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thought it was a half-way ring RAW novel - Chapter 224
224. 몰락(沒落)
초무성이 날뛸 때마다 세가 연합을 공격하던 마고수의 목숨이 끊어졌다.
세가 연합의 고수들이 자유로워지는 만큼 천마신교의 정예 마인에게는 재앙이 늘어났다.
“이런 우라질!”
진마련의 총호법인 악불기는 분통이 터져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진마의 경지를 넘어선 지 오래인 자신이 고작 강기도 사용할 줄 모르는 허접한 중원의 무인 따위에게 붙들려 곤욕을 치르게 될 줄은 몰랐다.
게다가 분위기가 이상하다.
어째서인지 주변에서 묵직한 마기를 풍기던 존재들이 점차 줄어드는 느낌이지 않은가 말이다.
그와 반대로 지저분한 정기가 스멀거리며 주변을 잠식해 오는 중이다.
‘어떻게 된 놈들이란 말인가! 어째서 포기하지 않는 거냐!’
악불기는 슬슬 질려가고 있었다.
초규원과 초무군의 무력은 고작해야 초절정의 수준.
이런 수준의 무인은 둘이 아니라 너덧 명이 덤벼도 진즉 해치웠어야 정상이다.
무엇이든 벨 수 있는 강기 앞에, 극에 이르렀다고 하나 도기(刀氣) 따위를 덧씌운 병기는 두 동강이 나버려야 맞다.
그런데 안 통한다.
병기부터 박살 낼 생각으로 마강기를 잔뜩 내뿜어 두들겼음에도 두 초 씨 부자의 병기는 너무나 멀쩡했다.
진마(眞魔)의 경지를 개척한 자신을 상대로 이렇게 오래 버틴다는 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신병이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인가?’
악불기는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신병이기라면 초절정의 수준이라도 강기를 버티게 해줄 수 있을 테니까.
곤란한 상황에 빠진 악불기가 최후의 한 수를 준비하려는 그때,
“아버지! 형!”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눈살을 찌푸리는 악불기였다.
음성에 깃든 기운이 심상치가 않았다.
게다가 눈앞의 초 씨 부자를 아버지와 형이라고 부를 만한 존재는….
“!”
‘뇌룡도?’
악불기의 등골이 서늘해졌다.
분명 천마와 싸우고 있어야 할 뇌룡도가 어찌 이곳에 나타난단 말인가!
그렇다는 것은…!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었다.
“어딜 도망가느냐!”
“누가 순순히 놔줄 줄 알아?”
초규원과 초무군은 지쳤음에도 오히려 더 달라붙었다.
절대로 악불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가 깃든 두 부자의 공격은 지독하리만치 집요하고 끈적거렸다.
뒤에서는 뇌룡도가 다가오고, 앞을 가로막은 초규원과 초무군은 떼어놓기가 만만치 않고….
상황이 급박해지자 악불기의 움직임은 허우적거림처럼 변해버렸다.
그 순간, 초규원의 초무도가 악불기의 상체를 노렸다.
“우웃!”
당황 중에도 초규원의 공격을 막아가던 악불기는, 초무군이 하체를 노리는 공격에 미처 반응하지 못하였다.
스각!
오른 다리에 화끈한 통증이 느껴지고, 상체가 기우뚱하면서 초규원의 공격을 막는 힘이 흐트러졌다.
“으, 으아아아!”
자신의 검을 밀어붙이는 초규원의 힘에 마지막을 직감하며 비명을 질렀다.
서억!
초무도의 날카로운 칼날이 악불기의 목을 깔끔하게 떼어냈다.
“후욱! 훅….”
“아버지, 우리가 이겼습니다.”
초무군이 숨을 몰아쉬는 초규원에게 하얀 이를 드러냈다.
“그래, 우리가 해냈구나.”
초규원은 바닥에 나뒹구는 악불기의 시신을 내려다보면서 기뻐했다.
