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was ordered to transfer to the Demon King Army RAW novel - Chapter 45
044.
몬스터들이 모여 두런두런 수다를 떨고 있었다.
몬스터들은 마왕군 소속의 병사였 고, 던전 공사를 나온 상태였다.
보통은 던전의 유지 보수를 했지만 아주 간혹 새로 만들어지는 던전을 공사하기도 했다.
지구의 군대였다면 공병대가 따로 있었지만 마왕군에는 따로 특수 보 직이 존재하지 않았다.
그냥 그때그때 시간 남는 몬스터 병사들 끌고 가서는 대충 공사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만들어지는 던전은 나름 A 등급의 던전으로 꽤나 공을 들여야만 했다.
그 때문에 몬스터 병사들 중에서도 실력 좋은 팀이 선발되어 파견되었 다.
“야! 거기! 각이 안 맞잖아!”
“죄송하지 말입니다!”
고참의 외침에 신규 던전 공사를 하는 후임들은 눈치를 보며 일을 했 다.
“여기 어떤 던전이 될까요?”
“언데드 던전이 될 것 같던데.”
“언 데드요?”
“그래, 사기가 지독하잖아.”
몬스터들조차도 등줄기가 오싹할 만큼 지금 만들어지는 던전은 공포 스러운 언데드 던전이었다.
“인간 놈들도 지독하단 말입니다.”
던전은 마왕이나 마왕군이 마음대 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던전이란 마계와 공존계가 연결된 영역에 위치하고 있기에 공존계에서 도 던전에 상응하는 조건과 영역이 필요했다.
언데드 던전 같은 경우는 공존계에 서 지독한 원한을 가진 채로 죽은 존재들과 죽음의 기운이 필요했다.
던전으로서의 미로는 기본이었고, 그런 죽음의 기운을 가진 원혼들에 의해 인간들이 한 번 이상 살해를 당하는 조건도 클리어해야 했다.
그런 조건이 완수되면 마계에서 그 에 상응하는 던전을 만들었다.
그렇게 개통식이 끝나고 나면 마계 와 공존계가 연결된 던전이 탄생하 게 되는 것이다.
“그나저나 베켄 전사님은 뭐 하고 계실까요?”
“베켄 전사님은 무슨!”
후임들에게 작업을 맡기고서는 농 땡이를 부리고 있는 몬스터 둘의 입 에서 뜻밖에도 베켄의 이름이 튀어 나왔다.
문제는 그다지 목소리에서 호의적 이지는 않았다.
마치 원한을 가지고 있다는 듯한 말투와 목소리였다.
“내가 그놈 생각만 하면 지금도 어 금니가 지근거린다. 혼자서 잘난 척 이나 하고 말이야!” 고참 몬스터의 외침에 던전 벽과 바닥에 각을 잡고 있던 몬스터 후임 들이 불안한 듯이 고참 몬스터를 힐 끔거리며 바라보았다.
베켄이 행방불명된지도 꽤나 지나 있었지만 고개를 돌리면 악마 같은 베켄이 그윽한 눈으로 바라보며 여 기가 안인지 밖인지 물어볼 것만 같 았다.
손에 쥐어진 못 박힌 몽둥이는 덤 으로.
“에헤이! 그래도 베켄 전사님께서 저희 많이 돌봐 주셨지 말입니다.”
“돌봐주긴 뭘 돌봐 줘? 이놈 봐라, 야! 베켄은 무섭고 나는 안 무섭 냐?”
“아니, 그게 아니지 말입니다. 그래 도…….”
“어쭈? 내가 베켄 놈 봐줘서 그러 지. 그놈, 별것도 아니야.”
고참 몬스터는 자신의 맞후임 앞에 서 베켄을 욕하며 별것 아니라 했 다.
이미 베켄이 행방불명된지 꽤나 되 었기에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기에 겁이 없어진 고참 몬스 터였다.
“솔직히 그놈이 할 줄 아는 게 뭐 가 있냐?”
던전이 쩌렁쩌렁 울리도록 호기롭 게 고함을 지르는 고참 몬스터였다.
고참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 도 고참보다 힘이 약한 몬스터들은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마왕군도 군대는 군대였으니 각종 불합리함과 구타가 더 많았으면 많 았지, 적지는 않았다.
그렇게 한 후임 몬스터가 고참의 고함 소리를 들으며 곡괭이로 벽 한 쪽을 콕 하고 찍었다.
와르르르!
벽 한쪽이 와르르 무너지고, 땡땡 이를 치고 있는 고참의 외침 소리가 더욱 크게 들렸다.
“베켄 그놈, 완전 놀새끼야! 놀새 끼!”
몬스터들에게도 욕설은 있었다.
그 욕설에 놀‘이 들어가는 이유는 놀에게는 부모 자식도 없다는 속설 때문이었다.
