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334
333.
“목 말랐어? 많이 마셔.”
6병단에 한 마족 여인이 칡넝쿨들 에게 물을 주고 있었다.
그 여인이 누구인지는 아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얼마 전 제 1회로 막을 내린 우정 의 무대에 구경을 하러 온 수 많은 마족들 중에 하나일 것이라 예상을 하고 있었다.
칡넝쿨은 마계에서 삵이라 불리며 무척이나 위험한 식몬 식물로 알려 져 있다.
칡넝쿨에 붙잡히면 몸에서 힘이 빠 져나가며 허리가 활처럼 휘어지고는 했다.
그렇게 칡넝쿨에 붙잡혀 쾌락 속에 서 말라죽어버리는 것이다.
위험하기 짝이 없는 칡넝쿨 밭에 마족 여인이 콧노래를 부르며 물을 주고 있었으니 주변의 몬스터들은 걱정스러운 듯이 바라보았다.
“저거. 저거 저러다가 고블린도 오 크도 모르게 사라지겠는데.”
“그런데 조금 이상하지 않아?”
“뭐가?”
“저기 봐봐. 평소에는 그렇게 사납 던 녀석들이 저 처자한테는 얌전한 것 같잖아.”
몬스터들은 칡넝쿨 사이에서도 공 격을 안 받고 있는 정체불명의 마족 여인에 점점 의심이 짙어지기 시작 했다.
“그런데 뒤통수에 신경삵은 안 보 이는데.”
“그러네. 그럼 아닌가?”
삵 병사들의 뒤통수에는 오동통통 하게 맛 좋은 신경삵이 있었다.
그런데 자신들이 보고 있는 마족 여인의 뒤통수에는 신경삵은 보이지 않았다.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어 마족 여인을 더 이상 의심 할 수가 없었 다.
암구호라도 모르면 삐요삐요를 외 치고서는 거수자로 붙잡아다가 ‘아 이쿠! 주둥이가 미끄러졌네!’ 하고서 꺼억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암구호를 기가 막히게 알고 있어서 별 방법이 없었다.
오죽하면 암구호가 6병단 행정반에 전파되기도 전에 먼저 알고 있을 정 도였다.
자신의 이름을 시라소니라고 말하 고 다니는 마족 여인은 6병단에 눌 러 앉은 듯 보였다.
이 시라소니는 좀 특이한 여인이었 다.
“아! 좀 조심해서 캐요! 뿌리 상처 나잖아요!”
“죄…죄송하지 말입니다.”
칡넝쿨을 캐고 있는 몬스터 병사가 실수로 칡넝쿨에 상처를 많이 주면 인상을 구기며 버럭 화를 내었다.
“뿌리 근처에 버리면 썩는다고!”
“예?”
몬스터 똥을 비료로 주고 있는 대 변병과의 몬스터 병사가 칡넝쿨 뿌 리 근처에 비료를 주면 버럭 하기도 했다.
마음 같아서는 전부 허리를 접어버 리고 싶었지만 시라소니는 자신의 정체가 들통이 날 수도 있었기에 크 게 소란을 일으키지는 않고 있었다.
여전히 몬스터들은 칡넝쿨을 잘라 가고 있었고 칡뿌리를 캐서 찱빵을 만들어 먹고 있었다.
그나마 칡의 생명력이 강하기에 수 확을 해도 칡이 죽을 일은 없었다.
“오늘은 저쪽 가서 캐요! 어제도 여기서 캤잖아요! 저쪽은 안 캤으니 까. 저리로 가라고!”
“알겠지 말입니다!”
마족은 자고로 간부였다.
계급장은 보이지 않았지만 시라소 니의 앙칼진 모습에 몬스터 병사들 은 겁을 집어먹고서는 시라소니의 지시에 따랐다.
“후우! 내가 못 산다. 못 살아.”
시라소니는 생고사리 하나를 잘라 입에 물고서 한숨을 내쉬었다.
우정의 무대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 갈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삵 여왕은 며칠 더 있다가 가야겠다는 생각에 6병단에 머물고 있었다.
어차피 신경삵을 통해 모든 칡들과 연결되어 있었기에 삵 여왕의 위치 는 중요하지 않았다.
과거에야 누가 봐도 칡처럼 생겨먹 어서 숨어 지내야 했었지만 지금은 꽤나 진화를 해서인지 마족의 모습 으로 둔갑을 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른 칡이나 삵 병사들과는 다른 것 이 필요했다.
“아! 또 배고프네. 후우! 이 모습 을 유지하려면 그게 필요하단 말이 야.”
삵 여왕인 시라소니는 그 날 밤 은밀하게 취사장 뒤로 향했다.
