉.
다른 방법이 있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이미 만나신 거 아니에요? 저희 갓튜브에서 넘어간 인물을요.]“그에 대해 아시는 바가 있으십니까?”
그러자 클레오파트라가 눈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 모습에서 시우는 확신할 수 있었다.
클레오파트라는 무언가를 알고 있다.
[그게 말이죠….]속삭이듯 들려온 클레오파트라의 목소리.
분명 화면 너머의 일이었다.
그러나 시우는 코끝을 찌르는 매혹의 향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윽고 클레오파트라가 화면 가까이 입을 가져다 대었다.
그리고.
[비. 밀.]후훗.
클레오파트라가 애교 섞인 웃음을 지어 보였다.
[여인의 비밀을 자꾸 캐물으면 못 쓴답니다.]* * *
SH그룹 사옥.
고풍스러운 방 안에 한 여인이 커피를 마시며 창문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깨 위로 걸쳐진 정장 재켓 위.
웨이브 진 단발의 머리가 찰랑거리며 여인이 커피잔을 입가에 가져다 대었다.
사소한 행동.
그러나 그 행동에서조차 감출 수 없는 우아한 세련미가 흘러나왔다.
똑똑.
-한민아 이사님.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SH그룹, 한민아 이사.
SH그룹의 회장, 한태산의 막내딸이자 한채린의 고모 되는 이였다.
“들어와.”
한민아의 말과 함께 달칵.
이사실의 문이 열리며 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한민아는 살짝, 몸을 돌려 사내에게 물었다.
“알아봤어?”
“네.”
사내는 한민아에게 몇 장의 종이를 건넸다.
한민아는 종이를 받아 그 내용을 살폈다.
한민아의 조카, 한채린.
그녀에 관한 내용이 종이에 빼곡히 적혀 있었다.
뒷조사… 라고 할 수 있었다.
그걸 모르지는 않았으나 한민아는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얼마 전, 한채린이 찾아와 했던 부탁.
집 한 채를 지으려는데 SH건설의 이름을 빌릴 수 있냐는 부탁.
그것도 단순히 이름만 빌려달라는 부탁.
정말 뜬금없는 부탁이었다.
해서 이유를 물어봤지만 한채린은 잘 대답을 하지 못했다.
평소 한채린답지 않은 모습.
그래도 무리한 부탁은 아니었던지라 알겠다고는 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상당히 궁금했다.
해서 지금.
“맹시우라는 자의 부탁으로 그런 말씀을 했다고 합니다.”
“맹시우?”
“뒷장에 관련한 정보를 정리해 놓았습니다.”
한민아는 종이를 한 장 넘겼다.
이름 맹시우.
나이 23. 성별 남.
“B-급의 헌터?”
“불과 2주 전엔 D-급의 헌터였다고 합니다.”
“뭐? 그럼 2주만에 B-급 헌터로 승격했다고? 그게 가능해?”
한민아는 헌터 업계에 대해 상세히 알고 있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웬만한 지식 정도는 갖추고 있었다.
최근 SH그룹이 뻗어나가는 주된 사업이었으니까.
“관리국에서도 의심을 한 것 같았습니다. 시찰국 또한 움직였지만… 별다른 문제는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
한민아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시찰국이 나섰다면야 확실한 것이었으니까.
“어쨌거나, 문제가 있는 자는 아니란 뜻이지?”
“네.”
그렇다면야 뭐.
그 이상으로 따질 건 없었다.
아니, 다른 걸 따지고 들어야 했다.
“우리 채린이가 이 맹시우라는 자 때문에 내게 그런 부탁을 해왔다는 거지?”
“네.”
“둘이 무슨 사이길래?”
“그것이….”
사내가 잠시 말을 흐렸다.
한민아가 말하라는 듯 눈짓을 해 보이자 사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정확히 어떤 사이인지는 확인이 안 되었습니다. 다만, 한채린 님께서 맹시우라는 자와 매주 2~3번 정도 만남을 갖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뭐라고?”
한민아는 저도 모르게 두 눈을 크게 떠 보였다.
“어, 어디서?”
“SH헌터 길드 사옥이긴 합니다만, 단둘이 만남을 갖는다고 합니다.”
“다, 단둘이…?”
“그렇습니다.”
한민아는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모든 것을 종합해본 바.
“채린이가 남자를 만나고 다닌다고…?”
이게 무슨….
한민아는 시선을 아래로 내려 맹시우라는 자의 사진을 바라봤다.
맹한 분위기의 사내.
못 나지는 않았으나 그렇다고 특출나게 잘생기지도 않았다.
그 동안 채린이에게 대시한 남자들과 비교하면 오징어라 할 수 있었다.
수많은 연예인. 배우.
재벌가 2세들.
채린이에게 대시한 남자들이 몇 명이란 말인가.
그런데 채린이는 모두 차 버렸다.
차 버리는 수준이 아니라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그런데 지금 무슨….
“으음….”
한민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우리 조카가 남자를 만난다라….”
