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181
180.
베켄이 마왕성의 몬스터들을 하나 둘씩 제압해 가고 있을 때 레놀은 고민했다.
“남자답게! 그래! 할 수 있어! 레 놀! 어차피 넘어야 할 산이다. 나도 용사의 동료다! 더욱이 나는 전통파 야! 베켄처럼 굴러온 돌이 아니다!”
레놀은 처음부터 용사에게 안배된 동료였다.
그에 반해 베켄은 전통과 역사가 살아있는 용사 위원회에서 준비된 정통파가 아니라 사파였다.
물론 사파가 무조건 약하다는 것은 아니었다.
때로는 정통파보다 사파가 더 뛰어 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드문 일이었고 더욱이 첫 번째 동료보다 크게 뛰어나지도 않았다.
용사와 함께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싸워왔던 정통성 높은 첫 번째 동료 가 보통은 가장 강했다.
용사의 버프를 정통으로 받아 폭풍 성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용사와 오랫동안 떨어져 있으면 성 장도 정체가 된다.
물론 이미 성장 잠재가 자극을 받 아 성장이 완전 멈추는 것은 아니었 다.
다만 느리게 성장을 할 뿐이었으니 용사 버프를 받고 싶다면 용사의 옆 에 달라붙어 있는 것이 가장 유리했 다.
지금은 타이와 떨어져 있지만 베켄 보다는 오랫동안 타이와 함께 있었 던 레놀이었기에 레놀은 베켄보다 자신이 약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 았다.
물론 베켄도 용사였기에 용사 버프 를 혼자 다 받아먹다 못해 씹어 먹 고 있었지만 레놀이 알 리가 없었 다.
그리고 타이 이전에 베켄의 첫 번 째 동료로 준비되었던 것도 레놀 자 신이라는 사실을 알 리 없었다.
“좋아! 가자!”
레놀은 완전 무장을 하고서는 베켄 을 찾아 나섰다.
“이 봐!”
“ 멸망!” 레놀이 말을 걸자 몬스터 병사가 다급히 레놀에게 경례를 했다.
인간이기는 하지만 마왕의 딸인 라 이나 공주의 남편이 될지도 모를 존 재였다.
‘여자 잘 만나서 팔자 핀 놈이군.’
몬스터들이나 마족들 중 상당수는 레놀을 무시했다.
물론 대놓고 무시했다가는 강제 전 역하게 될 가능성이 높았기에 레놀 의 앞에서는 깍듯했다.
더욱이 레놀도 상당한 강자였다.
“무슨 일이십니까? 레놀 님!”
“아! 혹시 베켄 어디에 있나?”
“베켄이요? 아! 처우 상병님 말씀 이십니까?”
“처우?”
“예! 처우 상병님이라고 37내무실 에 계실 겁니다.”
“37내무실이 어디지?”
“저기! 저쪽 복도 지나서 두 번째 방입니다,”
“ 알겠다.”
레놀은 베켄이 왜 처우라는 이름을 사용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그건 지 금 중요하지 않았다. 라이나 공주를 걸고 베켄과 남자답 게 단판을 지어야만 했다.
레놀은 몬스터 병사가 알려준 몬스 터 내무실로 걸음을 옮겼다.
“여기군. 후우!”
37내무실이라 적힌 문에 도착을 한 레놀은 문을 열었다.
레놀은 인간이었지만 마왕성에서 간부 대접을 받고 있었다.
“ 멸망!”
레놀이 마왕성 몬스터 내무실에 들 어가자 내무실에서 쉬고 있던 몬스 터들이 황급히 일어나 레놀에게 경 례를 했다.
레놀은 그런 몬스터들에게는 신경 도 쓰지 않다가 전입 온지 며칠 되 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말년의 포스를 보이고 있는 베켄을 보았다.
다들 레놀이 베켄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
묘한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레놀은 베켄에게로 걸어갔다.
“ 멸망!”
내무실에서 쉬고 있던 베켄은 전에 한 번 보았던 마왕의 사위라는 레놀 에게 경례를 했다. 그건 당연한 것이었지만 레놀은 베 켄이 자신에게 경례를 하자 이를 악 물었다.
‘베켄. 많이 화가 난 모양이구나.’
비록 함께 한 시간은 길지 않았지 만 동료로 함께 싸웠던 사이였다.
지금은 몬스터 병사와 마왕의 사위 로 나누어졌지만 레놀도 베켄을 동 료로 생각하고 있었다.
“ 나가자.”
레놀은 베켄에게 나가자고 말을 했 다.
간부급인 레놀이 나가자고 지시를
하니 병사인 베켄이 안 따를 수가 없었다.
“알겠습니다.”
밑도 끝도 없이 나가자는 지시를 받았지만 베켄은 이미 그런 경험을 무수하게 한 뒤였다.
‘지구하고 마계하고 어떻게 똑같 냐.’