취사장에는 전보다는 적어졌지만 여전히 많은 몬스터들의 사체가 있 었다.
그런 사체에 다가간 시라소니는 긴 장을 한 채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다른 일반 몬스터 병사들은 걱정할 것이 없었지만 6소대에게 걸리면 위 험해 질 수 있었다.
6소대가 가끔 한 번씩 취사장 뒤 에서 집합을 했기에 조심을 해야 했 다.
오늘은 6소대가 취사장 뒤에 집합 을 하지 않은 것에 안도를 한 시라 소니는 아직 싱싱해 보이는 오크에 게로 다가갔다.
칡은 딱히 육식을 하는 것은 아니 었다.
그냥 영양분을 흡수를 할 뿐이었 다.
몬스터를 먹을 필요는 없었지만 삵 여왕 시라소니는 현재의 모습을 유 지하기 위해 먹어야 할 것이 하나 있었다.
“후우!” 숨을 고르고 손을 날카롭게 한 시 라소니는 오크의 배를 살짝 가르고 배 안에 손을 넣어 무언가를 찾는 듯이 뒤적였다.
“아! 여기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뭔가를 발견한 시라소니는 그것을 떼어서는 꺼내었 다.
뚝! 뚝!
굳어 있는 피가 그녀의 손에서 떨 어지고 있었다.
조금 부었는지 검붉은 덩어리를 본 삵 여왕은 한숨을 내쉬고서는 조심 스럽게 오크의 간을 먹기 시작했다. 그랬다.
그녀가 식물이 아닌 동물의 형태를 유지하게 하기 위해서는 몬스터의 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어딘가의 설화와 전설이 떠오르는 것은 착각이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 다.
간을 다 먹은 시라소니는 왠지 다 른 이름으로 바꿔야 할 것 같지만 삵은 개과가 아니라 고양이 과이기 에 시라소니가 더 어울릴 것 같았 다.
입에 붉은 피가 묻은 채로 몸을 돌린 시라소니는 깜짝 놀라야만 했 다.
“도…도그 님‘?”
“아!”
시라소니는 6소대의 도그와 마주쳤 다.
이미 취침 시간이 지나 몬스터들은 대부분 막사에 잠들어 있을 시간이 었다.
취사장 뒤는 이 시간에 몬스터들이 올 곳도 아니었기에 안심을 하고 있 었지만 갑자기 도그가 나타나자 놀 란 것이다.
삵 여왕의 눈동자는 세차게 흔들렸 다.
‘죽여야 하나?’
자신의 정체가 들켰을지도 모른다 는 생각에 삵 여왕은 도그를 죽여야 하나 고민을 했다.
베켄이나 아로네라면 죽이거나 제 압을 하는데 시간이 꽤나 걸리겠지 만 도그 정도라면 제압을 하는데 어 렵지는 않을 터였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도그를 공격 하려는 순간 삵 여왕은 도그가 자신 을 도와주었던 그 때가 떠올랐다.
‘하필.’
실망스럽게 하던 중대장들에게 둘 러싸여 난처했을 때 자신을 도와주 며 미소 지어주던 도그의 옆모습이 왜 지금 떠오르는 것인지 삵 여왕도 알 수 없었다.
주둔지 순찰 중이던 도그는 힐끔 그녀의 손에 묻은 피를 보더니 이해 를 한다는 듯이 주둥이를 끄덕였다.
“배고프셨나 보구나. 생으로 몰래 드시는 것보다 익혀 드시면 더 맛있 는데.”
“ 예?”
“익혀 드시면 된다고요. 잠시만 기 다리세요. 어디 보자.”
공존계에서였다면 난리가 났겠지만 지금 삵 여왕과 도그가 있는 곳은 마계 였다.
많이 문명화 되었다지만 여전히 몬 스터들에게 있어서 몬스터 사체는 식량이었다.
도그는 배고파하는 안타깝기 짝이 없는 마족 여인을 위해 싱싱한 고기 를 드래곤 스캐일 부메랑으로 능숙 하게 자르고서 삵 여왕에게 따라오 라고 했다.
“따라오세요. 제가 요리해 드릴 테 니까.”
“아니. 저기.”
삵 여왕은 난감했지만 이대로 도망 을 가면 오해를 더 받을 수 있었기 에 도그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갔다.
“손들어! 움직이면….”
“나 도그 상병이다.”
“아! 멸망!”
6소대의 미친 놀 도그를 건드릴 6 병단의 몬스터 병사들은 없었다.
베켄이나 아로네, 우륵과 같이 6소 대 고참들에게야 꼬리 흔드는 도그 이지 다른 몬스터 병사들 사이에서 는 미친 진도놀이라는 호칭으로 불 리고 있었다.