‘이런 날이 우리에게 올 줄이야!’
주변을 둘러보았다.
분명 둘째 아들인 초무성의 음성을 싸우는 도중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악불기와 싸우는 동안에도 얼마나 노심초사(勞心焦思)했던가!
고작 진마련의 총호법인 악불기조차도 이토록 강한데, 초무성이 상대하는 천마는 얼마나 강할 것인가 말이다.
환청을 들은 것은 아닌가 혼란스럽기까지 했을 정도다.
그러나,
“아버지!”
잘못 들은 것이 아니었다.
악불기의 강기 때문에 초규원과 초무군 또한 주변에 다른 무인들이 접근해 오지 않고 있었다.
“무성아! 둘째야! 애비가 여기 있다!”
초규원이 아랫배에 힘을 담아 크게 소리쳤다.
“형도 있다!”
초무군 또한 동생이 살아 있다는 것에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소리쳤다.
그 순간,
스가각!
“으아아아!”
서거걱!
“뭐, 무슨! 크악!”
콰과광!
“피, 피해!”
.
.
.
난전을 벌이는 곳에서 살벌한 절단음과 폭음이 튀어나오고, 마인이 분명한 사람들이 우르르 무너졌다.
피투성이가 된 초무성이 사람들을 뚫고 초규원과 초무군의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버지! 형”
“오, 오! 아들아! 무사했더냐!”
“이 자식! 살아 있었구나!”
초무성이 환한 얼굴을 하고서 튀어나오자, 초규원과 초무군은 반가워하고 안도하는 표정을 지었다.
“어디 다친 곳은 없느냐!”
초규원이 초무성을 이리저리 살폈다.
“누가 누굴 걱정하시는 겁니까, 아버지.”
초무성이 헛웃음을 흘렸다.
초규원이나 초무군이나 거의 넝마가 되어 있었다.
물론 초무성 또한 천마와 싸우면서 수없이 많은 상처를 입었지만, 아버지나 형만큼은 아니었다.
“천마의 목을 베어왔습니다.”
초무성이 허리 뒤에 매달고 온 임철극의 수급을 꺼내 보였다.
“저, 정말이구나! 헌데 어째서 그 사실을 알리지 않았느냐!”
임철극의 수급을 확인한 초규원이 놀라고 말았다.
아들이 무사히 돌아온 것으로 결과를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지만, 그 대단한 천마의 수급을 직접 확인하니 이제야 실감이 났다.
다만,
어째서 이런 중요한 얘기를 알리지 않았는지가 의문이었다.
천마의 죽음이 알려지면 천마신교의 기세는 단박에 꺾일 테고, 무림맹의 사기가 하늘을 찌를 텐데 말이다.
“놈들이 퇴각하면 또다시 이런 일이 반복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번 기회에 아예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그래서 숨겼습니다.”
“허면… 정말 계획대로 할 작정이더냐?”
“야… 그건 좀….”
초규원이 마른침을 삼켰고, 초무군은 ‘이 새끼가 돌았나’라는 표정을 하고서 초무성을 바라보았다.
“계획이 바뀌면 되겠습니까. 이제 적당히 마무리하고 퇴각하시지요. 맹주도 머리가 있다면 천마가 죽었다는 걸 알겠지요.”
초무성이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
후방에서 전황을 살피던 방만우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우측(무림맹의 입장에서는 좌측)은 거의 개박살이 나버렸다.
천마신교의 고수와 진마련의 고수를 적절히 배분해, 다른 곳보다 조금 더 많은 고수를 배치했는데도 말이다.
초씨세가가 포함된 세가 연합을 확실하게 해치우겠다는 생각에서 결정한 일이다.
그런데 웬걸?
아예 궤멸에 가까운 피해가 발생했다.
놀라운 것은 그런 와중에 세가 연합은 여세를 몰아 중앙을 보강하는 게 아니라, 무림맹의 본단이 있는 정주 방향으로 퇴각하는 것이 아닌가!
