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34
033.
많았다.
너무 많았다.
베켄은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고 생 각했지만 이 자리에서는 엑스트라 이만 팔천이백삽십팔 번째쯤임을 인 정할 수밖에 없었다.
“앞에 무슨 일 일어나고 있는 거 냐?”
“모르지 말입니다. 어, 저기 아저 씨, 혹스 부족 출신이세요?”
“응? 아! 노리칼 부족인가요?”
마계 각지에서 모이는 몬스터들이 었다.
우연히 같은 동네 출신 몬스터임을 알아본 몬스터 병사들은 반갑게 인 사를 나누기도 했다.
베켄은 동향 출신을 만나 반가워하 는 후임을 놔두고서는 계속 발을 놀 렸다.
앞으로 봐도 몬스터고 뒤를 봐도 몬스터며 좌우를 다 돌아봐도 몬스 터들이 었다.
골렘을 만난다고 해서 걱정과 함께 기대도 하고 있었지만 골렘은커녕 몬스터만 보고 있을 뿐이었다.
“아니! 왜 이리 많이 불렀대?”
“모르지 말입니다.”
뭔가 착오라도 있는 것인지 반란군 토벌군이 너무 많이 모였다.
땀내 나는 몬스터들 사이에 둘러싸 여 하루 종일 걷다가 휴식 시간이 되면 그대로 그 자리에서 앉았다.
식사시간이 되면…….
“어따 침을 흘리고 난리야!”
서로 살살 눈치를 보며 약해 보이 는 몬스터를 물색하는 몬스터들에 베켄은 뚝배기를 깨 버렸다.
다른 몬스터들에 비해 베켄은 꽤나 왜소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작은 만큼 먹을 만한 것이 없어 보였지만 그 대신 약해 보였으 니 얼른 잡아먹으려다가 도리어 베 켄에게 잡아먹히기 일쑤였다.
그렇게 몇번 식사 재료로 노려지던 베켄에게 역으로 당하고 나자 몬스 터들은 식사 시간이 되면 베켄에게 서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고 사력을 다했다.
“뭘 꼬나봐?”
그렇게 다들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고 사력을 다할 때 베켄은 자신의 눈을 빤히 바라보는 몬스터에 몬스 터들의 머리가 참 나쁘다는 생각을 하며 못 박힌 몽둥이를 움켜쥐었다 가 아차 했다.
“베켄 전사님, 저 모스지 말입니 다!”
“아! 우리 애구나.”
무시무시한 몬스터들 사이에서 한 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본래라면 어느 정도 식량 수급이 되어야 하지만 착오가 있는지 모인 마왕군 숫자가 너무 많아져서는 식 량 부족 현상이 벌어졌다. 아주 고질적인 마왕군 내의 보급에 베켄은 당나라 군대도 이것보다는 나을 것이라며 한숨이 나올 지경이 었다.
‘마왕군이 왜 지금까지 공존계를 굴복시키지 못했는지 이제야 알겠 다.’
반란군인 골렘을 상대하기도 전에 비전투 손실이 치솟고 있었다.
베켄은 마왕군 간부들이 대체 뭐하 는 작자들인가 궁금할 지경이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마왕 군의 몬스터들을 마왕군 수뇌부들은 전력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이었다. 마왕과 고위 마족의 강대함 앞에 마왕군의 몬스터들은 거의 의미가 없는 전력이었다.
그나마 공존계를 침공할 때 공존계 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공존계의 전 력을 약화시킬 장기짝이라 생각하고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머릿수만 채우면 그만이라 는 마왕군 수뇌부의 인식이 마왕군 의 보급을 엉망으로 만드는 것이었 다.
하여튼 베켄은 반란군 토벌을 하러 가는 것인지 아니면 행군 훈련을 하 고 있는지 모를 상황에 점점 맥이 풀리기 시작했다.
‘왠지 불안한데.’
그렇게 한 달 가까이 걷기만 했던 베켄의 6소대원들은 충격적인 소식 을 들어야만 했다.
“복귀하시랍니다.”
며칠 전, 아주 멀리서 쾅쾅 하는 소리가 들리기는 했지만 베켄이 있 는 장소까지는 아무런 긴장감도 느 껴지지 않았다.
아마 그때가 토벌전이 벌어진 상태 인 듯했다.
지구의 군대에서는 이런 상황을 뻘 짓이라 생각을 했다.
‘아니, 골렘의 대가리를 깨서는 그 안에 있는 핵을 깨부순다거나 후임 병이 골렘에게 피떡이 되는 것을 보 고서는 흑화해서 크크크! 내 몸 안 의 흑염소가 날뛴다며 폭주한다거 나.’
