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206
205.
베켄과 용사 멘은 보스 방에 앉아 서로의 안타깝기 짝이 없는 사연을 들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도 너는 용사라서 다행이네.”
“그러게 말입니다. 김 병장님. 김 병장님은 어떻게 하실 거지 말입니 까?”
어떻게 할거냐는 용사 멘의 질문에 베켄은 자신의 소박한 소망을 이야 기 했다.
“전역을 해야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게 제일 좋겠지만 말이 야.”
“전역 말입니까?”
“그래. 마왕군에 전역이 없기는 한 데 전역 시스템 만들려고 하는 중이 거든.”
“아! 그렇지 말입니까? 저는 저도 어쩔지 모르겠지 말입니다. 성녀님 이 마왕 배때기에 빵구 내 달라고 했는데 김 병장님 보니까 아무래도 힘들 것 같지 말입니다.”
용사도 아니고 일개 마왕군 몬스터 병장 하나 이기지 못하는 자신이 무 시무시한 마왕을 이길 수 있을 리 없었다.
성녀가 붙여준 용사 동료들도 전부 베켄에게 박살이 나 버렸다.
물론 아직 각성도 못했고 하니 더 성장을 할 여지는 있었지만 자신이 없는 멘이었다.
“용사면 뭐 계속 강해질 테니까. 마왕도 이길 수도 있겠지.”
베켄은 위축된 멘을 다독여 주었 다.
몬스터 병사와 용사가 도란도란 대 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꽤나 이색 적이기는 했다.
“그런데 김 병장님 생긴 모습은 완 전 인간이지 말입니다.”
“그러게 너도 한국인인 상태로 그 대로 넘어온 거냐?”
“그렇지 말입니다. 혹시 김 병장님 도 용사로 소환된 거 아니십니까?”
멘의 의문에 베켄은 유심히 용사 멘을 빤히 바라보다가 의구심이 들 기 시작했다.
“너 거기 사람들이 뭐라고 안하냐? 뭐 흑발은 마족의 상징이니 뭐니 하 면서.” “어! 그런 말 듣기는 했는데 말입 니다. 다른 세계에서 소환된 용사는 흑발도 있다고 그러던데 말입니다.” 베켄은 멘의 말에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설마 아니겠지? 설마? 내가 용사 인 건 아니….’
용사가 처음에는 하나뿐이라고만 생각했다.
보통 이런 용사물에서 용사는 하나 만 등장했다.
마왕이 두 명 세 명 나오지 않는 것처럼 용사는 하나여야만 했다.
주인공이 둘일 수는 없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세계관인지 두 번째 용사가 등장을 했다.
그것도 자신과 같은 한국인으로 등 장을 한 것이다.
‘어쩐지 처음부터 이상하다고 생각 했어.’
의심은 점차 확신으로 변해가고 있 었다.
문제는 이제 와서 용사로 갈아타기 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공존계로 간다고 해서 공존계에서 받아줄 리가 없었다.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마왕군 을 이끌고 벌써 세 번이나 공존계를 침공했다.
베켄을 본 공존계 존재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더욱이 용사 타이뿐만 아니라 성녀 와도 구면이었다.
‘제가 실수로 마계로 떨어져서 마 왕군 병사가 되었는데 용사였던 것 같아요라고 말할 수는 없잖아. 아! 물론 실수로 공존계도 좀 침공하고 그러기는 했지만 저는 용사인 듯싶 은데 말입니다. 라고도 못하겠고. 이 제 와서 몰래 카메라였습니다! 한다 고 이해해 줄 리도 없고.’
이미 너무 멀리 나와 버린 베켄이 었다.
설령 용사였다고 해도 이제와서 진 영을 갈아탈 수는 없었다.
더욱이 이미 6소대 몬스터들은 베 켄에게 식구나 다를 바 없었다.
용사가 되어 후임들 뚝배기를 깰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베켄은 그 동안 의아해 하고 있던 것을 살짝 물었다.
“용사의 특징 혹시 아냐?”
“용사 특징 말입니까? 어! 제가 듣 기로는 용사는 뭐라드라? 한계가 없 이 강해질 수 있다지 말입니다. 싸 우면 싸울수록 막 강해진다는데 뭔 각성? 뭐 그런 것도 할 수 있다지 말입니다.”
“각성. 어! 그래?”
베켄은 멘의 말에 자신이 용사였음 을 완전하게 확신을 하게 되었다.
자신도 몬스터 병사라고는 믿겨지 지 않게 계속 강해져 왔던 것이다.
도무지 상식적이지 않았기에 그동 안 베켄도 의아해 하고 있었다.
‘초 베켄으로 된 것이 그 때문인 가?’