‘대체 뭐지? 혹시 천마께서 다른 비밀 세력을 두고 계셨던 것인가?’
방만우가 고민했다.
이전 천마와 달리, 상식적이면서도 음흉한 구석이 있는 임철극이었다.
진마련을 예상 외로 키운 것도 그렇고, 전쟁 발발 이후에 숨겨 둔 정예를 구천 명이나 더 내놓았다.
임철극이 자신에게도 숨긴 힘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우위를 점하고서도 세가 연합이 여세를 몰아 공격을 하는 게 아니라, 퇴각할 이유가 없다.
가령 무림맹 본단이 공격을 받는다거나 하는 그런 이유.
“군사,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것 같지 않소?”
집법전주 마궁(魔弓) 도위극이 눈살을 찌푸렸다.
진마(眞魔)의 고수인 그가 전투에 가담하지 않은 것은 머리에 심어둔 암컷 고독 때문이다.
만약 그가 죽는다면 천마신교의 고수들이 허무하게 생을 마감할 수 있기에 열외 전력으로 빼둔 것이다.
진마의 고수 전력 하나를 투입하려다가 싹쓸이당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방만우를 호위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뭔가 이상합니다. 천마, 천마님께서는 어디에 계신 것인지… 분명 뇌룡도와 일전을 벌이고 계셨는데 말입니다.”
방만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두 눈에 내공을 담아 전장을 살폈다.
그러나 찾을 수가 없었다.
전면전이 벌어질 때까지만 해도 굉장한 무력을 선보이면서 뇌룡도와 승부를 벌이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존재감이 사라졌다.
난전 상황이 벌어지고 나서부터는 더더욱 천마의 모습을 발견하기가 어려웠다.
‘존재감이 흐릿해질 정도로 뇌룡도와 치열하게 싸우고 계신다는 것인가? 뇌룡도는 불과 열아홉에 불과하다고 들었거늘 천마님과 자웅을 결할 정도의 고수라고? 기가 막히는군.’
방만우가 속으로 혀를 찼다.
임철극은 뇌룡도의 세 배가 넘는 세월을 살았다.
게다가 탈마의 경지.
마공의 특성상, 지닌바 내공은 적어도 오 갑자가 넘을 터.
그런 천마신교 최고의 고수가 핏덩이에 불과한 뇌룡도와 기세가 흐려질 정도로 치열하게 싸운다?
방만우의 상식으론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중앙의 무림맹과 좌측의 소림 무당 연합의 기세가 만만치 않소. 진마련의 병력만 온존했어도 본교의 승리였을 것을!”
도위극이 안타까운 탄성을 발했다.
천무열이 쓸데없는 짓거리를 하는 바람에 천마신교의 전력도 진마련의 전력도 허무하게 날려 먹은 일이 안타깝기 짝이 없었다.
“지난 일을 되돌릴 수는 없는 법이요. 저, 저런!”
눈살을 찌푸리면서 대꾸하던 방만우가, 이번에는 찢어질 듯 눈을 부릅떴다.
천마신교의 후방을 노리고 일단의 무리가 돌진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숫자는 고작해야 삼백이나 될까?
하지만 구성원 하나하나가 최하 절정 수준의 무인들로 짐작되었다.
적은 숫자라고 하나, 난전을 벌이면서 팽팽한 균형을 유지 중인 상황에 적의 새 전력은 부담스러웠다.
무림맹주 송비응이 처음으로 사업에 성공을 거두어서 탄생한 특무대였으나, 방만우로서는 그들의 정체를 알 방법이 없었다.
개방과 하오문이 모두 무림맹에 붙은 까닭에 정보가 너무나 부족했다.
이제는 도저히 두고만 볼 수 없었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였다.
“집법전주!”
“말씀하시오, 군사!”
“천마께 퇴각하라 전하시오!”
방만우가 다급한 얼굴로 명령에 가까운 부탁을 했다.