가장 먼저 드는 건 역시 걱정이었다.
연애 한 번 못 해 본 채린이가 아니던가.
연애는 커녕 남자랑 말 한 번 제대로 섞어본 적이 없는 아이였다.
그러니 남자 보는 눈이 있을 리 만무했다.
혹시 채린이가 상처 받지는 않을까.
가뜩이나 마음에 상처가 많은 아이인데.
“맹시우….”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사진으로 본 첫인상은 그닥.
어딘가 맹해 보이는 것이 믿음직스럽지가 않았다.
어떻게 채린이랑 엮인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어찌 고모로서 가만히 있을까.
“차 좀 대기 시켜줄 수 있을까?”
“알겠습니다.”
* * *
시우는 뭔가 싶었다.
정확히는 뭐하는 여자일까.
시우는 클레오파트라를 종잡을 수가 없었다.
그런 시우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하지만 남편한테는 뭔들 못 알려 드리겠어요.] [제 몸에 있는 점의 개수도 전부 알려 드릴 수 있는걸요?]그러면서 은근슬쩍, 어깨를 내려 쇄골 라인을 보여 주었다.
정확히는 쇄골에 찍혀 있는 점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점 같은 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미(美)로 빚은 듯한 몸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아찔해져 왔다.
아니, 그런데.
낯선 남자한테 저렇게 막 속살을 보여줘도 되는 거야?
이게 그 아메리칸 마인드라는 건가?
유교로 점철된 시우에게는 진짜 어질어질했다.
그런데 잠깐.
이집트도 아메리칸 마인드라 할 수 있는 건가?
…에이, 알게 뭐람.
시우는 무심하게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클레오파트라가 약간 놀란 기색으로 말해왔다.
[이러면 남자들이 침을 흘리면서 너무나 좋아하던데.]“저는 그닥.”
유교 사상에 찌들어서 그런가.
아니면 띠링!
지금도 올라가는 군자심의 숙련도 때문일까.
시우는 저런 행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남사스럽고 헤프게만 느껴집니다만.”
[남자는 상체를 다 벗고 다니잖아요. 저는 어깨만 살짝, 노출한 건데 헤프다니. 정말 너무해요. 이건 성차별이에요.]“전 상체를 안 벗고 다닙니다. 그리고 그렇게 따지면 남자들이 침을 흘린다고 말씀하신 건 성희롱입니다만.”
[그럼 제가 책임지면 되겠네요. 결혼하면 성희롱이 아니죠?]왜 저런 식으로 결론이 나 버리는 걸까.
정말이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장난은 그만하시죠.”
[장난 아닌데….]“됐습니다. 그리고 아까 말씀하신 거. 알려 주실 생각도 없으시죠?”
[아뇨. 알려 드릴 생각은 있어요. 있는데, 전부 말씀드리면 시우 님이 더 이상 저를 안 만나 줄 것 같아서요.]그게 결국 안 알려 주겠다는 뜻 아닌가.
[결국 안 알려 주겠다는 뜻 아니냐, 라고 생각하셨죠?]“네.”
[여전히 단호하시네요.]“단호박이라는 말 자주 듣습니다.”
그러자 푸흡!
클레오파트라가 웃음을 터트렸다.
더 나아가 어깨까지 들썩거리며 끅끅, 거렸다.
…이런 개그를 좋아하는 건가.
본의 아니게 클레오파트라의 취향을 알아 버렸다.
[정말로… 저랑 결혼하실 생각 없으세요?]“네. 없습니다.”
[진짜 단호박─ 꺄하핫!]참 알다가도 모를 여자였다.
“식사 자리는 이쯤에서 끝내겠습니다.”
더 이상 할 말도 없었다.
무엇보다 이 이상으로 이야기를 했다간 정말로 미친놈이 되어버릴 것 같았다.
지금도 주변의 시선과 눈길이 따갑다 못해 아려오고 있었다.
스마트폰의 검은 화면을 보면서 혼자 중얼거리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곧 있으면 시찰국의 가더에게 끌려가지 않을까 싶었다.
[저 정말로 시우 님과 또 만나고 싶어졌어요.]웃다가 눈물까지 흘린 것일까.
클레오파트라의 눈망울이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손으로 눈가를 살포시 찍었다.
“결국 목적이 그거였습니까?”
어쩐지.
결혼하자며 대놓고 유혹한다 싶었다.
[처음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진심으로 시우 님과 다시 데이트를 하고 싶어서 그래요.]클레오파트라는 답지 않은 표정으로 말해 왔다.
순간 진심인가? 절로 그런 생각이 드는 표정이었다.
“그게 채널 구독과 무슨 상관입니까?”
[그래야만 시우 님과 만날 수 있으니까요?]시우는 순간 눈을 치켜떠 보였다.
클레오파트라는 싱긋,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제 진심을 보여 드리고자, 한 가지 더 말씀드릴게요.]그리고 이어진 말.
[모든 신(神)들이 갓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건 아니랍니다.]초월자의 채널을 구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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