베켄은 출동 전날 밤, 잠도 못 잔 채로 14,000,604번의 상황 시뮬레이 션을 돌려 본 것이 헛수고가 되어 버린 것에 암담함이 들었다.
그렇게 멍하니 이대로 돌아가면 진 짜 이 세계의 주인공은커녕 엑스트 라도 되지 못할 거란 생각에 몸이 덜덜 떨려왔다.
정 안 되면 골렘이라도 보게 해 달라고 고함을 치려는 순간, 베켄의 귀에 다른 부대 몬스터 아저씨의 목 소리가 들려왔다.
“응? 이거 뭐지? 반짝이는 돌이 다.”
땅바닥에서 주운 것인지 반짝이는 돌을 들고 있는 다른 부대 몬스터 아저씨가 보였다.
베켄은 그런 건 자신이 주워야 하 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 만 현실에서 좋아 보이거나 신기해 보이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애가 줍는 법이었다.
그런 다른 부대 아저씨 몬스터의 손에 들린, 한눈에 봐도 심상치 않 아 보이는, 반짝이는 돌에 베켄은 그 다른 부대 몬스터 아저씨에게로 슬쩍 다가갔다.
그동안 베켄의 무자비함을 뼈저리 게 깨달은 다른 부대 몬스터 아저씨 는 베켄이 자신의 바로 앞에 서 있 는 것에 필사적으로 시선을 외면하 려고 했다.
“추룹!” 말하진 않았지만 베켄의 입에서 나 온 소리는 맛있는 것을 기대하는 소 리임을 다른 부대 몬스터 아저씨는 알 수 있었다.
복귀라는 말에 이제 자신의 부대 주둔지로 돌아갈 수 있겠다고 기대 했는데 오늘 결국 사달이 나는 것이 었다.
움찔! 움찔!
눈이 먹먹해지고 가슴이 답답해지 며 똥꼬가 움찔거렸다.
이 감정을 말로 도저히 표현할 수 가 없었다.
결국 다른 부대 몬스터 아저씨는 손에 들고 있던 반짝이는 돌을 땅바 닥에 떨어트렸다.
“아싸! 돌 주웠다. 이거 길거리에 떨어져 있으니까 주인 없는 거지?”
누가 물어보지도 않았건만 제 발 저린 베켄은 땅바닥에 떨어진 반짝 이는 돌을 쥐어서는 주변의 몬스터 들을 바라보았다.
지구에서였다면 경찰 아저씨가 이 놈 할 일이었지만 마계에서는 베켄 을 막을 수 있는 이는 없었다.
“그치?”
“그렇지 말입니다.” 눈치 빠른 후임이 얼른 베켄에게 안 맞으려고 맞장구를 쳐 주었다.
베켄은 그런 후임에 만족스러운 미 소를 지어주고서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렇게 자신의 뚝배기를 깨지 않은 것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 는 자신이 이미 선택되었다는 것을 잊어버렸다.
앞으로 돌아갈 때까지 다시 한 달 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당연히 그동안 밥은 없었다.
베켄을 잡아먹을 자신은 없었으니 베켄에게 찜 당한 몬스터는 좋은 식 사거리 였다.
당연히 베켄은 그런 것에 관심도 보이지 않은 채로 자신의 손에 들어 온 반짝이는 돌에 신경을 곤두세우 고 있었다.
‘이거, 골렘의 핵 같은데.’
베켄은 자신이 땅바닥에서 주운 반 짝이는 돌이 어쩌면 골렘의 핵일지 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베켄이 마법사도 아니었기에 정확하게 정체를 알아 볼 수는 없었 다.
“야, 이거 뭐 같냐?”
“돌멩이지 말입니다.”
“됐다, 됐어! 내가 말을 말아야지.”
베켄은 후임에게 물은 자신이 멍청 했다며 품 안에 반짝이는 돌을 넣었 다.
어차피 부대로 돌아가도 할 일도 없었기에 골렘의 핵으로 추정되는 돌을 가지고 놀 생각인 베켄이었다.
“야, 혹시 이런 거 더 있으면 주워 라.”
“여기 있지 말입니다.”
베켄은 자신에게 반짝이는 돌을 내 미는 후임들을 보았다.
베켄에게 숨기고 있다가 걸려서 혼 날 바에야 그냥 알아서 바치는 것이 었다.
“나만 못 주웠던 거냐?”
베켄은 다들 하나씩 챙긴 반짝이는 돌에 인상을 구기다가 고개를 내저 었다.
‘아무래도 골렘의 파괴된 핵인가 보네.’
크기가 제각각인 반짝이는 돌에 베 켄은 파괴된 핵이라 추측했다.