한계 돌파를 한 자신의 강함은 그 전과 지금이 완전히 다른 존재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럼 타이 그 놈은 초 타이? 아니 슈퍼 타이인가?’
베켄은 뭔 그딴 이름이 다 있냐는 생각을 하다가 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넌 울트라 멘이냐?’
저 세상 작명 센스에 기가 막혔지 만 어째 납득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 다.
물론 각성이 두 번 더 있다는 건 아직은 알지 못하고 있는 베켄이었 다.
각성이 모두 끝나면 어떤 명칭으로 자신을 불러야 할지 모를 일이었다.
하여튼 용사 멘과의 만남으로 베켄 은 자신의 본래 정체성을 알게 되었 다.
하지만 알았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 은 아무 것도 없었다.
아니 차라리 모르는 것이 나을 정 도였다.
용사 멘도 베켄이 용사로 소환되었 다는 것은 알지 못했고 더욱이 짐작 도 하지 못했기에 재수없는 환생자 로만 짐작했다.
그렇게 둘 다 할 말을 잃은 채 어 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고 있을 때였다.
스릉!
마계와의 게이트가 열리고 교대 근 무자가 들어왔다.
“어? 베켄 병장니임! 멸망! 어? 누 구지 말입니까?”
“으어어어어! 아니야! 아니라고!”
베켄은 하필이면 자신의 소대원이 교대 근무자로 들어오자 깜짝 놀라 멘의 뚝배기를 못 박힌 몽둥이로 후 려쳐 버렸다.
퍼억
꿈틀! 꿈틀!
베켄은 용사였던 것을 떨리는 눈동 자로 바라보았다.
타이뿐만 아니라 용사 멘하고도 붙 어먹던 것을 들킬까 놀라 얼떨결에 후려쳐버린다는 것이 힘이 다소 과 하게 들어간 듯 했다.
시간을 너무 많이 끌어버렸다.
‘미치겠네. 진짜.’
인간이나 몬스터 한둘 죽여 본 것 은 아니었지만 용사를 킬 따버린 자 신이 이제 완전히 끝났음을 깨달았 다.
“아! 인간 모험가 사냥 하셨습니 까?”
“어? 어! 그…그래.”
“와! 얘들 장비 장난 아니지 말입 니다.”
“어! 그…그래. 가지고 갈까?”
“제가 복귀할 때 갔다 놓겠습니다. 베켄 병장님.”
본래라면 간부들에게 다 빼앗겨야 할 터였지만 눈치껏 쓸만한 장비들 을 챙겨 둬야 했다.
“가죽 벗길까요? 베켄 병장님?
어? 아직 살았네.”
쿵떡! 쿵!
아직 살아있는 세 번째 용사 파티 의 동료 1의 뚝배기를 사정없이 후 려치는 첫 번째 용사 파티의 후임 (동료) 18번쯤 되는 6소대 몬스터였 다.
베켄은 하지 말라는 말도 못한 채 두 손에 얼굴을 파묻어야만 했다.
그렇게 세 번째 용사 파티는 전멸 을 하고야 말았다.
플레이어(용사)는 고인물이 되어 버린 세계에 너무 늦게 소환되고야 만 것이다.
그렇게 세 번째 용사가 자기 세계 로 돌아가 버리자 힘들게 용사를 소 환했던 성녀는 용사 멘의 몸에 붙여 놓았던 생명의 깃털이 회색으로 물 들어 버린 것을 볼 수 있었다.
“이거 왜 이래? 설마 죽은 거야? 소환한지 얼마나 되었다고? 아니 이 건 아니지!”
성녀는 힘들게 소환해서 현질까지 했는데 고인물에게 죽어버린 용사 때문에 당황을 했다.
용사에게는 용사 보정이라는 것이 존재한다.
위기와 고난들이 용사의 앞길을 막 아선다.
때로는 동료를 잃기도 하지만 용사 는 그 모든 역경과 고난을 이겨내고 최소한 마왕 앞까지는 가기 마련이 었다.
마왕을 못 쓰러트려도 마왕의 배때 기에 칼은 꼽아놓아야 했다.
“용사님 분명 하급 던전 가서 경험 치 쌓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예? 예! 성녀님. 분명 하급 던전 간다고 하셨습니다.”
“혹시 혼자 가셨어?”
“아닙니다. 성녀님. 분명 용사 동료 님들과 함께 가셨습니다.”
아직 각성도 못한 용사였으니 당연 히 마왕이나 고위 마족과 상대하게 둘 공존계의 용사 위원회가 아니었 다.
혹시나 사고 날까봐 처음부터 풀 파티에 풀 장비 주고 경험치 버스 태우고 있었다.
한 두어 달 정도 그렇게 경험치 버스 태우고 나면 각성하기 전까지 는 경험치 채워지겠다 싶었던 성녀 였다.