베켄이 가끔씩 훈련 상황 건다고 진도놀 1번부터 3번까지 걸다보니 진도놀은 미친 놀의 대명사가 되었 다.
암구호 없이도 프리 패스한 도그의 위엄에 삵 여왕은 놀란 눈으로 도그 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시라소니와 함께 6소대 막사 공터 로 자리를 옮긴 도그는 지옥불에 고 기를 구웠다.
“자! 받으시지 말입니다. 잘 익었 지 말입니다.”
도그는 잘 구워진 고기를 삵 여왕 에게 내밀었다.
사실 삵 여왕은 고기를 먹을 필요 가 없었다.
간이야 현재의 모습을 유지하기 위 해서 먹은 것이다.
배가 정 고프면 발을 땅 속에 파 묻고 있어도 충분했다.
‘안 먹으면 의심하겠지?’
도그에게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 라도 먹어야만 했다.
삵 여왕이 도그의 눈치를 보며 지 옥불에 구워진 고기를 뜯어먹자 도 그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도 고기를 뜯어먹었다.
“그 때 우정의 무대 때 봤던 분이 시지 말입니다?”
“예? 아! 예. 맞아요.” 삵 여왕은 도그의 질문에 맞다고 대답을 했다.
“어떻게 아셨어요?”
도그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 실에 놀라는 삵 여왕은 도그에게 자 신을 어떻게 알았냐고 물었고 도그 는 자신만만한 모습으로 대답을 했 다.
“제 코가 놀코지 말입니다.”
“ 아!”
자신의 코가 늘코라고 하자 삵 여 왕은 그런가 보다 싶어서 고개를 끄 덕였다.
“이름이 뭐지 말입니까?”
“저요? 아, 시라소니요.”
“아! 시라소니 님이시구나. 시라소 니 님한테서 맛있는…아니 좋은 냄 새가 나지 말입니다.”
“좋은 냄새요?”
좋은 냄새가 난다는 말에 시라소니 의 양볼에 칡즙이 차올랐다.
그렇게 쓴디 쓴 분위기의 둘은 두 런두런 대화를 나누었다.
“도그 연애 하는 갑다.”
“저 놀시키! 어쩌려고.” 지옥불로 막사 앞 공터에서 고기를 구워대었으니 6소대 몬스터들이 모 를 리가 없었다.
전부 잠에서 깨서 어떤 놈인지 가 만두지 않으려고 했던 6소대 몬스터 들은 도그가 웬 여자 마족과 함께 있어서 깜짝 놀라야만 했다.
조금 거리가 있었지만 다정하게 대 화를 나누고 있는 도그의 모습에 고 함을 지를 수가 없었다.
“야! 신경 쓰지 말고 자라! 빨리 자!”
“아! 베켄 병장님! 도그가 연애하 는데 응원은 못해 줄망정!”
“뭔 응원이야! 니들이 가만있는 것 이 응원이야! 이놈들아! 괜히 끼어 들 생각 하지도 마!”
베켄도 막사 앞에서 고기 굽는 것 에 한 소리 하려다가 도그가 한 밤 의 추억을 쌓고 있어서 참기로 했 다.
웬 처음 보는 마족 여자와 함께 있는 도그였다.
아직 깊은 관계는 아닌 듯 싶었지 만 지금 방해를 하는 것보다 내일 낮에 도그와 면담을 하는 것이 더 좋아 보였다.
‘썸인가? 저 놀시키. 고참도 못해 본 연애를 하려고 하네.’
부럽기는 했지만 한편으로 도그가 나중에 상처받지 않을까 걱정도 되 는 베켄이었다.
군인에게 사랑이 얼마나 힘겨운 것 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베켄이 었다.
베켄도 지구의 군대일 때 일병쯤에 서 자신이 군화를 거꾸로 신었던 아 픈 기억이 있었다.
군인에게 사랑이란 너무나도 아픈 기억일 뿐이다.
더욱이 마족 여인이라면 중대장님 처럼 간부일 터였기에 간부와 병사 의 사랑이 더 힘들다는 것은 상식이 었다.
베켄은 도그도 그런 아픔을 겪을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자! 다들 자라! 자!”
베켄은 도그의 연애에 관심이 많은 후임들을 재우고서는 눈을 감았다.
주륵!
왠지 모르게 베켄의 눈에서 눈물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마계의 밤은 점점 깊어지고 있었 다.
그렇게 도그와 시라소니는 그 누구 의 방해도 없이 칡즙처럼 쓰디쓴 밤 을 보내었다.
어쩌려고 그러는지 알 수 없는 밤 이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