간부들이 병사들에게 이유를 설명 하는 일 따위는 없다.
당연히 이유를 물어볼 수도 없었 다.
그렇게 베켄은 레놀의 뒤를 따랐 다.
남들에게 보일 일도 아니었기에 레 놀은 몬스터들이 잘 찾아오지 않는 취사장 뒤로 이동을 했다.
강제 전역을 한 몬스터의 뼈가 가 득한 장소였다.
요즘에는 몬스터의 뼈도 재활용을 한다지만 여전히 많은 몬스터 뼈가 취사장 뒤에 쌓여 있었다.
베켄은 간부가 자신을 취사장 뒤로 끌고 오자 당황했다.
‘때리려고?’
고참들에게 취사장 뒤로 끌려와 맞 아본 적은 많았지만 간부한테 취사 장 뒤로 끌려가 본 적은 한 번도 없는 베켄이었다.
차라리 병사들 앞에서 한 대 맞으 면 맞았지 취사장으로 끌려간 일은 없었다.
베켄의 눈동자가 환생하고 난 이후 에 처음으로 흔들렸다.
물론 지금의 베켄은 기억하지 못했 지만 여러 번 흔들리기는 했다.
특히나 요즘에는 용사의 약혼녀 때 문에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
“후우!”
레놀은 마침내 걸음을 멈추고 한숨 을 내쉬었다.
잘못은 레놀 자신이 저질렀다.
“나를 때려라.”
레놀은 베켄에게 몸을 돌려서 남자 답게 말을 했다.
“예?”
“나를 때려라. 네 화가 풀릴 때까 지.”
타이가 언젠가 자신에게 말을 했던 것처럼 베켄에게 한 대 맞고 끝낼 생각인 레놀이었다.
베켄과 드잡이질을 하는 건 타이에 게도 미안한 일이었다.
그렇게 레놀이 자신을 때리라고 하 자 베켄은 말로만 듣던 유형의 간부 를 만났음을 깨달았다.
‘군대에서 가장 만나면 안 된다는 미친 간부다!’
군대에서 피해야 하는 간부는 여럿 있다.
이를 테면 헬스 하는 간부라거나 장기를 꿈꾸는 3사나 학군단 출신 간부 등 피해야 할 간부들이 존재한 다.
그런 그들보다 더 위험한 간부들이 있었으니 도착증 환자들이었다.
물론 레놀이 도착증인 것은 아니었 지만 지금 베켄은 레놀이 누군지도 잘 몰랐다.
“나를 때려.”
“왜 이러십니까? 레놀 님.”
“때리라고!”
퍼억!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자 베켄은 레 놀의 얼굴을 후려쳤다.
생각보다 강렬한 충격에 레놀은 몬 스터 뼈무덤에 엎어지며 씁쓸한 미 소를 지었다.
“미안하다.”
쳐 맞아 놓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 는 레놀에 베켄은 등줄기에서 소름 이 돋았다.
‘이거 진짜 미친놈이잖아!’
베켄은 더 이상 이 자리에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뒤도 돌아보지 않 고 도망을 쳤다.
최대한 빨리 다른 부대로 전출이라 도 가야겠다는 생각만 드는 베켄이 었다.
그렇게 베켄이 자신을 후려치고서 는 떠나가 버리자 레놀은 자신의 부 어오른 뺨을 손으로 부여잡으며 몸 을 일으켰다.
“더럽게 아프네.”
남의 여자(?)를 빼앗은 것치고는 싸게 먹혔다고 생각하는 레놀이었 다.
레놀은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레놀이 방으로 돌아오자 레놀이 걱 정되어서 기다리고 있던 라이나 공 주는 레놀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 다.
“레놀 님!”
“아! 괜찮아. 라이나. 베켄과는 잘 해결했어.”
베켄과 잘 해결했다는 레놀의 말에 라이나 공주의 눈에서 눈물이 그렁 그렁 맺혔다.
“저…저 때문에.”
“아니야. 라이나 때문이 아니야. 다 내가 나빠서지. 후우! 베켄의 마음 은 나보다 더 찢어질 테지.”
레놀은 가슴에 올려져있던 무거운 돌덩이가 내려진 느낌이었다.
베켄은 아무런 생각도 없는데 라이 나와 북치고 장구치고 있는 레놀이 었다.
그렇게 베켄과의 문제를 해결했다 는 레놀의 말에 라이나는 레놀을 잡 아먹기 위해 긴 팔로 레놀을 휘어잡 았다.
“라… 라이나?”
“레놀 님.”
아무래도 가장 승리자는 어쩌면 레 놀일 것 같았다.
미친 레놀에 질려 버린 베켄은 다 른 부대로 전출을 가야겠다는 생각 이 들었다.
“분명 찍힌 거지? 그치? 분명 찍 힌 거야.”
