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ake over the male lord RAW novel - Chapter 123
123
외전 4. 평화로운 일상 끝에
아침 햇살이 비추고 있었다. 침실까지 파고든 햇살에 아리스가 눈을 떴다. 폭신폭신한 이불을 걷고 상체를 일으킨 그녀는 옆자리를 보았다. 로이가 곤히 자고 있었다.
“잘생겼단 말이야.”
아리스는 그리 말하고 그의 볼을 만졌다. 그러자 그가 눈을 떴다. 파란 눈동자가 아리스를 보고 있었다.
“일어났습니까?”
어제는 로이가 먼저 일어나, 오늘은 아리스가 먼저 일어나 서로의 볼을 잡았다.
“사랑해요, 로이.”
그녀는 늘 하던 대로 말해 주었다. 그러자 로이의 입술에 미소가 맺혔다.
“저도 사랑합니다.”
그리 말하고 그가 상체를 일으켰다. 로이가 그녀를 뒤에서 끌어안았다.
“어젯밤에 안았는데 또 안고 싶어요?”
아리스가 물었다. 그러자 로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리 안아도 부족합니다.”
“로이는 언제 만족하려나요?”
아리스는 웃으면서 그의 팔을 다정히 잡아 주었다.
“오늘은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아리스의 질문에 로이가 막힘없이 대답했다.
“오전에는 농장에 가서 거름이 얼마나 필요한지 체크할 겁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따로 할 게 없군요.”
“그럼 오후에 티타임을 해요.”
“알겠습니다.”
“농가에 갈 때 저도 따라갈게요.”
아리스는 백작 대리이기도 했다.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알아야 부재 시 일을 할 수 있었다.
“알겠습니다.”
로이는 그녀의 향을 맡은 뒤 그녀를 놓아 주었다.
* * *
씻고 단장을 마친 후 아래층 식당으로 내려간 아리스와 로이는 식탁에 놓인 따끈따끈한 수프를 보았다. 오늘 아침은 수프와 빵이었다.
아침을 먹으며 로이가 입을 열었다.
“마을 촌장 집을 방문할 겁니다.”
곡창 지대다 보니 모여 사는 농가가 많았다.
그들을 일일이 다 방문할 순 없기에 미리 일이 필요한 농가를 정하여 방문했다.
“더윈이 힘썼습니다.”
“한동안 바쁘게 돌아다니더라고요.”
그녀도 더윈이 바쁘게 일하는 것을 보았다.
그의 활약 덕분에 농가에 가야 할 일이 줄어든 것이다. 농가의 사정은 대부분 비슷했기에 몇 군데 가 보면 견적이 나왔다.
아리스와 로이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식사를 했다. 식사가 끝나고 아리스는 방으로 돌아왔다.
밖으로 나가야 했기에 치장은 필수였다.
“어떻게 꾸며 드릴까요?”
“간단하게 해 줘.”
아리스의 전속 시녀인 시엔은 아리스를 보다 생각난 듯 말했다.
“분홍색 원피스 사신 것 있지 않습니까.”
얼마 전 드레스를 구매했다.
“딱 봄인 이 날씨에 입을 만한데 그거 어떠십니까?”
그녀의 말에 아리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시엔은 분홍색 드레스를 들고 왔다. 그리고 시녀들을 불러 아리스를 화장시켰다.
“드레스와 어울리게 꾸며 줘.”
“물론입니다.”
시엔은 실력이 무척이나 좋았다. 아리스가 만족할 만큼 말이다.
루진에게 길들여져 시녀 보는 눈이 까다로웠는데 시엔은 그녀를 만족시켜 주었다.
화장을 다하고 거울을 본 아리스는 미소를 지었다. 분홍색 드레스를 입으니 상큼한 느낌이 났다.
로이와 어울리면 좋을 것 같다.
* * *
마차를 타기 위해 내려온 아리스는 로이의 차림을 보았다. 검은색 예장을 입었다.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오늘도 멋져요.”