여기서 더 머뭇거렸다간 자칫 후방에서부터 지리멸렬(支離滅裂)할 위험이 있었다.
그 전에 병력을 거두어 재정비하는 편이 나았으니까!
“천마께서 어디 있는 줄 알고 전한단 말이오?”
“넘치는 내공은 두었다가 무엇을 하려는 것입니까! 소리쳐 부르십시오. 급하오!”
방만우가 꽥하고 소리를 질렀다.
기습적으로 후방에 진입한 무림맹의 삼백 무인들이 천마신교의 무인들을 유린하고 있었으므로.
“아, 알겠소!”
방만우의 서슬 퍼런 호통에 찔끔한 도위극이 이내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천마시여! 복귀하소서!”
내공을 잔뜩 퍼부은 도위극의 음성이 범종이 울리듯 싸움터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몇 차례나 도위극이 그렇게 소리쳤으나, 천마의 모습은커녕 대답조차 돌아오지 않았다.
“망할!”
방만우가 허옇게 질린 얼굴로 탄성을 발했다.
일이 잘못되어도 단단히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이토록 반복해서 소리쳤으니, 천마가 아니라 일반 마인이라도 다 들었을 터다.
그러함에도 반응이 없다는 것은 천마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 확률이 높다는 뜻이었다.
‘이대론 다 죽어!’
방만우가 사색이 되어 전황을 살폈다.
비등비등한 듯했던 난전 상황에서 천마신교가 밀리는 형국으로 변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답이 없다.
“퇴각! 퇴각 나팔을 불어라! 어서!”
“구, 군사!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요! 퇴각이라니!”
도위극이 뜨악해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보고도 모르겠소? 천마께서 뇌룡도에게 패하신 것이오! 당장 후퇴하지 않으면 천마신교에 미래는 없소!”
“이런! 퇴각하라! 천마신교의 형제들은 퇴각하라! 퇴각 나팔! 어서 퇴각 나팔을 불어라!”
방만우의 얘기를 들은 도위극이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는 내공을 담아 소리쳤다.
***
정주 인근에서 발발했던 정마 대전은 천마신교의 패배로 막을 내렸다.
천마신교의 마인들은 대참패를 기록하면서 쫓기고 또 쫓겼다.
무림맹은 이번 기회에 천마신교의 뿌리를 뽑겠다는 기세로 악착같이 추격했다.
“얼마 남지 않았다! 힘을 내라! 놈들도 기련산까지는 쫓아오지 못할 것이다!”
방만우의 얘기를 마인들에게 전하는 도위극의 음성엔 참담한 심정이 짙게 스며들어 있었다.
“정말 이대로 괜찮겠소, 군사?”
크게 소리친 도위극은 혀를 빼물고 헉헉대는 방만우를 쳐다보며 물었다.
“헉, 헉… 뭐가 괜찮냐는 것이오?”
방만우가 숨을 헐떡이며 대답했다.
그렇지 않아도 힘들어 죽겠는데, 옆에서 칭얼거리고 있으니 더 힘이 빠졌다.
“본 교의 전력 대부분이 박살나지 않았소. 이대로 퇴각한다고 해도 무림맹 놈들이 십만대산에 쳐들어오면 끝장이 나지 않겠냐는 것이오.”
걱정스러운 얼굴로 묻는 도위극의 시선은 멀리 퇴각하는 아군의 후미를 바라보는 중이었다.
먼지 구름이 흐릿하게 일어나고 있다.
무림맹의 추격군이 포기하지 않고 감숙성까지 쫓고 있음을 증명하는 흙먼지였다.
‘지독한 자식들, 설마 여기까지 추격해 오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는데….’
입맛이 썼다.
몇 차례나 퇴로를 확보하기 위해서 형제들을 남기고 도주해왔는지 모른다.
그 과정에서 감숙성까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기련산까지 살아남은 숫자는 이천 명도 되지 않았다.
