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257
256.
마왕군 병장과 마왕군 상병이 충돌 했다.
이 충돌은 역사서에도 단 한 줄 기록될 일이 없었고 누군가의 입에 오르내릴 일도 없었다.
하지만 이 충돌은 한 집단에게 있 어서는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
바로 6소대의 권력 서열이 결정되 는 순간이기 때문이었다.
“적당히 하지! 아로네!”
화염이 일렁이는 아로네의 주먹을 피하며 베켄은 자신의 못 박힌 몽둥 이로 아로네의 정수리를 내려찍었 다.
하지만 진심을 담은 뚝배기가 아니 어서인지 아로네는 베켄의 공격을 피하고서는 외쳤다.
“에그 머니!”
“야! 그건 아니지!”
베켄은 자신을 못 알아보는 건지 아니면 일부러 저러는 것인지는 모 르겠지만 자신을 여군으로 만들려는 아로네의 공격에 뚝배기의 뚜껑이 열리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아로네의 눈치를 봤던 건 용사 타이 때문이었지 아로네가 여 자이기 때문은 아니었다.
‘저거 보}! 저거! 승모근 흉악한 거! 아주 훌륭한 마왕군 군인이네.’
베켄은 자신이 열지 말아야 할 아 로네의 상자를 열어버렸다며 후회를 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시밤 쾅!
아로네의 물리가 베켄의 못 박힌 몽둥이에 격돌했다.
둘의 파괴적인 기운은 보스 방의 주변을 갈기갈기 부셔버리고 있었 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는 이제 중요하지 않았다.
베켄과 아로네의 파워가 충돌하는 던전의 보스 방은 마계와 공존계를 통틀어 가장 위험한 장소가 되게 만 들었다.
파워와 파워의 격돌.
‘칫! 뭐야? 이 뚱보놈? 왜 이리 강 해?’
아로네는 처음 보는 뚱보가 생각 이상으로 강해 당황을 했다.
그다지 빠르지는 않았지만 파워 만 큼은 자신과 막상막하였다.
‘장소가 좋지 않아.’
하체를 조지면서 단련된 속도로 상 대를 압도해 볼까 하는 생각을 했지 만 그다지 넓지 않은 보스방이었다.
물론 보스방이 그리 좁은 건 아니 었다.
수십의 기사들이 날뛰어도 좋을 만 큼의 넓이는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한 방 한 방이 보스방 전 체에 피해를 미치고 있었기에 속도 는 무의미했다.
‘결국 파워 싸움으로 가야 하나?’
아로네는 부담이 큰 풀파워로 적을 조져야 한다는 생각에 베켄에게서 뒤로 물러섰다.
물러서는 아로네를 본 베켄은 이제 야 대화를 나눠 볼 수 있겠다는 순 진한 생각이 들었다.
“후우! 아로….”
“42… 56…78-.”
숫자가 올라가면서 점점 부풀어 오 르는 벌크업에 베켄은 자신이 뭔 소 리를 해도 귀에 안 들어갈 것을 알 고 한숨이 절로 났다.
“하아! 너 진짜. 아우! 그래! 한 번 은 서열 정리 제대로 해야 하기는 했지. 그래.”
베켄은 공주 아로네가 아니라 상병 아로네와의 서열 정리를 하기로 했 다.
“살은 돌아가서 빼도록 하고. 아로 네. 이게 그냥 지방질이라고 생각하 지 마라. 후움!”
지방 속에 파묻혀 있던 베켄의 근 육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조각 같은 근육은 보기에는 좋을 뿐 실전형 근육이라 보기 힘들었다.
진정으로 무서운 파이터들은 근돼 형태의 존재들이었다.
베켄의 몸도 아로네의 몸처럼 부풀 어 오르기 시작했고 파워는 격렬하 게 상승하고 있었다.
“쪼그마한 중고딩 따위가 환생 트 럭 타고 왔더니 내가 용사라니라며 설치는 건 비현실적이지. 남자 나이 30대 후반에서 40 초반은 육체적으 로 완벽해지는 나이이다!”
30대가 들으면 콧방귀를 끼고 20 대가 들으면 비웃겠지만 자고로 근 력과 지구력 그리고 맷집은 40대 초반에 절정에 도달한다.
물론 40대를 넘어가면서부터 격렬 하게 감소하기는 하지만 베켄은 군 대 재입대로 인해 그 시기를 늦춘 상태였다.
물론 베켄의 외모는 현재 팔팔한 20대 정도로 보였다.