놀로서는 억울하기 짝이 없었지만 그런 속설이 완전히 박혀 버려서는 흔하게 놀새끼라고 욕설을 하는 것 이다.
벽을 곡괭이로 콕 하고 찍은 후임 몬스터는 멍하니 구멍 안에서 숟가 락을 들고 있는 한 몬스터를 볼 수 있었다.
“베켄 놀 새끼! 미노타우로스 새 끼!”
베켄은 눈에 익은 몬스터들과 함께 자신의 이름 뒤에 새끼를 붙여서 고 래고래 고함을 지르는 몬스터를 구 멍 너머로 슬쩍 바라보았다.
“아주 내 눈앞에 나타나기만 하면 지근지근 밟아 버릴 테니까!”
사실 몬스터들을 구별하는 것은 꽤 나 어려웠다.
저 오크가 이 오크 같고, 저 놀이 그 놀 같으며, 옆집 오우거가 뒷집 오우거하고 바람을 피워도 구분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같은 몬스터들은 자주 봐서 그런지 기가 막히게 구분하고는 했 다.
본래라면 베켄도 못 알아보겠지만 같이 군 생활 하며 얼굴 맞대고 있 다 보니 구분이 가능했다.
“베루냐?”
“어떤 놈이 감히 고참 이름을 함부 로 불러!”
마왕군 제 6병단 1중대 6소대의 서열 7위의 베루는 감히 자신의 이 름을 함부로 부르는 후임에 버럭 화 를 내었다.
던전 공사의 인솔자인 베루였으니 던전 안에서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몬스터는 없었다.
“저, 저기 베루 전사님…….”
“왜?”
베루는 마치 언데드라도 보았다는 듯이 안색이 창백해져 있는 맞후임 을 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리고 그때 익숙하면서도 왠지 모 르게 오싹한 목소리가 등 뒤로 들려 왔다.
“니들은 고참 봤는데 인사도 안 하 냐‘?”
베켄의 감정이라고는 느껴지지 않 는 목소리에 얼어 있던 후임들이 황 급히 경례하기 시작했다.
“멸망!”
“멸망!”
다들 일을 하다 말고 경례를 하는 몬스터들이었다.
베루는 맞후임도 누군가에게 경례 를 하는 것을 보았다.
“너, 너 왜 그래……?”
뒤를 돌아보면 왜 그러는지 알게 될 터였지만 베루의 본능이 뒤를 돌 아보지 말라고 하고 있었다.
“베루야!”
베루는 자신을 부르는 그리운 목소 리에 두 눈에서 습기가 차올랐다.
인간들이나 엘프 그리고 드워프같 이 공존계의 종족들보다 지능이 다 소 떨어지는 몬스터들이었지만 베루 의 뇌는 풀가동 중이었다.
마왕군에서 쓰다 버리는 몬스터 병 사였지만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더욱이 베루는 오랜 군 생활 중에 서도 지금까지 살아남은 역전의 용 사였다.
“베루야아!”
“에에에! 베켄 전사니임! 멸망!”
베루는 베켄의 목소리의 끝이 살짝 올라가는 것을 들으며 이 이상 못 들은 척하면 자신의 얼굴 가죽이 벗 겨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보고 싶어서 죽는 줄 알았지 말입 니다앙!”
베루는 베켄을 바라보며 최대한 앙 증맞은 표정을 지었다.
“앙? 앙? 언제부터 군대에서 앙이 라고 말 끝냈냐?”
“에이, 왜 그러지 말입니다. 애들도 다 보고 있는데 말입니다. 그런데 어디 계셨다 오셨지 말입니까? 제가 엄청 걱정했지 말입니다. 그치?”
베루는 자신의 후임을 살벌하게 노 려 보았다.
‘와! 이 놀 자식 보게나.’
베루의 맞후임은 베루를 보고서는 황당하다는 듯이 바라보았지만 베루 의 팔뚝이 꿈틀거리는 것을 슬쩍 보 고서는 베켄을 바라보았다.
마왕군 내에서는 언제나 음모가 도 사리고, 권력투쟁이 치열하게 일어 났다.
“그건 아니지 말입니다.”
마왕군 내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줄을 잘 타야만 했다.
“야! 미쳤냐? 어? 이게 오늘 죽고 싶어?”
베루는 자신의 맞후임이 배신하자 살벌하게 맞후임을 노려보았지만 착 가라앉은 베켄의 목소리에 몸이 굳 어 졌다.
“아주 놀판이네, 놀판이야. 언제부 터 이렇게 놀판이 되었냐? 대가리 박아.”
“에이! 베켄 전사님, 애들도 있는 데. 저도 체면…….” 베루는 두 눈동자가 희번덕거리는 베켄을 보고서는 아직 공사가 다 끝 나지 않은 던전 바닥에 머리를 박았 다.
이 이상 자극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은 것이다.
