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ake over the male lord RAW novel - Chapter 124
124
오전에 세 개의 마을을 둘러보았다.
대부분 거름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로이는 거름을 추가로 주문하기로 했다.
“작년보다 풍작이 들 것 같아요.”
작년에도 풍년이었다.
백성들에게 조금만 조세를 거두어도 세금을 낼 만큼 말이다.
로이와 아리스는 세금을 거두고 그 돈을 차곡차곡 모았다. 백성들에게 추가로 걷는 일은 없었다.
로이가 영주가 되고 나서 영지민들은 그가 어떻게 나올지 걱정했었다. 황제의 직할지에서 갑자기 영주가 생겼으니 말이다.
그런데 새로 온 영주는 자상하고 영지민들을 살필 줄 아는 영주였다. 그렇기에 다들 그의 됨됨이를 칭찬했다.
“가지고 싶은 거라도 있습니까?”
“가지고 싶은 거요?”
“드레스나, 보석이나.”
아리스는 결혼할 때 드레스와 보석을 많이 가지고 왔다.
이안이 호리슨 가문에서 내려오는 보석들을 아리스에게 모두 다 물려주었기에 아리스는 평소에 많이 치장해도 장신구를 새로 구매하지 않고 기존에 있던 것들로 꾸몄다. 해서 지출이 늘거나 하지 않았다.
“아아.”
아리스가 그의 말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별로 없어요.”
후작 가문에서 가져온 것을 사용하는 것도 바빴다.
그리고 여기는 논과 밭으로 이루어진 땅이었다. 크게 발달한 도시가 가까이에 있는 것도 아니어서 큰 도시로 가려면 마법으로 강화된 마차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야 했다.
일이 이렇다 보니 보석을 사용할 일이 거의 없었다. 이따금 사람들에게 보여 주기 위해 치장하는 게 다였다.
“로이는 늘 사 주고 싶어 하네요.”
아리스이 말에 로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수도에서 살다가 시골로 이사 온 아리스다. 혹시나 적응을 못 할까, 이만저만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적응을 잘하고 있다고 더윈이 말했지만 그래도 늘 신경 쓰고는 했다.
“로이야 말고 가지고 싶은 거 없어요?”
“저 말입니까?”
“네.”
로이는 너무 검소했다. 군인으로 살다 보니 꾸미는 걸 아직도 어색해 했다.
옷도 더윈이 졸라서 많이 사 둔 것이다. 일반적인 영주에 비해 많은 것도 아니었다.
“검 말고요.”
로이는 이전에 검을 사고 싶다고 해서 사 둔 상태였다.
검 말고 다른 것을 고르라는 그녀의 주문에 고민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가지고 싶은 게 있군요.”
“저요?”
“네.”
로이의 눈동자에 정염이 감돌았다. 그녀는 오전부터 뜨거운 남편을 보고 몸을 배배 꼬았다.
“이따가 밤에!”
“네.”
아쉽지만 그는 참기로 했다.
“입술만 차지하겠습니다.”
“네.”
이윽고 그가 그녀의 입술을 차지했다.
* * *
오전에 볼일을 다 보고 오후가 되었다. 아리스와 로이는 약속한 대로 티타임을 가졌다. 시엔이 차를 들고 왔다. 시엔이 내린 차는 루진이 끓인 차만큼이나 맛있었다.
“과자도 있어요.”
아리스가 로이에게 과자를 내밀었다.
“잘 먹겠습니다.”
그가 차를 한 모금 마셨다. 아리스는 초콜릿 과자만 먹었다.
“초콜릿을 요즘 자주 드시는군요.”
“네.”
그녀가 웃으며 초콜릿을 먹었다. 달달한 과자 맛이 입에 감돌았다. 차를 한 모금 마셨다. 달콤한 차 향이 감돌았다.
“그런데 왜 요즘 초콜릿이 당기지. 평소에는 그리 먹지 않았는데.”
그녀의 말에 시엔이 아리스를 보았다. 그리고 가만히 생각하더니 그녀에게 물었다.
“아가씨.”
“응.”