용사의 힘과 각성으로 인해 최상의 신체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신체에 무게까지 더해졌으니 베켄의 파워는 순간적일지라도 마왕 과 근접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런 베켄을 바라보는 아로 네도 베켄의 무시무시한 파워를 느 낄 수 있었다.
“크윽! 97!”
풀 파워 상태여도 이길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었지만 이대로 물러 서면 마왕군(?)은 끝난다는 생각에 아로네는 못 먹어도 고를 외쳤다.
“100! 풀 파워다! 내 모든 걸 건 다! 파이어! 물리! 디스트렉션!”
극한의 근육에서 뿜어지는 파괴의 기운이 아로네의 주먹에 모여서 베 켄을 향해 뻗어나갔다.
“하! 아주 그냥 지랄났다 지랄났 어! 뚝배기! 브레이커! 아! 진짜! 현 실에서 필살기명을 왜 외치고 있냐 고오!”
베켄은 과거 타이에게 외쳤던 것처 럼 필살기 명을 외치는 것에 어처구 니가 없었지만 텐션의 문제라는 생 각을 하며 아로네의 초필살기를 향 해 자신의 필살기를 충돌시켰다.
“교대 근무 나왔…키에에엑!”
때마침 보스룸 교대 근무를 나왔던 마왕군 간부 하나가 폭발에 휘말려 빠른 전역을 해 버렸다.
엄청난 위력의 폭발에 튼튼하게 지 은 던전도 뒤틀리고 파괴되어갔다.
두 개의 파괴의 기운이 충돌을 하 고 난 뒤에 승패가 드러났다.
“크으윽!”
베켄은 파워가 다 떨어져 있는 아 로네를 빤히 바라보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던전은 무너져 내릴 듯 했다.
겨우 숨만 붙어 있는 아로네의 상 태를 보건데 던전이 무너져 버리면 그대로 아로네의 마지막이 될 것 같 았다.
베켄도 꽤나 지쳤지만 던전이 무너 지기 전에 탈출을 할 수 있을 듯 했다.
“크으! 사…살려줘. 이대로 죽을 수 없어.”
베켄에게 살려달라고 하는 아로네 를 본 베켄은 마왕군의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칡즙 담긴 가죽 주머니가 때마침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보 았다.
‘이건 왜 여기 있냐?’
베켄과 아로네의 충돌에 강제 전역 을 한 다음 보스방 근무 간부의 것 이었다.
베켄은 아로네에게 칡즙이 담긴 가 죽 주머니를 던져 주었다.
덥썩!
“하아! 하아!”
아로네는 간신히 가죽 주머니에 담 긴 쓰디 쓴 칡즙을 마셨다.
천장의 바위들이 하나 둘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베켄은 아로네의 기운이 어느 정도 돌아오는 듯 하여 제 발로 걸어서 부대로 복귀 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이제 돌아….”
베켄이 아로네에게 탈출을 하자는 말을 하려는 순간 아로네는 베켄에 게 손을 뻗으며 외쳤다.
“용서 못해! 나한테 죽어야 한다 구!”
아로네의 손에서 파이어 애로우가 베켄에게로 날아들었다.
베켄은 자신이 준 찱즙으로 돌아온
파워를 그 따위로 써버리는 아로네 의 뚝배기를 깼다.
“멍청아!”
“뚫!”
최강의 공주를 쓰러트린 마왕군 병 사 베켄 병장은 아로네의 파이어 애 로우의 충격 때문에 무너지는 던전 속에서 외쳤다.
“이런 된장!”
그렇게 던전은 무너졌다.
“아로네? 베켄?”
성녀로부터 퀘스트를 받아 요정의 샘인지 뭔지로 가서 마왕을 쓰러트 릴 힘을 얻으려는 타이는 왠지 모를 불안함을 느끼며 뒤를 돌아보았다.
“타이. 왜 그래?”
“어? 아니야.”
레놀의 물음에 타이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내저었다.
타이와 레놀의 옆에는 다소 나이 들어 보이는 노장 하나가 함께 하고 있었다.
“펠잘 님.”
그는 타이와 레놀의 스승이었던 게 보린의 쌍둥이 동생인 펜잘이었다. 성녀와 면담을 하고서 바다를 건너 지 않는 조건으로 용사 파티에 추가 되었다.
어차피 이제는 3배수로 뽑아 둔 용사 동료도 부족했기에 역전의 노 장 포지션의 용사 파티 구성원으로 끼워 넣은 것이었다.
‘하아! 내 편안한 노후여.’
용사의 스승에서 용사의 동료로 직 위가 바뀐 펜잘은 두 눈이 촉촉해져 갔다.