“ 전진.”
“잘못 들었습니다?”
“돌크!”
“전사 돌크!”
머리를 예쁘게 바닥에 박고 있는 베루의 맞후임인 돌크는 베켄이 자 신의 이름을 부르자 큰소리로 복명 복창을 했다.
“베루 다리 잡는다! 실시!”
“실시!”
뭘 하려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베 루처럼 애로사항이 꽃피고 싶지 않 았던 돌크는 머리를 박고 있는 베루 의 다리를 잡아 들어올렸다.
“도, 돌크야! 왜 그래? 야!”
“누가 일어나라고 했냐? 대가리 안 박아?”
베켄의 호통에 베루는 다시 머리를 던전 바닥에 박아야만 했다.
그렇게 꽤나 묘한 자세가 되었지만 던전 공사 중이던 6소대 몬스터들은 신기한 듯이 베루와 돌크를 바라보 았다.
왠지 잘 배워 두면 후임들을 갈굴 때 요긴하게 사용해 먹을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베켄이 의도했던 것은 아니었지만 베켄이 후임들을 갈굴 때 사용한 다 채로운 방법들은 몬스터들에게 전해 져 요긴하게 사용되어지고 있었다.
그렇게 쟁기 자세가 된 베루와 돌 크가 함께 힘들어하고 있을 때 베켄 의 살벌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크 전진!”
“돌크 전진! 이지 말입니까?”
“ 전진!”
“전진!”
전진이 뭔지는 베켄에게 제식 훈련 을 배우면서 알고 있는 돌크였다.
물론 지금 전진하면…….
“뚫!”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아 울퉁불퉁 한 던전 바닥을 베루의 머리가 갈아 버려야만 했다.
6소대의 후임들은 베켄의 참신한 고문에 감탄을 절로 했다.
듣도 보도 못한 방식이었다.
‘음, 본래는 철모 쓰고 하는 거지 만.’
베켄은 생각보다 몬스터들의 머리 가 튼튼하다는 것을 알기에 베루에 대해서는 신경을 끄고서는 곡괭이를 들고 있는 후임을 바라보았다.
“니들, 여기서 뭐하냐?”
“던전 공사 중이지 말입니다.”
“던전? 여기가 던전이었어?”
베켄은 갑자기 웬 던전이냐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은 분명 지하 감옥에서 탈출하 려고 땅굴을 파고 있는 중이었다.
“행보관님께서 언데드 던전 만들라 고 하셨지 말입니다.”
“언데드 던전? 웬 언데드? 거긴 3 병단 소속 아니야?”
“잘 모르지 말입니다.”
까라고 해서 깠을 뿐인데 왜 깠냐 고 물어보면 말단 병사로서는 대답 을 할 수 없었다.
“모르면 군 생활 끝나?”
오랜만에 만난 성격 더러운 고참에 군 생활 이대로 끝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던전 바닥을 머리 로 쟁기질하고 있는 고참을 보면 삶 의 의지가 꿈틀거리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모르는 것은 모르는 것이기 에 베켄은 막내를 더는 괴롭히지 않 은 채로 한숨을 내쉬다가 뒤를 바라 보았다.
자신의 뒤에 함께 감옥섬에서 동거 동락(?) 했던 죄수들이 있었던 것이 다.
하지만 그동안 어두워서 외모까지 는 못 알아보던 죄수들이 몬스터 던 전의 횃불에 비쳐 그 적나라한 모습 을 볼 수 있었다.
“아이! 깜짝이야!”
“백자악! 무슨 일인가? 그리고 이 몬스터들은 뭔가?”
에드워드 국왕은 무너진 구멍 속으 로 몬스터들을 보며 베켄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어…… 언데드셨어요?”
베켄은 아무리 봐도 산 자 같지 않은 시체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 에 당황했다.
인간이었다면 깜짝 놀라서는 까무 러쳤겠지만 몬스터로 마왕군 병사로 있는 베켄에게 언데드는 다른 부대 아저씨일 뿐이었다.
베켄이 지하 감옥에서 만난 죄수들 은 이미 죽은 지 한참 된 망자들이 었다.
감옥섬의 지하 감옥은 죄수를 가두 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죄수 들을 죽이기 위해 만든 장소였다.
직접 죽이기에는 부담스러운 존재 들의 처형장이 바로 감옥섬이었고 그렇게 수도 없이 많은 사람이 죽으 면서 생긴 지독한 죽음의 기운이 억 울함에 사무친 망자를 언데드로 만 든 것이다.
문제는 그 죽은 자들의 신분이 너 무나도 고귀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고귀한 신분을 가진 존재들은 태어 나면서 신의 가호를 받았고, 그런 가호로 인해 언데드도 보통 언데드 가 아닌 존재로 태어나게 만들었다.
〈마왕군 전입을 명 받았습니다〉