“이번에 달거리 안 하시지 않으셨나요?”
“응, 맞아. 좀 늦는 거 같아서 기다리고 있어.”
그녀의 말에 시엔은 호들갑을 떨었다.
“임신일지도 몰라요.”
“뭐?”
봄이 되고 아이를 가지기로 결정한 로이와 아리스였다.
시엔의 말에 아리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난 입덧도 안 했는데.”
“입덧은 좀 나중에 할 수도 있어요. 아니면 없을 수도 있고요.”
시엔은 아이가 있는 여인이었다. 그녀의 아이는 벌써 열 살이 넘었다고 했다.
시엔의 말에 로이가 얼른 말했다.
“의사를 데려오도록 해라.”
그의 말에 시엔이 고개를 숙였다. 곧이어 의사가 들어왔다.
영주성의 의사인 그는 아리스의 손을 진찰하고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달거리를 안 하셨다고요?”
“네.”
“축하드립니다. 임신입니다.”
그의 말에 아리스와 로이가 놀랐다.
정말 아리스가 임신을 한 것이다.
“제가 뭐라고 했어요!”
“정말로 아이가…….”
아리스는 배를 쓰다듬었다. 언젠가 생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지금일 줄은 몰랐다.
“누구를 닮았을까요.”
로이가 아리스의 배를 만졌다. 아리스가 방그레 웃으며 그에게 말했다.
“로이를 닮은 아들을 낳았으면 좋겠어요.”
“아들 말입니까?”
“네.”
“전 아리스를 닮은 딸이면 좋겠습니다.”
로이는 자신의 바람을 담아 말했다.
아니, 아리스가 낳은 아이라면 누구라도 좋았다.
* * *
임신했다는 소식을 이안에게 편지로 전했다.
이안은 편지를 받자마자 몸에 좋다는 것을 사서 보냈다. 그리고 곧 찾아가겠다고 했다.
비올레와 리몬트리, 이엘에게도 축하 편지를 받았다.
다들 몸에 좋다는 것을 같이 보내 왔다.
“초콜릿 드십시오.”
로이가 시내에 가서 그녀가 좋아하는 초콜릿을 사 왔다.
그는 쌓인 선물들을 보며 웃었다.
“몸 걱정 할 필요는 없겠어요.”
사람들이 보낸 선물이 많았다. 아리스는 선물을 정리하며 로이를 보았다.
“아이가 얼른 태어나면 좋겠습니다.”
로이는 아리스의 배를 쓰다듬었다. 사랑의 결실이 태어난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미묘했다.
아직 납작한 배를 만지며 그가 조용히 읊조렸다.
“건강히 태어나라.”
“로이.”
“네.”
“우리 아이가 좀 자라면 여행을 가요.”
“네.”
올 봄에 여행을 가려고 했는데 가지 못하게 되었다.
조금 아쉬웠지만 아이를 위해서라면 참을 수 있었다. 아리스는 방그레 웃으며 그의 손을 잡았다.
“예쁜 손.”
“아리스도 예쁩니다.”
“로이도 참.”
그리 말하며 그가 그녀의 손을 잡고 입을 맞추었다. 그녀의 입술에도 입을 맞추었다.
그의 사랑을 받으며 그녀는 배 속의 아이를 생각했다.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된다.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에겐 특별한 일이었다.
책 속에 들어와 행복하기 위해 남자 주인공인 로이를 차지했고, 그 노력이 행복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아이가 태어나면 사랑해 주어야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줘야지.
그녀는 그리 생각하며 로이의 손을 맞잡았다.
그렇게 아이는 달수를 채워 건강히 태어났다.
아이가 태어나던 날 로이는 아이를 품에 안고 울었다.
로이의 얼굴을 쏙 닮은 남자 아이였다.
아리스는 그 아이의 이름을 로아라고 지었다.
아리스와 로이의 이름을 합쳐서 지은 이름이었다.
그리고 다음 해에 아리스는 또 아이를 낳게 되었다. 아이의 이름은 헤나, 아리스를 꼭 닮은 여자아이였다.
점술가의 말대로 두 명의 아이가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