아리스가 그에게 다가갔다. 로이도 아리스를 보고 웃었다.
“아름답습니다.”
“로이에게 잘 보이려고 꾸민 거예요. 그리고 사람들에게도 잘 보여야죠.”
“사람들에게 말입니까?”
“네!”
아리스는 어딜 나가도 꾸미고 나왔다.
로이의 부인이 되고 나선 더 부지런하게 치장했다.
그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것도 있었지만 백작의 아내로서 확실히 보이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아리스는 안 꾸며도 예쁩니다.”
“로이가 좋게 봐서 그런 거예요.”
로이와 아리스는 다정하게 손을 잡고 마차에 올라탔다.
마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로이는 아리스의 볼을 꼭 잡았다. 그리자 아리스가 그의 손을 잡았다.
“화장을 연하게 했어요.”
“아, 그렇군요.”
로이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녀의 말랑말랑한 볼을 만지며 말했다.
“부드럽습니다.”
“거칠면 안 돼죠.”
“매일 밤 키스하는 게 떠오릅니다.”
밤이 주제로 나오면 기분이 이상해진다. 아리스는 그를 살짝 바라보았다.
“뭐 하고 싶은데요.”
“키스하고 싶습니다.”
키스라, 얼마든지 해도 괜찮았다. 로이는 사람들이 없을 때마다 입을 맞추고는 했다. 그는 키스를 아주 좋아했다.
“좋아요.”
그녀가 눈을 감았다. 그러자 로이가 그녀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마차가 움직이는 동안 그는 그녀의 입술을 차지했다.
* * *
마을 촌장 집에 마차가 도착했다. 마차에서 내린 로이가 아리스의 손을 잡고 내렸다. 그들을 보고 촌장이 인사했다.
“어서 오십시오.”
“오랜만이군.”
“제가 직접 찾아가도 되는데…….”
“아니다.”
촌장은 로이를 안내했다.
밭은 촌장의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아리스는 양산을 펼치고 그들을 따라갔다. 논두렁 위를 걸으며 그녀가 주변을 둘러보았다. 완연한 봄이기에 밭에는 갖가지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다.
“거름은 어떤가.”
거름이 뿌려진 밭에 도착한 로이가 물었다. 그러자 촌장이 손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양이 절반 정도 모자랍니다.”
“절반?”
“네.”
작년에 필요했던 양을 기준으로 거름을 구입한 건데 절반이 부족하다고 한다. 로이는 조금 놀랐다.
“작년에는 휴경이 있지 않았습니까.”
로이는 휴경을 없애기 위해 거름을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했다. 그래서 올해는 거름을 사겠다고 한 농가가 많았다.
“다른 농가도 사정이 다르지 않을 겁니다.”
“한 번 더 구매를 해야겠군.”
생각보다 양이 많이 부족했다. 로이는 고개를 끄덕이고 촌장의 밭을 바라보았다.
아리스도 밭을 바라보았다. 넓은 곳에서 새싹이 나고 있었다. 평야였기에 농경지가 끝없이 보였다.
“그런데 말입니다.”
“무슨 일이 있는가?”
“이주민이 늘고 있습니다.”
영지민이 늘어난다는 말에 로이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일이지?”
“로이 님이 농작물 수확을 위해 노력한다는 게 소문이 퍼진 모양입니다.”
“다른 영지도 비슷하게 할 텐데.”
로이는 당연하다는 듯 말했다. 그러자 촌장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로이 님처럼 평민을 위해서 노력하는 영주님은 드뭅니다.”
“그럼요.”
아리스가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로이가 얼굴을 붉혔다.
“당연한 일을 한 것이다.”
“그래서 저희가 영주님을 좋아합니다.”
촌장은 그리 말하며 로이에게 말했다.
“새로 이사 온 식구들은 정리해서 보고해 드리겠습니다.”
“알았다.”
정기적으로 인구 변화를 촌장이 보고하고는 했다. 로이는 땅을 둘러보고 마차로 돌아왔다. 다음 마을로 이동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