“펜잘 님.”
펜잘의 눈이 촉촉하게 젖어가는 모 습을 본 타이는 생각했다.
‘역시 스승님의 죽음을 안타까워하 시고 계시는 구나.’
형의 죽음에 분노해 나이든 몸으로 용사의 파티에 합류하겠다는 펜잘을 타이는 거부할 수 없었다.
자신보다 더 가슴 아파하고 분노할 것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새로운 동료가 된 펜잘과 함께 타 이의 파티는 대모험을 하려는 것이 다.
‘하아! 스승님은 그러게 왜 그런데 서 타이 눈에 띄어가지고서는….’
타이는 몰라도 레놀은 펜잘이 누구 인지 알고 있었다.
‘그런데 타이도 진짜 그런 것에 속 냐? 가끔 보면 용사 머리가 뭐 하 나 빠진 것 같다니까.’
용사의 대모험이고 뭐고 집에 가서 처자식하고 푹 쉬고 싶은 레놀이었 다.
그래도 펜잘처럼 레놀도 성녀가 무 서웠기에 타이를 따라 요정이 살고 있다는 요정의 샘으로 향하는 것이 다.
‘베켄, 아로네, 데이저 공주님.’
타이는 너무나도 많은 희생들에 가 슴이 아파왔다.
더욱이 앞으로도 가슴 아픈 희생들 이 계속될 것이다.
‘마왕을 물리치더라도 끝나지 않을 전쟁.’
타이는 성녀의 허락을 받아 용사 도서관에 들어가 보았다.
그곳에 보관된 엄청난 양의 책들은 모두 과거의 용사들의 대모험기들이 었다.
소설이 아닌 실존했던 용사들의 모 험이 가득한 곳이었고 타이도 마왕 을 쓰러트리고 공존계의 평화를 지 키고 난다면 타이의 모험기도 용사 의 도서관에 보관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
설명을 해주는 성기사의 입으로 대 단히 영광스러운 일이라 들었지만 타이는 그것이 멈출 수 없는 비극이 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분명….’
타이는 초반부의 용사들의 모험기 에서 본 단어들을 떠올렸다.
‘여신. 여신이라는 존재가 후대의 용사의 모험기에 어느 순간부터 등 장하지 않는다.’
모든 용사의 모험기를 다 보지는 못했지만 타이는 모험기에서 나오는 여신이라는 말이 어느덧 성녀로 바 뀌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타이의 촉이 바로 거기에 무언가 있음을 깨달았다.
‘역시 그 때의 비석을 해석했어야 하는 건가?’
골렘들도 해석할 수 없었던 정체불 명의 글자가 새겨진 비석이었다.
타이는 자신의 품 안에 있는 가죽 을 꺼내어 보았다.
알 수 없는 비석의 글자와 유사한 글자가 그려져 있었다.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자를 쓴 자를 찾는다면 그 비석을 해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타이는 붉은 피로 적혀진 글자를 보며 글자를 쓴 존재를 찾아야 한다 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무런 단서도 없었기에 불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제법 붉은 글씨가 번져 제 대로 알아보기 힘들었지만 세상의 비밀을 풀 열쇠일지도 모른다는 생 각에 타이는 무척이나 소중하게 가 지고 있는 중이었다.
-베켄 병장님 계급장이 탐난다. 언 젠가 가지고야 말 테다.-
타이는 붉은 글씨를 보고서 다시 소중하게 품 안에 넣고 출발을 했 다.
떠나가는 용사 타이의 파티를 교황 성의 테라스에서 성녀가 지켜보고 있었다.
“생각이 참 많은 용사로군요. 성녀 님.”
성녀의 뒤에 하얀 그림자가 나타났 다.
성녀의 허락없이 성녀의 몸 주위로 다가오는 것은 큰 불경이었다.
그럼에도 성녀는 화를 내기는커녕 오히려 자신의 뒤의 하얀 그림자의 눈치를 보는 듯 했다.
“그 분께서 우려하실 만한 일은 아 닙니다.”
“그래야지요. 성녀님을 믿겠습니 다.”
하얀 그림자는 오싹한 미소를 짓고 사라졌다.
하얀 그림자가 사라지자 성녀는 지 금까지의 인자하고 성스러운 표정이 아닌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다.
“아직이다. 아직이야. 비장의 수는 남아 있어.”
성녀는 모든 것이 다 엉망이 되더 라도 비장의 수는 남아 있다는 말을 하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용사들이 알지 못하는 무언가가 이 세상에는 존재하고 있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