이만 명이 넘는 정예 마인을 이끌고 출정했는데, 고작 일 할의 형제들만 되돌아온 것이다.
수십 년을 준비했는데, 고작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전력의 구 할을 잃었으니 어찌 괴롭지 않겠는가!
천마신교의 존망을 위협할 수준의 피해인 것이다.
“걱정하지 마시오. 부교주께서 무사하시고, 본 교의 고수 전력이 아직 사 할이나 남았소. 그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것은 집법전주 당신이 아니오? 절망할 정도는 아니외다. 그저 조금 시간이 늦춰지는 것뿐이오. 우리는 얼마든지 재기할 수 있소.”
방만우가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확신을 담아 대답했다.
‘본 교 고수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놈이 이리도 물러 터져서야….’
방만우가 속으로 혀를 찼다.
싫든 좋든, 어쩌면 도위극을 새로운 천마로 모셔야 하는 수가 있다.
무력은 떨어지지만, 암컷 고독을 머리에 보관하고 있으니 그가 독하게 마음먹으면 부교주마저도 목숨을 내놓아야 할 터.
“집법전주, 기련산이 멀지 않았소. 전서구를 보냈으니, 우리를 구원하러 형제들이 찾아올 거요. 그러면 추격하는 무림맹 놈들도 돌아설 수밖에 없을 것이오. 본교의 존망이 걸린 만큼 원로원에서 나설 테니 말이오.”
“아….”
도위극은 그제야 조금 마음이 놓였다.
그렇다.
중원 진출에는 함께하지 않았지만, 천마신교에는 오십 명에 달하는 원로 마고수들이 있다.
천마신교가 위기 상황이 되었을 때는 원로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 무림맹 놈들도 어쩔 수 없이 물러날 터였다.
“오! 저기! 저기를 보시오! 벌써 구원하러 오는 것 같소!”
방만우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위급함을 알았는지, 산에서 내려오는 구원군은 하나같이 말을 타고 있었다.
전서구를 보낸 것이 불과 한 시진쯤 전이었다.
죽어라 말을 달려온 것이 틀림없으니, 어찌 감동하지 않을 수가 있을까.
“서둘러라! 구원군이다! 본 교에서 우리를 구원하러 오고 있다!”
“으아아아!”
“힘을 내라!”
“서둘러! 이제부터 추격해 오는 무림맹 놈들에게 복수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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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던 천마신교의 마인들이 희망에 부풀어 속도를 더했다.
“저, 저건….”
선두에서 마지막 남은 내공까지 박박 긁어서 달리던 방만우의 눈이 찢어질 듯 커졌다.
“이제 오는 거냐! 개자식들아! 기다리다가 목이 빠지는 줄 알았다!”
초무성이 삼천에 이르는 세가 연합의 무인들을 이끌고 달려오고 있었다.
세가 연합과 맞붙었던 천마신교의 정예 마인을 해치우고서 무림맹으로 퇴각 후, 곧장 말을 달려 천마신교로 향한 것이다.
끝장을 보기로 결심한 초씨세가(실제로는 초무성의 의지였다)의 강력한 주장으로, 천마신교가 터를 잡은 십만대산을 초토화하고 대기 중이었다.
그 과정에서 마인들의 씨를 말리고, 마공비급을 모조리 불태웠으며, 자금줄이었던 금고마저 모조리 털어먹고서 불을 질렀다.
마기에 반응하는 전서구를 받은 다음에야 마지막 생존자의 목을 벤 뒤에 곧장 말을 타고 달려온 것이다.
“한 놈도 살려두지 마라! 모조리 목을 쳐라!”
초무성이 강기에 휩싸인 명혼도를 들어, 후퇴해 오는 천마신교의 패잔병을 가리켰다.
―척사멸마(斥邪滅魔), 마교멸절(魔敎滅絶)!
대기하면서 기량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세가 연합의 무인들이 함성을 터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