베켄은 마왕군에서는 전역이 없다 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몬스터 병사가 전역을 하려면 마왕 군의 최악의 적이라 불리는 용사의 동료 일, 이, 삼 중에 하나에게 배 때기에 칼빵을 맞는 것이 가장 빠르 다고 들었다.
결국 용사의 동료 일이삼을 만날 수 없다면 죽을 때까지 마왕군에서 군 복무를 해야만 했다.
그런 꿈도 희망도 없는 마왕군에서 간부에게 찍힌 베켄이었으니 진상을 부려서라도 타 부대로 전출을 가야 만 했다.
물론 당연히 보내 줄 리는 없었다.
‘방법을 찾아야만 해. 방법을.’
베켄이 고민을 하는 동안 베켄은 수시로 자신을 주시하는 레놀과 라 이나 공주를 볼 수 있었다.
레놀과 라이나 공주는 먹이를 노리 는 매의 눈을 한 채 숨어서 베켄을 주시했다.
딱히 숨어서 바라보는 것 말고는 다른 짓은 하지 않았지만 베켄은 바 짝 바짝 피가 마르기 시작했다.
결국 베켄은 참지 못하고서는 블라 르에게 타 부대 전출을 물었다.
“전출 말입니까?”
“그래. 타 부대로 전출 어떻게 가 냐‘?”
블라르는 지금까지 타 부대로 전출 을 간 몬스터 병사가 있기는 했나 하는 생각을 했지만 워낙에 절박한 베켄의 모습에 곰곰이 생각에 잠겼 다.
‘이 놈 뚝배기 깨지는 길이 하나 있기는 한데. 아니면 둘 다 뚝배기 깨지는….’
블라르의 머릿속에서 악마의 계략 이 떠올랐다.
베켄에게 뚝배기가 깨져서 내무실 왕고의 자리를 빼앗겼지만 언제든 힘이 생긴다면 베켄의 뚝배기를 깨 버리고 왕고의 자리를 되찾고자 하 는 블라르였다.
마왕군의 몬스터들은 언제든 계급 장을 계승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하지만 도무지 눈앞의 베켄을 이길 자신이 없던 블라르는 악마의 계략 을 떠올리고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
“한 가지 방법이 있기는 있지 말입 니다.”
“있어? 뭔데?”
베켄은 타 부대로 전출을 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말에 반색을 했 다.
“그게. 베켄 병장의 뚝배기를 깨는 거지 말입니다.”
“뭐? 베켄 병장?”
“그렇지 말입니다. 마왕군에 병장 은 베켄 병장님뿐이지 말입니다. 베 켄 병장님의 뚝배기를 깨버리고 병 장 계급장을 가지게 되면 처우 상병 님께서 6소대를 손에 넣으실 수 있 지 말입니다.”
“6소대?”
베켄은 6소대라는 말에 가슴 속이 촉촉이 젖어드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까지 수많은 상병들이 베켄 병장님께 도전을 했지 말입니다. 간 부들도 병장에 도전을 하는 상병들 에게는 간섭을 할 수 없지 말입니 다. 제가 봤을 때는 처우 상병님이 베켄 병장님의 뚝배기를 깰 수 있을 것 같지 말입니다.”
블라르의 말에 베켄은 고민을 했 다.
어쩌면 베켄은 자신과 같은 대한민 국 출신 환생자일지도 몰랐다.
신병 훈련소에서는 베켄의 뚝배기 를 깨겠다고 생각을 했지만 만일 같 은 환생자라면 한번쯤 만나 대화를 나눠 보고 싶었다.
결국 언젠가 한 번은 만나야만 할 대상이었다.
“베켄 병장의 뚝배기라.”
“상몬스터답게 뚝배기 깨버리시지 말입니다!”
베켄 병장의 뚝배기가 깨지든 처우 상병의 뚝배기가 깨지든 블라르에게 는 둘 다 깨지는 것이 최고의 결과 였다.
베켄으로서는 다른 방법이 없었다.
언제 레놀과 라이나 공주가 자신을 노릴지 모를 상황이었기에 베켄은 결국 베켄의 뚝배기를 깨기 위해 6 병단의 주둔지로 향하기로 했다.
“그럼 간부한테 어떻게 허락 받 지?”
“일단 최고 상병이 되어야겠지 말 입니다. 베켄 병장에게 도전을 하려 면 말이지 말입니다.”
“아하!”
베켄은 마왕성 상병들의 뚝배기를 야무지게 깨부쉈다.
베켄 병장에게 도전을 할 수 있는 도전권을 손에 넣은 것이다.
“처우 상병님! 마왕성 최고 상병의 위엄을 베켄 병장에게 보여주시지 말입니다!”
마왕성 몬스터들의 환대(?)를 받으 며 베켄은 베켄의 뚝배기를 깨기 위 해 출발했다.
그렇게 처우 상병이 베켄 병장의 뚝배기를 깨러 간다는 소문이 전 마 계에 퍼져 나갔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