“그런데 왜 죽었어? 어?” 용사의 몸에 달아둔 생명의 깃털이 잘못되었나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었다.
성녀는 너무나도 당황한 나머지 체 통도 잃고서는 화를 내었다.
100일 동안 먹고 싶은 기름진 것 도 못 먹고 겨우 용사 소환해 냈는 데 이렇게 허무하게 잃어버린 것이 다.
첫 번째 용사를 몬스터 노예 거래 소에서 발견했을 때보다 더 당황을 한 성녀였다.
아직 타이가 있다지만 타이만 믿기 에는 영 불안해서 보험을 하나 더 들어두려던 성녀의 계획이 처참하게 박살이 나 버렸다.
물론 성녀는 용사를 소환하는 것까 지만 그 책임이 있었다.
용사를 소환하고 나면 나머지는 용 사 위원회에서 시나리오를 만들어 용사를 육성하는 것이다.
역대 성녀들은 용사를 소환하고 나 면 죽지는 않아도 대부분 신성력을 다 잃고 골골대며 성국에서 요양을 하기 마련이었다.
이번 성녀가 워낙에 신성력이 넘치 다 보니 용사 소환을 하고난 뒤에도 용사에 대해서 개입을 하고 있었다. “아니! 어이가 없네! 처음부터 좀 얼빵 해 보여서 불안하긴 했지만 이 건 아니지! 저기요! 이건 아니잖아 요!”
성녀는 하늘을 올려다보고서 누구 에게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를 듯이 고함을 질렀다.
“말 좀 해 봐요!”
성녀가 짜증을 내고 있을 때 성기 사가 달려와서 성녀에게 보고를 했 다.
“성녀님! 용사 타이 님께서 돌아오 셨습니다!”
성녀는 용사 타이가 돌아왔다는 말 에 하늘이 할 말을 안 해도 희망은 아직 있음을 깨달았다.
“용사님을 당장 모셔오세요!”
마계로 간 용사 타이가 돌아왔다.
‘멘 용사님은 에이스가 아니었어!’
그랬다.
용사 멘은 공존계의 에이스가 아니 었다.
성녀는 잠시 후에 쿵쿵 거리는 소 음과 진동 속에서 각성을 한 슈퍼 타이를 볼 수 있었다.
마계 갔다 오더니 더욱 더 성장을 해서 온 타이였다.
역시나 용사는 시련을 겪어야 제대 로 성장을 하는 법이었다.
‘그런데 뒤에 저 골렘은 또 뭐야? 왜 골렘이 치마입고 블라우스를 입 고 있는 거지?’
함께 마계로 갔던 레놀과 근본 없 는 마족 계집은 보이지 않았다.
근본 없는 마족 계집이 없는 것은 만족스러웠지만 웬 여성 복장을 하 고 있는 골렘에 성녀는 오늘 너무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자신의 권력을 위해 할 일 은 해야만 했다.
“무사하셨군요. 타이 님.”
“예! 성녀님! 다녀왔습니다.”
타이 또한 머릿속이 복잡했다.
다행히 마왕군이 물러나면서 전쟁 터에서 마왕과 만나지 않게 되었지 만 아직 아무것도 끝나지 않은 상태 였다.
“저기 뒤에 골렘은?”
“아! 예! 그게 실은 마계에서 만난 골렘족의 공주님이신 데이저 님이십 니다.”
“공주님이 요?”
“예! 사정이 있어 동료로 합류했습 니다.”
전에는 마족을 데리고 오더니 이번 에는 골렘 그것도 공주라고 한다.
“저기 레놀 님께서는?”
“아! 예! 레놀은 라이나 고…아니 라이나와 함께 마계에서 모종의 임 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그…그런가요?”
성녀는 타이를 바라보며 왜 너까지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느냐며 한숨 이 나오려는 것을 꾸욱 참았다.
용사 타이의 화려한 여성 편력에 성녀는 며느리 아니 타이의 여자 문
제에 대해서는 포기하기로 했다.
도저히 감당 안 되는 골렘 공주였 다.
그렇게 타이가 돌아오기는 했지만 세 번째 용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전사를 해 버린 탓에 성국은 한 바 탕 난리가 나야만 했다.
‘아직 두 명 정도는 더 소환할 수 있다지만 힘들어서 못해. 일단 용사 타이 님이 각성했으니까. 타이 님 굴리자. 잘 굴리면 될 거야. 첫 번 째 그냥 써 먹을 걸 그랬나? 정신 개조 하면 되었을 텐데.’
성녀는 감옥섬에 보내버렸던 첫 번 째 용사가 아쉬워졌다.
그 첫 번째 용사가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고는 생각지도 못하는 성녀였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