‘하긴, 골렘의 핵이라면 다시 복구 되었겠지.’
베켄은 자신의 추정이 맞을 것이라 생각하며 자신의 주둔지로 향했다.
그렇게 다시 한 달 가까이 걸려 마왕군 제 6병단의 주둔지에 도착하 자 부병단장인 우르톤이 자신의 부 하들을 맞았다.
우르톤 부병단장은 자신의 몬스터 병사들이 차출되어 토벌지로 출발했 을 때보다 숫자가 줄어 있는 것을 보았다.
“음! 꽤나 치열했나 보군. 처음 줄 발을 했을 때보다 많이 줄어 있어.”
그래도 전멸은 하지 않았다며 골렘 과는 달리 얼굴 한번 보여 주고서는 자신의 온돌 레어로 돌아가 버렸다.
따끈따끈한 온돌 레어에 배를 깔고 누워 있으면 공존계가 탐나지 않을 정도로 무릉도원이었다.
“고생 많았다. 그럼 자기 주둔지로 돌아가라.”
베켄은 거창한 환영식을 기대한 것 은 아니었지만 그냥 막사로 돌아가 라는 간부들의 말에 울컥했다.
골렘의 얼굴도 보지 못하고서는 비 전투 손상이 무려 4분의 1이 날 만 큼 처참했다.
‘이럴 거면 뭐 하러 보낸 거냐?’
속의 말이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지 만 편안한 군 생활을 위해 꾸욱 눌 러 참는 베켄이었다. 지구든 마계든 군대에서 까라면 까 야 하는 것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나마 몸 건강히(?) 돌아온 것에 위안을 삼기고 한 베켄이었다.
하지만 베켄과 6소대원들은 자신의 막사 앞에서 망연자실해야만 했다.
“저거 뭐냐?”
“삵이지 말입니다.”
“칡이거든.”
무려 두 달 동안 자리를 비운 자 신들의 막사였다.
누군가가 대신 관리해 줄 것이라 여기지는 않았지만 두 달 만에 돌아 온 막사는 어느덧 번진 찱 줄기들이 꿈틀거리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었 다.
“어떻게 합니까? 베켄 전사님?”
6소대의 몬스터들도 당황해서는 어 쩔 줄을 몰라 했다.
자신들의 막사를 칡들이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뭘 어떻게 해! 저 반란군 놈들 제 압해!”
베켄은 뭉둥이를 쥔 채로 자신들의 막사를 점령하고 있는 찱들과 목숨 을 건 전투에 들어갔다.
“크아악! 살려 주지 말입니다!”
“베켄 전사니임! 삵이 뒷구멍으로 들어오지 말입니다!”
몬스터 병사들의 처절한 비명 소리 가 들려오는 처절한 전장에 베켄은 처음으로 마계에 칡을 가져온 것을 후회했다.
물론 후회는 언제나 늦는 법이었 다.
“뿌리를 캐, 뿌리를!”
칡 줄기만을 잘라서는 결코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베켄은 막사 의 땅바닥을 파서는 칡뿌리를 캐라 고 지시를 내렸다.
그렇게 온 땅을 다 파 뒤집은 끝 에 베켄은 오우거 팔뚝만 한 칡뿌리 를 다수 얻을 수 있었다.
“하아! 칡 요리 해 먹을 수 있겠 다.”
베켄은 생각지도 못한 칡 요리를 해 먹을 수 있게 되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칡과 6소대의 전쟁은 6소 대의 승리로 끝나는 듯했지만 다음 날, 빼꼼 하고 땅바닥에서 솟아나는 칡 줄기들에 결국 6소대는 주둔지를 옮겨야만 했다.
칡뿌리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것 이다.
빈 공터에 막사 공사가 한창인 사 이에 베켄은 자신의 앞에 쌓여 있는 골렘의 파괴된 핵을 바라보고 있었 다.
“이 녀석들을 어떻게 하면 활용할 수 있을까?”
보통 이계로 환생하면 대마법사가 짠 하고 나타나 제자로 얼른 주워 가는 법이었지만 베켄은 마왕군 모 병관이 얼른 주워서는 마왕군으로 입대시켜 버렸다.
주변에는 지능하고는 전혀 상관없 는 힘 캐릭터들밖에 없었기에 마법 을 접할 수도 없었다.
당연히 파괴된 골렘의 핵을 어찌 해야 할지 알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베켄에게는 남는 것이 시간 과 호기심이었다.
다만 그런 호기심을 보이는 베켄에 6소대의 몬스터들은 불안한 듯한 눈 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냥 좀 가만히 있었으면.’
6소대원들의 염원은 안타깝게도 베 켄에게 전해지지 못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